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평소 운동하지 않던 장·노년층이 충분한 준비 없이 산행에 나서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등산 중 심장마비 사망이 실족사의 3배
등산은 특히 장·노년층에 위험하다. 무거운 배낭을 지고 험한 산길을 몇 시간~며칠씩 걸어 오르내리면 노화 단계에 접어든 신체에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 중 심장 돌연사가 41.6%로, 실족에 의한 추락사(29.1%)보다 훨씬 많았다. 지난 2008년 소방방재청이 구조에 나선 산악 사고는 6870건으로 전년보다 26.7% 증가했다. 이는 전체 사고의 평균 증가율 9.1%의 3배 가까운 증가세이다.
◆장·노년층 산에 갈 때 이렇게
장·노년층은 누구나 만성질환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퇴행성관절염이 있으면 3㎞ 미만의 완만한 흙길 등산로를 1시간 이내로 걷는 것을 권장한다. 내려올 때 더 천천히 걸어야 한다. 스틱을 이용하면 다리로 갈 하중의 30%가 팔로 분산된다. 하산한 뒤 귀가할 때까지의 관절 피로를 고려하고 움직여야 한다. 올라갈 때 40%, 내려올 때 30%, 귀가할 때까지 30% 정도로 체력을 안배한다.
골다공증이 있으면 적당한 무게가 실리는 운동을 해야 골밀도가 높아진다. 따라서 평지 걷기보다 짧고 완만한 코스의 등산을 주 1~2회 하도록 권장한다.
폐경기 여성은 에스트로겐이 부족해 관절과 근육을 더 잘 다치기 때문에, 집에서 등산화를 신기 전부터 몸을 충분히 풀고 출발해야 한다. 햇빛을 쐬면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비타민D가 생성되지만, 긴 옷을 입거나 선크림을 바르면 효과가 없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반팔 티셔츠 위에 등산점퍼를 입고 가서 쉴 때 점퍼를 벗고 팔을 노출시키자.
요통을 겪는 사람은 몸이 뻣뻣한 상황에서 바로 준비운동을 하지 말고, 일단 느린 보행 등으로 체온을 높이고 난 다음 스트레칭을 해서 관절을 풀어준다. 하산 후엔 더운물 목욕으로 근육을 충분히 이완시켜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식사를 마치고 1~2시간 뒤, 인슐린 투여 후에는 1시간이 지난 뒤 등산을 시작해야 한다. 이보다 빨리 산에 오르면 저혈당이 유발된다. 식전 혈당이 300㎎/dL 이상일 때는 등산하면 안 된다.
심장질환·고혈압이 있으면 운동하다 돌연사할 가능성이 일반인의 100배이다. 반드시 천천히 걸어야 한다. 50대의 경우 최대 심박 수를 1분당 120~130 이하로 유지하자. 평소 혈압을 수축기 140㎜Hg, 이완기 90㎜Hg로 조절해야 안전한 등산이 가능하다.
◆건강효과 최대화하는 산행법
산행 중 몸이 지치면 휴식을 취해도 원상회복되지 않으므로, 지치기 전에 쉬어야 한다. 배낭을 벗지 말고 나무나 바위에 기대 짧은 휴식을 취하면서 가열된 근육이 식기 전에 다시 걷는다. 많이 지치면 배낭을 벗고 5분간 쉰다.
다리에 쥐가 나면 반대쪽 다리부터 마사지하자. 그러면 쥐가 난 다리도 통증이 서서히 완화되는데, 이때 쥐가 난 쪽을 마사지한다. 처음부터 쥐가 난 다리를 주무르면 인대가 손상될 수 있다.
물은 목이 마르기 전에 마셔야 한다. 등산 시작 15분 전에 1잔 마시고, 20~30분마다 1잔씩 마시자. 식사도 배고프기 전에 해야 한다. 탈진한 상태에서는 음식을 먹어도 소화·흡수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산에서는 단백질이나 지방은 피하고 고탄수화물 식사를 하자. 육류는 체내 산소 소비를 촉진한다.
근육 손상 줄이고 제대로 등산하는 법
입력 : 2011.04.26 09:00 / 수정 : 2011.04.26 10:07
# 우선 서 있는 자세를 교정한다. 자세가 흐트러지면 힘이 한쪽으로 쏠려 균형을 잡기 힘들고 피로를 빨리 느낀다. 눈은 5~6m 앞을 바라보고, 목은 똑바로 세우고 머리는 든다. 턱은 잡아당기고 양 어깨는 수평을 이루게 한다. 가슴은 조금 앞으로 내밀고 등은 곧게 편다. 팔은 자연스럽게 아래로 내리고 무릎은 곧게 편다. 이 자세로 자연스럽게 걷되 지형에 따라 조금씩 바꿔 준다. 등산할 때 중요한 것은 천천히 걷는 것인데, 평지 보행의 절반 속도가 좋다. 체력을 과신해 빠른 속도로 산을 오르내리는 사람이 많다. 이 과정에서 체력 소모가 심하고 부상 위험이 높아진다.
Step 1 올라갈 때
등산은 기술이다. 비슷한 체력인데 어떤 사람은 가볍게 산을 오르고, 어떤 사람은 죽을 힘을 쓰며 오른다. 어떻게 하면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을까?
