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공곶이 농원의 산자락에서 바라본 이웃섬 내도 풍광. 아래 작은 사진은 동부면 학동리 해안가에 핀 동백.
- 공곶이·바람의 언덕·신선대 등 감탄 절로 나오는 명소 곳곳에 - '섬 속의 섬' 해금강·외도·지심도, 놓치기 아까운 비경 품고 있어 - 고기잡이 체험부터 섬 탐방까지 어촌관광프로그램도 즐겨볼 만
제주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거제도는 가는 곳곳이 절경이다. 65개의 부속 섬을 가진 거제는 거가대로 개통 이후 부산권역을 중심으로 관광객이 급증 추세다. '바다, 바람 그리고 아름다운 거제' 속으로 떠나보자.
■곳곳이 빼어난 비경
거제도의 절경은 섬의 남동쪽에 집중돼 있다. 최남단인 남부면 여차 해변을 따라가다 보면 아직 개발되지 않은 '홍포'라는 전망대가 나온다. 여차~홍포 해안은 거제의 마지막 비경이라는 의미를 살려 아직도 아스팔트를 깔지 않았다. 홍포에서 바라보는 '대·소병대도'는 그저 바라만 봐도 이런 곳이 있었나 할 정도로 탄성이 절로 터져 나온다.
홍포에서 차량으로 해안일주도로를 따라 10여 분 가다보면 도장포라는 마을에 닿는다. 이 마을에 자리 잡은 언덕이 '바람의 언덕'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한없이 넓고 고즈넉해 지루하지 않은 한가함을 만끽할 수 있다. 짊어진 모든 마음의 짐을 바다에 던지거나 바람에 날려 보내기에 최적의 장소다. 바다와 언덕이 조화로워 드라마 촬영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언덕 반대편 해안변에 있는 신선대는 신선이 내려와 풍류를 즐겼다고 할 만큼 자연경관이 빼어난 곳이다. 주변 해안경관과 더불어 기암괴석에 부딪치는 하얀 파도가 번뇌를 사라지게 한다.
거제의 동남쪽에 있는 '공곶이'는 종려나무 숲과 수선화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1만5000㎡에 피어난 수십 종의 식물과 만개한 꽃이 있는 공곶이의 봄은 그야말로 꽃의 천국이다. 거제 8경 중 거제가 숨겨 놓은 마지막 명소이다. 예구마을에 도착해 20분 정도의 발품을 판 사람에게만 비경을 허락하는 만큼 누구에게나 보여주지 않는 도도함을 간직하고 있다.
■둘러보지 않으면 후회하는 섬 속의 섬
해금강 일출
거제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이 명승 2호로 지정된 해금강이다. 남부면 해금강마을 남쪽 약 500m에 있는 섬으로 금강산만큼이나 아름답다고 해 바다의 금강산인 해금강으로 불린다. 중국 진시황제의 명으로 불로초를 구하려고 나선 서불이 동남동녀 3000명과 함께 찾았다고 전해질 정도로 약초가 많은 섬이지만 일반인은 내릴 수 없고 선상 구경만 가능하다. 기암절벽이 절경을 이룬 곳으로 비로봉, 만물상, 촛대바위, 사자바위 등의 해식애와 십자동굴 등 해식동굴이 장관을 이룬다.
구조라항에서 남동쪽으로 4.5㎞ 떨어진 외도는 거제의 대표적인 관광지이다. 외도보타니아는 1995년 4월 개장한 이후 연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지중해의 한 해변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이국적인 건물과 조경으로 가꿔져 있는 외도는 1년 내내 꽃이 지지 않는 곳이다. 물이 풍부하고 기후가 온난해 난대성 및 열대성 식물이 자라기 쉽고, 푸르고 맑은 바다에 둘러싸여 그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고 이창호, 최호숙 부부가 40여 년간 가꿔 온 희귀 아열대식물 740여 종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바로 옆의 섬 내도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지정한 전국 5개 명품마을 중 영남권에서 유일하게 지정될 정도로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외도는 밖 섬, 내도는 안 섬으로 불린다.
