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나만 생각하는 나를 위한 피의 서사시를 써 내려가는 밤이다. 나이가 들수록 인생은 땅강아지처럼 과거를 파먹고 산다.
징은 원래 가장 오래된 타악기였다. 납작한 놋쇠로 만든 악기이다. 웅장하고 부드러운 남자 배우(이선균)의 목소리처럼 깊은 울림이 있다. 징한 삶을 징으로부터 배운다.원초적인 소리가 가슴에 사무치는 밤이다.
어제는 정말로 기이한 밤이었다. 소주 한 병 벌컥이고 정신과 약 먹고 그냥 기절했다. 비틀스가 그토록 뜨겁게 불렀던 어제(yesterday)가 사라진 기괴한 밤이었다. 하루가 소멸했으므로 난 또 고통의 하루를 차감 받은 것이다. 밤이 사라졌다. 생각을 멈출 수 있다는 건 기적이다. 나에겐 행복이다. 삶에서 고통밖에 없었으므로, 정말 뜨겁게 울다가는 삶이다. 내가 불행함으로 누군가를 다독이기가 힘들다.
징 징 징 징 징한 울림의 밤이다. 날마다 기묘한 밤이다. 퍼덕거리는 심장을 재워야 하는 끝없이 고통스러운 징그럽게 징한 밤이다. 정신과 약 먹고 심장이 파이도록 울고 가는 그런 뜨거운 밤이다. 심장을 파서 버릴수만 있다면 제발 그럴 수만 있다면!!! 제대로 미친 밤이다. 광인 소나타를 치는 그런 밤이다. 뜨거운 여름밤이 싸한 원귀를 몰고 오는 밤이다.
숟가락도 못 들었던 내가 아령을 드는 기적의 밤이다.
난 죽었는데 살아있다는 사실이 슬프다. 4년 전에 죽었다가 부활하는 밤이다. 기적이 거적처럼 느껴지는 밤이다. 찐하게 울고 가는 찐득한 밤이다. 기적의 반대말을 찾다 하루를 보냈다.
무언가가 맛있다는 사실도 즐겁다는 사실도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다. 살아있음이 고통인 밤이다.
세상 사람들은 나의 재능과 재력을 부러워하지만 난 밤마다 피딱지가 베이도록 머릿속을 손톱으로 파는 망한 삶이다. 남편이 마치 메밀밭의 파수꾼처럼 나를 감시하는 그런 악마의 시간이다.
이성적으로 살려고 마음먹은 날, 피 마시고 자책하는 뱀파이어가 되어 본다. 내 뜨거운 삶의 고리를 끊어버리고 싶은 밤이다.
심장을 꺼내 방방마다 보여줄 수 있는 친구! 좌심방, 우심방을 다 보여줄 수 있는 친구가 그립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공부가 되는 새벽, 진정한 학문이란 삶에 관한 바른 이해이다.
코로나 372번 참회하는 마음으로(?) 승정원 기록처럼 올립니다. 나를 위한 피의 고백서! 삶에서 못다한 말들, 그리고 그 누구도 예견하지 못했던 지나간 시대의 비극인 <코로나 일지>. 한번 피해자는 영원한 피해자입니다. 누군가는 기록하고 기억해야할 <상실의 아픔>을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좋은 이웃이 있어서 감사합니다. 너무나 망해 버린 삶, 누군가에겐 희망이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