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모발 이야기 세번째 ; 모발의 팽윤과 연화 프로세스 ; 펌제가 모발에 주는 변화
7년 이상 모발과학 강의를 해오면서 수많은 미용인들을 직접 만나면서 미용인들에게 중요하지만 자칫 그냥 지나쳐버리기 쉬운 모발에 관한 이슈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재미있는 모발 이야기 세번째 ; 모발의 팽윤과 연화 프로세스 ; 펌제가 모발에 주는 변화
“ 살롱에서 쓰고있는 펌제에는 어떤 성분이 들었고, 컬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
언젠가 미용 5년차 디자이너에게 “ 컬은 어떻게 만들죠 ? ” 란 질문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디자이너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 퍼머약 1제 바르고 롯드 감고 컬 나오면 2제 바르면 되요...”
맞기는 맞는 답이긴 했지만 왠지 부족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질문은 바꿔서 해보았습니다.
“ 그럼 컬이 안나오면 어떻게 하죠 ? ”
대답하기 약간 주저하던 그 디자이너는 “ 퍼머 다시 하면 되죠 ...”
저는 그 대답을 듣고 매우 아쉬웠습니다. 퍼머하는 동안 일어나는 단계별 프로세스에서 어느 부분이 문제가 있어서 컬이 나오지 않았는가에 대답을 기대했고 그 부분만 수정해서 시술하면 전체적으로 다시 하는 퍼머보다 훨씬 손상이 덜할텐데..라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지난 두 번째 이야기에 이어 케라틴단백질의 아미노산 수준에서 퍼머 프로세스를 정리해보겠습니다.
먼저, 펌제의 구성 성분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펌제에는 적어도 10가지 이상의 물질이 들어있지만 그중 퍼머와 직접 관련있는 물질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펌제는 주로 1제와 2제로 구분되는데 먼저 1제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먼저 “물”입니다. 가장 많이 들어있죠..
“물”은 모발단백질, 즉 케라틴 단백질의 측쇄결합 중 수소결합을 절단합니다. 아시겠지만 셋트 드라이할 때 펌제 없이 물 말기만으로도 컬이 만들어지죠...물이 들어가면 절단되고 이를 말리면 다시 결합해서 그 상태로 유지되는 힘이 바로 측쇄결합으로서 수소결합이죠... “물”이 모발에 들어가게 되면 모발은 물에 의해 약간 팽윤하게 됩니다. 그러나 물 팽윤은 아주 미미해서 모발을 연화시킬 수 있는 환원제가 자기 기능을 할 정도로 팽윤시키지는 못합니다.
두 번째 중요 성분은 바로 “알카리제”입니다.
펌제의 알카리제는 대표적으로 암모니아 또는 모노에탄올아민 등이 사용됩니다. 펌제의 pH는 8 이상 9.6 이하를 주로 사용합니다. 모발은 pH 4.5 -5.5 이고 정상 상태에서는 측쇄결합으로서 이온결합이 절단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런데 알카리제가 모발에 들어가게 되면 케라틴단백질의 측쇄결합 중 이온결합을 절단합니다. “이온결합의 절단” 이 현상이 바로 “팽윤” 현상입니다. 다시말해 “알카리제”는 모발을 “팽윤”시키기 위해 필요한 성분이죠... 아직 연화된 것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죠. 염색제에도 알카리제가 들어가는 이유도 동일합니다. 알카리제가 모발을 팽윤시켜야 색소가 모발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틈이 생기겠죠..마찬가지로 퍼머 역시 충분히 팽윤되어야 퍼머 프로세스에서 가장 중요한 환원제가 자기 일, 즉 연화를 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중요 성분은 “환원제”입니다.
퍼머가 될려면 경단백질인 케라틴단백질이 연단백질의 상태로 몰랑몰랑하게 되어야 컬의 모양을 만들 수 있겠죠.. “연화”의 개념은 양초에 비유하면 잘 이해할 수 있는데, 단단한 상태의 양초는 펌제 도포전 상태, 열에 의해 부드러워진 상태를 “연화”, 부드러워진 양초로 컬을 만드는 것을 “롯드작업” 다시 단단하게 굳혀서 모양을 고정시키는 것을 “2제도포” 에 해당합니다.