장승포항에서 5㎞ 거리인 지심도는 동백나무가 너무 많아 섬 전체가 이 시기에 붉은 빛을 띠는, 말 그대로 동백섬이다. 국방부 소유의 국유지라 무분별한 개발에서 벗어나 천연의 모습을 간직할 수 있었다. 100만 그루의 동백이 만들어낸 동백숲 경관 속에서 자연과 함께 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원시림 속으로 빠져들기 때문에 이 섬에 들어올 때는 한때 유행했던 광고 문구처럼 '휴대전화는 잠시 꺼 두어도 좋다'.
■거제도의 어촌체험관광
거제도는 4개 어촌마을에서 체험관광을 실시하고 있다. 거제도 남쪽 끝자락에 있는 남부면의 중심마을인 다대마을은 140가구에 385명의 주민이 한가족처럼 지내는 반어반농마을이다. 이곳에서는 갯벌체험학습장과 수상레저사업장, 해녀들이 갓 잡은 싱싱한 해산물도 맛볼 수 있다. 바지락 캐기와 고무보트 타기, 어부체험, 어촌숙박체험 등이 가능하다. 문의 (055)633-1064.
바로 옆 쌍근마을은 기암절벽과 500년 이상 된 포구나무 숲 등 뛰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정치망 고기잡이와 통발체험, 바다낚시, 어촌 야영체험 등을 할 수 있다. 문의 (055)635-4115. 두 마을의 인근에는 해금강, 바람의 언덕, 신선대, 여차몽돌해수욕장이 10분 거리에 있다.
거제 본섬과 다리로 연결된 가조도의 계도마을에서는 계도섬 탐방, 미더덕 가공체험 등 다양한 어촌체험이 가능하며 입맛을 돋우는 미더덕 해초 비빔밥도 맛볼 수 있다. 해상콘도 숙박과 미더덕 캐기, 노배체험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문의 (055)632-2515.
부산에서 거가대교를 타고 거제를 넘어올 때 거제휴게소 왼편에 보이는 섬인 이수도 어촌체험마을에서는 선상낚시, 정치망어업, 섬 탐방 등을 즐길 수 있다. 문의 이수도 어촌계장 017-850-0777.
# 조선소 투어와 거제 8미
- 세계적인 조선소 둘러보고 입안 가득 봄향기 담아올까
대우조선해양 야경
거제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세계 2, 3위의 대형조선소가 자리 잡고 있어 조선소 투어라는 색다른 경험을 안겨준다. 이 충무공의 첫 승첩지였던 옥포만에 자리 잡은 대우조선해양은 4.3㎢ 부지 위에 세계 최고의 900t 골리앗 크레인과 축구장 8개 넓이의 100만t급 드라이독 등 최신설비를 갖추고 3만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세계 유수의 해운선사로부터 900여 척의 선박을 수주받아 700여 척을 성공적으로 인도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경쟁력을 기반으로 시추선, LNG선 등 고부가가치 특수선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 조선소는 3~4일 전 예약하면 해설과 함께 조선소 투어를 즐길 수 있다.
멍게비빔밥(위), 도다리쑥국
거제시는 거제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거제 8미를 선정했다. 멍게·성게비빔밥, 도다리쑥국, 생선회, 볼락구이 정식, 어죽, 굴구이, 물메기탕, 생대구탕이다. 이 중 굴구이, 물메기탕, 생대구탕이 겨울철 음식이라면 멍게비빔밥과 도다리쑥국이 봄철 대표 음식이다. 멍게비빔밥은 거제산 멍게를 잘 다져 갖은 양념과 버무리고 저온숙성시킨 다음 밥과 비벼 먹는 음식이다. 도다리쑥국은 육질이 단단하고 부드러운 생도다리에 쑥과 된장을 넣어 끓인 봄철 진미다. 거제음식업지부가 추천한 멍게비빔밥 집으로는 백만석(055-638-3300)과 강성횟집(055-681-6289), 도다리쑥국 집으로는 보람횟집(055-636-7659) 성포횟집(055-633-9960) 평화횟집(055-632-5124)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