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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부랑 말’, ‘양키 말’, 혹은 ‘코쟁이 말’로 통칭(通稱)되어 온 영어는 ‘정말로 배우기 어려운 언어’, ‘이유 없이 무조건적으로 문장들을 외워야만 하는 언어’, ‘예외가 너무 많아 이해하기 쉽지 않는 언어’, ‘글로 보는 능력과 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일치하지 않는 언어’, ‘10년을 배워도 사용할 수 없는 언어’, ‘관용표현이 너무 많아 이해할 수 없는 언어’, ‘나이가 어릴 때 배워야만 하는 언어’, ‘죽을 때까지 문장을 외워야하는 언어’, ‘영어영문학을 전공해도 소용없는 언어’, ‘영어실력의 차가 중학교 때부터 너무 크게 나타나는 언어’, ‘초급, 중급, 그리고 고급 문법으로 나누어 배워야 하는 언어’, ‘어휘․문법․발음․청취․회화․작문․독해 전문 선생이 가르쳐야 하는 언어’, ‘제대로 배우려면 미국에 가서 배워야만 하는 언어’,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사전을 찾아야만 하는 언어’, 그리고 ‘아무리 오랫동안 배워도 미국인보다 언제나 못할 수밖에 없는 언어’이다. |
하지만 이상의 낭설들은 언어가 인간의 군거생활(群居生活)을 가능하게 하는 의사전달(意思傳達)을 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언어의 일반적인 정의와 모순되는 것이다. 거의 모든 학자들이 동의하는 사실은 언어란 기호와 음성을 기초로 한 체계적이며 관습적인 인간의 의사소통 수단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인간이라면 누구나 언어의 삼각관계(기호․음성․의미)를 체계적으로 학습한다면 언어를 쉽게 습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언어의 특성을 먼저 살펴보고 이상의 주장들이 근거 없는 낭설이라는 사실을 밝혀보자.
연구에 의하면, 인간은 대화할 때에 시간당 평균 4,000~5,000 단어를 사용하며, 독서 시에 영어 원어민(native speaker)들은 보통 분당 240~250 단어를 읽고, 대학생들은 자신들의 과제를 처리하기 위해 분당 약 600단어를 읽는다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물론 개인차는 있겠지만, 인간은 약 10만에 가까운 단어를 매일 처리하면서 일상생활을 한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에서 매년 20,000개 이상의 신조어(新造語)가 탄생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혼자 있을 경우에도 텔레비전이나 라디오를 통해 말과 접하고, 신문․잡지․책을 통해 글과 접하며, 심지어 생각이나 꿈속에서도 언어로 대화를 하고 내용을 형상화한다. 따라서 언어를 인간과 분리해 생각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러한 언어는 인간과 동물을 구별해 주는 거의 유일무이한 척도로 알려져 있다.
Even at low levels of intelligence, at pathological levels, we find a command of language that is totally unattainable by an ape that may, in other respects, surpass a human imbecile in problem-solving activity and other adaptive behavior. (Chomsky 1972a: 10)
심지어 낮은 지능 수준, 즉 병리학적인 (문제가 될 정도의 지적) 수준에서도, 우리 인간은 언어 구사 능력을 가지게 되는데, (언어 이외의) 다른 점들에 있어, (예를 들어) 문제 해결활동이나 다른 적응 행동에 있어, 3-7세 정도의 저능 인간을 능가할지도 모르는 유인원조차도 이러한 언어 구사 능력에 대한 도달가능성은 전혀 없다. |
We know that the grammars that are in fact constructed vary only slightly among speakers of the same language, despite wide variations not only in intelligence but also in the conditions under which language is acquired. (Chomsky 1972a: 79)
우리들이 아는 바로는, 사실상 구축된 문법들은, 지능 면에서뿐만 아니라 언어를 습득하는 조건 면에 있어서 상당한 편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일 언어 사용자들 사이에는 단지 근소한 차이만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
Different speakers of the same language, with somewhat different experience and training, nonetheless acquire grammars that are remarkably similar. (Chomsky 1972a: 13)
동일 언어를 사용하는 서로 다른 화자들은, 약간 상이한 경험과 훈련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유사한 문법을 습득한다. |
Chomsky 등을 포함한 생성문법학자들과 생물학자들은 이런 능력을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인간-보편적(human-universal)이고 오로지 인간만 가질 수 있는 인간-특유의(human-specific) 언어능력(language faculty)이라고 부른다. 달리말하자면, 인간이라면 누구나 다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인간-보편적이고 인간-특유의 언어능력에 관련된 모든 문법규칙이 빠짐없이 습득되는 것이 아니라, 일부는 태어날 때 가지고 태어나는 생득적 능력(生得的能力: innate faculty)인 것으로 두뇌 속에 구축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러한 구상이 생성문법학자(generative grammarian)들 사이에 합치되는 견해이다. 인간의 언어능력을 위해 필요한 인간의 재능은 아마도 두뇌 속에 언어 (관장 신체) 기관(language organ)의 형태로 생득적인 상태로 존재한다고 믿을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있고, 이런 재능을 보편문법(universal grammar: UG) 혹은 언어습득장치(Language Acquisition Device: LAD)라고 부른다.