펌제에 쓰는 환원제는 바로 펌제의 주성분 치오 또는 시스테인을 말합니다.
이들은 케라틴단백질을 단단한 경단백질의 성질을 만들어주는 측쇄결합으로서 시스틴결합( S-S결합 )을 절단, 단단한 성질을 몰랑몰랑한 상태로 바꿔주는 역할을 하죠..양초에 열을 가하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모발이 몰랑몰랑하게 된 상태로 “연화”상태라고 하죠...이 상태에서 롯드로 모양(컬)을 만들고 모양이 만들어진 상태에서 2제를 도포해서 컬을 고정시키는 것이 바로 퍼머의 기본 원리입니다.
펌제 1제 성분을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물 ; 수소결합 절단 , 1차 팽윤 (불충분 팽윤)
알카리제 : 이온결합 절단 , 2차 팽윤 (충분한 팽윤)
환원제 : 시스틴결합 절단 , 연화
2제 : 시스틴결합 복구, 경화
펌제 2제는 과산화수소 또는 브롬산나트륨을 쓰는데 이들은 한마디로 “경화제”라 보면 됩니다. 1제의 환원제에 의해 연화된 케라틴단백질의 절단된 시스틴 결합을 다시 결합시켜주는 역할을 하죠...
헤어디자이너라면 다 아는 내용이겠지만 그래도 한번 짚고는 넘어가야겠죠. 이를 그림으로 이해한다면 더 잘 이해가 될 것 같아 그림으로도 정리해 보았습니다. - 첨부 사진 참고하세요 -
그럼, 위의 내용을 근거로 몇가지 이슈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1. 펌제를 도포했는데 연화가 잘 안된다면 알카리제의 작용에 문제가 있을까요 아니면 환원제에 문제가 있을까요?
원래 연화작용은 환원제가 하기 때문에 환원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연화가 잘 안되는 이유는 “알카리제”에 있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왜냐하면 알카리제가 충분히 팽윤시키지 못하면 환원제가 자기 일을 잘 못하기 때문이겠죠..
펌제 도포 후 연화가 잘 되지 않을 경우 방치시간을 더 늘인다든지 열을 더 가한다든지 하는 것보다는 보다 안전한 방법으로 펌제의 pH를 높이는 방법이 더 좋은 결과를 나오는 원리입니다. 방치시간을 늘이거나 열을 올리는 방법은 아무래도 모발 손상을 더 주게 되기 때문에 컬력 역시 저하시킬수 있습니다. 반면 알카리제를 강화시켜 연화를 유도하면 상대적으로 훨씬 적은 손상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게 되고 퍼머 후 pH 밸런싱을 통해 다시 모발을 산성화시켜 수축시켜주면 되기 때문에 모발의 영구적인 손상을 피할 수 있습니다. 열에 의한 손상은 영구적인 손상이겠죠.. 살롱에서 쉽게 쓸 수 있는 방법은 셋팅이나 매직할 때 팽윤이 충분치 않으면 셋팅약이나 매직약에 일반펌에 쓰이는 치오 펌제를 조금씩 섞어 쓰게되면 셋팅약이나 매직약의 알카리제가 강화되기 때문에 열을 더 주거나 방치시간을 늘이지 않아도 연화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2. 펌제 2제를 “중화제”라 부르는게 맞을까요?
한마디로 펌제 2제는 중화제라 부르는 관행은 개선되어야 합니다. “중화”란 개념은 알카리화 된 모발은 다시 “산성”으로 되돌리는 역할을 말합니다. 엄밀히 말해 시중에서 쓰는 대부분의 펌제 2제는 중화작용 기능은 미미하고 “경화”하는 기능이 주기능입니다. 알카리제에 의해 팽윤된 모발을 산성화시켜 다시 수축시킬려면 펌제2제로는 불충분하고 별도로 pH 5 이하의 pH 밸런스제를 도포해줘야 모발의 이온결합이 복구됩니다. 저는 펌제 2제를 “중화제”라 칭하는 것보다는 그냥 “2제”라고 부르는 것을 권장합니다. 화학적으로는 “산화제”라고 해야겠지만 염색제의 산화제와 혼동을 일으키니까 “2제”라는 표현이 좋겠습니다.
이야기를 풀어 나가다보니 너무 길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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