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1958~2008: 51회)
프로와 아마추어에게 참가 기회가 열린 국내 오픈 대회의 시작은 서울CC에서 1958년 9월11일부터 열린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서부터다. 한국프로골프선수권대회가 열린 3개월 뒤에 창설됐는데, 당시만 해도 골프 관련 단체가 결성되지 않아 서울CC 주관으로 진행됐다. 1966년 한국골프협회(현 대한골프협회:KGA의 전신)가 창립되면서 대회를 주관하게 된다.
이 대회는 나흘간 프로 골퍼와 아마추어가 함께 경기를 치러 골프계의 진정한 제왕을 가리는 국내 메이저 대회이자 내셔널타이틀 대회로 여겨진다. 따라서 이 대회 우승이란 대한민국 골퍼로서의 영광이며 명예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1970년(13회)부터 아시아·태평양골프연맹이 아시아의 여러 나라를 순회하면서 펼치는 골프 투어인 ‘아시아골프서키트’를 창설한 후 81년까지 한국오픈은 명실상부한 국제 규모 대회로 치러졌다. 이 시기의 한국오픈은 당시만 하더라도 골프 강국이던 대만 선수들이 휩쓸다시피 했으며 국내에서는 한장상, 김승학이 활약했다.
1982년 매일경제신문사가 아시아골프서키트를 흡수해 매경오픈 겸 아시아골프서키트를 개최한 이후 몇 년간은 국내 대회로 치러졌다. 하지만 1990년 33회 대회부터는 코오롱 상사가 대회의 공동 주최사가 되면서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초청받아 출전하게 된다. 이전까지 아시아권에 머문 대회였다면 이후로는 전 세계 톱 랭커들이 참가하는 대회로 성장했다. 1990, 91년 초청 선수인 미국의 스콧 호크가 2연패를 했으며 그 이후로 닉 팔도, 아담 스콧, 어니 엘스, 레티프 구센 등 세계적인 선수들의 출전이 이어지면서 화제를 낳기도 했다. 이중 세르히오 가르시아(45회), 존 댈리(46회), 비제이 싱(50회)은 월등한 기량으로 우승을 거두면서 세계 정상급 기량을 뽐내기도 했다.
한국오픈이 한국을 대표하는 내셔널타이틀 대회로 성장하게 된 건 스폰서의 후원이 컸다. 1996년(39회)부터 코오롱이 타이틀스폰서로 나서면서 ‘코오롱한국오픈’으로 명칭이 바뀌었다가 지난 2005년 48회부터는 하나은행이 공동 스폰서로 참여하면서 다시 ‘코오롱하나은행한국오픈’으로 불리고 있다. 또한 2007년에는 대회 50주년을 맞아 총상금에서 3억원을 증액한 10억원에 우승 상금 3억원의 초대형 대회로 규모를 키웠다.
지난 1958년부터 대회가 열린 코스는 모두 9곳이다. 서울CC에서는 첫 대회부터 15회까지 연속 개최하는 등 가장 많은 횟수(18번)를 개최했고, 그 뒤를 한양CC 11번, 우정힐스CC 6번, 뉴코리아CC 4번, 태릉CC와 관악CC 3번, 남서울CC 2번이다.
51년 역사의 대회 우승자는 모두 36명이다. 이들을 국가 별로 구분하면 한장상을 비롯한 국내 선수가 20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미국 선수 7명, 대만 6명, 일본 3명이다. 초대 우승자는 당시 주한 미군으로 근무하면서 골퍼로도 활동하던 무어(Moore)로 4라운드 합계 18오버파 306타로 우승했다. 그는 3회 대회까지 거푸 우승하면서 3연패를 달성했다.
대회 최다 우승자는 7승의 한장상이며 7회인 1964년부터 67년까지 4연패 기록도 가지고 있다. 2년 뒤에는 다시 대회 3연패로 7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밖에 2승을 올린 선수는 1980, 81년 대만의 진지명(陣志明), 1982, 86년의 최윤수, 1990, 91년 미국의 스콧 호크, 1996, 99년 우승한 최경주, 1998, 2001년 우승한 김대섭을 포함해 5명이다.