적어도 일정량의 언어가 내재적으로 구축되어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논거, 즉 UG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다섯 가지로 제시될 수 있다. 첫째, 무한체계(infinite system)이다. 언어규칙과 같은 무한생성체계(infinitely productive system)는 논리적 관점에서 볼 때 학습될 수도 습득될 수도 없는(unlearnable and unacquirable) 것이라는 사실이다. 의식적 지식(conscious knowledge)은 학습되는(learned) 것이며, 잠재의식적 지식(subconscious knowledge)은 습득되는(acquired)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우리 모두가 우리 두뇌에 그러한 무한 체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를 학습할 수 없기 때문에, 인간언어능력은 내재적으로 구축되어 있다는 것은 사실임에 틀림없다. 이 논거는 Marantz(1984)가 제시한 것이다. 인간언어능력은 무한생성체계이므로, 여러분은 여러분이 전에 결코 들어보거나 말해 본 적이 없는 문장들을 생성하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무한성(infinite quality)의 예는 S→NP+VP, VP→V+S, S→NP+VP . . .라는 구구조규칙(phrase structure rule)으로 표시되는 회귀성[반복성](recursion)이다.
둘째, 원어민은 자료가 부족한데도 불구하고 직관(直觀)적으로 적형(well- formed)과 부적형(ill-formed)을 판단해 낼 수 있는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논거를 ‘UG를 뒷받침하는 자료의 과소결정논거(underdetermination of the data argument for UG)’라고 부른다. 생성문법학자가 사용하는 직관(直觀: intuition)이라는 용어는, 생성문법(generative grammar) 이외의 영역에서 사용하는 추측과 운(guesses and luck)과 관련된 것으로 연상되는 용어가 아니라, 잠재의식적 지식(subconscious knowledge)을 사용한다는 의미를 지닌 용어이다. 달리 말하자면, 원어민의 직관(native speakers' intuition)은 적형성과 구조에 관한 무의식적인 지식(unconscious knowledge about well-formedness and structure)이다. 개별언어에서의 적형성과 문장의 구조를 결정하는 것은 한편으로는 언어보편원리(language- universal principle)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개별언어에 특유한 특성(language-specific property)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접근방식을 원리와 매개변인(Principles and Parameters: : P&P) 접근법이라고 부른다.
셋째, 어른의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어린이들은 언어를 구사할 때 불규칙 변화형인 wrote나 went 대신에 *writed나 *goed를 사용하기를 고집하는 비문법적 발화에 대한 수정거부속성(disinclination to correct ungrammatical utterances)을 보인다는 것도 또한 UG를 뒷받침하는 논거라고 할 수 있다. 어린이들은 스스로 규칙을 세워가며 언어를 습득한다는 사실을 다음의 예문에서 나타나는 어린이 언어의 오류 수정 거부 과정을 통해 확인해 보자.
(1)
adult: Where is that big piece of paper I gave you yesterday? child: Remember? I writed on it. adult: Oh that's right, don't you have any paper down here, buddy? |
(2)
child: Want other one spoon? adult: You mean, you want the other spoon. child: Yes, I want other one spoon, please Daddy. adult: Can you say “the other spoon”? child: Other ... one ... spoon adult: Say “other”. child: other adult: “spoon” child: spoon adult; “other ... spoon” child: other ... spoon. Now give me other one spoon. |
(3)
child : My teacher holded the baby rabbits and we patted them. adult : Did you say your teacher held the baby rabbits? child : Yes. adult : What did you say she did? child : She holded the baby rabbits and we patted them. adult : Did you say she held them tightly? child : No. She holded them loosely. |
(4)
child : Nobody don't like me. mother : No, say “Nobody likes me.” child : Nobody don't like me. (같은 대화가 여덟 번이나 반복됨) mother : Now, listen carefully, say “Nobody likes me.” child : Oh, nobody don't likes me. |
(1-4)의 자료를 통해 볼 때, 어린이는 어른이 틀린 문법을 고쳐 주려 해도 자신의 문법을 고치지 않고 자신의 문법을 고집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오류문법은 한동안 지속되다가 결국 어린아이 스스로가 바르게 수정한다.
