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가요 최양숙의 <황혼의 엘레지> 첫 가사에 '마로니에 나뭇잎...'이 있죠.
'마로니에'란 나무.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없는 것이어서 검색해 보니 길(?)이 '삼천포'로 빠지네요.
'나무위키'를 참조하자면,
프랑스어: Marronnier
서양칠엽수, 어원적으로 '밤'을 뜻하는 프랑스어 마론과 관련되어 있고,
본래 남유럽에서 재배된 식물로 은행나무, 플라타너스와 함께 가로수, 조경수 등으로 사용되며,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 가로수로 유명하다네요.
한데 우리나라에서는 같은 칠엽수속에 속하는 일본 칠엽수와 혼동을 빚곤 한답니다.
양자는 둘을 그대로 두고 보면 확연히 차이가 나지만, 둘이 다르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같이 칠엽수라고 부르거나, 혹은 마로니에라고 부른다고.
한국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의 이름도 바로 이 마로니에 나무에서 본땄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경성제국대학 시절 일본인 교수가 심은 일본칠엽수.
마로니에공원에서 진짜 마로니에 나무로 확인된 것은 3그루 정도로,
한국에서 마로니에라고 심어진 대부분의 나무는 일본칠엽수라는 겁니다.
한국에서 가장 확실한 마로니에 나무가 있는 곳은 덕수궁.
1913년 네덜란드 공사가 고종에게 선물한 묘목이 자란 한국 1호 마로니에 나무가 심어져 있답니다.
덕수궁 석조전 뒤에 있는 이 거목들은 확인된 수령이 100년을 넘은 노목들인 거죠.
지금은 이곳이 '국립현대미술관'으로 쓰여지지만, 다 역사가 있네요.
고종이 외세의 압박에도 꿋꿋이 나라를 지키려고 위상을 높이려
나라 이름을 <대한제국>이라 칭한 것은 물론,
근대국가의 면모를 높이려 궁의 일부를 개조,
유럽식의 고풍적인 근대미술관을 지어 만방에 보여 주고자 했던 모양입니다.
당시 이왕가(李王家) 미술관으로 지어진 이곳에서 찍은 고종과 가족사진도 있어 흥미로운데,
훗날의 영친왕, 순종, 그리고 아버지 고종과 왕비, 막내딸 덕혜옹주가 나란히 보입니다.
영화 《덕혜옹주》는 권비영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2016년에 개봉한 박해일, 손예진 주연의 픽션이죠.
조선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와 그녀를 지키고자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작가 권비영의 표절 논란과 덕혜옹주의 독립운동 사실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