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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7장,
정규호는 아내의 안색이 변하는 것을 보고 수화기를 집어 든다.
“흐흐흑!..........”
형수의 울음소리가 수화기 선을 타고 넘어온다.
“형수님!
무슨 일이십니까?“
”아, 서방님!
어머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성지연의 울음소리와 섞여져 드리는 음성이다.
“뭐라고요?
형수,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서방님!
빨리 오세요.
여기 병원이에요.“
정규호는 급하게 일어나 옷을 대충 입고는 아내와 함께 병원으로 간다.
진아는 믿을 수가 없다.
어제 어머님께서는 기분이 좋으시고 드시는 것도 다른 날보다 더 많이 드시면서 원중이를 안아주시며 많은 시간을 기분 좋게 보내셨던 것이다.
서길자는 잠을 자듯 세상을 하직한다.
평소처럼 성지연이 새벽 네 시가 넘어가는 것을 보고 어머님이 주무시는 방으로 들어가 시어머님의 상태를 보다가 소스라치게 놀라 급하게 병원으로 왔지만 이미 운명을 하신 뒤였다.
자식들이 아무도 어머님의 운명을 지켜드리지 못한 것에 대해서 다들 넋을 잃고 할 말을 잊는다.
“어머님!
어떻게 그렇게 말씀 한마디도 없으시고 홀로 그렇게 떠나실 수가 있습니까?
어머님! 저희들에게 조금만 더 시간을 주시지 않으시고요.“
성지연의 흐느낌은 모든 사람들이 마음을 더욱 애통하게 하고 그렇게 홀로 훌쩍 떠나신 고인에 대한 추모의 정을 깊게 한다.
시아버님께서 떠나시고 팔 개월이 되지 않으셨는데 그렇게 급하게 남편의 뒤를 따라서 떠나신 시어
머님이시다.
아무리 애통하고 슬프다고 해도 이미 한 번 떠나신 어른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고 다시는 만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당한 어머니의 죽음에 모든 자식들은 그저 어안이 벙벙할 뿐이고 마치 제대로 모시지 못한 것 같아 너 나 없이 죄인의 심정이 되어 문상객들을 대하는 태도가 더욱 낮아질 뿐이다.
시간은 흘러 삼우제가 지나간다.
성지연은 삼우제는 지내고 나서 텅 비어버린 집안을 둘러본다.
시부모님께서 계시지 않은 집안은 마치 아무도 없이 텅 빈 듯한 공허감을 안겨주면서 모든 것들이 낯설기만 하다.
“어머님!”
오늘도 성지연은 시어머님이 기거하시던 방으로 들어가 모든 것들을 살펴보며 시부모님들의 흔적이 아직도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을 본다.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아무것도 손을 대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시어머님께서 아버님의 흔적을 치우는 것을 싫어하셨기에 생전의 모습 그대로 간직하시며 짧은 시간을 홀로 그렇게 쓰셨던 방이다.
이제는 모든 것을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방을 둘러본다.
생전에 참으로 깔끔하셨던 어머님의 성품대로 모든 물건들이 제 자리에 반듯하게 놓여 있는 것을 본다.
어느 것 하나 흐트러짐이 없이 반듯하게 놓여 있는 것을 보며 성지연은 잠시 자신을 되돌아보며 반성을 한다.
휴대폰이 울린다.
동서인 진아의 번호가 뜬다.
“형님!”
“그래, 자넨가?”
“지금 뭐하시고 계세요?”
“그냥...........잠시 어머님 방에 들어와 있지.”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저도 아직은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
아직도 형님 댁에 들어서면 어머님께서 반겨주실 것만 같고............“
“그래, 아마 우리 모두 당분간 많이 힘들겠지.
허지만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일이니 슬픔에서 빨리 벗어나는 것이 집안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겠지.“
”네, 형님!
오늘 저녁 제 동생 레스토랑에서 함께 식사를 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것도 기분전환을 위해서 좋겠지.
허지만 모두 시간을 맞출 수가 있을까?“
”형님!
제가 시간을 맞추고 나서 다시 전화를 드리겠습니다.“
진아는 시누이 댁으로 전화를 해서 약속을 받아낸다.
