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기 쓰다가 골빙 들겠다."
18년 3월31~4월1일

금요일 퇴근후 곧바로 짐싸서 대전으로 향한다
서해안길에 대전이 경유지다 보니 대전으로 가는길에 폴모리님께 얼굴한번 보자고 연락 드렸으나
대전 복합 버스터미널에서 태안으로 가는 버스 시간에 쫒겨 겨우 폴모리님과 얼굴만 보고 태안으로 향하게 된다.
폴모리님 고맙구요 시간이 넉넉한날 다시 한번 들리도록 하겠습니다.
태안에 도착하니 노송님께서 저보다 30분 가량 일찍 도착 하셨어 버스 터미널에서 기다리고 계셨고
지난구간에 그만둔 곳으로 갈까하다가 서해안의 물때 시간이 만조시간이라 인근 여관에서 조금 기다렸다가 출발 하기로
한다.

진행경로

지난 구간에 도착하니 토요일 새벽 2시 넘었다. 새벽 바람은 조금 차갑고 오늘 일정을 이렇게 시작하게 된다.
내일(4,1일) 노송님 생신이라 가족분들과 점심 식사를 하신다고 첫버스로 올라가야 할것 같아
이번구간은 100km만 진행하기로 한다.
해안가로 밤새내린 이슬이 렌턴 불빛에 반사되어 은색으로 반짝이며 신발 끝으로 축축함이 전해진다.
어두운밤 보름달이 주위를 환하게 비추고, 바다는 너무 고요하니 잔잔한 호수같은 모습, 이런날은 운치도 그만이니
렌턴 불빛없이 걸어가보기로 한다. 노송님은 렌턴 없이는 못 간다고 ...
다음 인공위성 자료를 보면서 해안길과 가장 가까운곳을 택해서 길찾아 간다.

근흥면 도황리 어느 민가 담벼락은 막걸리병으로 꾸며 놓았다.
이집은 막걸리병들이 철통 경계로 지키고 있으며
해안가를 지나는 동안 멀리서 개짖는 소리는 듣기싫을 정도로 들린다.

가야할곳 해안선 어느마을의 불빛과 보름달이 길을 밝히는 모습에 봄밤은 이렇게 무르익는구나 하며
언제나처럼 노송님과 농담을 주고 받는다.
심심하니 제가 주로 노송님을 놀리며 가죠
모든걸 다받아 주시며 길을 찾아가시고 바위길은 항상 앞장서서 진행 하신다.

태안군 소원면 법산리 마을을 지나며


소원면 송현리 바다와 염전을 가로 지르는 억새풀 제방길 1,3km를 아슬아슬 지나가며 ...
좁은 제방길길이라 자짓하며 어느쪽으로든 굴러 떨어질것 같고 이슬이 내려 축축하게 진행한다.
이곳에서도 노송님은 이슬털이로 먼저 앞장서시고

길찾기는 언제나 노송님이 하시고 저는 가야할 방향만 설정 해드립니다.
대단하시고 존경 스러운 분이죠

제방길도 끝나고 이제 어둠이 가고 날이 훤하게 밝아올 무렵
밀려왔던 바닷물이 보름달과 함께 썰물되어 밀려나간 해안길을 이렇게 걸어가게 된다.

지나온 해안길

지나온 해안길에
옷도 축축하고 신발도 축축하고
어디가서 잠시 몸도 녹일겸 부싯돌로 불 피우고 신발부터 말려야 겠다.

언제나 앞장 서시는 노송님
사진한장 담고나면 해안가 모퉁이를 돌아 가시고

앞의 섬은 화도란 섬인데 물이 빠져 들어가도 될곳
모퉁이 돌아가니 잡초와 소나무가 많이 서있는 제방둑이 보이고 그길을 지나려니 동네 주민 한분이 2층집에서 창문을
열고 우리를 보신듯 그리고 가면 길이 없다고 가지말라며 소리친다.
"괜찮으니 그냥 가겠다 하니"
-소나무가 많아 못간다며 돌아 가라고 -
동네주민 어르신의 충고는 고맙지만, 멀리 돌아가기 싫어서 무시를 하고 가보니
소나무가 제방둑을 제땅인양 점령을 해서 지나가기 곤란하다.
제방둑으로 내려가 물빠진 갯벌을 질퍽이며 진행한다.

인적없는 해안길에 마른 나무가지 주워와 불 피우고 이슬에 젖은 옷과 축축한 신발을 말린다
전어라도 한마리 사들과 왔으면 구워 먹기 딱 좋은데
30분 가량 젖은 신발과 바지를 말리고 나니 다시 뽀송뽀송해진다.
이제 다시 가야지...

