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대략적인 일정으로 다 써놨길래,
저는 정밀 묘사 할렵니다. 난 유니크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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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스텔링은 2박 5일 호스텔링이었습니다. 물론 저에게요.
첫째날, 저에게는 일요일이죠. 그날 아침 승재를 보기로 했습니다. 군인답게 아침에 만나더군요.
알고보니 우리동네 바로 옆동네에 있었어요. 생각해보니 거기 특전사부대가 있던게 생각나며,
'아, 거기?' 라는 생각이 든건, 아주아주 나중일이었어요. 미안, 남학우는 버려야 강하게 커.
그렇게 아침 일찍 일어나 우리 아가들을 픽업나갔어요. 광주가 아주 시골이라 아이들이 자칫하면 길을 잃을 수도 있거든요.
엄마차를 빌려서 아이들을 마중나간 뒤, 아이들을 태우고 허접한 운전으로 승재를 만나러 갔어요.
효영아 미안미안. 내가 워낙 사람을 안태우고 다녀서 그런 실수를 해버렸어. 이건 정말 앞으로도 계속 미안할거야. ㅠㅠ
그렇게 우리는 K-1 들고 지키는 특전사부대를 돌파해서(어이어이... -_-) 180도 턴과 함께 주차를(...) 하려다 90도 턴 주차를 하고,
승재를 보러 갔어요.
그냥 잘 살더군요. 군바리얘기 여기서 끝.
그리고 전 중간에 치킨도 못먹고 나와서 과외를 2개 연타로 뛰고, 집으로 돌아갔어요.
라고 말하고 싶은건 제 소망이고요. 과외 2개를 연타로 뛰자마자, 여의도에 있는 재호네 가게로 갔어요.
네, 부답스러우시겠지만, 여기서 여튼간에 차기사장님인 재호님덕분에 버섯불고기샤브샤브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정말 맛있었어요.
그렇게 밤늦게 여의도에서 집에 돌아오자마자 다음날을 위해 푹 잤답니다.
라는건 제 소망일 뿐이고, 바로 카오스를 했어요. 집에 돌아와서 컴퓨터키고 앉자마자 재호의 문자가 오더군요.
카.오.스.하.자.
Re: 응. 방금 집에 왔어.
아, 그렇게 우리의 카오스는 1차를 거쳐 2차까지 간 덕분에 4시인가? 기억도 안나는군요. 그 때에 끝났어요.
그렇게 험난하게 첫째날 1박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둘째날.
10시에 모여서 장을 보기로 했지만, 배속을 달리는 꼬마자동차 붕붕.
아침에 화장실에서 거의 40분을 보냈어요. 덕분에 무진장 늦게 강변에 도착했죠.
가자마자 디카 퓨어플레이트를 붙이고, 장을 보고, 점심을 먹었어요. 놋뒈니야는 쓰레기.
그렇게 시기적절하게 동서울 터미널에 모여서, 시기아슬한 지혜를 끝으로 호스텔링 출발 준비 끝.
일반 요금으로 우등버스를 타고, 삼척으로 향하는 시간은 정말 숙면의 시간이었어요.
역시 우등버스! 굳입니다.
그리고 향한 숙소. 사실 흉가를 넘어선 폐가를 예상하고 있었는데, 초입에서는 그 예상이 맞았다고 생각했어요.
어라? 근데 의외로 괜찮았어요. 냉장고도 있고, 이불도 충분히 준비되어있고, 뜨거운 물도 콸콸 나왔어요.
정말 1000원의 행복이란 이런걸 두고 말하는 것 같아요.
그렇게 절대 예정에 없던, 바다 입수가 진행되었어요. 사실 은석이가 띠꺼워서 은석이만 넣을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전원 입수가 되었어요. 아... 전 정말 必死의 마음가짐으로 버텼는데,
황소 지운양을 잡으러 따라다니다가, 힘을 다 빼버려서 10분'밖에' 못버텼어요.
그리고 돌아와 1층에서 은설양과 단둘이 오붓하게 서로를 그윽하게 바라보며 생산적인(?!) 샤워를 했어요.
느긋하게 아주 느긋하게, 뜨거운 물을 즐기며 샤워를 했죠. 절대 다른일을 해서 그렇게 늦은건 아...아니랍...니다.
그리고 올라간 숙소(2층).
악마의 자식들... 어떻게 우리조인 림이의 부식인 냉면을 홀라당 먹을 수가 있나요?
그거 내가 가장 소중히 아껴두고 싶었던 부식인데... 이 악마의 자식들.
속상한 저는 그대로 악마의 게임을 제안했어요.
그 이름하여 마.피.아.
마피아는 정말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넘처나야만 하는 이 시대의 필요악과 같은 게임이에요.
다들 내켜하지 않았지만, 특히, 성일이와 은석군, 억지로 끌고와서 룰을 설명한 뒤, 게임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인성일 이자식.
처음부터 사기꾼이었던거에요. 마피아가 처음이라더니, 이자식이 아주 제대로 사기를 치는게 아니겠어요?