넷째, 생득적 언어능력(innate language faculty)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논거는 세계의 모든 언어들이 주어(subject)와 술어(predicate)라는 어떤 특성들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인데, 이러한 특성들은 언어의 보편소(universal of Language)라고 불린다. UG를 가정하는데 있어, 이러한 언어 보편소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방법일 것이다. 보편소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모든 인간 언어 사용자들이 언어 문법을 구축하는데 있어 동일한 생득적 자료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유사한 특성을 공유하는 것 이외에도, 어린이들이 인간언어능력을 습득하는 방법에 있어 범언어적으로(cross-linguistically) 일정량이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어린이들의 문화적 배경이 무엇이든지 관계없이, 어린이들이 자국의 언어를 습득할 때, 동일한 단계들(the same stages)을 경험하고 동일한 실수들(the same mistakes)을 저지른다는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UG를 지지하는 많은 생물학적인 논거들(biological arguments)이 있다. 언어는 인간에 특유하고(human-specific) 인간에 보편적(human-universal; pervasive across the human species)이다. 달리 말하자면, 모든 인간은, 어떤 종류의 신체적 손상(physical impairment)이 없다면, 인간언어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사실은 인간언어능력이란 유전적으로 부여되는 본능(genetically endowed instinct)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또한, 신경언어학자(neurolinguist)의 연구에서, 인간 두뇌의 특정 부분이 인간에 특유한 언어 기능(specific linguistic function)과 연계되어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이상의 UG가 생득적이라는 것을 어린이들의 언어습득과정을 통해 살펴보자. 어린이들은 일반적으로 자신들의 최초의 인식 가능한 단어 ― 예를 들어 Mama 혹은 Dada ― 를 생후 12개월 무렵에 만들어 낸다. 대략 향후 6개월 동안, 문법적 발전이 이루어진다는 명백한 증거는 거의 없지만, 어린이가 생성하는 어휘 수는 대체로 매월 약 3단어씩 늘어나, 결국 생후 18개월에 대략 20개의 단어에 도달한다. 이러한 한 단어 습득[발화]기(one-word stage) 동안 내내, 어린이들의 발화들은 하나하나 분리되어 발화되는 단일 단어들로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어린이가 사과를 집기 위하여 손을 뻗을 때 Apple이라고, 자신의 어머니 무릎 위에 오르기를 원할 때 Up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 단어 습득[발화]기 동안에, 어린이들이 굴절형[활용형](inflectional form)들을 생산적으로 사용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어린이들은 명사에 복수 어미 -s를, 동사에 과거 시제 어미 -d를 붙이지 못한다. 두 단어와 세 단어 발화를 형성하기 위하여 단어들을 생산적으로 결합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본다면, 문법을 습득한다는 증거가 전무하다. 생후 18개월 무렵이 되면, 문법을 습득한다는 최초의 증거를 찾아낼 수 있다: 어린이들은 굴절형[활용형]들을 생산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단수형인 doggy와 더불어 doggies같은 복수 명사를 사용하기도 하고, 비굴절 동사형인 go와 더불어 going같은 분사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Want Teddy, Eating cookie, Dolly go bed등과 같은 그러한 초보적인 두 단어와 세 단어로 구성된 발화를 만들기 시작한다. 이 시점부터 계속하여, 문법 발전이 급속하게 확장되어 약 30개월 무렵이 되면, 물론 어형적 실수나 통사적 실수가 가끔 나타나기는 하지만(eg. We goed there with Daddy, What we can do?), 어린이들은 대체로 영어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굴절과 핵심 문법 구조들을 습득하여 Where's Mummy gone? What's Daddy doing? Can we go to the zoo, Daddy? 등과 같은 성인들이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문장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
이상의 생성 문법은 플라톤의 문제(Plato's Problem) ― 우리 인간은 어떻게 하여 그토록 거의 경험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토록 많은 것을 아는가?(How do we come to have so much knowledge for so little experience?) ― 해결에 기여한다. 달리 말하자면, 인간은 생득적 언어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것이 언제나 놀라운 속도로 모국어 습득이 이루어지는 것에 대한 설명을 제공할 수 있다.
