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요(禪要=책)에 나오는 고봉화상의 오도송 해석.
원문; 直得虛空이 粉碎하고 大地 平沈하야 物我俱忘이 如鏡照鏡이라.
해석; [곧 허공이 무너지고 대지가 꺼져 사물과 내가 함께 없어진 것이 마치 거울이 거울을 비추는 것과 같았다.] 라고 하였습니다.
고봉화상의 선요는 한국불교 선종의 교과서입니다.
모두 고봉화상의 가르침을 핵심으로 삼고.
고봉화상의 깨침을 본보기로 삼기 때문에,
모든 수행자들은 이분이 얻은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서 밤낮으로 수행합니다.
그러면
우리 화엄선원 도반님들도 이 경지를 얻으셨는지 각자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마치 거울이 거울을 비추는 것 같았다.]
이 글의 의미는, 거울이 거울을 마주 비추면, 앞뒤가 함께 훤하게 보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고개를 뒤로 돌리지 않아도 뒷머리에 눈이 있는 것처럼 앞뒤가 훤하게 다 보인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허공도 부서지고” “대지도 무너졌기” 때문에, (이 세상은 허공과 세상뿐인데) 그 둘이 모두 없는, 마치 거울이 서로 마주한 것처럼, 무한대의 텅빔이 나타난다는 뜻입니다. (거울 두 개가 마주하면 끝이 없이 무한대로 비추기 때문이다)
거울 비유가 너무 적절하다.
무색계선정의 첫 번째 공무변처정의 모습을 완벽히 표현해 내보이는 비유다.
공무변처정(空無邊處定)이란 허공이 무한대로 펼쳐져 끝이 없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