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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상황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지루하게 느껴지는 지금의 상황이지만
10년쯤 지난 후에 지금을 돌이켜 보면
아마 다들 경제위기의 폭풍이 몰아치던 공포의 시대로 기억할 것입니다.
우리의 기억은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재구성되고
또 그 재구성된 기억들을 바탕으로 현재를 보면
제대로 된 시간 감각을 얻기 힘듭니다.
단, 하루만 책임을 지는 무책임한 신문기사들 속에서
수년 앞을 내다보고 대비한다는 것 자체가 긴 인내심을 요구하는 행위입니다.
한 유명한 리더십 강사는 자신의 책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세상 모든 일이 자신이 예상하는 것보다 두 배 이상의 시간이 걸리고
자신이 예상한 예산보다 두 배 이상의 돈을 필요로 한다‘고 말이죠.
금과 은의 등락, 혹은 주식의 오르내림에 일희일비하지 마시고
큰 그림을 파악하셨으면 파도에 몸을 맡기고
그 파도가 안전한 섬으로 우리를 인도해 줄 것을 믿고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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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의 기본을 잠시 점검해 보겠습니다.
인류는 물물교환 경제를 거쳐 화폐경제로 발전해 왔습니다.
상품은 가치를 지니지만 이 가치는 교화과정에서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내가 내 마음대로 물건의 가격을 매길 수 있는 것이 아니지요.
이처럼 교환과정에서 드러난 상품의 가치를 우리는 교환가치라 칭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품의 가치를 통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대상이 화폐가 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부터 쌀이 이런 역할을 해왔지요.
쌀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주식으로 삼는 식량이며
보관이 용이하고 필요한 양 만큼 쉽게 나눌 수 있기에
오래 전부터 해방 전까지 사실상 서민들의 화폐로 사용이 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쌀은 화폐 대용일 뿐 진정한 의미의 화폐라고 할 수는 없지요.
국가에 의해 하나의 상품이 일반적 등가물의 지위를 갖게 될 때,
그것을 진정한 의미의 상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역사상 그 상품은 화폐로서의 역할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금과 은이 맡아 왔고 금과 은에 기반한 화폐 덕분에
세계경제가 지금처럼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화폐는 상품의 가치를 측정하는 기능 외에
상품을 유통시키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물물교환 경제에서는 발생하지 않는 심각한 문제가 하나 생기게 됩니다.
간단히 말씀드리면 물물교환 경제에서는 판매와 구매가
자연스럽게 균형을 이루는 반면,
화폐 경제에서는 화폐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소비와 공급이
전혀 다른 경제 행위로서 과잉생산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화폐를 중심으로 경제의 규모는 커질 수 있었지만,
생산자들은 정확한 필요 공급량을 예측할 수 없게 되었고
시장은 생산자들의 피터지는 경쟁 구도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지요.
‘자본론’에서 칼 막스는 이러한 화폐경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러한 이유로 인해 화폐경제 속에서는
소비자들보다 생산자들이 더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소비자는 왕’이란 표현이
실제 화폐 경제 속에서 현실로 일어나는 일의 비유적 표현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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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개인적으로 칼 막스가 지적한 생산자들이 겪게 되는 이 어려움이야 말로
자본가들이 신용화폐를 만들게 된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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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부동산 시장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일단 금은본위제 경제 속에서 시장에 유통되는 태환지폐의 양이
늘 일정하다고 가정하겠습니다.
화폐에 대한 사람들의 수요가 일정하다는 전제에서
부동산 사업을 하는 사람들, 특히 건설업자들은
그 사회에 꼭 필요한 양만큼의 부동산만 공급해야 합니다.
따라서 부동산의 가격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적정 가치를
넘어설 수 없습니다.
즉, 투기가 생길 여력이 없지요.
이런 상황에서 안락한 삶을 위해 집을 넓혀갈 사람은 있지만
집을 넓혀간 대신, 현재 살고 있는 집이 시장에 나오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은 늘 일정하게 되고
이런 시장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무리하게 주택 공급을 한 생산자는
과잉생산에 따른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물론 금은본위제라고 해서 정부가 발행하는 태환지폐량이
통화주의자들의 주장처럼 꼭 국가가 보유한 금과 은의 양에 연동될 필요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화폐의 총량이 금은 보유량의 제약을 받기 때문에
항상 소비자가 우위에 서는 상황이 발생하고
자본가들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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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신용화폐 시스템 속에서는 어떨까요?
신용화폐 시스템 속에서 돈은 그 자체로서 가치를 지닌 화폐가 아니라
순전히 교환만을 위한 상품권의 기능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신용화폐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신이 갖고 있는 화폐의 구매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금세 깨닫게 되고
결국 과잉 소비로 이어지게 됩니다.