생성 문법은 오웰의 문제(Orwell's Problem) ― 우리 인간은 어떻게 하여 많은 경험에도 불구하고 그토록 보잘것없는 지식밖에 가지지 못하게 될까?(How do we come to have so little knowledge for so much experience?) ― 해결에도 간접적으로 기여한다. 오웰의 문제는 우리가 후천적으로 습득하는 능력 또는 지식에 관한 것이다. 모국어 습득의 놀라운 속도와 달리, 외국어 습득에 있어서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속도가 부진한 것이 보통이라는 일반적인 현상에 대한 설명을 간접적으로 제공해 준다. 하지만, “어휘부만 제외하면, 모든 인간의 언어는 단지 하나일 뿐이다(There is only one human language, apart from the lexicon.)”라는 Chomsky(1991)의 말은 외국어 학습 시 반드시 명심해야할 금언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생성문법은 데카르트의 문제(Descartes' Problem) ― 우리는 어떻게 하여 그 정도로 자발적인/ 창의적인 방식으로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가?(How can we use language in such a spontaneous/ creative way?) ― 해결에 대한 단서 정도는 제공해 준다.
언어 습득에 관한 많은 연구는 생득성 가설에 대한 경험적 뒷받침을 제공한다. 이러한 연구에서 시사하는 바는 통사습득을 위한 결정적시기(critical period for the acquisition of syntax)가 있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사춘기(puberty) 이전에 특정 언어를 배우는 어린이들은 대개 그 언어에 대한 원어민적인 언어능력(native competence)에 도달할 수 있는 반면에, 9세나 10세 이후에 제1언어나 제2언어를 습득하는 어린이들은 원어민과 유사한 통사적 언어능력(native-like syntactic competence)에 도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사춘기 이후에 있어서의 바람직한 언어능력 달성의 방식은 잠재의식적 지식의 습득(acquisition)은 포기하고,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언어학 이론에 바탕을 둔 의식적 지식(conscious knowledge)의 학습(learning) 위주로 이루어져야만 한다는 것은 당연한 결론일 것이다. 따라서 사춘기 이후에 외국어를 학습할 경우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모국어에 대한 언어보편원리를 바탕으로 학습하고자 하는 외국어의 특유한 특성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Chomsky(1997)는 ‘언어는 완벽한 체계이다(Language is a perfect system)’라고 주장하면서, 모든 어휘는 소리와 의미의 짝을 이루며, 모든 언어구조는 어순을 기초로 완벽한 언어체계를 이루고 있다고 가정한다. 따라서 완벽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구조와 현상을 완벽한 체계에 맞도록 설명하는 것을 언어학의 과제로 삼고 있다. 달리 말하자면, 언어는 완벽하게 규칙 적용을 받는 체계(a perfectly rule-governed system)라고 말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을 가진 인간의 언어는 단 한마디로 그 정체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규칙의 지배를 받는 하나의 체계로서 의사소통의 수단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누구나 동의한다. 인간 언어의 이러한 규칙 체계를 과학적인 관점(scientific perspective)에서 접근하는 방식이 바로 언어학(linguistics)이다. 언어학이란 언어를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언어학이란 용어는 19세기가 되어서야 비로소 사용되기 시작하였으며, 과학적인 방법으로 연구하는 학문으로 자리 잡은 시기는 20세기이었다. 과학(science)이란 연구를 위한 특정의 방법론, 즉 과학적 방법(scientific methodology)을 일컫는다. 과학적 방법의 과정은 다음과 같다.
자료를 관찰(Observing data) ⇨ 가설을 수립(Formulating a hypothesis) ⇨ 가설을 시험(Testing the hypothesis) ⇨ 수정(Revision) 및 재시험(Testing again) ⇨ 규칙(Rule) |
이러한 과학적 언어 연구방법을 문법에 적용시켜보면 다음과 같다. 언어학자들은 자신들이 연구하는 언어에 관한 자료를 관찰하는 것으로 작업을 시작하여, 자료 내에 있는 일정한 유형에 관해 일반화를 만들고, 예측할 수 있는 가설을 만들어, 추가적인 통사자료에 가설들이 반하는 것인지 시험을 하여, 확인과 수정을 거친 다음에 얻게 된 가설들을 규칙(rules)이라 칭하고, 특정 언어를 기술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규칙들의 집합을 문법(grammar)이라고 부른다.
