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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슨병(Willson disease)
정의
윌슨병(Wilson's disease 또는 Hepatolenticular degeneration)은 구리 대사의 이상으로 인해 주로 간과 뇌의 기저핵에 과다한 양의 구리가 축적되는 유전 질환입니다.
윌슨병은 1912년 윌슨이 간경화와 신경 증상의 가족력이 있는 환자를 보고하면서 처음으로 알려졌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3만 명 내지 10만 명당 1명꼴의 빈도로 발생합니다. 보인자률은 90명당 1명입니다. 비교적 흔한 유전 질환입니다.
인체 내에서 소량의 구리는 비타민만큼 필수적입니다. 구리는 거의 모든 음식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체내 요구량보다 더 많은 구리를 섭취합니다. 건강한 사람은 체내에서 필요하지 않은 구리를 배설합니다. 그러나 윌슨병 환자는 그렇게 할 수 없어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윌슨병 환자는 출생할 때부터 구리가 체내에 축적됩니다. 많은 양의 구리가 간이나 뇌에 침범하여 간염이나 정신과적, 신경학적인 증상을 초래합니다.
윌슨병 증상은 주로 청소년기에 나타납니다. 환자는 황달, 복부 팽만, 피로, 복통, 진전(떨림)을 호소합니다. 또한 걷고, 말하고, 삼키는 데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증상이 더 발전하면 우울, 조울증, 공격성 등의 정신과적인 문제가 나타납니다. 여성에게는 생리불순, 불임, 유산 등의 문제가 생깁니다.
윌슨병에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장기는 간입니다. 구리(동, Copper, Cu)가 담즙을 통해 배설되지 못하고 간세포 내에 축적되어 세포 손상을 일으켜서 간경변증이 나타납니다. 윌슨병 환자의 50% 정도는 단지 간만 손상됩니다. 간경변증을 동반한 진행성의 만성 간염, 신경학적 손상, 신세뇨관 기능장애 등의 증상이 특징적으로 나타납니다. 간 장애의 발병 연령은 보통 8~20세입니다.
윌슨병 환자는 혈청 내에서 구리의 운반을 맡은 세룰로플라스민(ceruloplasmin)이 선천적으로 적거나 없기 때문에, 세포 내 유리구리(free Cu)가 증가하게 됩니다. 소뇌 기저핵(특히 lenticular nucleus, thalamus, red nucleus)의 변성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또한 눈의 공막과 각막의 경계부에 녹갈색의 환(Kayser-Fleischer ring)이 나타납니다. 이것은 구리가 데스메트막(descemet, 각막 고유막과 내피막 사이에 있는 막)에 침착되기 때문입니다.
신경 증상은 12세 이전에는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신경 증상이 나타난 후 치료를 계속 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이 중에서 전격성 간부전 환자의 치사율은 70% 이상입니다.
원인
윌슨병은 상염색체 열성으로 유전됩니다. 부모 양쪽 모두가 보인자라면 자녀가 환자일 확률은 25%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인 가운데 90~100명 중 1명의 빈도로 윌슨병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윌슨병은 구리의 흡수에 관여하는 효소인 copper transporting P-type ATPase(ATP7B)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합니다. 이 유전자는 13번 염색체 장완 q14.3에 위치합니다. 이 유전자의 이상으로 구리가 간장 세포 내에서 미세 담도로 배출되지 못합니다. 또한 구리가 세룰로플라스민과 결합하지 못하여 혈액 내로 배출되지 못함으로써 간장 세포, 적혈구, 뇌 등의 장기에 구리가 침착되고 중독 증상이 나타납니다.
유전자 발견 이후, 윌슨 유전자에 대한 돌연변이 연구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의 돌연변이 양상에 동서양 간 차이가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윌슨병 환자의 80% 정도에서 ATP7B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한국인의 경우 R778L이 30% 정도를 차지하여, 가장 흔한 돌연변이임이 최근에 밝혀졌습니다. 이 밖에 A874V과 N1270S도 각각 15% 정도를 차지하여 비교적 흔한 돌연변이에 해당합니다.
증상
윌슨병의 주 증상은 간 질환과 신경 질환입니다. 정신과적인 문제를 보이기도 합니다. 15세 이전에는 주로 간 질환이 나타나고, 15세 이후에는 신경 증상을 보입니다. 약 40~50%의 환자가 간 장애를, 35~50%의 환자가 신경 증상이나 정신과적인 증상을 보입니다. 신경 증상을 보이는 거의 모든 환자에게 각막환(Kayser-Fleischer ring)이 나타납니다.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며 원인을 설명하기 힘든 신경학적 이상, 정신과적 이상, 간염, 용혈성 빈혈, 뼈 이상, 혈뇨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가족 검사나 일반 건강 검진으로 간 기능 이상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1. 간 이상
소아에게는 주로 간 질환이 나타납니다. 간에 구리가 축적되어 증상이 나타나므로 보통 5세가 지나야 발병합니다. 간에 구리가 침착되면 처음에는 간 효소치만 약간 증가하고 증상이 없는 간장 비대만 나타납니다. 결국은 만성 활동성 간염, 간경화, 문맥압 항진증으로 진행합니다. 간혹 급성 전격성 간염이 발생하여, 급격히 간성 혼수로 빠지면서 사망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2. 신경계 이상
윌슨병의 신경계 증상은 대뇌 기저핵 손상으로 인하여 발생합니다. 사춘기 이전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15세 이후 청소년기에 나타납니다. 대뇌 기저핵이 손상되어 구음 장애, 연하 장애, 무표정한 얼굴, 비정상적인 눈의 움직임, 미세 운동 장애, 근 긴장 이상, 근 긴장 이상 자세, 운동 장애(불안정한 보행, 무도증, 근위부 진전 등)가 나타납니다.
3. 정신과적 이상
구리가 뇌에 중독되어 정신과적 이상이 나타납니다. 과잉 행동, 불안 또는 공포, 정서 불안, 감정 조절의 어려움, 조울증, 비정상적인 행동, 집중력 저하, 인성 변화, 정신분열증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 중에서 가장 흔한 증상은 비정상적인 행동입니다. 구리를 제거하는 약물 치료로 정신 증상이 호전되기는 하지만,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4. 안과적 이상
각막의 테두리를 따라서 황록색의 특이한 각막환(Kayser-Fleischer ring)이 나타납니다. 육안으로는 잘 볼 수 없고, 세극등 현미경(slit lamp) 검사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간 질환만 있는 경우에는 안과적 이상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신경 증상이 있는 대부분의 환자에게서 안과적 이상이 관찰됩니다. 해바라기 모양의 백내장, 외사시, 야맹증 등이 올 수도 있습니다.
5. 혈액 이상
때로는 과량의 구리가 용혈성 빈혈을 유발합니다.
6. 신장 이상
주로 근위세뇨관의 손상으로 나타납니다. 혈뇨, 아미노산뇨증, 요비중의 감소, 당뇨, 요산뇨증(uricosuria), 과인산뇨증(hyperphosphaturia), 신세뇨관성산증(renal tubular acidosis) 등의 판코니(Fanconi) 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뼈가 아프고, 성장기의 소아가 잘 자라지 않고, 등이 굽을 수 있습니다.
7. 골격 이상
과인산뇨증 때문에 혈중 인산의 농도가 낮아집니다. 그 결과 골다공증, 구루병, 뼈의 골절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8. 관절통
관절통이 올 수 있습니다. 대개 무릎 관절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9. 내분비 이상
여성의 경우 난소 기능 장애로 이차성 무월경 등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진단
윌슨병은 임상적, 생화학적, 분자유전학적 소견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임상적으로는 소아나 젊은 성인에게 만성 간 질환이나 흔치 않은 양상의 간염이 있을 때 우선 윌슨병을 고려합니다. 사춘기와 성인에게 특징적인 신경 증상이 있는 경우, 급성 용혈성 빈혈이나 판코니(Fanconi) 증후군이 있는 환자도 반드시 윌슨병을 감별 진단해야 합니다. 특히 간 질환 환자에게 용혈이 있으면 윌슨병에 대한 감별 진단이 필요합니다.
