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내내 사용했던 옷가지며 용품들을 정리해야 하는 계절이 돌아왔어요. 대한민국은 왜 사계절인지. 계절이 바뀔 때마다 물건들을 넣었다 뺐다 하는 일이 주부들에게는 적지 않은 고통이에요. 그냥 옷장에 쑤셔 넣기만 하나요. 다시 돌아올 겨울에 깨끗하게 쓰려면 날 잡아 닦고 빨고 부지런을 떨어야 해요. 한데 제대로 하고 있는지 늘 의심스럽기도 하고,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막막하기만 해요. 오늘은 겨울 용품의 정리와 수납에 대해 탐구해보도록 해요.
1 손질·보관 편
오랜만에 꺼낸 옷이나 겨울 용품에서 이상기후를 발견했다면 그건 잘못 보관했기 때문이다. 누굴 탓할 필요가 없다. 장롱 속에서 잠자는 시간이 많아지는 물건들이기에 보관이 더욱 중요하다.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수명도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10년을 입거나 써도 새것처럼 깨끗한 상태로 유지하고 싶다면 보관의 달인이 되어야 한다. 특이 옷의 경우 한두 번밖에 입지 않아 깨끗할 때는 그냥 보관할지 세탁 후에 보관할지 고민하기 마련이지만, 아끼는 옷에 곰팡이가 피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면 수납하기 전에 반드시 깔끔하게 손질하는 것은 기본이다.
퍼&모피 퍼는 드라이클리닝을 하면 색이 달라지거나 특유의 윤기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자주 하지 않는 것이 좋고, 폭이 넓은 모피 전용 옷걸이를 사용해 모양을 잘 잡아 보관한다. 보관 전에 거꾸로 들어 가볍게 먼지를 털어내는 것은 기본. 스팀을 쬐면서 빗질하되 털이 난 반대 방향으로 빗질을 해 먼지를 없앤 뒤 모피 전용 커버나 캔버스 원단이나 부직포처럼 통풍이 잘되는 천에 씌워 보관해야 한다. 털이 눌릴 수 있으므로 형태를 잡아주는 두툼한 커버가 좋고, 방습제을 사용하면 모피 자체의 수분까지 빼앗아갈 수 있으므로 피한다.
니트 자주 입는 만큼 보풀이 일어나 금방 낡아 보이는 것이 니트다. 보풀이 생긴 니트는 투명 테이프를 붙이고 들어 올린 다음 가위로 잘라내거나 스팀다리미로 스팀을 충분히 분사한 뒤 보풀 제거기로 보풀을 제거해야 정전기 발생도 막을 수 있다. 니트를 구겨지지 않고 손상 없이 보관하려면 접는 방법이 일정해야 한다. 옷을 바닥에 펼치고 팔 부분을 앞쪽으로 교차시킨 뒤 한지나 습자지를 중간에 끼우는 것이 포인트. 잘 접은 니트는 눌리지 않고 한눈에 보이도록 세로로 세워 보관한다.
가습기 물탱크와 본체 내부에 있는 물을 버리고 천연 세제나 가습기 전용 세제를 넣어 깨끗이 닦은 다음 깨끗한 물로 여러 번 헹구고 마지막에 뜨거운 물을 부어 소독한다. 가습기의 진동자는 먼지나 비눗물이 조금만 묻어도 작동이 안 되거나 소음이 심해진다. 반드시 내장된 전용 솔로 닦고 깨끗한 물로 여러 번 헹군 뒤 통에 남아 있는 습기까지 완전히 건조시킨 다음 비닐에 싸서 박스에 넣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난방 용품 외장이 비닐인 전기장판은 걸레로 물기를 제거한 뒤 발열 코일이 꺾이지 않게 돌돌 말아두고, 온도 조절기는 뽑아 신문지에 만 다음 무거운 물건에 눌리지 않게 보관한다. 전기담요는 솔로 먼지를 털고 결을 고르게 한 후 보통 때와 같이 접어서 커버를 씌워두는데, 수분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으므로 방습제를 넣는 것이 좋다. 쉽게 끄고 켤 수 있어 흔히 사용하는 전기스토브는 외장과 반사판을 청결이 해야 열효율이 높아지므로 깨끗이 닦고, 전선은 연결 부위의 먼지를 제거한 뒤 전선 걸이에 감고 비닐로 전체를 감싸 보관한다. 팬히터는 에어필터를 꺼내 진공청소기나 솔로 털고, 먼지가 많이 끼었을 때는 중성세제나 물로 씻는다. 그늘에서 완전히 말리고 비닐로 씌운 뒤 끈으로 단단히 묶는다.
캐시미어 100% 캐시미어 같은 최고급 소재를 장기간 보관할 때는 깨끗하게 드라이클리닝한 뒤 방충제나 샌들우드 등을 함께 넣어둔다. 캐시미어 의류는 옷걸이에 걸어두면 늘어지므로 습자지를 끼우고 접어서 보관하는 것이 좋으며, 머플러는 실크 주머니에 보관한다.
진행_이채현 기자, 김지영 기자, 이하나 기자 사진_조상철, 이정민
스타일리스트_문지윤(dear@iloveyoutoomuch.net) 어시스트_정지혜/리빙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