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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장. 척추 치료에서 각도를 회복한다는 것
우리는 지금까지 척추를 병명에서 시작하지 않았다.
중력에서 시작했다.
인간이 두 발로 서 있다는 사실에서 시작했고,
척추의 곡선을 보았으며,
각도가 바뀌면 몸통의 위치가 달라지고,
무게중심이 이동하며,
하중의 조건이 달라지고,
근육이 그 변화를 보상한다는 과정을 따라왔다.
그리고 결국 하나의 질문에 도달했다.
그렇다면 척추 치료에서 ‘각도를 회복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척추를 억지로 펴는 것일까?
X-ray의 숫자를 정상 범위로 만드는 것일까?
젊었을 때의 척추 모양으로 되돌리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내가 말하는 각도의 회복은 단순한 모양의 교정이 아니다.
중력 속에서 몸이 보다 효율적으로 서고, 움직이고, 하중을 분산할 수 있는 조건을 다시 만드는 것이다.
1. 각도를 회복한다는 것은 척추를 일자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척추에는 정상적인 곡선이 있다.
경추에는 전만이 있고,
흉추에는 후만이 있으며,
요추에는 전만이 있다.
따라서 치료의 목표는 척추를 직선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지나친 교정은 정상적인 곡선을 훼손하고 다른 부위에 새로운 보상을 만들 수 있다.
각도의 회복은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균형을 되찾는 것이다.
흉추는 필요한 후만을 유지하고,
요추는 개인의 골반 구조에 맞는 전만을 가지며,
머리와 흉곽, 골반이 서로 효율적인 관계를 이루는 것이다.
2. ‘정상 각도’ 하나를 찾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사람의 몸은 모두 다르다.
키가 다르고,
골반의 형태가 다르며,
척추의 길이와 곡률도 다르다.
나이도 다르고,
질환과 골절의 경험도 다르다.
따라서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각도를 적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
40세의 건강한 사람과
80세의 다발성 척추압박골절 환자에게 같은 자세를 요구할 수는 없다.
각도 회복의 목표는 교과서의 숫자가 아니다.
그 사람에게 가능한 가장 효율적인 정렬을 찾는 것이다.
3. 각도 회복은 ‘가능한 범위’를 찾는 일이다
척추가 굽었다고 해서 모두 같은 후만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몸을 세우라고 하면 상당히 펴진다.
어떤 사람은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첫 번째는 유연성이 남아 있는 기능적 후만의 요소가 클 수 있고,
두 번째는 구조적 변형이나 강직이 더 크게 관여할 수 있다.
따라서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질문해야 한다.
이 척추는 얼마나 움직일 수 있는가?
이것이 중요하다.
회복 가능한 범위를 넘어 억지로 교정하면 통증이나 균형 문제를 만들 수 있다.
각도 회복은 강제 교정이 아니다.
남아 있는 가능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4. 각도를 회복하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몸통을 조금 더 효율적인 위치로 세웠다고 생각해 보자.
머리와 흉곽의 위치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면 무게중심과 중력선의 위치 관계도 변할 수 있다.
관절축과 힘의 작용선 사이 거리가 줄어들면 일부 외부 모멘트가 감소할 수 있고,
그 결과 자세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근육의 요구량도 달라질 수 있다.
즉 각도 회복은 단순한 모양 변화가 아니라
힘의 조건을 바꾸는 일이다.
5. 각도 회복의 첫 번째 목표는 하중 분산이다
척추 치료에서 모든 하중을 없앨 수는 없다.
그리고 없애서도 안 된다.
뼈와 근육은 적절한 하중이 있어야 기능을 유지한다.
중요한 것은 하중이 특정 부위에 과도하게 집중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몸통의 정렬이 보다 효율적이면
근육,
관절,
디스크,
인대,
골격이 힘을 더 잘 나누어 감당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각도를 회복한다는 것은
하중의 경로를 더 유리하게 만드는 것이다.
6. 두 번째 목표는 근육을 쉬게 하는 것이다
근육을 쉬게 한다는 것은 사용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불필요하게 과로하지 않게 한다는 뜻이다.