1. 윌슨병의 임상적, 생화학적 진단
윌슨병의 임상적, 생화학적 진단은 특징적인 각막환, 특징적인 신경학적 이상 소견, 혈중 내 낮은 ceruloplasmin 수치(정상 소아 : 22~54mg/dL, 성인 : 19~66mg/dL), 24시간 동안 소변의 구리 배설량 증가(정상 : 40μg/24h 이하), 간 내 증가한 구리의 양을 고려합니다.
원인 불명의 급만성 간 질환, 신경 장애, 급성 용혈, 정신 장애, 행동 장애, 신 기능 저하 등이 있으면 윌슨병을 의심합니다. 선별 검사를 시행하면 대부분의 환아에게 혈청 세룰로플라스민이 감소된 상태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24시간 소변 구리 배설량이 100μg/day 또는 1000μg/day 이상(정상은 40 μg/day 이하) 증가합니다.
최근에는 이 밖에도 안과 검사, 간 생검, 산전 유전자 분석에 의한 진단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환아의 형제에 대해서는 혈청 세룰로플라스민과 24시간 소변 구리 배출량을 검사하여 조기 진단을 시도합니다. CT 촬영이나 MRI상 위축이나 공동 형성(cavitation)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2. 분자유전학적 진단
ATP7B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검색합니다. 약 80%의 환자에게서 유전자 이상을 규명할 수 있습니다. 임상적, 생화학적 진단법으로 윌슨병을 확진할 때 보조적인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환자에게 특정한 돌연변이가 밝혀졌을 때 환자의 가족과 친척에 대해 같은 돌연변이가 있는지 검색할 때 매우 유용합니다.
이 방법은 증상이 없는 환자나, 이형접합 보인자 여부를 확진하는 데 표준적으로 사용됩니다. 특히 이 방법을 이용하면 세룰로플라스민이 낮은 이형접합자, 세룰로플라스민이 정상인 환자, 현재 무증상인 환자 등 임상적으로 감별하기 어려운 환자를 확진할 수 있습니다. 돌연변이가 밝혀지면 그 가계 내에서 산전 진단도 할 수 있습니다.
치료
윌슨병은 평생 동안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하는 치명적인 질환입니다. 치료를 일찍 시작하면 증상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지만, 치료 시기가 늦어지면 치료를 하더라도 증상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습니다.
1. 식이 요법
구리 섭취량을 하루에 1㎎으로 음식물을 조절합니다. 구리 섭취량은 1~1.5㎎으로 늘릴 수 있지만, 평균 하루 1㎎을 유지해야 합니다. 구리가 많이 함유된 버섯, 코코아, 간, 어패류(굴, 조개), 견과류, 초콜릿, 말린 과일, 바나나, 토마토, 포도, 땅콩, 밤, 감자 등의 섭취를 제한해야 합니다.
2. 약물 요법
구리흡수억제제와 구리배설촉진제를 사용합니다. 증상의 경중에 따라 약제를 선택합니다.
1) 구리흡수억제제
아연염(초산아연염 : 갈진, 황산아연염)은 약간의 간 기능 이상을 보이는 무증상 소아에 대한 초기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는 구리 촉진제 사용으로 체내 구리양이 감소한 어른에게 유지 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소아의 경우 아연 원소로 25mg씩 1일 3회, 성인의 경우 50mg씩 1일 3회 복용합니다. 식사와 식사 중간 사이 위가 공복일 때 복용합니다. 구리배설촉진제와 함께 투여하는 경우에는 같이 복용하지 않고 시간을 두고 따로따로 복용합니다. 부작용으로는 철 결핍성 빈혈, 위장 장애 등이 있습니다. 소변 24시간 구리 배설량이 75ug 미만을 유지하도록 해야 합니다.
2) 구리배설촉진제
구리배설촉진제 약제로는 체내에 축적된 구리와 결합하여 체외로 배출시키는 페니실라민(D-penicillamine)과 트리엔틴(trientine)이 있습니다. 일차 약제로는 주로 페니실라민을 사용하지만, 부작용이 생기거나 신경 증상이 있는 성인 환자에게는 트리엔틴을 사용합니다.
페니실라민의 용량은 10세 이하의 경우 몸무게 1kg당 하루에 20mg씩 복용합니다. 10세 이상의 경우 하루 1g을 사용하며, 하루 0.25gm씩 4회, 공복시(식전 1시간, 취침 전, 총 1g/day)에 복용합니다.
페니실라민은 비타민 B6 대사 길항제이므로, 하루 25㎎의 B6을 함께 투여합니다. 트리엔틴의 용량은 소아의 경우 250mg씩 1일 3회, 성인의 경우 1일 용량 1~1.5 gm입니다. 3~4회에 나누어 복용합니다. 식사 전 공복이나 식후 2시간 공복 시에 복용합니다.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데 수개월이 걸립니다. 1년 이상 지나야 최대 효과에 도달합니다. 이 약제에 의해 구리의 소변 배설이 현저하게 증가하고 체내 축적된 구리가 배출됩니다. 이에 따라 여러 증상이 서서히 개선됩니다.
페니실라민의 초기 부작용으로는 발진, 열, 림프절병증, 호중구감소증, 혈소판감소증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부작용은 흔히 투여 초기 2주 내에 나타납니다. 드물지만 독성 부작용으로 신증후군, 홍반성 낭창, 재생불량성 빈혈, 심한 관절염, 결체조직 이완성 등이 초래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작용은 약 용량과 관계가 있습니다. 약물에 의하여 생긴 홍반성 낭창이나 관절염은 스테로이드로 치료하면 도움이 됩니다. 백혈구만 감소하거나 재생불량성 빈혈이 생긴 경우에는 페니실라민을 다시 사용할 수 없습니다. 24시간 소변의 구리 배설량을 측정하여 500~800μg/일로 유지합니다.
페니실라민의 독성을 견딜 수 없을 때는 트리엔틴(trientine)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트리엔틴은 페니실라민과 마찬가지로 구리와 결합하여 체내에 축적된 구리를 소변으로 배설시키는 약제입니다. 이 약제 역시 공복 때 복용해야 합니다. 트리엔틴의 부작용은 철적모구성 빈혈이 있습니다. 그러나 심각한 부작용은 아직 보고되지 않았으며, 페니실라민 못지않은 효과가 있습니다.
6~12개월 후 증상이 호전됩니다. 24시간 소변 구리 배설량이 200~500ug 정도 됩니다. 혈청 자유 구리 농도(총혈청 구리농도-혈청 세룰로플라즈민x3)가 10 미만(50~150ug/L)이면 용량을 30~50% 감량하여 투여하거나, 아연 제제만 투여하기도 합니다.
또한 tetrathiomolybdate라는 약제가 있는데, 이는 구리 흡수의 억제와 배설을 촉진하는 두 가지 작용이 있어서 전망이 매우 기대됩니다. 그러나 아직 미국 FDA의 승인을 얻지 못했습니다. 큰 부작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빈혈과 백혈구 감소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국내에는 수입되지 않았습니다.
3) 비타민 E
윌슨병 환자에게 항산화제인 비타민E가 저하되어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항산화제의 효과를 기대하며 사용하기도 하지만, 그 효과에 대한 과학적 효과는 구체적으로 입증된 바 없습니다.
3. 간이식
간경화증이 발생하기 전에 윌슨병을 발견하면 예후가 매우 양호합니다. 그러나 병이 진행된 후에 간경화증에 의해 간기능 부전, 전격성 간염을 발견했다면 간이식을 고려해야 합니다. 간 기능 부전이 있으면서 신경 증상이 있는 경우, 드물지만 간이식으로 호전되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논란이 남아 있습니다.
1) 뇌사자 간이식
뇌사자의 간을 환자에게 이식하는 방법입니다. 간 전체를 한 환자에게 주는 뇌사자 전간이식과, 두 사람에게 나누어 주는 뇌사자 부분 간이식이 있습니다.