연장전에서 승자가 결정된 건 네 번이다. 첫 번째는 1989년 뉴코리아CC의 32회 대회로 조철상이 3라운드 합계 6언더파 210타로 동타를 기록한 후 신예 양용남을 제치고 타이틀을 획득했다. 두 번째 연장전은 1993년 한양CC에서의 36회 대회로 한영근이 연장 세 번째 홀에서 곽흥수를 이겼다. 4라운드 합계 6언더파 282타를 기록한 후 18번 홀에서 가진 연장 첫 홀에서 둘 다 파를 잡았다. 17번 홀에서 실시된 두 번째 연장전에서도 둘 다 버디를 잡았고, 18번 홀에서 펼쳐진 세 번째 연장전에서는 한영근이 우승했다. 세 번째는 1997년 한양CC의 40회 대회로 김종덕은 최광수와 4라운드 합계 3언더파 285타를 기록한 뒤 연장 승부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네 번째는 2005년 최광수와 아마추어 허원경의 연장 승부였다. 우정힐스에서 열린 48회 대회에서 2언더 282타 동타로 비겼으나 노련함을 앞세운 최광수가 연장 승부에서 이겼다.
역대 대회 중 최대 이변은 1998년 한양CC에서 열린 제41회 대회였다. 당시 17세의 서라벌고 2학년 김대섭이 쟁쟁한 프로들을 제치고 4라운드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것이다. 그는 대회 사상 최초로 아마추어 골퍼의 우승이라는 신기록을 작성했다. 파5, 15번 홀에서 서드 샷한 볼이 홀컵에 빨려 들어가면서 이글을 잡는 등 라운드 내내 갤러리들에게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는 3년 뒤에 아마추어 자격으로 다시 우승하고 프로로 전향한다.
2003년부터는 천안 우정힐스CC에서 꾸준히 개최해오고 있는데 해외 톱 선수들을 초청하면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그해 미국의 장타자 존 댈리와 영국의 여자 장타자 로라 데이비스를 초청해 남녀 장타자 대결을 벌였다(로라 데이비스는 컷 탈락했다). 2004년에는 골프 황태자로 불린 세계 랭킹 2위의 어니 엘스와 나상욱을 초청하기도 했다. 2005년부터는 코스에 난이도를 높였다. 개최 코스인 우정힐스CC위 파5 494야드이던 11번 홀을 파4로 고쳐 운영했다.
대회 50주년을 맞은 2007년은 대대적인 코스 개조에 들어가 파3 16번 홀을 248야드로 길게 늘여 난이도를 높이는 등 국제 대회를 치르는 토너먼트 코스로서의 위상을 갖췄다. 이 대회에서 초청 선수 비제이 싱이 합계 6언더 278타로 양용은을 2타 차로 제치고 대회 50주년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08년에는 타이거 우즈를 이을 유망주로 떠오른 한국계 미국인 앤서니 김과 유럽 골프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부상한 이안 폴터를 초청하는 빅 이벤트를 펼쳤다. 그 결과 토종 장타자인 배상문이 합계 11언더 273타를 기록, 한 타차로 우승했다. 이안 폴터와 앤서니 김이 뒤를 따랐다.
역대 최저 타수 우승 기록은 2002년 스페인의 골프 신동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한양CC에서 세운 23언더 265타다. 18홀 최저타 기록은 2006년 우정힐스에서 열린 49회 대회 둘째날 강지만, 강경남이 세운 8언더 63타이다.
"우정힐스 cc 18번홀 관람석 완비"
제52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가 열리는 천안 우정힐스골프장에 초대형 관전 시설이 설치됐다.
대회마다 18번홀은 우승자가 결정되는 곳이어서 많은 갤러리들이 모여들기 마련인데 한국오픈 타이틀 스폰서 코오롱은 이번 대회를 위해 18번홀 그린 주변에 로열박스를 만들었다.
원래 우정힐스 골프장 18번홀 그린 주변은 40도의 가파른 지형이어서 갤러리들이 경기장 관람석처럼 편안하게 관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이진명(19.캘러웨이), 이시카와 료(일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 화려한 초청선수들이 출전하자 더 많은 갤러리를 수용하기 위해 관전 시설이 만들어졌다.
높이 15m, 폭 15m, 길이 26m, 3층 규모의 이 건물은 1층은 일반 갤러리 관람석으로 운영되며 2층은 에어컨과 식, 음료 서비스를 갖춘 스폰서 전용 공간이다. 3층은 스폰서 공간 및 VIP 관전 시설로 활용돼 총 7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1층에는 갤러리 대상의 식음 판매코너가, 2층과 3층에는 경기관람을 위한 대형 TV와 칵테일 바가 갖춰져 있고 뷔페 서비스도 제공된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면 선수들의 경기 모습은 물론 스코어보드 및 대형 LED 전광판이 바로 보여 축구전용 구장의 로열박스에서 관람하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코오롱 FnC부문 스포츠마케팅팀 강위수 부장은 "한국오픈을 미국 메이저 대회에 견주어 손색이 없는 갤러리 편의시설을 만들고 싶었다"며 "그린 주변의 가파른 경사면 때문에 구조물 설치가 쉽지 않았는데 구조설계 및 안전도 테스트를 거쳤고 매년 재활용 가능한 공법으로 설계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