몸이 앞으로 무너져 있는데 신전근에게 계속
“더 강하게 버텨라.”
라고 요구하는 것은 효율적인 방법이 아니다.
먼저 몸통을 조금 더 유리한 위치에 놓는다.
그 상태에서 근육이 필요한 만큼만 일하도록 한다.
그러면 같은 근육도 더 오래 기능할 수 있다.
강한 근육도 좋은 각도가 필요하다.
7. 세 번째 목표는 움직임을 되찾는 것이다
각도 회복은 정적인 자세를 만드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잘 서는 것만큼 잘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몸을 세운 상태에서
걸을 수 있어야 하고,
몸을 돌릴 수 있어야 하며,
팔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좋은 정렬은 움직임을 제한하는 틀이 아니라
움직임을 시작하기 좋은 출발점이어야 한다.
8. 네 번째 목표는 보상을 줄이는 것이다
흉추가 굽으면 다른 부위가 대신 움직인다.
목이 보상하고,
요추가 보상하며,
골반과 무릎도 반응한다.
각도를 회복하면 이러한 불필요한 보상 중 일부를 줄일 수 있다.
흉추가 자신의 역할을 하면 요추가 모든 신전을 대신할 필요가 줄어든다.
몸통이 안정되면 무릎을 지나치게 굽혀 균형을 잡을 필요도 줄어들 수 있다.
즉 각도 회복은 한 부위를 예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전신의 역할을 다시 배분하는 것이다.
9. 다섯 번째 목표는 신경계에 새로운 기준을 주는 것이다
오랫동안 굽은 자세로 살아온 사람은 그 자세를 정상처럼 느낄 수 있다.
따라서 한 번 몸을 세운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새로운 정렬을 반복해서 경험해야 한다.
몸을 세운다.
그 상태에서 걷는다.
다시 앉는다.
일어난다.
생활한다.
이 반복을 통해 신경계는 새로운 자세를 학습한다.
그래서 각도 회복은 뼈의 교정이 아니라
감각과 움직임의 재교육이기도 하다.
10. 회복은 ‘외부 교정’에서 ‘자기 조절’로 가야 한다
치료사가 손으로 몸을 세워줄 수 있다.
보조기가 자세를 지지해 줄 수도 있다.
그러나 궁극적인 목표는 환자가 스스로 자신의 몸을 조절하는 것이다.
외부에서 세워준 자세를
내부에서 유지할 수 있는 자세로 바꾸어야 한다.
처음에는 도움을 받는다.
다음에는 도움을 받으며 스스로 반응한다.
그리고 점차 자신의 근육과 신경계로 유지한다.
이것이 기능적 회복이다.
좋은 치료는 몸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몸이 다시 자신의 일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11. 각도의 회복과 통증의 회복은 같은가
항상 같지는 않다.
자세를 개선했다고 즉시 통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통증에는 구조적 손상,
신경계 민감화,
염증,
심리사회적 요인 등 여러 요소가 관여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작은 자세 변화만으로도 즉시 편해지는 사람도 있다.
따라서 각도 회복을 통증 치료의 만능 공식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더 적절한 목표는
기계적 환경을 개선하고 기능 회복에 유리한 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통증 감소는 그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중요한 결과 중 하나다.
12. 골절 이후의 각도 회복은 더 신중해야 한다
척추압박골절 이후 척추체의 형태가 변한 경우에는 원래의 척추체 모양을 완전히 되돌릴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각도 회복’이라는 표현을 잘못 이해해서는 안 된다.
이미 변형된 뼈를 억지로 원상복귀시키겠다는 뜻이 아니다.
남아 있는 유연성과 근육 기능, 주변 분절의 움직임을 이용해
전체적인 정렬과 기능을 가능한 범위에서 개선하는 것이다.
골절 이후에는 안전이 우선이다.
골절의 안정성,
통증,
골질,
신경학적 상태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
13. 치료 시기는 왜 중요한가
아직 유연성이 남아 있을 때는 자세 변화가 비교적 쉽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관절이 굳고,
근육이 짧아지고,
보상 자세가 습관화되며,
골절 변형이 고정되면 교정 가능한 범위가 줄어든다.