2) 생체 부분 간이식
정상인의 간의 일부를 환자에게 떼어 주는 방법입니다. 제공자의 안전이 가장 중요합니다. 간은 매우 재생력이 강한 장기로, 2/3 정도를 절제해도 생명에 지장이 없습니다. 절제 후 2개월 정도가 지나면 절제 전과 거의 같은 크기와 형태로 재생됩니다. 대부분의 간 제공자는 수술 후 4주 정도가 지나면 원래의 사회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생체 부분 간이식의 가장 큰 장점은 건강한 간을 이식할 수 있다는 점과 원할 때 수술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간이식 후 주된 합병증은 간동맥 혈전증, 간문맥 혈전증, 담도 협착, 담즙 유출, 감염증, 거부 반응, 신부전 등이 있습니다. 간이식 후에는 평생 면역 억제제를 투여해야 합니다.
http://www.amc.seoul.kr › asan › disease › diseaseDetail
윌슨병: 진단과 치료의 최근 동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학교실 / 서 정 기
치 료
조기 진단 후 약물 요법을 포함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거의 대부분의 환자는 평생 건강하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치료를 받으면 신경 및 간 손상의 진행을 막을 수 있으며 K-F 고리를 포함한 대부분의 증상과 징후를 되돌릴 수 있다. 윌슨병에서의 약물치료는 평생 지속되어야 한다. 완전 회복 상태에서도 치료를 중단하면 1-2년 내에 비가역적이며 치명적인 간 손상이 초래된다.
치료 초기 1년 정도는 약제와 함께 구리 함량이 적은 식이요법이 적극 추천된다. 그러나 상태가 호 전되어 유지요법을 잘 받고 있는 환자에서 엄격한 식이요법은 바람직하지 않다. 단지 간, 조개 등 어패류(shellfish), 땅콩 등 견과류, 초콜릿, 버섯과 같이 구리 함량이 높은 몇 가지 음식은 가능한 한 피하도록 교육시키는 것이 실천 가능한 식이요법이다.
치료 약제는 기전에 따라 페니실라민, 트리엔틴, 테트라치오 몰리브데이트 등 구리 배출 약제(chelating agent)와 아연 제제와 같은 구리 흡수억제제로 나뉘어진다(표 5). 국내 윌슨병 환자 516명의 치료 방식 현황을 보면 94%의 환자가 페니실라민, 12%가 아연 치료, 5%가 트리엔틴, 4%가 간이식 치료를 받고 있다. 최근 트리엔틴과 아연치료가 점차 늘고 있는 추세이다.
페니실라민은 구리와 결합하여 구리를 소변으로 배설시키는 약제로 1956년 Walsh가 최초로 도입한 이래 최근 논란이 있으나 현재까지는 AASLD 치료지침(Americ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liver diseases practice guideline) 및 전 세계의 많은 치료자들에 의하여 최선의 일차 치료제로 선택되고 있다.
페니실라민은 환원 켈레이트화(reduction chelation) 기능이 있어 2가 구리를 1가 구리로 만들며 이렇게 되면 단백에 약하게 붙어있던 구리가 더 쉽게 떨어져나가 페니실라민에 붙게 만든다. 치료엔 L-페니실라민보다 독성이 적은 D-페니실라민을 사용한다.
페니실라민의 성인 용량은 하루 1-1.5 g으로서 식사 30분 전 또는 식사 2시간 후에 2-3회로 분복하고 통상 최대 용량은 하루 2 g 정도이다. 치료 시작시에 적은 용량으로 시작 (250-500 mg/일)하고 4-7일 마다 최대량이 될 때까지 250 mg 씩 증량하면 약물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 소아 용량은 12세 이상 어린이에서는 하루 1 g을 2회로 나누어 식전에 먹이고 12세 이하에서는 하루 20 mg/kg(35 mg/kg까지 증량 가능)을 2회로 분복한다. 용량은 치료 시작 첫 1-2년 동안은 소변으로의 구리 배설이 2 mg/일이 되도록 재조정하며 이후에는 배설량이 매일 1 mg 이하, 바람직하게는 200-500 μg이 되도록 용량을 조절한다. 성인에서 페니실라민 유지용량은 대개 0.75-1 g/일 정도이다. 이 약제는 비타민 B6 대사 길항제이므로 피리독신을 매일 25 mg씩 경구로 같이 투여한다. 장기 사용 시 피리독신 결핍으로 오는 시신경염의 발생을 막기 위함이다. 페니실라민 치료 시작 후 신경증상의 개선에는 수주가, 간기능의 호전엔 수개월에서 1년 정도가 소요된다. 간에 침착된 구리가 페니실라민에 의해 혈류로 이동되기 시작하면 치료 시작 첫 수일 동안 신경증상의 악화를 경험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비가역적일 수도 있다. 심한 간기능의 손상이
있는 환자에서는 간조직의 재생과 구리의 유출에 의한 간세포 손상이 동시에 발생하게 되는데 3개월내지 6개월간 지속할 수 있다. 따라서 빠른 구리 제거로 간기능 회복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얻기 위하여 필요하면 혈액여과, 복막투석 혹은 혈장반출법(plasmapheresis)을 시행하기도 한다. 혈액투석은 효과가 없다.
최대 30% 정도의 환자에서 페니실라민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다.
발진, 발열 등 약물에 대한 과민반응은 대개 치료 10일 내에 나타난다. 부작용 점검을 위하여 첫일 개월간은 발열, 발진 관찰과 함께 백혈구, 혈소판, 소변검사를 시행한다. 발진, 발열, 백혈구 감소, 혈소판 감소 소견이 있으면 일단 투약을 중단한다. 상기 소견이 회복되면 스테로이드를 병용하면서 적은 양으로 서서히 증량 투여하면 대개 가벼운 부작용은 극복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부작용 발생 시에 가능하면 트리엔틴이나 아연 등 다른 약제로 대체하는 것이 권장된다.
독성 부작용으로 면역복합체신염(신증후군), 홍반성 낭창, Good-Pasture 증후군, 근육무력증, 심한 관절염 및 결체조직 이완성(사행상 관통성 탄력섬유증; elastosis perforans serpinosa) 등이 올 수 있는데, 이는 약 용량과 관계가 있다. 약물에 의하여 생긴 홍반성 낭창이나 관절염은 스테로이드로 치료하여 보면 도움이 된다. 심한 부작용으로 백혈구감소증, 혈소판감소증, 재생불량성 빈혈이 생긴 경우에는 페니실라민을 다른 약제로 대체하는 것이 좋으며 관통성 탄력섬유증(elastosis perforans)도 비가역적일 수 있다. 약물에 의한 독성간염도 올 수 있다.
페니실라민을 투여받은 국내 윌슨병 환자 485명의 조사에서 95명(20%)에서 약제 부작용이 발견되었다. 흔한 부작용으로는 발진(42%), 골수억제(38%), 발열(20%) 등이 있었으며, 드물지만 중증의 신경증상 악화, 신증후군, 전신성 홍반성 낭창 등이 발생하였다.
페니실라민은 콜라젠 cross-linking을 방해하며 면역억제작용이 있다. 장기간 치료를 받는 환아의 일부에서 만성 피부변화와 결체조직 콜라젠 이상이 올 수 있으며 만성적인 구리 및 기타 미량 원소의 부족증이 발생할 수 있다.
페니실라민과 아연의 동시 투여가 최근 일부에서 권장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두 약제 간의 상호 약물 작용의 부작용이 알려지지 않아 더 많은 임상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장기추적검사로는 1-3개월에 한 번 정도 외래에서 혈액검사, 소변검사, 간기능검사, 비결합 혈청 구리 농도를 측정하여 약 효과와 부작용 여부를 관찰한다. 매년 K- F고리검사, 간, 신경의 회복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하면 정신과 진찰도 시행하도록 한다.
페니실라민에 부작용이 있는 경우 대안으로 트리엔틴과 테트라치오몰리부데이트를 쓸 수 있다.
