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 김건희씨의 국민대 박사학위 논문이 내용도 허술하고 표절가능성도 커서 거의 1년 동안 국민대 자체조사를 받았다. 그리고 몇일 전 표절이 아니다라는 결론이 나왔다.
나는 이 논란을 보면서 20여년 전의 개인적이 일이 떠올랐다. 그리고 화가 치밀었다. 나는 그 당시 학사, 석사, 박사 학위와 관련된 논문도 아닌 대기업에서 시행하는 여행계획서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있다. 자신이 가고 싶은 여행지와 왜 그 여행지를 선택했는지 그리고 그 여행을 통해 무엇을 배울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서를 작성하고 지도교수의 서명을 받아서 제출하면 되는 것이었다.
나를 포함해 3명의 대학생이 계획서를 작성하고 당시 우리학교 정치외교학과 한 교수에게 감수와 서명을 부탁했다. 나는 교수에게 계획서를 돌려받기 위해 찾아갔다가 온갖 모욕을 당하고 서명도 받지 못한 채 돌아나왔다. 내용이 허술하다는 이유였는데 허술하다면 어느 부분이 부족하고 어디를 보완해 오라는 것도 아니였고 사람을 인격적으로 모욕하면서 보고서를 던지듯이 나에게 주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이었기에 아직 여린 마음으로 벤치에 앉아 펑펑 울었다. 그리고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면서 계획서가 무엇이 부족했는지 돌아보았고 그 교수에 대해 인간적으로는 욕이 나올만 했지만 이런 작은 계획서에도 자신의 이름을 함부로 올리지 않으려고 한 것에 '학자적 양심'이겠지 애써 좋게 생각했다.
나는 단언하건데 국민대가 문제없다고 발표한 김건희의 논문보다 20년 전 우리가 작성한 여행계획서가 훨씬 수준있고 인용도 정확하게 표기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여행계획서와 김건희 논문 통과에 서명을 한 교수는 물론 다른 사람이지만 나는 교수들의 '학자적 양심과 자존심'을 믿었다.
그런데 이건 나의 착각이었나보다. 그래서 나는 20년 전 나에게 온갖 모욕을 준 그 교수가 너무나 원망스럽고 아직도 의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