문법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Chomsky(1965)는 자신의 Aspects of the Theory of Syntax라는 제목을 가진 책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언어를 이해하기 위한 최초의 단계는 특정 언어에 대해 상세하게 공식화(formulation)하는 것으로, 이를 문법이라 하고, 문법이란 특정 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인 원어민(native speaker)이 유창하게 말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그 사람의 언어능력에 관한 모형(model of linguistic abilities)이다. 언어능력(competence)이란 유창한 원어민이 자신의 언어에 관해 지니고 있는 지식(the fluent native speaker's knowledge of his language)이다. 언어수행(performance)은 언어능력과 대조적인 것으로 구체적 상황에 있어 실제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언어능력에는 두 가지 영역이 있는데, 우리들이 문장들을 사용하고 해석하는데 있어서의 배경 지식과 개개인의 믿음(background knowledge and personal beliefs in our use and interpretation of sentences)인 화용언어능력(pragmatic competence)과 문법언어능력(grammatical competence)이 그것들이다. 원어민도 아주 빈번하게 언어 수행상의 실수(performance errors: slips of the tongue)를 하게 되는데, 이는 그가 언어를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피로함, 권태, 취중, 약물, 외부적인 정신산란 등등의 갖가지의 언어수행 요인들 탓으로 돌릴 수 있다. |
여기서 말하는 공식화(公式化: formulation)란 언어의 성분(constituent)을 이용해 틀(form)을 짠다는 의미이다. 청․화자의 국적이 무엇이든 혹은 청․화자가 어떤 인종에 속하든 상관없이, 청․화자가 동일한 틀을 지녀야만 의사전달이라는 언어의 목적을 쉽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영어를 모국어 사용자처럼 유창하게 말하고 싶다면, 먼저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이 가지는 영어지식인 언어능력에 관한 모형인 문법, 즉 특정언어의 공식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에 대해 이론(異論)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언어능력의 두 가지 영역 중 한 영역인 화용언어능력이란 우리들이 문장들을 사용하고 해독하는데 있어 우리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믿음, 즉 생각들과 배경지식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에 관한 본문을 읽거나 듣고자 할 때, 생물학과 병리학에 관한 배경지식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과연 그 본문을 이해할 수 있을까? 쉽게 말하자면, 상식이나 전문 지식이 없는 사람이 아무리 한글로 썼다할지라도 상당한 전문성을 요하는 전문 서적들을 읽으면서 바로 모든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까? 그 답변은 분명히 ‘불가능’이라고 나올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부터라도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지식의 학습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언어능력의 두 가지 영역 중 나머지 한 영역인 문법언어능력은 5가지의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통사론(統辭論: syntax)의 예를 들어보자. 단어들을 결합하여 문장들을 형성하는 규칙들만 제대로 안다면, 그 어떤 문장이라도 첫 단어를 보자마자 어떤 단어들이 이어져 나올 것인지를 미리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학습자들에게 문법에 관해 100% 파악을 하는 것이 말하기․읽기․듣기․ 쓰기로 구성되는 언어수행의 출발점이라고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러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 당부할 것이다.
Chomsky가 언어능력과 대조적으로 설정한 언어수행은 구체적 상황 상황들에 있어서 실제로 언어를 사용(actual use of language in concrete situations)하는 것을 나타낸다. 언어수행(言語遂行)을 한자로 풀이하면 ‘언어+ 따를 수 + 쓸 행’으로 구성된 용어로 언어능력에 기초하여 언어를 사용하는 언어행위를 의미한다. 언어수행에 해당하는 performance의 어원을 분석하면, performance는 through(처음부터 끝까지의 통과)의 의미를 가지는 접두사 per, form(틀)의 의미를 가지는 어근 form, 그리고 접미사 -ance로 구성된 단어로 내포는 ‘정해진 틀(form)을 통해 받아들이거나 내어 놓는다’는 의미를 지니며, 그 외연들에는 ‘실행, 수행, 이행, 완수, 언어수행, 업적, 공적, 실적, 성능, 일, 행위, 연기, 연주, 공연, 흥행’ 등이 있다. 틀을 통해 받아들이는 것에는 눈을 통한 읽기(reading)와 귀를 통한 듣기(listening)가 있으며, 틀을 통해 내어놓는 것에는 입을 통한 말하기(speaking)와 손을 통한 쓰기(writing)가 있다.
모든 언어 학습은 ‘틀(form)’의 형성으로 시작해서 ‘틀(form)’을 통해 이루어지므로, “문법은 알고 있지만, 독해가 되지 않는다.”, “문법과 어휘는 알고 있지만, 작문과 회화가 되지 않는다.” 등의 불평들을 말해서도, 그리고 이러한 불평들에 귀 기울여서도, 되지 않을 것이다. 언어에 있어 문법․어휘․독해․작문․발화․청취는 상호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고 단정을 내려도 좋을 것이다. 따라서 필자는 독해 강의를 할 때, 학습자들에게 문법 100점을 받는 것이 독해 수업의 시작이라고 늘 말해왔다.