트리엔틴은 트리엔(trien)이라고도 하며 페니실라민과 마찬가지로 구리와 결합하여 축적된 구리를 소변으로 배설시키는 약제이다. 1980년대 초에 Walshe에 의해 임상에 도입되었다.
페니실라민 약물 부작용으로 투약을 할 수 없는 경우 또는 4-6주 페니실라민 치료로도 신경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환자에서 우선적으로 쓸 만한 약이다.
페니실라민에 비해 켈레이트 작용은 약하다. 그러나 트리엔틴은 페니실라민만큼 효과가 있으며 부작용이 적다고 알려지면서 최근 점차 1차 치료제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트리엔틴의 초기 성인 용량은 하루 750-1250 mg(최대 2 g까지, 2-3회 분복)이고, 초기 소아 용량(통상 20 mg/kg)은 하루 500-750 mg (12세 이하 연령, 최대 1500 mg, 2-3회 분복)이다. 유지 용량은 임상효과와 구리 배출량을 보고 용량을 조절하기도 하나 대부분 초기 용량과 비슷하다.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된 바 없으나 구역질 등의 위장장애 및 위염, 음식 속의 철과 결합하여 발생하는 철결핍성 빈혈과 전신성 홍반성 낭창이 알려져 있다.
CBC와 소변검사, 혈청 철과 철결합능 검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하여 부작용을 점검한다. 24시간 소변 구리 배출은 200-500 μg/일이면 치료가 잘 되고 있는 것이다. 트리엔틴과 아연의 병용 투여 시 서로 간에 혹자는 1시간 혹자는 5-6시간 동안 차이를 두고 투여하는 경우 중증의 비보상적 윌슨간염의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있다.
신경증상이 있는 윌슨병 환자에서 페니실라민 사용 시 약 20% 내지 50%에서 신경증상의 급격한 악화가 발생하며 이들 중 절반은 회복되지 않는다고 보고된 바가 있어서 최근 새로운 대체 약제의 치료가 필요하다고 주장되고 있다. 페니실라민 치료 초기에 신경증상이 악화되는 것은, 간에 축적된 구리가 이 약제에 의하여 혈류로 나와 소변으로 체외 배출시키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구리가 뇌에 더 많이 침착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신경증상 환자에게 쓸 약제로서 테트라치오몰리부데이트가 개발되었으나 현재로서는 실험 약제로서 시판되지는 않고 있는 상태라 국내에서는 약을 구하지 못한다. 페니실라민 치료 초기에 신경증상의 악화가 점차로 진행하여 경직과 사지마비의 심한 신경증상을 보인 환자들에서 트리엔틴 치료로 회복되는 것이 보고되고 있으므로 현재 국내에서는 트리엔틴 사용이 권장된다. 최근에는 신경증상을 보이는 윌슨병 환자의 첫 치료로 트리엔틴 또는 테트라치오몰리부데이트를 선호하며 페니실라민의 사용은 점차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빈도는 적지만 트리엔틴 치료시에도 페니실라민과 마찬가지로 급격한 신경증상 악화의 부작용이 올 수 있다. 테트라치오몰리부데이트 치료시에는 8주 치료 시 65명의 환자 중 단지 2명의 환자에서만 경미한 신경증상의 악화가 있었을 뿐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보고된 바 있다. 트리엔틴이 페니실라민에 비하여 부작용이 적고 신경증상의 급격한 악화가 잘 오지 않으므로 현재 신경증상 환자에게 점차 많이 권장되고 있으나 약제사용 경험이 많지 않아 더 많은 조사가 필요하다. 신경증상 환자에서 페니실라민 사용 대신 초기 치료로 아연 치료도 생각할 수 있으나 아연 약제는 치료효과가 더디므로 더 많은 임상 연구가 필요하며 현재로선 아연 단독 치료는 권장되지 않는 추세이다.
테트라치오몰리부데이트는 음식과 함께 먹으면 구리와 식이단백과 결합하여 복합체를 형성하여 구리의 흡수를 차단하며 혈류로 흡수된 구리도 알부민과 함께 복합체를 형성하여 세포 수준에서의 이용이 억제되므로 구리의 독성을 방지하게 된다.
페니실라민과 같은 신경증상 악화의 부작용은 거의 없는 것이 이 약의 장점이며 신경증상악화 빈도는 4%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신경증상이 있는 환자나 심한 간손상 환자에서 간의 재생을 위하여 신속히 구리를 제거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적합하나 아직 미 FDA의 공식 승인을 받지 못한 약으로 8주 치료 등 단기 치료에 적합하고 장기간의 사용은 추천하지 않는다.150 수개월 이상 사용 시 체내 구리의 심각한 결핍이 동반될 수 있으며 골수 억제, 간염, 성장 동물에서의 골단 이상(epiphyseal abnormality) 등 부작용의 문제가 있다. 이 약제는 혈관형성억제작용이 있어 종양성장억제작용도 연구 중에 있다.
테트라치오몰리브데이트는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시험적으로 사용되고 있을 뿐이며 타지역에서는 약제를 구할 수 없다.
아연은 치료제로서 1970년대 경부터 사용되어 왔으며 오랫동안 치료효과가 보고되어 왔다.
아연은 위장관세포 내에서 구리결합 단백질인 메탈로치오닌의 생성을 유발하는 약제로서 생성된 메탈로치오닌이 아연보다 구리와 더 잘 결합하므로 장관 상피세포가 생리적으로 탈락할 때 세포내의 구리가 대변을 통하여 체외 배설된다. 세룰로플라스민과 결합되어 있지 않은 소위 ‘free copper’는 위액, 췌장액 분비 등으로 상시 배출되므로 장기간 아연 치료를 하면 체내 저장 구리가 점진적으로 감소한다.
간장의 메탈로치오닌 생성도 증가시키며 이는 간세포 내의 구리가 무독성화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따라서 병리조직소견은 개선된다.
아연의 장점이라면 다른 약제보다 생리적인 약제이며 매우 독성이 적다는 것이다. 그러나 맛이 나쁘고 위장 자극으로 환자의 약 10%에서 경한 위장장애 증상을 보인다. 아세트산염(예, ‘갈진’)이나 글루코네이트염 형태의 구리 투여가 설페이트염 형태의 구리 투여보다 위장장애가 적다. 또한 치료받고 있는 환자에서 소변의 구리 배설량은 정확하게 간세포의 구리 부하를 반영한다는 점도 장점으로 치료효과의 모니터링에 도움이 된다. 장기 치료시 일부 환자에서 약물 순응도가 나빠질 수 있으므로 잘 점검하여야 한다. 아연 치료의 모니터링을 위하여 24시간 소변 구리와 아연 측정이 도움이 된다. 24시간 소변 구리는 체내 총 구리 저장의 정도를 나타내므로 아연 용량을 조절하여야 한다. 하루 배출 구리가 75 μg 이하여야 한다. 세룰로플라스민 비결합 구리의 양을 계산하여 구리 치료량을 조절한다. 혈청과 소변 아연 농도 측정으로 약물 투여가 잘 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아연 치료는 일단 페니실라민이나 트리엔틴 치료를 하여 구리를 체내에서 고갈시킨 환자에서 유지요법으로 투여하게 된다.
페니실라민 치료보다 치료효과가 더디며 체내 구리 제거 능력이 떨어지므로 단독치료시 증상이 더 악화된 경우도 보고되고 있어 그 동안 초기 치료로는 적합치 못하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최근 심하지 않은 윌슨병에서 일차 치료 약제로서 점차 많이 권장되고 있는 추세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의 환자에게는 연령이 3-4세가 넘었으면 부작용이 적은 아연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3세 이하에서 진단된 윌슨병 환자에서 페니실라민 같은 강력한 구리 배출 제제의 투여는 성장장애가 올 수 있으므로 치료가 권장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뇌증이 없는 중증 비보상성 간질환 환자에선 진단 즉시 페니실라민이건 트리엔틴이건 간에 구리 켈레이트 약제를 포함한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되며 아연만의 단독 치료는 권장되지 않는다.
