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3월이 돌아왔습니다.
우리는 아침 일찍 덕풍계곡을 걸어나와 풍곡에서 버스를 타고 호산에 내린다음 ,다시 삼척으로 가는 버스로 갈아탔습니다.
삼척시에는 성내동 성당과 사직동 성당 두군데가 있는데, 우리가 사는 관활권을 사직성당이 갖고 있습니다.우리집에서 이 보다 더 가까운 곳은 바로 태백의 황지성당이나 우리는 규칙을 따르기 위해 그 먼곳 까지 온 것입니다.
사직성당은 작지만 아담합니다.
우리는 성당에 들어가 기도를 한 뒤에 밖으로 나와 바로 사제관으로 들어갔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신부님?"
우리가 인사를 드리자 매우 젊으신 신부님이
"어서 오시오 전 조마태오 신부입니다."
우리가 성당 사무실로 들어가자 신부님이 차 까지 대접해 주십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가요?"
우리는 여기에 찾아온 목적과 우리의 관계에 대하여 소상히 말씀드리며 조언을 구했습니다.
우리의 이야기를 다 듣고 계시던 신부님께서 이렇게 말씀 하십니다.
"정임마누엘씨는 김미옥씨를 사랑합니까?"
"예? 아 예"
너무나 갑작스런 질문이라서 무척 당황하였습니다.
"좋습니다. 김미옥씨는 정임마누엘씨를 사랑합니까?"
"..........녜"
처녀가 부끄러운듯이 조그맣게 대답능 합니다.
"그러면 결혼하면 될께 아닙니까?"
"예?"
네?"
우리 둘은 결혼하면 될께 아닙니까 하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버렸습니다.
"좋습니다. 김미옥씨는 개신교신자인데 천주교로 개종할 의사가 있습니까?"
"네"
"좋습니다. 그러면 성당에 나와서 교리공부를 해야 하는데 집이 멀어 불가능 하고, 그러나 우리 천주교회에서는 이런 일에 제도적 장치가 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제가 집으로 통신교리 책자를 보내 드릴테니 ,열심히 공부하여 답안지를 작성하여 제게 보내주시면 되는 것입니다. 어때요 할 수 있겠어요?"
"네"
"좋습니다."
우리는 조언을 구하러 왔다가 뜻밖의 해결점을 갖고 돌아온 것입니다.
우리들은 마치 부부가 된듯한 느낌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부부행세를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이제까지 8개월동안이나 서로를 범하지 않고 잘 지켜왔는데, 우리는 끝까지 유종의 미를 걷우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으로부터 더 큰 은총을 얻기 위해서 입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