송현 방조제를 걸으며
방조제 끝지점에서 직진하면 소원면 모항리 어은돌 해수욕장이 나오지만
해안길에 어떤 진풍경을 보여줄지 모르니 주간에 군부대만 아니라면 무조건 해안길로 가보기로 하고
태안에서 사 가지고온 빵과 우유로 아메리칸 스타일로 아침 한끼 때운다.
버너 코펠들고 와서 라면이라도 끓여 먹으면 좋겠지만 물때 시간을 이리저리 맞추다 보면
잠시라도 앉아 여유를 부릴시간이 없어 늘 시간에 쫓기게 마련이다.

소원면 모항리 염전과 들녁

송현 방조제에서 아침 일출
서해안길에 아침 일출은 언제나 힘이 없어 보인다.

송현 방조제를 지나 곧바로 나타나는 소파 방조제에서 본 해안가 풍경
밤에는 물이 가득했지만 아침이 되니 바다는 땅에게 양보하고 저만치 물러나고 있다.

길가에는 온통 해산물 쓰레기와 생활 쓰레기로 가득하다.
동네 마실나온 분이 뒤따라 오는 모습이 보여 잠시 서성이며 기다렸다가
왜 이렇게 많은 쓰레기를 버리냐 하니 아직 시골이라 그렇다고 미안하다고 하신다.

소원면 파도리 어느 작은 항에서

동네 마실나온 분과 잠시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해안가로 뭐 볼게 없느냐 하니 여기는 볼만한게 없으시단다.
일출도 그렇고 오늘도 열심히 걸음해야 하는구나 이생각만 하면서

서해 아침 일출


소원면 파도리 구모배길 마을을 지나

아름다운 해안선

구모뱃길(파도리) 마을을 지나며
밤에 가득차있던 바닷물이 이른아침에 길을 열어 두었다.
아침 9시무렵에 물은 모두 빠져 나가고 오후 3시무렵에 다시 만조가 된다.
해안가로 길게 나있는 시멘트길은 언제나 편안하고 발걸음도 경쾌해지는 느낌

마을 주민분께 무슨 바위냐 물어보니 특별한 이름은 없다고 하셨고
그분들이야 늘상보는 풍경이니

이름이 있건 없건 아침에 만나는 특별한 바위앞에서서
기분좋게 인증 담고

서해안에서 가장 서해안 스런곳
한겨울이라면 사람 구경하기 힘든곳인데 따뜻한 봄이되니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 서해안이다.

해안가로 진행

아름다운 청년 노송님
제가 붙인 "까스통 할배"
월남 스키 부대 출신이시며 두려움을 모르는 청년이시죠
등산화는 등산화지만 해안길에서는 거의 장화와 같은 용도로 쓰시고

멀리 바다건너 금북정맥의 지령산이 보인다.

바닷물이 많이 빠져나가자 시맨트길로 관광객들이 다니기 시작하고

앞은 가야할 소원면 파도리 통개 해수욕장

파도마을로 가는길에 만나는 어민분들
큰 차에서 가리비 껍질 묶어 놓은것 내려놓는 모습
어느 양식장에서 쓰던걸 다시 가지고 오신듯 하다

통개
해안길에 이곳 통개항까지 찾아 오셨다면 동,남,서해안중에서 가장 멋진곳을 찾아봐야 할것 같다.
수족관에는 주꾸미가 양파 자루에 담겨 꼬물거리고 있고
이곳 통개항부터 어은돌 해수욕장까지 10km 동,남,서해에서 가장 멋진곳을 지나게 된다.

통개항에서 본 일출

물이 지나간 자리에 바지락 케시는 아주머니들
앞서가신 할머니께"할매 안녕하세요 저기 보이는 바위 이름이 뭐죠"
-황새바위-라고 하셨고
"황새처럼 안보이는데" 하니
-황새 닮았다고 황새바위란다 그러면서 바구니에 담긴 바지락을 "만원에 사가"라고
"사 드리고 싶지만 가야할길이 너무 멀어 배낭에 넣을 수가 없네요" 하며 지난다.

바지락 케시는 아주머니

노송님께서 황새바위 등정을 위해 가시고


황새바위에 올라가신 노송님.

아주머니는 자연산 굴 작업중

자연산 굴이 지천으로 널려있어 매일같이 작업해도 이렇게 많다고 하신다.
바다가 주는 풍요로움은 끝이 없어 보인다.