이상의 Chomsky의 주장에 따르면, 영어를 외국어로 학습하는 우리들은 최초로 문법과 어휘에 관련된 문법언어능력과 배경 지식에 관련된 화용언어능력을 갖추고 나서야 비로소 독해․청취․회화․작문이라는 언어수행이 가능할 것인데도 불구하고, 무조건적으로 독해․청취․회화․작문 연습을 많이 하기만 하면 영어를 유창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기존 학습법의 주장은 대단히 잘못된 주장이라는 것은 당연하다. 달리말하자면, 언어수행에 앞서 문법과 어휘라는 문법언어능력과 배경지식 등의 화용언어능력의 구축이 선행되어야만 하기 때문에,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문장과 text를 사용하는 한국에서의 기존 영어 학습방법은 본말(本末)이 전도된 학습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앞서 언급한 낭설들이 허구(虛構)라는 것을 확인해보자. ‘영어란 정말로 배우기 어려운 언어’는 잘못된 말임에 틀림없다. 지구촌에서 가장 널리 분포된 언어가 배우기 어렵다는 말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일 것이다. 필자는 영어로 미국인들과 영국인들뿐만 아니라 중국인들과 일본인들과 대화를 해 왔으며, 심지어 아랍계 사람들과 영어를 매개 언어로 대화하고 생활한 적도 있었다. 또한 지구상의 거의 모든 학문의 매개 언어가 영어이므로, 영어가 어렵거나 과학적 방법 ― 이성으로 해결될 수 있는 방법,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는 방법― 에 기초하지 않다면, 모든 학문도 어렵거나 비과학적일 것인데, 사람들에 따라서 좋아하고 싫어하고만 차이가 있을 뿐이지, 영어를 뺀 모든 과목은 쉽고 과학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엄청난 모순이다. 만약 위에서 언급한 P&P 이론에 기초하여 한글과 영어라는 개별언어에 특유한 특성, 즉 한글과 영어의 차이점을 제대로 파악해서 영어 학습을 한다면, 한국 사람들에게 있어 영어는 정말로 쉽게 길들일 수 있는 언어이다.
‘이유 없이 무조건적으로 문장들을 외워야만 하는 언어’, ‘나이가 어릴 때 배우지 않으면 배우기 어려운 하는 언어’, ‘죽을 때까지 문장을 외워야하는 언어’라는 것도 낭설(浪說)일 뿐이다. H. H. Stern은 자신의 저서 Perspectives on Second Language Teaching에서, 인간은 출생 후 끊임없이 모국어의 환경에 노출되어서 5세가 되면 LAD를 거의 완성한다고 했다. 그리고 교육이론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인간은 사춘기(思春期: puberty)까지는 기계적 암기(機械的 暗記: rote memory: 이유의 파악 없이 무조건적으로 정보를 습득하는 것)로 부족한 정보를 가능한 많이 채우고, 사춘기 이후에는 합리적 추론(rational reasoning: 이유를 이해하고 정보를 습득하는 것)으로 그 전에 습득한 정보를 정리하면서, 또한 합리적 추론에 기초하여 새로운 정보를 추가로 습득하고 전달한다는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의 사실이다.
