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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체험기(2014.9.3.)
박성태(청주 율량수련원)
힘들다.! 그저 힘들다. 수련을 하면서 호흡이 잘 안되기도 하고 예전의 호흡하던 버릇이 없어지지 않아 호흡 수련이 곤란할 즈음 원장님께 외공수련을 권유하셨다. 외공수련을 병행하면 정적이 호흡 수련만 하는 것 보다 하단전이 단련되어 호흡하기가 더 수월해 질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대학시절 수련할 때 경험이 있어 별 생각 없이 좋다고 말씀드리고 외공수련에 참가하기 시작했다.
그 젊었던 시절 국선도 수련하면서 같이 수련하던 동기들 중에는 다양한 경험을 가진 동기들도 있어서 호흡 수련의 심심함을 뫄한뭐루, 기천문, 검도, 우슈, 정도술 등등의 외공으로 에너지를 발산하는 경험으로 해봐서 국선도 외공은 그저 태극권 정도의 건강체조 비슷한 것으로 생각 했던 것이다.
여럿이 하면 참 재미있고 땀 한번 흘리고 나면 상쾌하기까지 하니까. 여기까지다. 내가 생각했던 국선도 외공의 오해가. 그 시설 외공의 시작은 몸이 최대치로 풀렸고 호흡 수련의 효과를 보던 혈기왕성할 때이던 최상의 시절인 것을..... 지금은 “에구에구” 외공수련이 끝나면 몸에 힘이 하나도 없다. 벌써 지친 것이다. 그 옛날 속리산 아래에서 문장대, 천황봉으로 뛰어다니던 그 몸은 지금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외공 수련 초기에는 흔쾌히 참가한다 하고, 빨리 시작하자고 성화했기에 열심히 참여했다. 몸이 좀 힘들어도 눈치가 보여서.. 이후 업무로 인해 하루 빠지고, 또 하루 빠지기 시작하니 다음 외공수련이 두려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왜냐! 수련을 하루 이틀만 쉬면 몸이 그 고통을 기억하니까 절로 두려워지는 것이다. 역시 나이는 못 속이는가 보다. 외공수련 빠지는 일 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언제 그만둔다고 말씀드려야 할까 눈치를 보게 되었다. 예전처럼 몸을 다시 완벽하게 만든 다음 시작하면 훨씬 더 수월하리라 생각하며 말이다.
외공 준비운동도 힘들고 유연공도 힘들고, 막기, 팔단련, 발차기 등 모든 것이 힘들다. 공방법, 원화법, 화중법, 오공법 순서가 헷갈리고 보법, 손동작도 헷갈린다. 아~ 몹쓸 몸뚱이와 머리를 탓하지만 따지고 보면 수련원 외에는 집에서는 연습이란 걸 안하니까 당연한 결과다.
그러던 중 큰아이의 걸음걸이가 이상하여 병원에 갔더니 척추측만증이 있다고 진단하는 것이다. 요새 아이들이 밖에서 뛰어 노는게 적고 집에서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 그렇다는 것이다. 그전에도 아이들과 같이 국선도 수련을 하면 좋겠다라고 생각하여 아이들에게 얘기해 보았지만 아이들이 좋아할리 없었다. 요새 태권도나 합기도 도장에서는 운동보다도 게임과 아이들 놀이에 초점이 맞춰져서 국선도와 같은 조용한 운동은 애들 기준에는 예외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이들 신체균형이 우선이었기에 다시한번 같이 수련해 보자고 얘기했는데, 이번에는 아이들이 흔쾌히 같이 하겠다는 것
이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아이들 운동을 핑계삼아 꾸준히 외공수련에 참여하면 언젠가는 몸이 기억하고, 호흡수련도 꾸진히 한다면 몸도 풀어질 것이고, 아이들 신체균형도 좋아질 것이고 여러 가지로 괜찮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현재 외공수련을 시작한지 삼개월째이다. 초기에도 힘들었고 중간에는 더 힘들었고, 아직도 힘들지만 꾸준히 외공수련을 하는 중이다. 아이들도 외공수련 이후 자신감 있고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어른들이 잘한다 칭찬해 주시고, 조금씩 조금씩 몸의 자세가 좋아지는 모습이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즐긴다. 몸이 힘든 것도 즐기고, 동작이 헷갈리는 것도 즐기고, 보법이 헷갈리는 것도 즐기고, 그저 즐길 뿐이다. 급한 것도 없다. 그저 열심히 외공수련 하다보면 호흡수련과 마찬가지로 몸이 기억해 줄 것이고, 당연히 발전도 할 것이다. 아이들과 멋진 외공솜씨를 뽐낼 수 있는 그날까지 쭈~~욱 외공수련은 계속될 것이다.
첫댓글 100점 아빠, 90점(?) 남편, 넘 부럽군요 낭중에 아들들이 아빠와 술상 마주할 기회를 만들고 계시네요 아들은 아빠와 술 같이 안한답니다(왠지는 사색해보세요)
또한 본인의 수련 정진모습 찬사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