모두 마음이 울적해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 아픈 마음으로 살아갈 수는 없는 일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진희의 레스토랑에 예약을 한다.
그것은 정규호의 생각이기도 하다.
형님이나 형수님은 최선을 다하시며 부모님을 모셔왔다는 것을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어머니의 임종조차 지켜드리지 못한 것이 마치 당신들께서 큰 잘못을 한 것처럼 생각을 하시고 깊은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계시는 형님과 형수님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어떤 계기를 마련해서라도 형님과 형수님의 기분을 새롭게 해 드릴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아내에게 그렇게 하도록 주선을 해보라는 말을 한 정규호는 형제들의 모든 허락을 받아낸 아내의 슬기로움에 마음이 밝아진다.
정규호의 형제들은 편안한 마음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제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일이고 누구나 언젠가는 가야 하는 길이다.
이미 부모님께서는 모든 것을 예상을 하시고 당신들의 사후를 위해서 모든 정리를 해 놓으셨기에 무엇하나도 손을 댈 것이 없다.
“어머님께서 남겨놓으신 명품들을 어떻게 하면 될지............”
“올케!
우리가 지금 누구 한 사람 엄마 물건에 대해서 욕심을 가질 만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해!“
“네!”
“이건 내 생각인데 그 물건들을 처분하면 적지 않은 돈이 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가 서로 그 돈을 나누어보았자 무엇을 하겠는가?”
“................................”
“불우한 시설에 보내주면 어떨까 싶은데?”
“형님!
저도 그런 생각을 잠시 해보았습니다.
그러는 것이 어머님을 위하는 길이 아닐까 하고요.헌데, 동서 생각이 어떤지 알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형님!
저는 형님들께서 하시는 대로 따르겠습니다.“
”우리가 그런다고 해서 자네 생각하고 다른데 무조건 따라올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해!“
“아닙니다.
저도 형님들 생각처럼 그러는 것이 어머님을 위해서 아주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 그럼 작은올케도 찬성을 하는 일이니까 내가 어떤 단체가 좋을지 알아보고 다시 연락을 해 줄게!”
“네!
그렇게 해 주신다면 좋겠습니다.“
남자들은 흐뭇한 마음으로 여자들의 이런 결정을 바라본다.
모든 것은 부모님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성장을 했기에 이루어 질 수 있음을 깨달아가면서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들이 따뜻하다.
진아는 시댁의 이런 분위기가 매우 좋다.
자신도 아이들에게 이런 부모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그들은 서로를 위해서 많은 배려를 하며 큰 슬픔에서 벗어난다.
정규호는 이제 더욱 바빠진다.
윤회장님이 모든 전권을 맡겨놓으시고 거의 간여를 하지 않으신다.
아주 중요한 일이 아니면 회사에 대해서는 일체 간여하지 않으시는 윤회장님의 태도에 많은 귀추가 주목이 되고 있다.
윤회장님의 후계자에 대한 말들이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이제 윤회장이 은퇴하리라는 말들이 나오면서 후계자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나이도 높지만 이제는 모든 것에 기력이 딸리는 윤회장이다.
이제 당신이 물러나신다고 해서 걱정될 것은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다.
벌써 물러나야 했었지만 가정이 불안정한 사람이라는 것을 생각해서 지금까지 미루고 있던 일들이다.
이제 가정적으로나 안정이 된 정규호를 마음에 두고 모든 그룹을 그에게 맡길 계획을 하면서 모든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정규호는 매사에 신중을 기하면서 매스컴의 집중을 받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며 더욱 철저하게 일을 추진해 나가곤 한다.
진아 또한 남편의 그런 입장을 잘 알기에 조그만 언행이라도 조심에 또 조심을 하며 모든 행동에 주의를 기울이며 많은 신경을 쓴다.
다행히 일을 도와주는 아주머니는 입이 상당히 무거운 사람이고 시어머님의 먼 일가벌이 되시는 분이시라 그 어떤 일이든 일체 아는 척도 하지 않고 없는 듯 일을 하는 분이시라 안심이 된다.