아연과 페니실라민 또는 아연과 트리엔틴의 병합 치료 전략이 효과적인 치료방법인지에 대한 임상연구는 아직 확립되어 있지 않으나 최근 유행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아연과 이러한 구리 켈레이트 약제를 병합 치료 시에는 약제 간의 상호작용으로 치료효과가 상쇄될 수 있으므로 두 약제 간에 최소한 4-5시간은 차이를 두고 투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있다. 예를 들면 6시간 간격으로 아연 50 mg(원소의 용량으로)-페니실라민(또는 트리엔틴) 250 mg 내지 500 mg-아연 50 mg-페니실라민(트리엔텐) 250 mg 내지 500 mg 같은 하루 4회 투약 방식이 추천되고 있다.
서로 기전이 다른 두 약제의 병용 치료는 중증 간염이나 심한 신경증상 환자에게 가장 좋은 치료 방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나 향후 더 많은 연구로 확증되어야 할 것이다.
경구 아연으로 윌슨병을 치료하는 경우에는 아연 원소로 통상 하루 150 mg 용량에 해당하는 아연염(썰페이트 아연은 아연 23% 함유, 아세트산 아연은 30% 함유)의 용량을 식사 30분에서 1시간 전에 3회 분복(최소 2회 이상)하여 투여하는 것이 보통이다. 썰페이트 아연은 대개 하루 300-1200 mg을 3회 분복하여 줄 수 있다. 아세트산 아연(예; 갈진)은 아연 원소 형태로 용량을 정하여 상품화되고 있으며 하루 아연 원소 75-150 mg을 2-3회 분복하여 줄 수 있다(통상 성인은 50 mg씩 3회, 5-12세는 25 mg씩 3회).
아연은 음식과 함께 먹으면 효과가 감소되며 일부 환자에서는 위장장애가 있으므로 첫 복용은 아침 식전보다 식후 오전(식후 2시간경) 중 복용하는 것도 요령이다. 엄격하게 공복 복용을 따르려다 투약이 오히려 잘 안 되는 경우가 생기는 데 이런 환자에서는 혈청 세룰로플라스민 비결합 구리(free copper)를 계산하여 용량을 증량해야 한다. 아연 과잉은 혈청 콜레스테롤 상승과 관계가 있다는 보고가 있으나 임상적으로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다.
윌슨병환자에서 일차 치료 약제 선택시, 페니실아민, 트리엔틴, 테드라치오몰리부데이트 등 켈레이트 약제와 아연 제제중, 어떤 약제를 선택하여야 할지에 대하여는 아직까지 논란이 많다(표 6).
페니실라민의 잦은 약물 부작용과 특히 치료초기의 심각한 신경증상 악화로 인하여 최근 수년간 독성이 덜한 트리엔틴과 아연치료가 점진적으로 페니실아민 치료를 대체해가고 있는 추세이다.
AASLD 치료 가이드라인을 보면 학회차원에선 처음으로 증상 미발현 환자나 또는 장기간 켈레이트 약제를 사용한 후 유지요법을 하는 환자에서 켈레이트 약제 뿐아니라 아연도 사용할 수 있다고 공식적으로 권장하였다. 또한 최근 신경증상을 보이는 윌슨병 환자의 첫 치료제 선택 시 많은 치료자들이 트리엔틴(또는 테트라치오몰리브데이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며 페니실라민의 사용은 점차 기피하는 추세이다.
Brewer는 신경증상 윌슨병 환자에서 테트라치오몰리브데이트와 아연의 병용 요법을 일차 선택약으로, 트리엔틴과 아연의 병용 요법을 이차 선택약으로 추천하였다. 트리엔틴과 아연의 병용요법은 8주 정도 사용하고 그 후에는 아연만의 유지요법을 사용한다. 또한 켈레이트 약제와 아연의 병용 요법 시 아연이 결합되어 약효가 떨어지므로 최소한 1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투여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언급한바 있다. 간증상의 윌슨병 환자에서는 초기 간염 또는 보상성의 간경변증의 경우 아연을 일차 선택 약제로, 트리엔틴을 이차 선택약으로 추천하였고 좀 더 진행된 비보상성의 간염 환자는 증상의 경중에 따라 경증에서는 트리엔틴과 아연의 병합 요법을 일차 선택약으로, 페니실라민과 아연의 병합 요법을 이차 선택 약제로 추천하였으며 중등도 환자의 경우 역시 트리엔틴과 아연을 일차 약제로 또는 간이식을 이차 치료로 추천하였고 중증 간염의 경우에는 간이식을 일차 치료로 또는 트리엔틴과 아연의 병용 요법을 이차 치료 약제로 권장하였다. 증상 미발현 환자나 임신 중 그리고 장기간 치료 후의 유지요법 시에는 아연을 일차 선택약으로 그리고 트리엔틴을 이차 치료 약제로 추천하였다.
그러나 아연과 트리엔틴은 치료 경험이 아직 적은 편이고 아연은 약 복용이 켈레이트 약제보다 간편치 않아 약물 순응(compliance)가 나쁜 편이며 또한 트리엔틴과 아연의 병용요법은 아직까지 임상에서 확실한 효과가 검증되지 않아 2006년 현재까지 전 세계의 윌슨병 전문 치료자가 Brewer의 치료원칙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위상이 흔들리고는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나 페니실라민은 현재 전 세계의 치료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약제이며 또한 아직까지 학회 및 대부분의 간질환 교과서에서 일차 치료 약제로 선택되고 있다.
최근 일부에서이긴 하지만 켈레이트 약제(chelator)보다는 아연만의 단독 치료를 주장하는 치료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아연의 단독 치료의 문제점은 작용 효과가 더디어 구리의 독성을 조절하는 데 적어도 4-6개월 이상 걸린다는 점이며 증상이 심각한 간질환 환자나 신경증상의 환자에서 아연의 단독 치료 시 조기에 회복되지 못하고 독성 증상이 치료 중 지속적으로 악화되었던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AASLD에서는 증상이 있는 윌슨병 환자는 일차 치료제로 반드시 페니실라민 또는 트리엔틴 등 켈레이트 약제를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아직까지 증상별로 분류한 환자군에 따라 어떤 약제를 최선의 일차 치료제로 선택하여야 할지에 대하여 모두가 공감하는 합리적인 지침은 없는 상태이다(표 6). 학회차원에서 향후 이에 대한 더 많은 연구와 조사가 필요하리라고 생각된다.
간이식은 윌슨병에서 전격간염 환자나 치료에 듣지 않는 말기 간경변증 환자에서 거의 유일한 치료방법이며 수술 생존율은 70-90% 이상이다. 윌슨병에 의한 전격간염은 심한 용혈성 빈혈 신기능상실이 잘 동반되며 페니실라민 등 약물치료에 듣지 않고 대부분 사망한다.
이형접합 보인자인 부모로부터 생간부분이식을 받은 경우에도 정상인 공여자로부터 받은 간이식의 경우나 마찬가지로 효과적이었다고 보고되고 있다.
국내에서 1988년 최초로 시행한 간이식 대상 환자는 윌슨병에 의한 말기 간기능상실 및 떨림, 침흘림, 구음장애, 가면얼굴 등의 신경증상을 보였던 13세 여아였으며 간이식 후 현재 약간의 신경증상은 남아 있기는 하나 매우 양호한 건강 상태로 추적 관찰 중이다.
약물치료가 잘 안 되는 신경형 윌슨병 환자에서 간이식을 신경증상 치료방법의 하나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는 아직까지 확정되어 있지 않다. 1990년대에 발표된 초기의 간이식 치료 시도 논문들에서는 난치성 중증 신경증상 악화 환자에서 좋은 성적들이 보고되었다고 하였으나 최근의 보고들은 회의적이다. 2003년 미국 AASLD 가이드라인에서는 신경형 윌슨병에서 일차 치료로 간이식은 권장하고 있지 않다.