그리고 공부는 경험(經驗) 쌓기라고 할 때, 나이가 들면 공부의 능률(能率)이 떨어진다고 말하는 것도 모순이다. 왜냐하면 나이가 들었다는 것은 직․간접 경험을 어린 사람들 보다 더 다양하고 풍부하게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합리적 추론방법과 적절한 장기 기억법을 이용하면 어린 사람들보다 더 쉽게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나이 많은 사람들이 외국어 학습이 어렵다고 말하기보다는, 오히려 자신들이 학습 이외의 것에 지나치게 많이 신경을 씀으로써 학습 집중도가 떨어진다고 말하거나, 사춘기 이후의 필수적인 학습법인 합리적 추론이 아니라 기계적 암기라는 자신의 낡은 학습법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주위에서 우리의 모국어인 한글을 배우는 유아들을 보면, 그들은 이해를 하려는 노력 없이, 다른 것은 모두 무시하고, 아무 걱정도 없이, 거의 5년 동안을 단어나 단문(短文)을 끊임없이 외침으로써 모국어를 무조건적으로 배운다. 그리고 난 뒤 최소한의 언어습득장치를 갖추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상황에 직면하고서 일인다역(一人多役)을 행해야하는 사춘기 이후의 영어 학습자들이 무조건적으로 거의 5년 동안을 영어 단어나 단문(短文)을 끊임없이 외침으로써 5세가량의 미국 어린이의 영어구사능력 정도를 갖기를 여전히 원합니까? 유아들은 5세부터 어떤 표현이 적합한지 따지기 시작한다. 그런데, 영어를 외국어로 10년 이상 배우는 한국 사람들은 여전히 합리적 추론 없이 무조건적으로 영어 문장을 암기한다. 방법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예외가 너무 많아 이해가 되지 않는 언어’라는 말도 궤변일 뿐입니다. 학습의 대상을 현상과 본질로 나누어 파악할 때 현상적인 것과 본질적인 것이 일치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현상과 본질이 상이한 것처럼 보이는 일부의 특정 사례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하다. 쉽게 말하자면, 여러분 주위의 어떤 사람이 어느 날 어느 장소 ― 특정 상황이나 특정 조건 ― 에서 평소 ― 일반적인 경우 혹은 원칙적인 경우 ― 와 달리 보일 때가 있을 것이고, 그런 경우 여러분들은 현상 변화를 유발시킨 이유를 파악하려고 노력을 할 것이고 그 노력에 비례하여 그 현상에 대한 이해도가 증가할 것이다. 영어를 학습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모든 학습자들이 문법 조항의 이유를 파악하는데 매달릴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점이 전문가들을 필요로 하는 이유이고, 영어 교육 전문가인 영어교사(英語敎師)들이 학습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이유를 제공해야한다는 직분을 충실히 이행할 때 학습자들은 보다 더 쉽게 영어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달리말하자면, 필자는 교사의 사명(使命)을 Trailblazer(탐사를 해 나갈 때 흰색 표시를 함으로써 뒤따르는 사람들이 방향을 잃지 않도록 하는 선도자(先導者))로서의 역할에서 찾아야만 하고, 역지사지(易地思之)적 입장에서 교사들 자신들이 학습자 상태에서 겪었던 악순환을 후학들에게 물려주어서는 아니 된다고 생각한다.
‘글로 보는 능력과 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일치하지 않는 언어’이라는 것은 영어뿐만 아니라 한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무엇보다도 특히 성격이 지나치게 내성적이거나 소심하다면 영어뿐만 아니라 한글로도 남들 앞에서 자신의 의사를 잘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눈으로만 익히는 영어 학습이 아니라 신체의 모든 감각을 사용하는 몰입적 영어 학습을 한다면 읽기와 말하기가 동시에 발전할 것이다.
‘10년을 배워도 사용할 수 없는 언어’도 잘못된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text(본문: 本文) 위주의 교육이 이 나라 영어 교육을 망친 주범(主犯) 중 하나이다.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는 한국 학습자들은 text(본문)를 접하게 된다. 약간 저속한 표현을 사용하면, ‘알아야 면장을 하지’라는 말이 있다. 이를 언어 학습에 도입해 보면 Chomsky(1965)의 말처럼 문법이라는 언어능력(言語能力: competence)을 갖추어야 언어수행(言語遂行: performance)이 가능할 것인데도 불구하고, 언어능력을 갖추지 않아 아무 것도 모르는 학습자들에게 언어수행을 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Chomsky는 인간이 언어능력만 갖춘다면, 완벽한 언어수행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영어학(英語學)을 전공해도 소용없는 언어’라는 것도 영어영문학을 가르치는 교수님과 영어선생님들에 대한 모독(冒瀆)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학습자들의 무성의와 불성실로 학습 부진이 나타나는 것을 양심을 버리지 않고 힘겨운 교육현장을 소리 없이 지키는 교수님들과 선생님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비겁한 행위라고 말하고 싶다. 필자가 이 책에서 인용하는 모든 내용은 영어학에서 다루는 내용이지 다른 분야에서 다루는 내용이 아니다.
‘실력의 차가 중학교 때부터 너무 크게 나타나는 언어’라는 말도 부적절한 말이다. 필자는 현장에서 가장 많은 대학생들을 가르쳐 온 사람들 중의 하나이다. 중학생들의 영어실력의 격차가 크다면 대학생들의 경우는 그 격차가 더 심해야만 하겠지만, 강의를 진행하면서 여러 가지 방법의 시험으로 확인해본 바로는 대학생들의 영어능력이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보면, subject라는 간단한 단어에 대한 정의를 모르기는 누구나 마찬가지라는 사실이다.
