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장이 일어서면서 자신의 책상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자네 회사 안에서 성공하기 위해 실력을 쌓아왔다고 했지. 공부도 열심히 했고."
"네, 제 나름대로는 열심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지점장은 자신의 컴퓨터 옆에 있는 프린터 위에 손을 얹으며 말을 이었다.
"자네 알고 있는 걸 모조리 이 프린터로 빼낸다면 얼마나 될까? 이거 잉크젯인데."
"예...???"
지점장이 손가락으로 프린터를 톡톡 쳤다.
"이 속에 있는 카트리지 하나면 되나?"
"글쎄요. 안 될 것 같은데요. 양만 따진다면 그 정도는 되지 않을 것 같은데요."
"아! 응용력도 있지. 그럼 이 CD 하나면 되나?"
지점장은 프린터 옆에 있던 CD 한 장을 집어들었다.
"언젠가 내가 과장시절이었는데, 그 때 내 딴에는 내 후임자에게 친절을 베푼다고 내가 하던 업무처리 내용을 정리한 적이 있었어. 일종의 업무 매뉴얼이었지.
그런데 그게 제 아무리 세세한 것까지 적어도 A4 용지로 여덟 장을 못 넘는거라. 황당하더라고.
내가 이 여덟 장에 적혀있는 것을 가지고 먹고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더군. 허망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내가 가진 지식이라는 게, 특히 세상하고 거래하면서 맞바꿔 먹는 지식이라고 하는 게 허접스럽기 짝이 없는거야.
나 스스로한테 창피해서 혼났던 기억이 나네.
그런데 웃긴 건 내가 점점 승진하면서 주위를 살펴보니까 네댓 장도 안되는 사람들도 꽤 많더라고. 하하하!"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자네나 나나 공부를 하되 세상에 먹혀들어갈 공부를 해야 하고 그 수준이 세상에 먹혀들어갈 정도여야 한다는 거야.
다시 말하면 테마가 중요하고, 자신이 그 테마에 대해 가지고 있는 실력의 수준이 중요한거지. 세상은 전문가를 원한다네. 세상뿐만 아니라 자네조차도 어떤 일을 놓고 본다면 전문가를 원할 거야.
전문가란 말 그대로 어떤 일을 다른 누구보다 특별히 잘 알고 하는 사람이야.
그럼 사람에게 사람들은 신뢰와 때에 따라서는 존경도 보내지.
자네는 무슨 전문가인가?"
첫댓글 저는 목조건축 전문가가 되고싶네요^^*
빨리 A4 8장이상의 실력을 키워야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