앞서가시는 노송님

먼저 나오신 노송님께서 담아주신 제사진
할매분들과 이야기 나누다가 질퍽 거리며 나오는 모습

해안길에 만나는 바위절벽

지나온 해안길

통개항을 지나면서
잠시후 동,남,서해안길중 가장 멋진곳을 지나게 된다.
동해안에서 가장 멋스런곳을 곱으라면
양양 낙산사.
하조대
동해 추암 촛대바위.
경주 양남의 주상절리
울산 대왕암
부산 오륙도가 있으며
남해 통영
고성 해안길과 상족암
서해 아직 갈길이 400km조금더 남았지만 지금 지나고 있는 이길이 가장 멋진곳이라 생각이 든다.
태안군 소원면 파도리

파도리 해안길은 물때 시간이 맞지 않으면 못가는 구간이며
혹시라도 간다해도 물이 들어오는 시간에 찾아간다면 곤란한 지경이 될것 같다.

통개항 방파제를 지나서

노송님 한장 담아 드리고

제사진은 노송님께서 한장 담아 주셨고


갯바위 낚시꾼도 보이고


올라가야할곳은 이렇게 먼저 올라가시고


바닷물이 들어왔다가 나간자리

앞으로 신선바위가 보이고

바닷물이 들와 왔다가 나간자리에 신선바위가 서있고

거대한 바위 사이로 커다란 굴이 뚫려있다.

신선바위 바위굴을 지나며

인증담고

노송님도 인증 담아 드리고



신선바위 굴을 지나며 본격적인 서해안의 갯바위 절경을 구경하게 되는데
서해안의 갯바위는 이곳에 다모여 있는듯하다.

지나온 신선바위와 자갈돌

신선바위를 지나 자갈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파도리 코끼리 바위에 도착하게 된다.

코끼리 바위 근처로 크고 작은 자연동굴이 많이 있고

코끼리 바위
보기에는 작아 보이지만

물때가 맞지 않으면 찾아오지 못할곳인데

먼저 지나가신 노송님.

굴은 이렇게 크고


물이 지나간 자리지만
자연산 김 채취 하시는 분들을 만나게 된다.

지나면 본 코끼리 바위

코끼리 바위옆에 있는 굴에서


코끼리 바위옆에 자리하는 성인 50명 이상 들어갈듯한 용왕굴이 보여 들어 가본다.
월악산 보덕암 인근에 있는 보덕굴과 비슷한 크기의 굴
용왕굴 답게 굴속으로는 서해안에서는 보기힘든 깨끗한 자갈돌들이 깔려있다.

용왕굴을 배경으로

용왕굴에서 본 모습
밤에는 물이 가득했을것 같다.

그외 짜잘한 동굴이 많이 있고

지나온 태안 안흥 방향

코끼리 바위를 지나며

앞서 가시는 노송님도 보이시고
저는 뒷따라 가며 해안가 바위에 붙은 윤기 졸졸 흐르는 김을 따서 먹어보며 걷는다.
자연산 김은 소금기가 있어 씹을 수록 쫄깃하고 감칠맛이 느껴진다.

거대한 바위 아래로는 굴이 많이 보인다.
서해안길에서 다시한번 더 오고 싶은곳이라 가슴에 담아두고

자연산 김을 따시는 분들
라면 끓일때 넣어서 먹으면 둘이 먹다가 둘다 죽어도 모를맛이라한다.
삼겹살에 싸먹어도 좋고


이제부터 갯바위 구간이다.


해안길에 온통 바위만 있으며
질릴 정로로 많이 있다.


올라야 갈 수 있는곳은 모두 올라야 다음 길이 보인다.


오르면 내려와야 하고

앞의섬은 꽃섬

꽃섬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청년 까스통 할배 한장 담아 드리고


저도 한장 담고
해안길에 설악과 같은 바위 군락지가 있다면 바로 이곳일것 같다.
집에 두고온 DSLR 초광각 카메라로 담아야 하는데 아쉬움이 너무 크다.

까스통 할배께서 길 찾으신다고 먼저 진행하며 정찰중

꽃섬
물이 빠져나가는 시간에는 저곳으로 건너가도 되는듯하다.
소라.해삼을 잡으시는 분들이 가슴까지 오는 물장화 신고 건너가는 모습이다
우리도 속옷만 입고 건너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훗날 다시 한번 더오면 그때 들어가보기로 하고





