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가 솟아오른다.
나는 또 새로운 결심을 하였다.
빈대떡 뒤집듯 쉽게 뒤집히는게 내 결심이지만,
그래도 또 결심을 했다.
올해, 단막극에 올인한다!!!!
매일매일,,, 노트북 앞에 앉으면,,,
습관처럼 여러 지망생카페들을 한번 돌아보고
그리고 방송작가협회교육원 사이트의 취업게시판을 돌아본다.
내가 어디에 일하고 있을 때에도 교육원 취업게시판을 들락날락했기에
이건 그저 나의 습관이다.
오늘도 습관으로 교육원 홈페이지에 들렀는데...
신인상이 발표되어 있더라.
나는 작년에 응모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어쨌든 이번엔 나랑 상관이 없었던 신인상.
심심해서 신인상 최종심평을 구경하러 갔다.
신인상 당선자 발표와 함께, 최종심에 올랐던 약 10편의 작품에 대해
짧게나마 평을 해주는 관례가 있기 때문이다.
작품들 평가엔 역시나 언제나처럼,
이게 별로다, 저게 별로다.... 그런 말들이 많았다.
아무렇지 않게 그런 글들을 가만히 읽다가..
문득... 두둥.....!!!!
왜 나는 저런 별로라는 평도 듣지 못했던 것일까..?
얼른 작년 최종심평을 열어보았다.
내가 응모했던 신인상의 최종심평가다.
물론 나의 작품은 거기에 없다.
나는 최종심에 오르지 못했기에.
역시나 작년 최종심평에도 별로라는 평을 받은 작품들이 많았다.
그런데 나는..... 그런 별로라는 평을 받을만한 가치도 없는 작품을 써낸 것이었던 것이다.
.......
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만..
작년엔 특히 작품에 자신이 있었다.
좀 흔한 이야기였지만... 그래도 공모형식에 잘 맞게....
흐름이 자연스러웠고 주제의식도 잘 표현했고
어떤 부분에선 기발하게 표현했다고,,,,,,, 그렇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나는.... 최종심에도 들지 못했다.
공모전과 비교할 수 없는 적은 수의 작품들의 응모를 받았을텐데,
근데 나는 거기에도 들지 못했다.
무엇이..... 문제인가.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미니도 준비하고 시나리오도 준비하면서
큰 물로 나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난 정작 단막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 내가 시나리오를, 미니를 꿈꾸고 있다는 것이 웃긴다.
물론,,, 단막 잘 쓰는 작가가 있고,
시나리오 잘 쓰는 작가, 미니 잘 쓰는 작가가 있다는 말에 수긍했었지만,
결국 단막하나 해내지 못한 내가
더 많은 것을 해낼 수 있으리라 자신했던 게 문득 한심스럽게 느껴진다.
나는 무얼 믿고 큰 물로 나가보았던 것일까.
그래서 초심으로 돌아오기로 했다.
올해, 단막에 올인할 것이다.
다섯 작품 정도 준비해서 도전하겠다.
...
그런데 또 생각해보니까...
단막극 공모전은 이제 KBS만 하고 있을 뿐이다.
그것도 어쩜 하지 않을 가망성이 있다.
그래서 좀 불안한 마음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공모전이 열리지 않더라고,
내 자신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
올해는 단막 다섯편에 올인하겠다.
그래서, 나중에 내 작품을 보여달라고 하면,
당당히 다섯 개 정도는 보여줄 수 있게 만들겠다.
오늘의 이 분노를 잊지않고,
올해 열심히 달려보겠다.
....
그런데 또 생각해보니까...
지금 내 앞에... 보조작가와 병원이라는 두 길이 열려있다.
어쩌다보니 두 길이 동시에 내게 다가왔고
둘 다 어느 정도 희망을 주고 있지만 둘 다 확신을 준 곳은 없다.
보조작가가 된다면 내 글에 투자할 시간은 없지만 더할 수 없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될 것이고
병원에 취직이 된다면 안정된 시간을 가질 순 있지만 보조작가의 경험은 어쩜 영원히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두 길 모두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운명에... 시간에... 맡기어 볼 생각이다.
2013년이..... 또 그저그런 해로 지나가게 될지
아니면 그동안의 시간에서 전혀 다른 시간으로 인도해줄지....
큰 기대 없는 기대를 한번 해봐야겠다....
첫댓글 화이팅~~ 저도 올해는 여느 해와는 달리 시작부터 방황이네요 ㅎㅎ 그래도 색다른 해가 되길 기대해봅니다 막연하지만..^^
저 그래서 보조작가와 병원중에 어디로 가셨나요? ^^
굳이 말하자면 병원으로 가게 됐는데 (병원에서 먼저 결정이 나버려서;;;)
근데 저때 참, 꼬이고 꼬이고 꼬이는 스펙터클한 일들이 있어서,
결과적으론 병원도 아니게 되었으니.... 이 허망함을 어찌 설명해야 할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