‘초급․중급․고급 문법으로 나누어 가르쳐야만 하는 언어’라는 말도 낭설일 뿐이다. 영문법은 하나이다. 단지 영문법 책을 집필할 때 단어 사용과 문장의 복잡성의 제한 정도에 따라 편의상 초급․중급․고급 영문법으로 부르는 것이지 문법의 내용이 다른 것은 아니다. 그래서 필자는 중학교 1학년 정도의 국어와 수학 능력만 갖추고 있다면 누구나 모두 영문법(英文法)의 전부를 빠짐없이 파악하고 이용할 수 있다고 학습자들에게 말해왔고 이것이 오류가 아니라는 것을 수많은 학습자들 앞에서 증명해 보여 왔다.
‘어휘․문법․발음․청취․회화․작문․독해 전문 선생이 가르쳐야 하는 언어’라는 말도 사실무근이다. 영어든 한글이든 그 어떤 언어라도 학습의 편의상 여러 갈래의 길로 나누어 둔 것이지 어느 한 분야가 강한 사람이 나오기란 어렵다. 언어 사용자가 일단 언어능력을 갖추기만 하면, 말이든 글이든 구분 없이 언어수행이 가능해진다는 것이 언어학에서 일반적으로 수용되는 이론이다. 왜냐하면 그 어떤 언어라도 문법의 5영역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배우려면 미국에 가야만하는 언어’라는 말을 근거 없이 떠드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필자가 편협한 지방색이나 곰팡이 냄새나는 국수주의(國粹主義)로 무장하고서 이렇게 말하는 것은 아니다. 특정 학습자들의 현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도 못하는 - 그들에게 있어 무엇이 부족하고 그들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방식으로 해야 제대로 학습효과가 나는 지도 모르는 - 미국인이 학습자들을 제대로 가르치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더 쉽게 말하면, 여러분이 우리 국어와 교육이론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상태에서 외국인에게 체계적으로 우리의 모국어인 한글을 가르칠 수 있을까? 그 대답은 분명히 “아니오.”일 것이다. 그리고 오늘날의 정보화 시대, 즉 지구촌 시대에는, 어느 공간에 있든지 상관없이 모든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정보의 양과 질의 차이는 개인의 열의나 노력의 문제이지 공간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어떤 공간에 있든지 성실(誠實)과 겸손(謙遜)함을 잃지 않고 항심(恒心)을 가지고서 학문을 갈고 닦는 사람들이 유치한 요령으로 학습하려는 사람보다 훨씬 발전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당연하다.
‘잘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사전을 찾아야만 하는 언어’도 터무니없는 말일뿐이다. 현대는 정보의 홍수 시대이다. 뿐만 아니라, 영어 사용권에서 대학생이 자신의 과제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분당 600 단어 정도를 해독해야만 하고, 독해 시험은 속독(速讀)을 요하기 때문에, 그리고 영어 문제를 해결하거나 회화를 할 때 사전을 휴대하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영어어휘에 대해 체계적인 어원분석방법을 이용하여 기존에 학습된 것은 반복에 의해 기억을 강화하고 새로운 단어 학습은 기존의 기억에 기초하여 추론해 나간다면 학습의 능률을 몇 백 배는 올릴 수 있을 것이다.
‘배워도 미국인보다 언제나 못할 수밖에 없는 언어’도 약소민족의 상태로 오랫동안 있다 보니 생긴 그릇된 패배주의적이고 사대주의적인 발상의 결과일 뿐이다. 매년 미국의 대학 졸업생들 중 15% 가량이 영어 구사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대학에서 시사 영어 강의를 진행하다 보면 TIME, THE NEW YORK TIMES 등의 언론매체에도 잘못된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그렇다면 미국인과 대등한 수준의 언어 구사능력을 한국 사람들이 가지지 못하는 이유는 영어 학습을 하는데 있어서 투자하는 시간의 양과 질의 문제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달리말하자면, 미국의 대학생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영어를 모국어로 접하고, 그 언어 속에서 성장할 뿐만 아니라, 12학년제의 12년 동안 English라는 이름으로 학교에서 학습하고, 그리고 대학에 들어가서 대개 2년 동안 더 학습하게 된다. 따라서 한국 사람들도 또래의 미국 사람들만큼의 영어 구사 능력을 갖기 원한다면, 그들만큼의 시간을 투자하면 될 것이지만, 문제는 한국 사람들이 14년 이상이라는 많은 시간을 영어에 투자할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학습 방법이 필요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위에서 논의된 낭설은 이제부터라도 흘려보내고, 어떤 공간에서든 효율적 학습으로 검증된 방식으로 성실하게 학습만 한다면, 영어는 여러분들이 쉽게 길들일 수 있는 언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필자는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