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Indigo빛 바다가 있는 통영 나들이 4 (물놀이)

[황석구]

수온이 이리도 차갑다면 더 이상, 고기를 잡겠다고 몸부림을 쳐봤자
수확을 얻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 미련없이 탈~탈~! 짐을 꾸렸으나
넘치도록 고기를 잡으면 싱싱하게 간수하려고 푸대로 가져온 얼음은 어쩐다니?

거문도같은 곳이었다면 부족했을지도 모를 일곱 덩이의 얼음 중 고기를 잡은
朴 군이 두 덩어리를 챙겨들었지만 다른 일행들도 넉넉히 준비했던 얼음덩이들을
어찌 처분해야할지 난감한가보다…….

시끌벅쩍했었던 거문도 가두리의 주인 아저씨가 마음을 고쳐먹었는지
다른 손님들은 일체 받지 않겠다며 편안히들 오시라는 연락이 왔었고,
더욱 친절한 모습으로 반겨주더니 낡아빠진 커다란 구멍가게용 아이스박스를 치우고
초대형 중고 냉장고를 실어다간 아예, 누여놓고 얼음을 가득 채워주는 서비스도 시작했는데
2003년 너무 심하게 울고 간 태풍, 매미의 영향으로 운영하는 식당의 간판이 날아가고
가두리와 컨테이너가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기에 그간의 정을 생각하여
일행들이 성의껏 모아 보낸 수재의연금이 너무도 고마웠는가보다…….


아저씨는 만만해 보이는 가두리라도 아무나 고기를 잡는 것이 아니라며
일행들을 한껏 추켜세우기 시작했는데 여수나 녹동에서 온 난다긴다하는
낚시손님들을 받아보아도 모두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다가 공탕으로 돌아갔다니
거문도의 물고기가 몹시도 낯을 가렸나보다…….

전갱이나 고등어 종류는 그들도 꾼이었으니 제법 낚아내기는 했지만
참돔이나 감성돔같은 고급어종들이 활개를 치는 시간대나 지나가는 길목을
제대로 알지 못하다 보니 구경도 할 수가 없었나보다…….

거문도의 수많은 가두리 중에 이집에서 운영하는 가두리 밑부분이
예전부터 참돔의 산란터라고 알려져 왔다는데 거문도의 선장들도 손님들을
갯바위에 모셔놓고는 스리슬쩍, 빠져 나와서는 얼른, 몇 마리를 낚아가지고 가서는
갯바위에서 낚은 양, 시치미를 떼기도 한다며 근처에 묶여 있는 어느 낚시점의
배를 향하여 오늘도 또 왔느냐고 고함을 쳤다.



가을에는 서울에서 직장을 잡은 아들이 결혼을 하게 되었다며
정식으로 알려오지는 안았으나 거문도에서 서울까지 예식장에 참석할
손님이 버스 한대를 채울 수도 없다고하기에 점심이나 한 끼 먹는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오랜만에 안개 낀 장춘단 공원도 구경도 할겸해서
예닐곱 명이 찾아가니 어찌나 반가워하며 고마워하는지 가기를 잘했지?!


그러나 그 곳이라고 매번 100%의 재미를 보는 것도 아니었는데
갑자기 수온이 뚝, 떨어졌거나 비바람이 몰아쳐도 낚시를 하기에만 불편했지
조과는 변함이 없는 곳이었지만 한번은 승합차로 다섯 명이 오붓하게 출발한 어느 주말에
여수에서 오전의 첫 여객선을 이용하여 11시쯤 도착하여 준비를 마치고 평상시와 같이
익숙하게 일정을 시작했는데 급변한 날씨로 주의보가 예상되니 시간을 당겨서 여객선이
출발하겠다며 내일부터는 몇일간 배가 들어올 수가 없겠다는 연락이 여객선사에서 왔다.

직장이 있는 일행이 있다 보니 몇일간 갇혀 있을 수가 없겠기에
도착한지 세 시간도 안 되어 불이난듯 다시 짐을 꾸릴 수밖에…….

건설현장에서 마른 공구리를 쳤다는 말이 있는데 펌푸 카도 대기시켜 놓았고
모든 준비를 해놓았지만 레미콘 회사에서 장비에 문제가 생겼거나 시멘트가
수송상의 문제로 입고가 안되었거나 대금을 입금하지 못하는 현장 사정 등으로
일을 못하는 것을 뜻하는데 오늘은 마른 낚시를 하게 된 셈이다.

