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짓것 이정록
강의 너비와 깊이를 만든 건 무자비한 홍수였을 것이다.
흙탕물이 덮쳤던 강바닥으로 흰 새가 난다.
강바닥이 깊을수록 커다란 홍수를 이겨낸 증거다.
삶의 가장 낮은 꼭짓점에 청춘이 있다
툭 차고 올라 새의 날갯짓이 되자 포플러나무의 푸른 춤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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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울면서 너를 바라볼 때 무릎걸음/번역, 뚝/손수건내몰지/덩굴손 떨굴
작은 램프 놀라/환해/어둠을 찾을 수/달맞이꽃도깨비박쥐/조그만 불빛일수록 둥글게 출렁거리지/헛발을/비상구 표지/이름을 부를 수 있을 만큼만
驛之死地 易地思之 속뜻은 이따 교복입지 말고/죽어가는 것에 빛을
모기향 진/방향은직진만파고들기만 삶이 죽기 위해/모기 몇 마리가 신념의 푯대/1 공중부양이/초록 쉼표/남겨서 뭐
나를 이루는 것들 자연산 홍합이나 전복에 곁방사는 작은 것들이 맛을 더해
부끄러운 추억 귀찮은 일 떼어내고 싶은 사람들이 멋을/으깨지며 날
건네지 못한 기억들이/나 둘레가 삶을/껍데기 여드름 자국을 보듬으며
해설 오늘의 아이들, 오늘을 사는 아이들/류수연
학습하는 자
머피의 법칙이 역으로
변화의 한 가운데서 결과를 예측불가가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