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염라대왕
개미지옥으로 벌레를 유인해 잡아먹는 개미귀신
이름은 잠자리인데 잠자리와는 영 딴판으로 생긴 곤충이 있습니다.
생김새도 살아가는 방식도 우리가 알고 있는 잠자리와는 전혀 다르죠
그리고 보통 잠자리는 불완전 탈바꿈을 하는데 반해서
이 잠자리는 완전 탈바꿈을 합니다
이 잠자리는 무엇일까요?
잘 모르겠다구요?
혹시 명주잠자리라고 들어 본 적 있나요?
그럼 개미귀신은요?
개미귀신이 바로 명주잠자리의 애벌레랍니다.
★개미귀신이 생김새
5.6.월경 산길인 개천가에 가면 메마른 흙이나 모래가 있는
곳에 자그마하게 옴폭 패인 이상한 구멍들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구멍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그건 바로 명주잠자리의 애벌레가 만들어 놓은 개미지옥 입니다.
개미지옥 이라니 그럼 이곳에 사는 건 개미들 세상의 염라대왕이라도
된다는 말인가요?
개미지옥은 명주잠자리의 애벌레인 개미귀신이 만들어 놓은 집입니다.
개미 귀신은 모래와 아주 비슷한 색이어서 눈에 잘 띄지 않아요
크기는 엄지손톱만한데 작은 것은 새끼손톱보다도 더 작지요
등과 옆구리에는 듬성듬성 규칙적으로 털이 나 있고
머리에는 사슴벌레처럼 큰턱이 한 쌍 있는데 이것이 입입니다.
♠개미귀신의 먹이잡이
이 개미귀신이 유명하게 된 것은 절구 모양의 구덩이를 파 놓고
그 구덩이 밑바닥에서 톱날 같은 모양의 입을 쓸쩍 내놓은 채
잡아먹을 먹이를 기다리는 특이한 습성 때문입니다.
만약 개미가 그 구덩이를 지나치다 그만 미끄러져서 떨어지면 개미는
그대로 개미귀신의 밥이 되고 맙니다
필사적으로 구덩이의 모래벽을 올라가려 해도 개미귀신이 삽과 같이
생긴 머리를 이용하여 모래를 끼얹으면 개미는 다시 밑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면 개미귀신은 큰턱으로 개미를 물고 동시에 자신의 몸 속에 있는
마취제를 개미에게 주입합니다.
그리고는 개미의 체액을 쭉 빨아먹고 껍제기만 남음 개미의 사체는
자신이 등에 올려 집 밖으로 휙 던져 버립니다.
이름이 개미귀신이라고 해서 개미만을 잡아먹는 것은 아닙니다.
곤충의 애벌레가든가
거미,날개 없는 파리 등도 개미귀신의 집에 빠지게 되면 여지없이
개미귀신의 밥이 되고 맙니다
그러니까 이 구덩이가 개미나 작은 벌레들에게는 영락없는 지옥인 셈이죠
개미귀신을 모래 속에서 꺼내어 평평한 모래 위에 놓아 두면
개미귀신은 금방 복부를 밑으로 구부리고 꼬리를 재빨리
모래 속으로 집어넣고 뒷걸음질쳐서 모래 속으로 숨어 버립니다
그리고 약 10분 정도가 지나면 절구 모야의 구덩이를 만듭니다.
◆개미귀신의 성장기
명주잠자리는 7월 중순부터 8월 사이에 활동하는데
무엇을 먹으며 며칠간 사는지 그리고 짝짓기와 알 낳기는
어떻게 하는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단지 8월이 다 지날 무렵 그들의 서식지에서 작은 애벌레의 집을 목격할
수 있을 뿐입니다.
그것은 알에서 부화된 1령(나이) 애벌레가 만들어 놓은 졸구 모야의
작은 구덩이입니다
이 작은 애벌레가 성장함에 따라 집도 점점 커지게 마련인데
반드시 애벌레의 성장 정도에 따라 집 크기가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모래의 성질 애벌레가 배가 고픈지
어떤지에 따라서도 달라지는 것이 아닌가 추측됩니다.
가을 사이에 개미를 잡아먹고 성장한 애벌레는 개체별로
먹이의 양이 다르기 때문에 월동이 들어가는 애벌레의 령도
서로 다르게 됩니다.
대부분의 애벌레는 1령 또는 2령 애벌레에서 월동에 들어갑니다.
월동에 들어가면 애벌레의 집은 모래로 메워져 없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다음 해 4월 겨울잠에서 깨어난 애벌레가 다시 활동을
시작하면 이 때 구덩이가 다시 만들어집니다
◆귀신에서 명주잠자리로
봄에서부터 초여름에 걸쳐 여러 가지 작은 곤충을 잡아먹고
완전히 성장한 애벌레는 6월 초쯤 모래 속에서 몸을 수축하여
항문에서 모래에다 실을 뿜어 냅니다.
그러면 실에 모래가 달라붙어 가며 동그란 모래 경단이 만들어집니다.
개미귀신은 그 속에서 고치가 되고 고치에서 탚피하여 번데기가 됩니다.
탈피한 직후의 번데기는 온몸이 새하얗지만 시간이 지나면 눈이 검어지고
몸빛깔도 검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번데기에서 나온 명주잠자리는 풀이나 나무가 있으면
서둘러 올라가 날개를 폅니다
날개가 다 펴지면 몸통을 감추듯이 날개를 접습니다.
날개돋이가 끝나면 명주잠자리는 개미귀신 때 저장해 두었던 배설물을
한꺼번에 배출합니다.
개미귀신 시절에는 내내 항문이 닫혀 있다가
어른벌레가 되면 항문이 열려 비로소 똥을 누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똥이 마치 보석처럼 반짝거립니다.
이처럼 명주잠자리는 2-3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개미귀신으로
지내다가 비로소 태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바뀌는 행동
곤충은 탈박꿈(변태) 이라는 변화에 의해서 예측할 수 없는 기능을
갖추게 됩니다.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은 애벌레 때의 생태와 어른벌레의 생태가
전혀 다르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명주잠자리입니다.
여름에 할동하는 명주잠자리는 숲 속에서 살면서 가끔 밤에 등불에
모여들며 저녁부터 밤 사이에 모기와 같은 작은 곤충을 잡아먹기
위하여 팔랑팔랑 날아다닙니다.
이 때는 앞을 향해 날아오죠
그러나 애벌레 때는 뒷걸음치는 성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탈바꿈에 의해서 행동이 바뀐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아마도 어떤 특별한 신경 구조에 의한 것 같습니다.
개미귀신의 앞모습 털이 나 있는 얼굴 위에 날카로운 가시들이 돋아
있는 큰턱이 무시무시합니다.
1. 산길 옆 바위 밑에 개미귀신이 파 놓은 절구 모양의 개미지옥
2.경단처럼 생긴 명주잠자리의 애벌레 고치 개미귀신은 이 속에서 어른벌레가 됩니다.
3.몸에서 흙을 털어 낸 개미귀신의 모습
4.개미지옥 주변에 널려 있는 개미들의 시체
개미귀신의 등판 모습
개미귀신은 온몸에 털이 나 있으며 큰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흙 밖으로 큰턱을 내밀어 개미의 체액을 빨고 있는 개미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