자칫 사람을 잘못 쓰게 되면 모든 말들이 집안에서부터 흘러나가고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부부기에 더욱 조심을 한다.
하루가 그렇게 신경을 쓰면서 지내야 하는 때이다.
이제 아들인 원중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야 하는데 진아는 동네에 있는 평범한 일반 어린이집으로 보낸다.
세인들의 주목을 받는 것이 싫고 아이 또한 특별하게 취급을 하면서 키우는 것은 더욱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을 한다.
이제 다섯 살이 되는 원중이지만 하루 종일 집에 있는 것보다는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이 친구들을 사귀며 지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진아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그렇게 바쁘게 생활하고 있는 동안 친정에 대해서는 예전처럼 많은 관심을 갖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별 걱정이 없는 친정이다.
진희와 진숙은 자신들의 사업을 하느라 결혼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지만 진성이는 자신의 뜻대로 외무부에 취업이 되어 출근을 한다.
이제는 아무것도 걱정할 것이 없는 친정이다.
시댁의 일로 해서 진성이가 외무부에 취업이 된 것을 알면서도 제대로 축하도 해 주지 못한 것이 이제 생각이 난다.
그러나 이제는 그 모든 것을 자신이 나서서 일일이 챙겨주지 않아도 진희나 진숙이가 알아서 잘 해내고 있다는 것이 흐뭇한 일이다.
진숙이의 사업은 생각보다 크게 성장을 보이고 있다.
양재동의 이진숙 뷰띠끄 샆에는 언제든지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고 줄을 잇고 있다.
샾의 지점장이 대단한 수완가로서 단골 고객들을 많이 확보를 한다.
송지영은 이제 예전의 모습에서 완전하게 탈피를 하고 사업가로서 숨을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예전에 한 남자의 등 뒤에서 숨어 지내야 했던 여인이 아니라 새로운 모습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해살을 당당하게 마주 하며 매일을 정력적으로 일을 하면서 보내곤 한다.
일을 하는 즐거움이 어떤 것이라는 걸 처음으로 느끼는 송지영이다.
송지영은 뷰띠끄 샾을 두 종류로 분류를 한다.
VIP고객을 위한 이층의 공간과 휴게실 그리고 일반 고객을 위한 일층의 매장을 두고 있다.
처음 일층으로만 시작을 했던 샾이었다.
허나 일반고객과 VIP고객을 함께 맞이할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이층의 세입자인 레스토랑을 내 보내고 그곳을 새롭게 손을 봐서 VIP고객을 위한 전용공간으로 확보를 했다.
그녀의 계산이 적중하면서 상류층의 사모님들을 그곳으로 이끌어 내기에 충분한 역할을 되었다.
송지영은 가끔 아들과 진숙이와 함께 식사를 하곤 한다.
유찬은 어머니의 권유로 다시 어머니의 집으로 합류를 한다.
이젠 아버지가 드나들지 않는 순수한 어머니만의 집이기에 예전처럼 불안한 마음이 아니라 편안하고 아늑한 집이라는 생각으로 어머니와 합류를 하며 가족으로 사업의 파트너로 어머니와 살아간다.
송지영은 그것이 진숙이의 입김이 많이 작용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진숙은 그런 송지영의 마음을 헤아리고 있기에 유찬에게 어머니의 집으로 들어갈 것을 수없이 말을 해주었다.
진숙은 이제 박유찬에 대한 것을 거의 다 알고 있기에 그런 유찬이 엄마가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왔었는지 생각을 하면서 많은 동정을 한다.
당신이 원하지도 않은 삶을 살아오신 송지영이 안쓰럽다는 생각을 하며 지금이라도 그 생활을 과감하게 청산을 하신 것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송지영은 아들이 진숙이를 사랑하는 것으로 본다.
겉으로는 내색을 하지 않고 표현을 안 하고 있지만 아들의 마음은 이진숙이라는 여인뿐임을 알고 있다.
송지영은 그러기에 시간이 날 때마다 셋이서 함께 하는 자리를 자주 만들어 가고 있다.
송지영은 박유찬의 어머니라고 하기엔 너무 세련되고 멋진 여인이다.
마치 누나처럼 보이는 젊음이 아직도 남아 있는 모습이 아름답다.