떠나온 당일 밤에 망신스럽게 집에 들어갈 수가 없다는 일행의 주장에 따라
온천여행으로 대신하려고 지리산 자락의 온천마을로에 들어섰지만 손님이 가득하여
빈 자리;가 없으니 다음번에 이용해 주십사고 정중하게 거절하는 종업원을
잔뜩, 흘겨보다가 남원 쪽의 온천장을 찾아갔으나 이 곳도 빈자리가 없다하니
전주의 허름한 사우나에서 어둑새벽의 목욕으로 대신하고는 훤해진,
서울 하늘 아래의 집에 도착하니 어찌된 영문인지 몰라하던 마나님은
‘이 양반이 철이 들었는가보다’ 고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니
낚시를 다니다가 별스런 일도 겪는구나.........





2005년 어느 가을날에도 거문도를 가게 되었는데 바람이 몹시 불고 으스스한 날이니
갯바위를 갈 이유가 없겠는데도 끝끝내 서 씨 아저씨와 몇명은 갯바위로 방향을 정했고
몇몇은 가두리쪽으로 가닥을 잡았는데 아무래도 서 씨 아저씨에게 낚시를 잘못 가르쳤지싶다.......

일주일씩 소양 댐에서 텐트를 쳐놓고 장박낚시를 하던 서 씨 아저씨에게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것 같은데 장비도 빌려줄 테니 바다낚시를 가보시면
어떻겠냐고 유혹을 해보았더니 이 양반, 서둘러 바다낚시 책을 들여다 보면서
벼락치기로 돌돔이나 참돔에 대한 상식을 공부하고 왔는지 그 무서운 괴력에 대비했다며
굳은 표정까지 지었었는데 처음 데려간 곳이 하필이면 원도권중의 원도권인 만재도였고  
자리를 잡아주고 이리저리하라고 일러주고는 뒷편의 갯바위를 넘어갔다오니
참돔과 돌돔을 한 마리씩 낚아 놓고는 썩은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킁~! 돌돔이 천하장사 마징가하고 사촌쯤 된다더니 별것 아니잖아?
참돔도 잉어만큼만 힘을 쓰는 정도고…….괜히 겁먹었었네......“

콧구멍을 크게 벌렁이기에 운도 좋은 아저씨라고만 생각하며
두 번째는 외연도로 데리고 갔더니 이번엔 또, 뜬금없이 농어 타작이라…….





바다에 가면 물도 많으니 당연히 고기도 크고 많다고 생각을 하며
모든 것을 쉽게만 생각했었나 보다.

댐 낚시로 단련된, 모기도 안타는 체질이라며 바다낚시가 딱~! 이라고
맥주 한 캔을 단숨에 마시더니 더운 여름날의 갯바위에서 옷까지 훌렁 벗어던졌다.

외연도의 끝에 있는 황도라는 곳에는 근사한 물웅덩이가 있었는데
엊그제 내린 비로 깨끗해 보이는 빗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날도 덥겠다, 옷도 벗었겠다…….

‘풍그덩~~~~~!!’

뛰어들어 몸을 식히고는 텐트 속에 들어가 문도 안 닫고 대짜로 누워서는
잠간 자고 일어나더니 모기떼에게 헌신한 곳이 가렵기 시작하다며 벅~벅, 긁어대더니
곧바로 흉측한 모습으로 변하여서는 멋적은듯 한마디 한다.......

‘바다 모기는 좀 독하구먼.......’
(그날 밤 죽었지 뭐........ ^^;;)



큰 고기들만을 상대하노라 투박한 채비와 장비에 익숙해졌으니
감성돔용 3호 정도는 바늘 같지도 않았고 1~2호찌는 땅콩 부스러기로......
3호 목줄은 거미줄로 취급하기 시작했으니 붕어낚시는 도대체 어찌 다녔단 말이고?

바다낚시의 시작을 내만에서 학공치 낚시부터 가르켰어야하는데
처음부터 원도 권으로 데리고 다니면서 간덩이를 키워놨으니
이를 어쩌면 좋을까............


한번은 회진 권에서 김 주사님과 짝이 되어 갯바위에 내렸는데
폭탄이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큼지막한 찌가 보이더란다.
깜짝, 놀란 주사님…….

“찌가 커서 잘 보이기는 하는데 몇 호찌랍니까?”

“5호~!!!!  목줄도 5호……. 바늘도……. 5호…….”

“아니??? 그런 채비를 물어줄 고기가 이런 내만에는 없을 텐데요????”

“매듭님이 죽을고기는 모두 잡힌다고 그럽디다.”

“ -_-;; ”


이랬던 서 씨 아저씨가 거문도의 가두리를 얼치기급의 다른 일행들과 두어 번
다녀왔나본데 당연히 공탕을 치고서는 시원히 않은 곳이라며 갯바위로 가버린 모양이다.

