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9일 세번 째 미국 여행을 떠났다.6월 말 퇴직을 하고,떠나는 여행이라 홀가분하다.
서울역에 1시쯤 도착하여 공항철도를 이용하여 인천 제2국제공항에 도착,이리저리 신청사를 둘러보니 곳곳에 지공거사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공짜 피서를 즐기고 있다.앞으로 나의 모습이리라 생각하니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저녁 7시30분 출발이라 5시간 정도가 남았지만, 체크인을 해 보기로 했다.카운터에 가서 뉴욕 7시30분 출발인데 지금 체크인이 되느냐고 물었더니,비즈니스석이냐고 묻길래 퍼스트 클라스라고 했더니 갑자기 배꼽인사를 하며 전용 웨이팅룸으로 안내를 한다.
일등석의 효력이 발생하고 있었다.음료수가 제공이 되고 출국 수속을 도맡아 해준다.수하물까지 다 챙겨서 처리를 해주더니 이제 출국장에 들어가서 일등석 스카이라운지를 이용하셔도 된다고 한다.우리 부부는 신분상승의 짜릿한 쾌감을 느끼며 스카이라운지로 입장한다.ㅋㅋ
스카이라운지는 호텔 수준의 안락시설과 뷔페를 갖추고 있었다.기내 서비스를 만끽하기 위하여 음식은 되도록 적게 먹고 술만 이것 저것 맛보다가 늘어지게 자고 일어났다.
출국게이트에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건장한 흑형,백형들이 어느 한 사람을 에워싸고 출국장을 프리패스한다.감히 일등석 손님보다 먼저 입장하는 저 넘들이 누군겨?
대한항공 A380 의 면모를 살펴 보자.2층 구조이며 1층 조종석쪽으로 1등석 12석,뒷쪽으로 301석의 이코노미, 2층 전체 94석을 비지니스석으로 꾸며 놓았다
.2층 전체를 비즈니스석으로 설계한 곳은 대한항공뿐이란다.타 항공사는 항공수입을 고려하여 2층도 1/3 정도는 이코노미석으로 설계를 한다고 하는데,조현아가 대한항공 여객상무를 할 때, 타 항공사하고 차별화한다고 고집한거라네.
1등석은 별도의 통로와 비행기 출입문을 이용하게 되고, 기내에 착석하면 그 때부터 승객 한 사람당 1명의 승무원이 배치되며 목적지에 도착할 때 까지 칙사 대접을 받는다
.좌석이나 화장실 등등이 이코노미의 3배 정도로 보면 된다.최고급 샴페인이나 와인,위스키 등이 제공이 되고 미니바까지 있다.
식사또한 양식,한식 선택하면 되고 일등석의 로망이라고 하는 라면도 끓여 준다.나는 라면을 좋아 하지 않아 삼계탕으로 달라고 했지만.
조금 있으니 유럽계로 보이는 은발의 자그만한 영감이 노타이의 정장차림으로 기내로 들어와 우리 오른쪽 앞 창가쪽으로 앉는다.
TV에서 분명히 본 사람이었다.미국 코메디언 같기도 앵커같기도 하고.
화장실에서 기내에서 제공한 편의복으로 갈아 입고 나오면서 그 영감은 자꾸 우리쪽을 본다.나도 그영감을 다시 쳐다 보면서 누구인지 알아 내려고 기억을 더듬었지만 허사였다.내 담당 승무원한테 물어 봤어야 했다.
뒤에 알게 되었지만 그 때 물었어도 둘러댔을 것이다.
저녁 식사로 양식을 주문하고 캐비어를 달라고 했더니 캐비어는 LA 노선에만 제공이 되고, 뉴욕 노선은 같은 급의 다른 요리를 제공한다고 한다.
식사를 마치니 주무실거냐고 물어보더니 화장실에 갔다 오시면 좌석을 침대 모드로 세팅을 해 놓겠다고 한다.한숨 자고 일어나니 어느 새 달려와 필요한 게 있으시냐고 묻는다.이거 임금이 따로 없다.ㅋㅋ.
14여 시간의 비행이 벌써 끝나가고 있다.케네디 공항에 도착했다고 한다.비행 시간이 짧기만 하다.근데 분위기가 이상하다.
1등석 출입구 쪽에 미국 보안요원들이 대기하고 있다.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 우리가 내릴 채비를 하니 담당 승무원이 아직 내리시지 못한다고 한다.
왜 그러냐고 했더니 지금 이 비행기에 유엔 사무 총장이 타고 있다고 한다.총장이 먼저 내리고 그 다음에 우리가 내려야 한다고 한다.
아! 그렇구나.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오 쿠테헤스 였다.근데 사무총장이 우리 나라 방문한다는 뉴스가 없었는데 했더니,비공식 방문이라고 한다.
8월9일 일본 나카사키에서 오전에 평화을 기원하는 모임에 참석하고, 오후에 잠시 들렀다 출국하는 길이라고 한다.수행원들은 어디 있냐고 했더니 2층 비지니스 석에 있다고 한다.
그런데 사무총장보다 먼저 내려야 할 사람이 한 사람 있다고 한다.그게 누구냐고 했더니 미국에 인도하는 범법자라고 한다.ㅋㅋ
진작 사무총장이라고 알려 주었으면 인증샷이라도 찍었을 거 아니냐고 했더니 자기들도 어쩔 수가 없었다고 한다.유엔사무총장은 국가 정상급 예우를 받기 때문에 보안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면서.
마중 나온 아들을 만나고, 우리 셋은 한달 일정으로 미국 동부 및 캐나다 자동차 여행을 시작합니다.
첫댓글 동방불패님!
나는 동방불패가 '동사무소 방위병은 불쌍하여 패지도 않는다'는 준말인줄 알았는데
유엔사무총장과 같은 급의 비행기로 타고 호흡을 나누었다는 수준인줄......
즐거웠나요?
여행기를 연재해 줄 것이지요?
ㅎㅎㅎ! 지기님! 동방불패의 어원을 아시네요.하지만 한자의 東邦不敗 는 제법 심오한 의미가 있습니다.폐가 되지 않는다면,여행했던 미국의 여러 주 및 다른 나라의 문화 차이을 컨셉으로 보따리를 풀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기대가 됩니다.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