역시 오래산 사람은 달라요. 덕분에 저와 혁근이는 『앞으로 안볼사이가 됐죠.』
그렇게 밤을 정신없이 새고,(너무 시끄러워서 자던 사람들도 한숨도 못잤을꺼에요. 미안해요.)
바다로 나갔어요. 그러나 이 우매한 민중들은 단지 구름이 꼈다는 이유로, 해는 뜨지 않을거야라는,
자기위안적인 결론을 내려버리곤 후딱 들어가버렸어요. 그렇게 저는 바닷가에 홀로 남았죠.
네, 저는 알고있었습니다. 아무리 제게 여자친구가 없고, 학점을 말아먹고, 모두에게 버려지고, 통장 잔고는 떨어져가고,
기타 등등 아무리 우울하고 슬퍼도,
내일의 해는 뜰꺼라는 것을.
저는 알고 있었던겁니다.
우매한 민중들이 들어가고 대략 40분 뒤.
결국 저를 보고 감동을 받은 해가 붉게 충혈된 눈을 하고는
찬란하게 떠올랐습니다.
아아... 저는 말이지, 느껴버렸단 말입니다. 아아...
그렇게 혼자만의 일출감상이 끝난 뒤, 우매한 민중들이 부족한 잠을 보충하고 있을 숙소로 돌아가,
자랑스레 외쳤습니다.
안들어왔노라, 보았노라, 느꼈노라. 하앍♡ 어흫흫♡
그거슨 일출. 진리의 일출. 웃겨줘요 일출일출.
각설하고, 그렇게 셋째날이 왔습니다.
셋째날은 별거 없습니다.
재밌게 놀고, 재밌게 놀고, 재밌게 놀았습니다.
뭐 몇가지 얘기하자면, 삼척의 촛대바위는 남한산성의 정동쪽에 있다는 것과
소금강이 제가 알기로는 작은 금강, 즉, 小금강(금강산 할 때의 금강), 이라는 점,
-이 말대로라면 해금강은 海금강 이겠죠?
은석이와 혁근이는 변온동물이라는 점,
그리고 성일이는 바다에 가라앉는다는 점이 있겠네요.
그렇게 셋째날은 정신없이 논 기억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오늘 밤에도 광란의 마피아를 하려 했으나,
도중에 야식때문에 끊기고,
저는 갑자기 필름이 끊겨버린 최대의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진우 옆에 잠깐 누웠던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정신차려보니, 아침인 사상 최악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결국 기억의 누락은 주변인들의 증언으로 보충을 했으나, 그 신뢰도가 95퍼센트를 상회하지 못하므로,
매우 답답할 수 밖에 없는 난관에 봉착한 것이죠.
는 개소리고 그냥 처 자서, 아침에 일어났죠.
그리고 셋째날은 저희 환상의 라면과 함께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아아... 이것이 통학인의 라면이다.
그렇게 숙소정리와 함께 정든 해양생활관을 뒤로하고,
죽서루로 향했습니다.
죽서루. 정말 삼척에가서 꼭 한번 봐야할 곳 같더군요.
경치도 장관이거니와, 그 과학적인 건축법과 시원한 바람. 멋진 글들은 도무지 잊혀지지 않습니다.
짧고도 달콤했던 죽서루에서의 시간이 끝난 후, 길건너 동굴 엑스포가 열렸던 동굴 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여기서 암벽등반에 미끄럼틀에 핸드폰 살해사건까지, 역시 몸만 있으면 즐거운 유스인을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호스텔링,
저에겐 참 여러가지 의미가 있었습니다.
제 일정이 아닌 호스텔링이었고,
일정에 별로 신경쓰지 않았던 호스텔링이었고,
촛불의식의 마지막 순서도 해보았습니다.
스턴츠도 망쳐봤습니다.(개인적으로는 가장 슬픕니다만)
그리고 저 혼자만의 일출도 보았고요.
그 하나하나가 저에겐 너무 큰 경험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호스텔링을 다녔지만,(그래봐야 적지만)
모든 순간 하나하나가 큰 경험으로 다가옵니다.
호스텔링이 이러한 배움의 장이기에,
저는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학업보다 더 소중합니다.
바보라고 놀리셔도 할 말은 없습니다.
다만,
학점의 노예가 되기 보다는
남들보다 더 보람찬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
유스호스텔을 사랑합니다. I love Youth Hostel. ♡
PS. 2박 5일 호스텔링의 의미는 이렇게 호스텔링을 갔다오자마자 군대서 휴가나온 친구만나러 가서 또 밤샜기 때문에,
2박 5일이 된거랍니다~ >_ </ 일->월(1박), 화->수(2박), 일~목 줄창 집떠나있었음. 낄낄...
첫댓글 태원이형의 후계자
이얌. 재밌었겠다.~~ㅋㅋ
너 나 1,2학년때 글 쓰던거랑 비슷하게 쓰는거같아
으흐흐... ㄲㄲ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