첫째, 준비운동을 한다. 준비운동 없이 갑자기 산에 오르면 근육과 관절에 무리가 오고, 심장과 혈관은 압박을 받아서 평소보다 훨씬 빨리 지친다. 가벼운 체조와 스트레칭을 해서 어느 정도 체온을 올린 다음, 천천히 걸어서 서서히 심장 박동이 빨라지게 한다.
둘째, ‘약간 힘들다’ 정도의 느낌으로 보행 강도를 유지한다. ‘약간 힘들다’를 넘어서 ‘진짜 힘들다’라는 느낌이 드는 순간부터 피로물질인 젖산이 체내에 급격하게 증가해 피로가 몰려온다.
셋째, 발바닥 전체로 딛는다. 하중을 발 앞부분에만 주면서 걸으면 다리 근육에 무리가 오고 체력 소모가 빨라진다. 발 전체로 디뎌야 자세가 안정되고 힘도 적게 든다. 등산로에서 되도록 발 전체를 디딜 수 있는 곳을 골라 걷는 습관을 들인다.
넷째, 발끝과 무릎이 일자가 되게 걷는다. 팔자걸음을 걸으면 무게중심이 갈 지(之) 자로 왔다갔다 해서 에너지를 더 낭비하게 된다.
다섯째, 상체를 앞으로 굽힌다.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경사진 등산로를 올라가면 무게중심이 뒤로 가기 때문에 다리에 더 많은 힘을 써야 한다.
여섯째, 되도록 계단 등산로는 피한다. 계단으로 오르면 같은 발 자세와 다리 동작을 반복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근육의 특정 부분에 하중이 집중된다.
Step 2 내려갈 때
등산을 마친 뒤 다리가 쑤시는 근육통의 원인은 내리막길 때문이다. 허벅지 근육이 터질 것 같은 오르막길보다 비교적 쉽게 보이는 내리막길에서 근육 세포가 더 많이 파괴된다. 계단으로 아파트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왔을 때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계단으로 내려왔을 때, 근육세포 손상 정도를 알 수 있는 ‘혈중 크레아틴인산 분해 효소’ 농도는 후자가 더 높다. 산을 내려갈 때는 허벅지 앞쪽 근육의 길이가 늘어난 상태에서 체중을 지탱한다. 그러면 같은 무게라도 근육에 힘이 더 들어가 근육세포가 다치기 쉽다. 근육통은 보통 1주일 정도 지나면 완화된다. 3주일 이상 근육통이 지속되면 근육이 파열됐거나 관절, 뼈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병원에서 진찰받는다.
내리막을 잘 내려오는 요령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보폭을 크게 하거나 뛰어서 내려오면 체중 부하가 심해져 근육.관절.허리에 모두 무리가 온다. 내려올 때는 착지 충격을 부드럽게 해야 하므로 ‘사뿐사뿐’ 걷는다.
둘째, 40~50분 보행 후에는 5~10분 휴식한다. 쉴 때는 앉아 있지 말고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준다.
셋째, 등산용 스틱을 이용하고 배낭 속 짐을 최소화한다. 스틱은 착지 충격을 분산시켜 다리로 가는 하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내리막길에서 무릎 관절이 받는
충격은 체중의 3~5배에 이른다. 배낭 무게도 체중에 포함된다.
넷째, 다 내려온 뒤에 10~15분간 정리운동을 해 근육을 풀어 준다. 주로 다리, 복부, 어깨 등 큰 근육 중심으로 스트레칭한다.
More Tip 응급상황 시 대처요령
신속히 119 구조대, 가까운 병원 등으로 구급차를 요청하고 현장에 의사, 응급구조사 등 전문 의료인이 있을 때는 주저 없이 응급처치를 행하고 주위 사람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돕는다. 전문 의료인이 현장에 없을 때에는 관계자 또는 주변에 있는 사람이 응급 처치하며 아래와 같은 10대 원칙을 준수해 적절하게 조치한다.
1. 심한 쇼크 상태일 때, 환자를 수평으로 눕히고 머리를 낮게 발을 높게 한다.
2. 토했거나 입에서 토혈해서 의식이 있을 때, 피 또는 물을 토할 위험이 있을 때에는 얼굴을 옆으로 돌려 머리가 발보다 낮게 한다.
3. 호흡장애가 있으면, 앉아 있게 하거나 하반신을 기대게 하고 발을 뻗어 편한 자세를 유지한다.
4. 출혈, 질식, 쇼크일 경우 인공호흡과 지혈 등을 신속처리한다.
5. 부상자를 살펴볼 때는 부상자가 움직이지 않게 한다.
6. 부상자를 안심시키고 심리적으로 불안감 없게 해준다.
7. 출혈을 멎게 하는 등, 절대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환부를 손으로 만져서는 안 된다.
8. 의식불명 환자에게 먹을 것을 주어서는 안 된다. 특히 출혈이 심한 환자에게 물은 절대 금지!
9. 환자는 절대 움직이면 안 된다. 들것으로 이동할 때는 발이 앞으로 향하게 운반한다.
10. 정상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환자의 몸을 따뜻하게 덮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