먹고 입는 것뿐만 아니라 자동차, 집, 주식 등
필요 이상의 소비가 촉진되게 됩니다.
신용화폐 시스템 속에서 ‘소비가 미덕’이 되는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신용화폐 자체가 소비를 위해서 만들어 진 것이고
결과적으로 생산자들, 즉 자본가들의 시장을 키워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신용화폐 자본주의 경제 체제 속에서
공급자들은 과거와 같은 과잉공급에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직 생산력과 생산효율만이 중요해 집니다.
만들어 낸 만큼 과잉소비를 일으키면 되는 것이지요.
결국 불필요한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마케팅이 생겨납니다.
실제로 현대의 경영학은 적정 생산량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오직 효율적 생산과 시장 우위에만 집중하지요.
시장은 홍보와 마케팅에 의해서 확장되거나 아예 새로 만들어 질 수 있으니까요.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욕구를 자극하여 경쟁을 부추기면
신용 카드 등의 각종 금융상품을 통해 그 욕망을 채워줄 돈을 만들어 내면 그만입니다.
그 과정에서 인간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포기하고
'소비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의
'호모 콘스무스(homo consumus, 소비하는 인간)'가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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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부채를 통해서 만들어지는 이 신용팽창 경쟁, 즉 소비의 경쟁 속에
부채의 혜택을 볼 수 있는 노동자들은 경쟁하듯이 뛰어 듭니다.
매년 급여가 오릅니다.
하지만 물가도 오릅니다.
남들보다 하루라도 더 많이 벌어 더 많이 쓰는 것이
부자가 되는 지름길입니다.
사람들은 필요한 것들을 과다하게 채우기 시작하다가
이제 살아가는 데 아무 쓸모없는 것들을 채워가기 시작합니다.
내가 살 것도 아니면서 집을 추가로 구매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시장은 호황이 됩니다.
호황은 불나방들을 더욱 미치게 합니다.
부자가 되었다는 생각,
더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더 많이 벌고 더 많이 쓰기 위해
다른 모든 삶의 가치들은 뒷전이 됩니다.
이러한 부채 게임의 법칙이 모든 사람들의 삶의 원리를 지배하게 되고
이 게임 속의 승리자들이 만든 법칙에 의해 승리자와 패배자가 나눠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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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10시간 15시간도 좋으니 한 살이라도 더 젊었을 때
더 많은 돈을 벌어야 나중에 열대지방의 섬에서 여유롭게 노후를 보낼 수 있습니다.
주식 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들은 자본주의가 주는 달콤한 열매를 맛보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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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닉슨의 불태환 선언으로 게임의 법칙은 완전히 바뀌었으며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화폐는 언제든 찍어내면 그만인
블루마블 게임의 종이돈이 되었습니다.
그게 지금 화폐전쟁의 핵심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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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때
한 달간의 공채 연수가 진행되었습니다.
연수 과정 중 경영시뮬레이션 게임이 있었는데,
각 조별로 진행되는 이 경영시뮬레이션 게임에서는
각자 회사를 차리고 원가 계산을 통해 제품의 적정 가격을 결정
다른 조원들과 동일한 시장에서 경쟁하는 방식의 게임이었습니다.
이 게임에서는 기업들에게 돈을 대출해 주는 은행이 있었고,
기업이 파산의 위기에 처했을 때 일종의 Bailout(구제) 기능도 있었습니다.
저는 일단 무조건 최대한 대출을 끌어들여 공장을 크게 짓고
생산량을 늘리는 데 집중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출에 따른 금융비용이 증가를 하면서
게임 초반에 부도를 맞고 말았지요.
저는 즉시 Bailout을 요구했고,
저의 경쟁자들은 게임 초반에 멍청한 판단으로 파산한 저를
다들 불쌍히 여겨 아무런 의심 없이 Bailout에 동의를 해주었습니다.
자신들의 돈으로 저를 살려주는 큰 우를 범하고 말았던 것이지요.
일단 재기에 성공한 저는 막강한 생산력을 바탕으로
손쉽게 시장을 점령했고 결국 시뮬레이션에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시합에서 우승을 했을 때, 다른 조원들의 황당해 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그들은 무언가 잘 못 됐다고 느꼈을 것입니다.
그리고 공정하지 않다고 느꼈겠지요.
저는 단지 게임의 허점을 이용(악용?)한 것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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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금융위기의 시발점이었던 월가의 금융기관들은
오히려 미정부의 천문학적인 구제 금융을 받았고
그 돈으로 보너스 잔치를 했습니다.