비타민 E 등 항산화제치료를 함께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축적된 구리에 의한 산화 손상이 조직에 심한 손상을 일으키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윌슨병 환자에서 혈청과 간의 비타민 E의 농도가 낮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과잉의 구리에 의해 발생한 자유 라디칼을 제거하기 위하여 비타민 E가 과잉 소비되는 것과 관계가 있다.
윌슨병의 동물 모델은 간병변증은 있으나 신경 증상이 없는 등 사람의 윌슨병과 약간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유전자치료 등 새로운 치료방법을 연구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윌슨병 rodent 동물 모델로 Long-Evance cinnamon (LEC) rat와 toxic milk mouse가 잘 알려져 있다. Long Evans Cinnamon (LEC) rat은 생화학 이상, 임상양상, 상염색체 열성 유전, 간세포 내에서 구리 분비의 장애로 인한 간손상이 윌슨병과 닮았다. 3’ 말단에 있는 유전자의 25%가 결손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Toxic milk mouse(tx, txJ)의 두 종류도 형태상 윌슨병과 닮았으며, Atp7b 유전자에서 두 가지 다른 돌연변이가 발견되었다. 동물 모델에서 간세포 이식과 유전자 전이 치료(gene transfer therapy)가 성공적이었으나 중요한 치료방식으로 사람에게 적용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임신과 약제사용
윌슨병 환자가 임신 중에 있는 경우 태아에 대한 약제의 안전성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다. 임신 중 페니실아민 치료를 받은 산모의 성공적 출산이 많이 보고되고 있으나 태아에 대한 독성의 위험도는 5% 정도 된다.
시스틴뇨증과 류마티스양관절염에 페니실라민을 썼던 경우에서 결체조직 이상의 태아 병변이 있었다는 보고가 있었으나 페니실라민으로 치료받은 50명 이상의 임산부들은 모두 정상아를 분만하였다. 치료받지 않은 윌슨병 임신부에서는 불임과 반복적인 유산을 보였으나 구리 켈레이트 약제로 적절하게 치료받은 임산부들에서는 성공적인 출산이 보고되고 있다.
심한 콜라젠 결손 아동의 출산은 장기간의 강력한 치료에 의한 구리 결핍이 원인이거나 페니실아민의 기형유발 부작용이라고 생각된다.
임신 중 아연 치료 시에는 태아에서 이러한 콜라젠 결손 가능성은 적다고 알려졌다.
페니실라민 약물 부작용은 약 용량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임신 시에는 감량하여 최소한의 효과적인 용량으로 치료하도록 하여야 한다.
임신 말기(3기)에는 임신 전 쓰던 페니실라민의 25-30%만큼 감량하는 것을 권장한다.
트리엔틴도 임신 중에 사용되고 있다. 임신 중 사용은 대체로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임상 경험이 적은 편이다.
페니실라민과 트리엔틴이 기형유발 가능성이 있으므로 임신 중의 치료에서는 아연을 일차약으로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되고 있다.
구리 켈레이트 약제 치료 시 상처 치유가 지연되기도 한다.
특히 제왕절개가 예측되는 임신 말기(3기)에는 임신 전 평상 용량에 비해 25-30% 감소된 용량을 투여하는 것을 권장한다.
임신모에게는 식이요법과 함께 철분 결핍 엽산 보강을 하고 태아가 심한 구리 결핍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출산 후 수유 시 페니실라민은 젖먹이에게 독성이 있어 금기다. 트리엔틴의 안전성은 알려져 있지 않다. 아연도 모유로 분비되나 상대적으로 안전할 것으로 추정된다. 모유 수유를 권장해야 될지 아직 정해진 바는 없으나 수유한다면 아연이 현재로선 가장 안전한 편이다.
약물치료의 적정성 모니터링
세룰로플라스민 비결합 혈청 구리(free serum copper)는 윌슨병 환자의 약물요법의 효과를 감시하는 데 있어서 가장 좋은 안내 지표이다(표5).
정상은 10-15 μg/dL이며 치료되지 않은 윌슨병에서는 50 μg/dL 정도로 높은 수치를 보인다. 효과적인 치료 시에는 반드시 20 μg/dL 미만이어야 한다. 세룰로플라스민 비결합 혈청 구리의 계산은 측정된 총 혈청 구리 농도에서 세룰로플라스민 결합 구리를 빼서 계산한다. 이 때 셀룰로플라스민 10 mg/L는 대략 혈청 구리 3.15 μg/dL과 결합한 것으로 계산한다.
혈청 구리 외 24시간 소변 구리 배출도 점검하여야 한다. 정상치는 20-40 μg이다. 아연 치료를 받는 환자에서는 24시간 소변 배출 구리는 음식물을 통해 체내로 들어오는 구리의 부담을 나타내는 것으로서 1-2년 치료받은 환자에서는 75 μg 미만이 되어야 한다. 페니실라민이나 트리엔틴 등 강력한 구리 배출 약제를 사용하는 경우 24시간 소변 배출 구리는 체내 구리 부담과 구리 배출 약물 효과의 합을 의미하며 200-500 μg 정도가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룰로플라스민 산화 수치가 0이 될 정도로 낮아지면 간에 철분 축적과 빈혈 등 철대사 이상이 발생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구리 배출 켈레이트 약제 사용 시에는 미량 원소 결핍이 올 수 있으나 임상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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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간학회지 / 12권 3호 2006
윌슨병(Wilson’s disease)
이진성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임상유전학과
1. 서 론
윌슨씨 병 (Wilson disease)은 1912년 영국 London의 젊은 의사였던 Samuel Alexander Kinnier Wilson이 임상적으로는 신경병증을 보이며 병리학적으로는 간경화 소견을 보이는 서로 비슷한 증세를 가진 환자들 4명에 대한 기술을 함으로써 알려지게 되었다. 그 후 1948년 Cummings는 환자의 조직내에 과도한 구리 침착이 있음을 발표하였고 1952년 Scheinberg와 Gitlin은 환자들에서 ceruloplasmin이 감소되어 있음을 보고하였다. 1956년에는 Walshe에 의해 penicillamine이 효과적인 chelator로 소개되어 치료에 이용되게 되었다.
구리 (Copper)는 기본적으로 필요한 미량 원소에 해당하며인체내에서 여러 가지 작용에 관여하고 있다. 그 중 중요한 것으로는 mitochondrial respiration, melanin 합성, dopamin 대사, iron homeostasis, 항산화 작용, 결체조직 형성 및 peptide amidation 등이 있다. 많은 식품들은 구리를 다량 포함하고 있으며 음식을 통해 섭취된 구리는 대개 위와 십이지장에서 흡수되게 된다. 또한 담즙을 통한 배설만이 유일한 생리적 방법이며 매일 흡수되는 양만큼의 구리가 담즙으로 배설되게 된다.
간은 구리 대사에 있어서 보관 기능 및 담즙 배설과 관련하여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이러한 구리의 흡수 및 저장은 간세포(hepaocyte)에서 일어나며 간세포가 담즙을 통한 배설양을 결정짓게 된다. 간세포 (hepatocyte) 내에서의 구리의 전달은 복잡한 과정을 거치게 되며 여러 개의 transport protein이 관여한다. Copper transporter protein 1은 높은 응집력으로 hepatocyte의 plasma membrane에서 구리를 전달한다. 세포내의 cystein-rich 단백에 해당하는 methallothionein들은 구리 뿐만 아니라 cadmium과 zinc 등과도 결합능력을 가져 세포내 단백을 구리의 독성으로부터 보호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Figure 1). 안정적인 상태에서는 담즙을 통한 구리의 배설양은 간의 구리 저장능과 직접적으로 비례한다. 간세포는 신체내에 구리 양이 증가할 경우 즉시 담즙 배설을 증가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으므로 정상적인 생리 조건에서 과도한 구리가 간에 축적되는 것은 드문 일이다. 구리는 또한 enterohepatic circulation이 없으므로 일단 담즙으로 배설되면 재흡수 할 수 있는 과정은 없이 바로 대변으로 배설되게 된다.