바람이 거센 것이 서도 쪽의 갯바위에서는 움쩍도 못하고 이슬만
축내고 있을 판이겠지만 가두리쪽에서는 행운의 날을 맞았는지 두 뼘이나 되는
전갱이들이 달려들어 밤을 꼬박새우며  300마리를 넘게 잡아보는 기록도 세웠다.



추자도에 갔었을 때에 일행이 60cm 크기의 전갱이를 낚아
삼치가 아닌가 의심이 갈 지경이었는데 추자의 野人은
한술을 더 떠서 70급의 전갱이가 추자도를 뒤덮은 적도 있었다니
섬사람들의 팔 넓이도 대단했던가보다....... ^^;;


2006년이 되어서야 서 씨 아저씨와 가두리에 오르게 되었는데
여전히 5호찌에 굵은 줄 사용을 고집하니 날이 밝았어도
이십 마리를 못 넘겼고 바늘은 크게 써도 상관없으나 목줄은 가늘게,
찌도 절반으로 낮추시라며 삶은 크릴 한주먹을 내주었지만
질긴 소가죽 배짱인지 말을 들어먹지를 않는다.


지금도 서 씨 아저씨는 전갱이낚시에는 흥미가 없지만
낚아오면 맛이나 보게 몇 마리만 달라니 입맛은 살았나보지?
(못된 영감탱이같으니라구……. ^^;;)


거문도의 아저씨가 아랫동네 큰집으로 이사를 하며 식당과 민박집을 겸한
기업 형으로 변신을 하더니 가두리사업은 뒷전이 되었나 보다.

전화를 해보면 가두리를 이동하여 설치하고 부터는 전혀, 고기가 안 잡힌다며
고기가 잡히면 연락을 하겠다는데 누가 낚시를 해보고 연락을 해주겠노???

한두 달이 지나서, 거문도로 관광이나 간김에 낚시도 해보겠다하니
관광철이라 빈방도 없고……. 가두리에서는 고기가 안 낚이는데 무엇 하러
오시겠냐며 정중하게, 공손히…….
거절을 하니 알쏭달쏭, 도레미쏭이다…….







가두리에서 돈을 받고 낚시손님을 받는 다는 것이 사실은 허가가 나지 않은
불법적인 행위였다지만 삽ㅇ천지에서 부정적인 문제로 떠들썩하고 요란한 것에
비하면야 대수롭지도 않은것이겠지만 통영에서 닿는 섬들의 가두리에서도
언젠가부터 손님이 올라서기 시작했고 가두리의 수질 유지를 위하여
밑밥 사용만은 금한다니 미끼만 한봉 움켜쥐고 뒤뚱거리며 나무 틈 사이를
걸어 다니며서 짧은 낚싯대로 굵은 전갱이를 낚는다는 정보를 들었으나
밤에는 낚시를 할 수가 없다기에 망서리다가 언제 한번 가보아겠구나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언젠가 부터는 제대로 허가가 났는지 초평저수지의
민물좌대와 같이 편하게 만든 시설물이 많이도 생겨났다.


우리를 태워서 통영으로 가는 배가 왔으니 갯바위 팀들은 어떤 수확이 있었을까?
세 명이 만조시간대에 동시에 입질을 받아 목줄을 몇 번씩 터트렸다던데
낚시꾼의 허용된 거짓말이라지만 입술에 침도 안 바르고 잘도 쏟아냈다…….

작은 감성돔 한 마리와 거무튀튀한 운 나쁜 해삼이
바늘에 걸려나왔다는데 제법 큼지막하기에 쓱싹~! 하니 썰어서
몇 점씩 나누어 먹었지만 건 거제 쪽으로 선상낚시를 갔다는
몇 명의 조과가 어떠했을까, 궁금할 따름이다.

[강종원]

가두리 낚시와 갯바위낚시 중 택일하라면 ? 풍족한 손맛과 꾼의 자존심의 대결일까? 잘은 모르겠고,,,,,, 암튼 낚시후기 재밋게 잘 보고 있소만 ,,,,, 조만간 만나서 쇄주 한잔 합시다

[황석구]

우선, 낚시방송에 나오는 허접한 프로들이라면 갯바위낚수가 으뜸이라하겠져......
뭐, 깝싹대다 알프스 가서 낙상하는 얘들하고 비슷하달까????
프로와 아마가 종이 한 장차이다 보니 그, 속내가 중요하달수 있을게요.....
먼섬으로 가면야 더 풍족한 손맛도 볼수있지만 시간+경비+비용..... 에고, 복잡하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