[한글 맞춤법의 이해] 내일 봬요
위말은 헤어질 때 인사말로 자주 쓰는 말이다. 그런데 흔히들 ‘내일 뵈요’로 표기하지만 이는 잘못이고 ‘내일 봬요’로 표기해야 한다. 좀 어색하게 보일지 모르나 한글 맞춤법에 따르면 ‘봬요’로 써야 하는 것이다. 지금부터 그 이유를 살펴보자.
국어의 ‘뵈다’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가 있다.
ㄱ. 뵈다1 : 보이다1(‘보다’의 피동사)’의 준말, (예)산이 뵈다/눈에 뵈는게 없다/끝이 뵈지 않는다.
ㄴ. 뵈다2 : 보이다2(‘보다’의 사동사)’의 준말. (예) 욕을 뵈다/잡지를 뵈어 주다/친구에게 연극을 뵈다/새로운 물건을 선을 뵈었다.
ㄷ. 뵈다3 : 웃어른을 대하여 보다. (예)어른을 뵈다/선생님을 뵈러 왔습니다.
‘뵈다 1~3’은 서로 의미는 다르지만 어미가 결합하는 모양은 똑같이 나타난다.
‘뵈다’의 활용형 : 뵈다, 뵈고, 뵈니, 뵈면, 뵌, 뵐, 뵈어(봬), 뵈어도(봬도), 뵈어서(봬서), 뵈었다(뵀다)…
이들 ‘뵈다’의 활용형 가운데, 어미 ‘-어, -었,-‘이 ‘되어, 되었다’가 ‘돼, 됐다’로 줄어드는 것과 마찬가지이다.(※한글 맞춤법 제35항 붙임 2:’ㅚ’뒤에 ‘-어, -었-‘이 어울려 ‘ㅙ, ㅆ ‘로 될 적에도 준 대로 적는다.)
(1) 눈치가 {뵈어/봬} 오래 있을 수가 없었어.
(2) 친구에게 연극을 {뵈어/봬} 주었다.
(3) 등굣길에 선생님을 {뵈어/봬} 인사를 드렸다.
이제까지 ‘뵈다’의 활용형을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봬요/뵈요’에서 어떤 것이 옳은 것일까? 여기에 쓰인 ‘요’는 ‘해요’체의 보조사로 명사뿐만 아니라 부사, 동사, 형용사 등에도 결합할 수 있는 말이다. 그런데 이 ‘요’가 동사나 형용사와 어울릴 때에는 어간에 바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어미가 갖추어진 뒤에서만 쓰일 수 있다.(*표는 잘못임을 나타냄)
(4) ㄱ. 영호가 밥을 {먹어요/*먹요}. (먹-+-어+요)
ㄴ. 그럼 내일 {봐요/*보요}. (보-+-아+요)
ㄷ. 지금 {청소해요/청소하요}. (청소해(청소하-+-여+요)
위에서 보조사 ‘요’는 어간 뒤에 바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어머(이 경우에는 종결어미) 뒤에 연결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뵈-‘와 같은 어간 뒤에는 곧바로 ‘요’가 붙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뵈-‘에 어미 ‘-어’가 결합하여 ‘뵈어’가 된 뒤에야 ‘요’가 결합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뵈어요’가 줄어들면 ‘봬요’가 된다. 그러므로 ‘내일 봬요’가 옳은 말이다. <새국어소식 2002년 7월호(통권 제48호) 참조>
한편 ‘뵈다3’와 유사한 것으로 ‘뵙다’가 있다. ‘뵙다’는 주로 자음 어미와 결합하여 ‘뵈다3’보다 더 겸양하는 뜻을 나타내는 말이다.
(5) ㄱ. 내일 뵙겠습니다.
ㄴ. 어르신을 뵙고자 찾아왔습니다.
ㄷ. 나도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할아버지를 뵙는 게 무서웠기 때문에 얼른 그 자리를 피했다. <박완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 정호성/국립국어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