그들의 탐욕으로 말미암아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았지만
정작 시장을 붕괴시킨 당사자들은 수백억의 보너스를 선물로 받고
안락한 노후생활을 보장 받을 수 있었습니다.
게임의 법칙이 바뀐 결과입니다.
엄격한 태환화폐가 유지되었더라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같은
부동산 거품에 의한 경제 위기는 처음부터 발생할 수 없었으며
환율 변동을 이용하여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광범위한 외환투기 또한
존재할 수 없습니다.
불환지폐는 자신 스스로의 가치가 아니라 노동생산물의 가치를 반영함으로써
그것들의 사회적 가치를 자가의 가치의 척도로 삼게 되지만,
의도적으로 스스로의 가치를 떨어뜨림으로서
소비자가 왕이 아니라 생산자가 왕인 세상을 만들어 왔습니다.
현재의 자본들이 외치는 ‘소비자는 왕’이란 표현의 진심은
아마도 ‘소비자는 병신’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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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자본가들이 만든 이 신용화폐 자본주의 도박판의 성실한 말들이었던
대다수 소비자들이 점차 이 시스템에 염증을 느끼고 또 지쳐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어느새 돈을 찍어내도 소비가 늘지 않는 악순환의 고리에 들어섰습니다.
생산자들 입장에서는 간담이 서늘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더 더 더! 돈을 찍어낼 것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외칩니다.
“너희들 지금 돈을 쓰지 않으면 바보되는겨!“
하지만 자신의 주머니는 물론 자손들의 주머니까지 탈탈 털은 소비자들은
쓰고 싶어도 쓸 돈이 없습니다.
은행에서는 매일 소액대출 문자가 날아오지만
과거 그들의 소비를 지탱해 주었던 ‘긍정의 힘’도 힘을 잃은 상태입니다.
그리고 지금의 게임이 끝판에 왔다는 것을 깨달은 좀 약싹 빠른 사람들은
평면 TV를 살돈으로 금과 은을 사고,
자동차를 바꿀 돈으로 금과 은을 삽니다.
집을 팔아 금으로 대피하는 사람들도 나옵니다.
자본가들 입장에서는 총체적 난국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돈을 써야 될 소비자들은 돈을 쓰지 않거나
아니면 엉뚱한 곳에 쓰고 있으니 똥줄이 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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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마지막 혼신의 힘을 모아
금과 은의 가격을 떨구고 주식을 올립니다.
경제 붕괴를 외치는 사람들의 주장은 근거 없는 헛구호처럼 들립니다.
‘이래도 너희들이 미끼를 안무나 보자?’
그들은 이를 악물고 시장조작을 계속합니다.
잠시 흔들렸던 사람들은 다시 인지부조화와 정상화편견으로 돌아갑니다.
대다수 대중들은 자신들을 배터리로 사용하고 있는
매트릭스의 환영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결국 매트릭스의 운명과 함께 할 것입니다.
빨간약을 먹는 것은 용기도 필요하지만
세상을 바꾸겠다는 결심도 필요한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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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1971년 이후로 게임의 법칙은 바뀌었으며
그 게임 또한 끝나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것만 명심하시면 됩니다.
당장의 경제 붕괴, 혹은 종말적 상황을 예견하고
직장도 그만두고 집도 팔고 시골로 내려간 분들이야
늦춰지는 시간에 좀 당황스러울 수 있겠지만,
중기적 안목으로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면서
틈나는 대로 대비를 해오고 계신 분들은
지금처럼 계속 준비하시면 되는 거지요.
어떻게 보면 최선이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게
각자에게 최선인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적절한 지식과 올바른 판단이
생존의 최고 미덕이겠지요.
첫댓글 항상 좋은글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
잘 배우고 갑니다.
비빔밥님 덕분에 많이 깨우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글 감사합니다.
잘 정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용기와 결심이 필요한 시대를 살고 있다는 비밥님 말씀에 100% 공감합니다...아자!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늘 검소하게 살려 노력은 하지만,적절한 지식을 충전시켜 주시는 님이 있어 마음이 안정이 됩니다.
주어진 여건내에서 열심히 살며 준비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제 생각을 돌아보게해주십니다.
다소 어렵지만, 잘 읽고 공감합니다.
각자도생의 험난한 길을 카페가족이 있어 힘이나네요.
좋은말씀 감사합니다. 어렵지만 계속보고 이해하도록 노력하겟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험악한 소음으로 삐걱대는 글로벌 세계경제, 과연 어디서 부터 톱니바퀴의 대이탈이 요동칠지 정말 걱정입니다!
감사 합니다..
좋은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