Ceruloplasmin은 간세포 (hepatocyte)에서 합성되고 분비 과정의 후반에 구리와 결합되어 혈장으로 배출되게 된다. Ceruloplasmin 합성 중에 구리와 결합하지 못하면 효소 기능이 상실되고 빠른 시간에 퇴화되는 apoprotein만 배출되게 된다. 그러므로 ceruloplasmin의 농도는 구리 대사 상태에 대한 좋은 지표가 된다.
태아는 태반 순환을 통하여 구리를 얻게 되며 이를 간에 축적하게 된다. 출생시의 간의 구리 양은 다른 시기에 비하여 증가되어 있는데 이는 태아 시기에는 담즙 배설이 감소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구리는 간세포의 secretory pathway에 포함되지 않고 신생아의 간은 주로 구리가 빠진 apoceruloplasmin을 분비한다. 이러한 생리적인 문제로 신생아를 대상으로 한 Wilson disease의 screening을 위하여 ceruloplasmin 농도를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출생 후 담즙 배설이 증가하면서 구리는 간세포의 secretory pathway로 전달되고 결과적으로 혈청내의 ceruloplasmin과 담즙의 구리배설양이 증가된다.
2. 유전적 측면
Wilson disease의 유병율은 약 1:30,000 정도이며 이는 인종에 관계없이 비슷하다. 근친 결혼이 흔한 집단에서는 유전자 빈도가 증가되지만 haplotype 분석의 결과는 founder effect를 시사하며 세계적인 보인자 빈도는 1:100이고 질병의 빈도는 100만 명당 15-25명 정도의 환자 발생율을 의미한다.
ATP7b는 구리를 운반하는 P-type ATpase로 간세포의 secreory pathway에서 발현되고 돌연변이 효과는 loss-offunction 형태로 유전되어 Wilson disease를 일으킨다. ATP7b는 주로 trans-Golgi network에 존재하며 구리를 secretory network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며 apoceruloplasmin과의 결합이나 담즙으로의 배설에 모두 관여한다.
북부 유럽의 집단에서는 H1069Q 돌연변이가 40%를 차지한다. 아시아에서는 A778L 돌연변이가 30%를 차지한다. 이러한 현상은 대부분의 환자가 compound heterozygote 임을 시사하며 이런 현상은 genotype-phenotype 연관성 연구를 더 복잡하게 한다(Figure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상적 다양성은 가족내의 Wilson disease를 가진 형제들 간에도 차이를 보이며 특정한 allele에 homozygote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는 해당 돌연변이와 발병연령, 임상양상, 생화학적 지표, 또는 증상의 심한 정도 등과의 연관성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특정 돌연변이가 phenotypic effect를 나타내는데 있어서 환경이나 다른 유전적 요소가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특정한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적 연구는 구리 대사의 생리적 기전을 밝히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3. 임상 증상
구리의 침착은 신체 여러 기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Wilson disease는 매우 다양한 증상을 나타낼 수 있다(Table 1). 가장 흔한 증상은 간염 증세 및 신경학적 증상을 들 수 있으나 어떠한 경우도 증상만으로는 진단에 결정적인 증거는 주지 못한다. 특징적인 임상적 현상 중 하나는 두 명의 환자가 같은 가족이라 하더라도 똑같은 양상을 보이지는 않을 정도로 다양하다는 것이다. 이 질환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최근에는 조기진단율이 높아졌으며 Kayser-Fleischer ring이나 신경학적 증상 등의 질병으로 인한 후유증의 상당 수가 예방 가능해졌으며 장래에는 발생율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비교적 드문 증상으로는 hypercalciuria, nephrocalcinosis, chondrocalcinosis 및osteoarthritis 등을 들 수 있다.
Kayser-Fleischer ring의 존재는 체내에 구리 침착이 심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될 수 있으면 전문적인 안과 의사에 의한 검진이 필요하다. Kayser-Fleischer ring은 신경학적 증상이 있는 환자의 95%, 신경학적 증상이 없는 환자의 50-60%, 증상이 없는 환자의 10% 정도에서 관찰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Wilson disease 환자는 임상 증상의 심한 정도와 상관없이 어느 정도의 간기능 저하를 보인다. 간기능 이상을 보이는 환자들의 나이는 대개 8~18세에 해당하나 5세 이전의 환자가 간경화 소견을 보이기도 하며 때로는 5~60대에 가서 신경 증상이나 Kayser-Fleischer ring도 없이 간경화로 진단되기도 한다. 간기능 이상은 단순한 효소 증가에서부터 급,만성 간염, 전격성 간염 (fulminant hepatitis) 및 간경화 등으로까지 나타날 수 있다(Figure 3).
Wilson disease에 의한 간염은 다른 원인에 의한 간염의 경우와 구별하기는 힘들며 Kayser-Fleischer ring이나 신경학적 증상도 없는 경우가 많고 급격히 진행되어 전격성 간염과 유사한 양상을 띄게된다. 또한 저장되어 있던 다량의 구리가 괴사된 간세포에서 배출되어 심한 용혈성 빈혈을 유발할 수도 있다. 간 조직검사의 경우도 만성 간염이나 간경화의 소견과 유사하여 간 조직의 copper 양을 측정하지 않으면 진단을 놓칠 수도 있다.
신경학적 증상은 대개 10대 중반이나 20대에 나타난다. 초기 증상은 미약하여 약한 떨림(tremor)이나 언어 및 필기의 장애 등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사춘기와 관련된 행동장애로 오진될 수도 있다. Wilson disease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신경 증상으로는 dysarthria, dysphagia, apraxia 등으로 특징지워지는 진행성 운동장애라 할 수 있다. 약 1/3 정도의 환자가 학습 능력 저하, 우울증, 감정의 기복, 성적 노출증 심지어는 전형적인 정신질환의 형태 등을 보일 수 있다.
신경학적 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대개 간기능 이상을 동반하는 수가 많고 상당 수의 환자에서는 간기능 저하가 신경 증상보다 먼저 나타난다. 신경 장애가 있는 환자는 조직 검사로 간 질환을 진단할 수 있으나 신경 증상을 보이는 모든 환자들에서 조직 검사를 시행하면 39% 정도의 환자가 간경화 소견을 보이며 약 50%는 경미한 이상만을 보인다.
4. 진 단
신경 증상이 있는 Wilson disease의 진단은 주로 임상 소견이나 검사 결과에 근거한다. Kayser-Fleischer ring이 있거나 혈청 ceruloplasmin 치가 낮으면 더 이상의 검사는 필요치 않다. 신경계 이상 여부를 알기 위한 임상적인 신경학적 검사는 다른 어느 방법보다도 예민하다. Brain MRI는 중추신경계의 변화 정도에 대한 유용한 검사 방법이며 가장 흔한 이상은 grey matter와 white matter의 signal intensity의 증가 및 caudate nucleus, brainstem, 대뇌피질 및 소뇌의 atrophy 등이다.
간 기능 이상이 있는 환자의 진단은 좀 더 복잡하다(Figure 4). 통상적으로 이용되는 기준만으로는 진단이 불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여러 가지 생화학 검사를 종합 판단하여야 확실한 진단이 가능하다. Kayser-Fleischer ring은 간질환이 있는 환자의 50%까지에서 없을 수가 있으며 간 기능 이상이 있는 환자의 45%까지에서는 ceruloplasmin 치가 낮거나 정상치를 보일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Kayser-Fleischer ring이 없는 환자에서는ceruloplasmin 치가 낮은 것만으로는 진단하기 힘들다.
ceruloplasmin 치는 영양 상태가 나쁜 경우나 보인자에서는 감소될 수 있다. 환자가 autoimmune hepatitis 등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는 ceruloplasmin 치가 아주 낮아질 수 있다. 따라서 간질환을 동반한 경우는 ceruloplasmin 치가 정상이라도 Wilson disease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또한 ceruloplasmin 치가 낮더라도 환자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Ceruloplasmin은 급성기의 반응물이므로 염증이 있는 경우는 증가될 수 있다. 심한 간질환이 있는 환자들 대부분은 정상치의 ceruloplasmin을 보인다.