오늘도 송지영은 멋진 라이브카페를 그들과 함께 가고 있다.
가끔 그런 곳을 즐기며 혼자라도 드나들곤 하는 송지영이다.
이제 아들과 진숙이와 함께 하는 그런 자리가 즐겁고 신나는 일이다.
“우리 이사장은 오늘 패션 감각이 유별나게 뛰어 납니다.”
“그런가요?
저보다는 지점장님의 패션이 훨씬 세련되고 우아합니다.“
“이사장이 자꾸 그렇게 좋게만 봐 주시면 난 하늘 높은 줄도 모르고 잘난 척을 하면 어쩌지?”
“지사장님!
얼마든지 그렇게 하셔도 됩니다.
저희들보다 더 이런 라이브카페도 즐겨 찾으시고 몸도 마음도 아주 젊고 세련되셨지요.“
송지영은 진숙이와 함께 만나는 것이 늘 즐겁다.
별로 말이 많지 않으면서도 상대방을 즐겁게 해주고 마음을 헤아려줄 줄 아는 센스를 가지고 있는 이진숙이다.
“박사장!"
”네!“
박유찬은 어머니를 바라본다.
“이제 두 사람 그만 날짜를 잡는 것이 어떠하신가?”
“네?
날짜라니요?”
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본다.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은 내가 알고 있는 일일세!
이제 사업도 그 정도면 조금은 쉬면서 일을 해도 괜찮을 것일세!“
“어머니!
저희는 아직 결혼을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결혼은 조금 더 있다가 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결코 빠른 결혼을 아니지.
그리고 이사장이 그 공장 건물 오층에서 혼자서 보내야 한다는 것을 박사장은 생각해 보셨는가?
여자 혼자서 아무도 없는 빈 건물에 홀로 남겨진 것을 생각해 보셨는가?“
”...........................“
박유찬은 새삼스럽게 어머니의 말을 듣고 나서 진숙이를 생각해 본다.
남들은 모두 퇴근을 하고 없는 빈 건물이다.
물론 바쁘게 돌아갈 때는 야근도 많이 하고는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 정상적인 업무가 끝나고 나면 모두 퇴근을 하는 건물이다.
비로소 퇴근 후의 진숙이가 홀로 남겨진다는 것을 깨닫는다.
“어떠신가?
이제는 서로 결혼을 하고 나서 함께 일을 해도 되지 않으시겠는가?“
”네!
아직은 결혼을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이제 전적으로 생각을 해보겠습니다.
그러려면 우선 진숙씨 부모님의 허락을 먼저 얻어야 하겠지요.“
진숙은 생각하지도 않았던 결혼문제가 사실인양 진행이 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며 얼굴이 붉어진다.
“저...........아직은 말씀을 드릴 수 있을 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 위로 언니가 아직 결혼을 하지 않고 있는데.........“
“그거야 무슨 상관이요?
서로 짝이 있는 사람이 먼저 하는 것이지 자매끼리 순서가 어디 있소?”
송지영은 별 것이 아니라는 듯 가볍게 말을 한다.
그러나 진숙은 언니인 진희가 결혼을 하지 않은 것이 마음에 걸린다.
자신이 먼저 결혼을 하겠다고 말씀을 드린다는 것이 죄송스럽다는 생각이다.
박유찬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에는 반박할 여지가 없다.
자신도 모르게 박유찬에게로 향하고 있는 마음이 숨길 수 없기 때문이다.
박유찬 또한 자신을 사랑하고 있음도 알고 있는 진숙이다.
사랑하지 않고서는 모든 것을 걸고 사업을 시작할 리도 없다.
그의 어머니까지도 사업에 매달리면서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을 볼 때 남이 아니고 한 가족이라는 끈끈한 유대감이 묻어져 나온다.
“이사장!
우리 오래 뜸들이지 말고 우선 결혼을 합시다.“
송지영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을 한다.
글: 일향 이봉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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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당연하지 않은가
당연히 해야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고맙게 잘보고 있어요~~~
잘 읽었습니다
흥미진진,즐독,아싸 쵝오 항상감사 ~~~므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