꽃섬으로 건너 가시는 어민 분들이 거의 다 건너간 모습

파도리에서 어은돌 해수욕장까지 10KM중 이제 겨우 3KM 진행
서해안의 숨은 비경이 있다면 바로 이곳이며
가보고 싶으신분들은 물때시간에 맞춰서 가보시기 바랍니다.
동해,남해.서해안중에서 가장 멋진곳이 바로 이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곳이며
물빠진 갯바위에 작은돌을 살며시 들춰 보시면 자연산 해삼이 나오고
반짝 반짝 윤기 흐르는 김
바지락.자연산 홉합까지 ...
물이 들어오는 시간에는 절대 가시면 안됩니다.
첫댓글 신선바위 바위굴 용암굴에서 본 모습 등 멋진 곳이 많네요
신발 젖는 것은 예삿일이 아닌것 같습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대단하시고 멋지십니다
해안길도 어느덧 막바지지만 워낙 돌고돌아 가는길이라 언제 끝날지
가다보면 끝나겠죠
긴시간을 투자하는 시간이라 가면서 많은걸 담아두고 외워보지만 집에오면 까먹게 됩니다.
글 감사드립니다.
군부대만 아니면 좋은 구경 많이하면서 편안하게 걸을덴데



기면서 넘느랴, 체력 소모가 많았는지, 밤에 그님이 찾아와 힘들게 걸었네요,,,
고생 많이 하셨구요, 다음구간에서는 그님이 찾아오지 않았으면,,,
ㅇㅅ 老 松
해안길 바위
다음 구간이 더 기대가 되는건 왜일까요...
준비 단디 하고 가야지요,,, 화성이라는 아름다운
새벽에 만대항 가는길에 얼마나 졸았는지 아무런 기억이 안납니다.
ㅎㅎㅎ 그래도 노선배님 놀리는 재미는 언제나 좋구요
이제 4번 남았는데 기분좋게 함게 하도록해요
선배님 감사드려요
그래도 서해에서 숨은 비경 하나 찾으셔서 호강하셧습니다 ^^
그리고 앉아서 구경 하는 저는 더 호강했구요
저도 자연산 김을 라면에 넣어 먹고 싶네요 ㅎㅎ
수고 많으셧습니다
자연산 김은 윤기가 반지르 하니 씹을 수록 쫄깃 쫄깃
나중에 한번 오시면 좋겠습니다.
정맥길 재미나죠 앞으로 더위에 어떻게 걸음 하실지...
멋진 비경 잘 보고 갑니다..
고생 많으셨구요...
글 감사합니다.
해안길도 막바지에 다다르고 보니 이제 어디로 가야할지
조심스레 여러군데 찾아보게 됩니다.
격려의글 감사드려요
해안후기 나중에 모아서 책 내도 재밌을것 같아요 후기 쓰시느라 정말 골빙 드시겠어요 ㅎㅎ 멋진해안길 즐감합니다 보기는 좋은데 이궁 걍 안할래요 ㅠㅠ
해안길에 많은걸 배우려고 어촌마을을 지나며 여러가지를 엿쭈어 보며 가긴하는데
가야할길이 길다보니 여유가 조금 부족합니다.
여유로운 길이 될무렵 끝날것 같네요 이쁜 세이님과 발걸음 오래도록 기억하겠습니다.
대간길 준비 잘하십시요
멋진길이지만 미끌미끌 갯바위 지는 싫구먼유~~~
고생많았습니다
덕분에 이쁜경치 질봅니다
남은길들도 무탈히 잘건너시길유~~~
바위 재질은 아주 좋구요 미끄럽지 않아요
서해 마지막 발걸음에 누님이 오시면 좋겠구요
지난날 남해대교 아래와,고성 간이 승강장에서 쪽잠 잊을 수 없습니다.
서해안에 이런 별천지가 있네요
가시는 노송님과 방장님은 힘드시겠지만 보는 사람은 눈 호강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언제 한번 꼭 가보고 싶은 곳이네요 ㅎ
서해안 마칠 때까지 좋은 비경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서해안에서 가장 멋진곳입니다.
꼭 기억 하셨다가 한번 가보시기 바랍니다.
마창에서 잠시 뵙도록 하구요
아무도가지않은길 대한민국 해안길 처음 도전한다는것이 결코 쉽지않은법인데 이제 탐사역사의 한장을 남기게될 날도 머지않았네요.
서해안 루트는 갯바위가 많고 앞길막는 바위장벽도 많아 체력소모가 타 해안길보다 더 클듯합니다.
어려운 루트였지만 동행자들의 격려. 지원이있어 힘내며 진행할수있었다 생각합니다.
남은구간도 무탈진행바라며 경유지, 잠시지만 만나뵈어 반가웠습니다.
젖은 신발을 신고 다니니 발에 물집이 그칠 날이 없겠군요.
소금기 있는 바닷물은 잘 마르지도 않을텐데....
해안가 암벽은 보는 것 만으로도 위험하다고 느껴지는군요.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