환자에서 소변의 구리 배설양은 증가하나 이의 임상적 유용성은 제한적이다. 소변의 구리 배설양은 불완전한 24 시간 소변 수집 방법이나 구리에 의한 오염 등으로 부정확 할 수 있다. 증세가 없는 환자의 경우는 소변의 구리 배설양이 정상일 수 있으나 D-penicillamine을 투여하면 증가된다.25 그러나 어떤 경우이든 광범위한 간세포의 괴사를 동반하는 질환의 경우도 역시 소변의 구리 배설양은 증가된다(Table 2).
Wilson disease 환자의 약 82%에서 간의 구리 저장량은 증가되며 대개 250 g/g 건조시 무게(정상 범위는 50 g/g dry weight 이하)를 초과한다. 그러나 다른 검사 없이 간의 구리 저장량의 증가만으로 Wilson disease를 진단하기는 무리이다. 만성 담즙 정체성 지로한이 있거나 섭취가 많은 경우, 어린이나 청소년 등에서는 간의 구리 저장량이 증가될 수 있다. 따라서 진단은 여러 가지의 임상적 생화학적 검사를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 국제적으로 마련된 scoring system을 사용할 수도 있다.
간조직 검사는 대개 비특이적이며 진단에 직접적인 도움은 되지 않으나 다른 원인에 의한 것도 구별은 가능하다. 병리적 소견은 초기에는 세포내에 지방질의 축적을 보이며 진행된 후에는 portal 또는 periportal lymphocytic infiltration이 있으며 괴사와 섬유화 현상은 다른 간염의 경우와 구분이 되지는 않는다.
일부 환자는 염증 반응없이 간경화 소견만 보이기도 한다(Figure 3). Rhodamin 염색을 통하여 부분적 구리 침착을 관찰하는 경우는 진단적 가치는 있으나 전체 환자의 10% 정도만 이런 소견을 보인다. 전자현미경적으로는 미토콘드리아나 peroxisome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
진단을 위한 유전자 검사는 해당 유전자의 크기가 크고 여러 형태의 돌연변이가 관찰되고 대부분의 환자는 compound heterozygote이므로 많은 노력을 요한다. 유럽의 경우는 H1069Q (43.5%), exon 8의 돌연변이 (6.8%), 3400delC (3%) 및 P969Q가 흔한 돌연변이이며 민족별로 다른 형태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일단 진단이 내려지면 가족들에 대해서도 조사할 필요가 있으며 환자가 발견될 확률은 형제중에서는 25%이며 자식중에는 0.5% 이다. 사촌 식구들은 그 중 하나가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경우만 시행한다. 현재는 환자에서 발견된 돌연변이에 대해 환자 가족에서 확인해 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다. 돌연변이가 확인이 되지 않은 경우는 haplotype analysis를 이용하여 진단할 수 있다.
5. 치 료
Wilson disease를 위한 치료 방법은 dimercaprol을 근육 주사하던 방법에서 penicillamine을 경구 투여하는 방법으로 발전하였다. 또한 penicillamine에 대해 부작용이 있는 환자들을 위한 대체 약품으로 trientine 등이 개발되었다. 현재 Wilson disease의 주류는 일생에 걸친 약물요법이며 사용 약물은 주치의의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
AASLD (Americ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Liver Disease) 의 최근 치료 지침에 의하면 증상이 있는 환자의 초기 치료에는 반드시 chelating agent (penicillamine이나 trientine)를 사용하여야 한다. 약물에 반응이 별로 없거나 심한 경우는 간 이식을 고려할 수 있다.
Penicillamine은 아직 치료의 중요한 약제이다. Penicillamine은 단백질에 결합하는 구리의 양을 줄이고 마찬가지로 구리에 대한 단백질의 친화성도 감소시킨다. 구리의 감소는 약물과의 결합을 원활케 한다. Penicillamine에 의해 운반되는 구리는 소변으로 배설되게 된다. 대부분의 증상이 있는 환자는 그것이 간이든 신경학적 또는 정신적 이상이든 치료 시작 후 수 개월 안에 효과를 보이게 된다. 신경학적 증상이 있는 환자 중에 일부는 호 전되기 전에 증세가 잠시 악화되는 양상을 보일 수도 있다.
Penicillamine의 평균 용량은 1-1.5 gm/일 이며 임상적 효과가 나타나면 0.5-1.0 gm/일로 줄일 수 있다. 이 정도 용량은 초기에 소변으로의 구리 배설을 많이 증가시키나 이후에는 배설양이 0.5 gm/일 정도로 줄어든다. Penicillamine에 의한 결핍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pyridoxine (Vitamin B6)을 50 mg/week로 같이 투여한다. Penicillamine의 가장 큰 문제는 비교적 높은 독성이다. 투여 받는 환자의 약 20% 정도에서는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는데 이 경우는 다른 약제로 대체하게 된다. Penicillamine에 의한 부작용은 크게 두 가지로, 용량에 의한 직접적인 것과 면역 반응에 의한 것으로 나타난다. 직접적인 부작용은 pyridoxine 결핍과 collagen이나 elastin의 합성 장애를 들 수 있다. 면역학적 이상은 피부에 나타나는 것으로는 cutis laxa와 elastosis perforans serpingiosa를 들 수 있고 그 밖에 leukopenia, thrombocytopenia, SLE, immune complex nephritis 등이 있으며 이 경우는 즉시 penicillamine을 중단하여야 한다.
Trientine은 copper chelator로서 소변으로의 배설을 촉진시키는 작용을 한다. Penicillamine만큼의 효과는 있으며 부작용은 훨씬 적다는 장점이 있으나 초기 치료에 있어서의 효과에 대해 penicillamine과 비교된 연구는 없다. 구리의 이동에 있어서는 penicillamine보다 효과적이나 소변으로의 배설은 더 빨리 감소되는 경향을 보인다.
Ammonium tetrathiomolybdate는 두 가지 기전으로 작용한다. 첫째로, 장내에서 구리와 결합하여 흡수를 막고 둘째로는 흡수된 약물이 혈액 내에서 구리 및 알부민과 결합하여 세포내로 흡수되지 않도록 한다. 이 약제에 대한 경험은 제한적이지만 신경학적 증상이 있는 경우에 일차적 치료 약물로 유용하다.
Zinc는 두 가지 기전으로 구리의 장내 흡수를 방해한다. Zinc와 구리는 장 세포에서 서로 같은 전달물질(carrier)을 사용하며 따라서 zinc로 전처치를 하여 전달물질을 차단하면 구리의 전달을 막을 수 있으며 반감기는 약 11일이다. 또한 zinc는 장 세포의 금속 이온 결합 ligand로 작용하는 methallothionein을 자극하여 탈락되는 장세포와 같이 대변으로 배설되도록 한다. 실제로 zinc를 사용하는 경우는 환자들의 대변으로의 구리 배설양이 증가됨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zinc는 간의 methallothionein도 자극하여 구리 독성으로부터 간세포를 보호하는 작용을 하기도 한다 (Table 3).
Vitamin E로 대변되는 항산화제(anioxidant)도 보조요법으로서 효과가 있다. 환자들에서는 혈청이나 간의 vitamin E 치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물요법에 vitamin E를 추가할 경우 증상이 호전된다는 보고들이 있으나 적극적으로 연구된 바는 아직 없다.
간 이식은 fulminant Wilson disease(전격성 윌슨병)나 간경화가 있는 환자에 있어서 최선의 치료 방법이다. 이는 생존율을 증가시킬뿐만 아니라 질병 자체의 생화학적 오류도 교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hepatic insufficiency(간부전)가 없이 신경 증상이 있는 Wilson disease 환자에서도 효과적인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간 이식 후 1년 생존율은 80-87%이다.
대한간학회지 / 9권 2s호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