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죽도록 싫었던 오이지 반찬 나의 어린 시절 모두들 먹고 살기가 힘이 들어서 였을까? 아님, 흔한 것이 오이라서 그랬을까? 오이를 소금 물에 절여 만든 오이지 반찬이 집집마다 밥상 위에 놓여 있는 풍경은 그다지 어색하지 않았다. 그런 오이지를 쓱쓱 썰어 물에 둥둥 띄우고 썰은 파를 조금 얹어 놓거나 썰어 논 오이지를 무명 베 보자기에 쌓아 물기를 꽉 짜서 몇가지 양념으로 버무려 반찬으로 내어 놓으면 찬밥을 물에 말아 한수저 떠 먹기엔 그만이였지. 그런가 하면 무친 양념 오이지는 도시락 반찬으로 유리병에 담겨져 교실 여기 저기에 냄새를 풍겼고 비슷 비슷한 반찬들을 마주하고 먹던 학창 시절 점심 시간 매일 먹는 오이지 반찬이 싫어 몰래 다 버리곤 맛있게 먹었다며 어머니께 건네 던 나의 빈 도시락엔 다음 날도 오이지 반찬이 함께 했다. ㅎㅎㅎ
그런 사실을 모른 채 우리 어머니는 이때 껏 오이지를 담궈 오셨고 어른이 되어서야 비로소 오이지의 참 맛을 알게 되었다. 아빠가 된 내가 맛있다며 먹는 반찬은 모조리 따라 먹는 따라쟁이 우리 달랑 딸 하나 고1년생인 다영이는 오이지 반찬이 맛있다며 킥킥 거리는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그런 딸을 난 물끄러미 바라본다. 우리 어머니,이제는 나이가 드셔 기운이 없다며 그만 사다가 먹자고 하신다. 다행히 어머니 손맛과 비슷한 오이지를 담궈 파는 곳이 있어 요즘은 곧 잘 사다가 반찬으로 만들면 난 아직도 그 때의 비밀을 가슴에 묻은 채 빙그레 웃고 만다. 우리 딸도 나와 같은 비밀을 맘에 담고 사는 건 아닌지........
우리가 사다가 먹는 오이지 맛과 그 동안 담궈 먹었던 맛과 너무 똑같아 이제는 담가 먹는 수고러움을 좀 덜기로 했다. 집집마다 담구는 방식은 다소 차이가 있는 듯 하다. 식초,설탕도 더러 사용 하는 가정도 있다는데 옛 전통방식에 따라 오이지를 절여 담궜다. 요즘 사람들 된장과 고추장 담그는 법은 잘 몰라도 오이지 담그는 방법 쯤은 모두 알고 있는 것 같다. 오이지를 가지런히 담아 낸 항아리에 소금 물을 끓여 붓고 일주일 정도 기다려 그 소금물을 다시 끓여 부은 다음 둥둥 뜨지 않도록 돌로 차곡 차곡 눌러 놓을 것. 그러지 않으면 오이가 익으면서 둥둥 떠다니며 바람이 들어 아작 아작한 맛이 안나며 허연 골마지도 생기게 된다. 냉장고가 없던 우리 조상들은 이렇게 여름 저장 음식으로 오이지를 담구어 여름 한 철 반찬으로 활용하는 지혜를 손색없이 발휘했다. 가끔 음식점에 나오는 오이지 반찬은 사이다와 식초 미량의 엿기름이 사용 되여 들척 지근한 맛을 경험 한 적이있다. 그럴바에야 오이피클을 만들던지.....
잘 익은 오이지는 요렇게 썰어 놓으면 가운데가 뻥~뚤어져 있고 너무 통통하게 예쁜 것보다 약간 자글 자글하고 빗깔이 노오란 색을 띠는 것이 맛있다. 새콤하고 짭짭한 오이지는 이렇게 썰어서 물에 띄우고 먹음직 스럽게 파도 조금 얹어 데코레이션 하면 물 말은 밥이나 카레 밥위에 얹어 먹으면 무더워 지는 여름철 반찬으로 손색이 없다. 더러 고추가루를 조금 넣는 경우도 있다. 이것 말고도 길게 토막 내어 썰어서 그냥 먹기도 하는데.....
한편 오이지를 무쳐서 버무려 먹는 방법은 우선 오이지를 썰어 무명 베 보자기나 양파주머니를 이용하여 꽉 짜서 물기가 없도록 해야 그 씹는 맛이 아작하다. 소금 물기를 꽉 짜기 위해선 반드시 돌로 꾹 눌러서 30분정도의 여유를 주어야 한다. 이 때 주의 할 사항으로 기다림의 지루함은 반드시 http://blog.daum.net/ycy99 님의 블러그를 링크하여 검색하며 댓글을 달아 주는 감성 센스. 물론 갑과 을의 관계를 돈돋이며 짜투리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것.
물이 다 흥건히 베어 나올정도로 짜 졌으면 큰 양푼에 버무려야 하는데 고추가루,다진마늘,참기름.썰은 파,깨소금을 넣고 마구 버무려 준다. 우리 어머니 시집 오실 때 가져 오셨다는 놋 수저가 이제는 닳고 닳아서 얇아 졌는데도 이내 버리지 못하신다. 좋은 수저도 많은데 어쩜 그리도 이 놋 수저로 버무려야 맛이 난단다.
세월의 흔적은 비껴가지 못하고 오이지를 버무리는 우리 어머니의 주름진 손에서 보았다. 어릴 적 그렇게 죽도록 싫었던 오이지가 이제서야 이렇게 맛있어진 걸 보면 그 새 나도 나이를 먹어 가나 보다. 우리 딸도 내 어릴적 투정 부리던 그 나이가 된 걸 보면... 블러그를 시작하면서 대단한 요리 전문가 나셨다며 우리 마눌님 하는말 지금 하는 기자 일 제명 시키라 신다. 연실 카메라를 들이 대는 날 보며 우리 남편 블러그 하다가 이제는 별 일 다 하고 계신다며 우리 여당당 마눌님은 밥 반찬 만들다 말고 영~못 마땅해 한다.
사랑하는 아내여... 어찌 알겠습니까? 늦게 배운 도둑질. 이게 바로 댁과 나와의 차이.... 하늘과 땅차이....ㅎㅎㅎㅎ 네 떡 내 모른다는 옛 속담도 있거늘...ㅋㅋㅋㅋ
어떻게 오셔서... 어디로 가시나요...
The End
빠빠빠 빠빠빠~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다음에 또 만나요~ 헤여지는 마음이야 아쉬웁지만 다음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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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열려라 참깨 원문보기 글쓴이: 피터팬
첫댓글 어릴때부터. 넘 좋아라하는 음식인데여.. ㅋㅋㅋㅋ. 식욕이 되살아나네여 .. 다이어트중인데여...
김영옥 위원님~~ 다이어트 안 하셔도 균형 잡힌 몸매 같으셨는데~?ㅎㅎㅎ
특히 오이지 무침은 아작~아작 맛있어요~~ 더운 날 입맛 없을 때 찬밥에 물 말아서~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