그래서 기능 회복은 가능한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무조건 빨리 움직여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급성 손상이 안정되기 전에 과도하게 움직이면 위험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보호가 필요한 시기와 기능 회복을 시작해야 할 시기를 구분하는 것이다.
14. ‘펴는 것’과 ‘세우는 것’은 다르다
나는 이 구분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허리를 펴세요.”
라고 하면 사람은 흔히 요추를 뒤로 젖힌다.
그러나 이것은 몸통 전체를 세우는 것과 다르다.
몸통을 세운다는 것은
골반 위에 흉곽을 보다 안정적으로 놓고,
머리가 그 위에 자연스럽게 위치하도록 하는 것이다.
허리를 꺾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각도 회복의 느낌은
뒤로 젖힌다보다
위로 세운다에 가깝다.
15. 좋은 각도는 편해야 한다
처음에는 낯설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아프고 힘든 자세를 바른 자세라고 강요해서는 안 된다.
좋은 정렬은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근육의 불필요한 긴장을 줄이고 편해져야 한다.
만약 자세를 교정했는데 통증이 계속 증가하거나 균형이 불안해진다면 교정 방향이나 강도를 다시 평가해야 한다.
바른 자세는 고통을 참으며 유지하는 자세가 아니다.
16. 각도 회복은 하루의 몇 분이 아니라 생활의 문제다
치료실에서 30분 자세를 교정해도 나머지 하루를 계속 굽은 상태로 보낸다면 변화는 제한적일 수 있다.
그래서 각도 회복은 생활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걷는 동안,
서 있는 동안,
식사를 준비할 때,
외출할 때,
일상적인 움직임 속에서 반복되어야 한다.
이것이 자세 재교육과 기능 회복의 핵심이다.
척추는 운동할 때만 존재하지 않는다.
17. 운동은 각도를 유지할 능력을 만든다
정렬만 바꾸고 근육을 훈련하지 않으면 그 자세를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
그래서 운동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신전근,
하지 근력,
균형,
보행 능력을 유지하고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운동의 목적을 다시 정의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근육을 크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더 좋은 정렬을 스스로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만드는 것이다.
18. 보조기의 역할도 여기서 다시 정의된다
척추보조기는 전통적으로 몸을 고정하는 장치로 이해되어 왔다.
급성 손상에서는 고정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회복 단계에서는 다른 질문이 필요하다.
보조기가 단순히 몸을 대신해서 세워주는가?
아니면 몸이 보다 유리한 각도를 경험하고 스스로 자세를 조절하도록 도와주는가?
이 차이는 매우 크다.
기능 회복 단계의 보조기는 가능하다면
보호와 동시에 움직임과 자기 조절을 방해하지 않는 방향을 고려해야 한다.
이 문제는 이후 책에서 더 깊게 다룰 것이다.
19. 각도 회복의 진짜 평가는 X-ray만이 아니다
각도가 좋아졌는지 확인하려면 영상도 중요한 정보를 줄 수 있다.
그러나 숫자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환자가 더 오래 서는가.
더 오래 걷는가.
오후에도 자세를 유지하는가.
균형이 좋아졌는가.
통증과 피로가 줄었는가.
일상생활 범위가 넓어졌는가.
이런 변화를 함께 봐야 한다.
각도의 목적은 숫자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기능을 바꾸는 것이다.
20. 회복된 각도란 스스로 유지할 수 있는 각도다
누군가 손으로 등을 밀어주었을 때만 유지되는 자세는 아직 자신의 자세가 아니다.
보조기를 벗는 순간 완전히 무너진다면 기능이 충분히 회복되었다고 말하기 어렵다.
진정한 회복은 환자가 자신의 근육과 신경계를 사용해 새로운 정렬을 점차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짧은 시간일 수 있다.
그 시간이 조금씩 늘어난다.
10분이 30분이 되고,
30분이 한 시간이 된다.
그리고 생활 속에 자리 잡는다.
회복된 각도는 몸이 스스로 지킬 수 있는 각도다.
21. 각도 회복의 최종 목적은 삶이다
우리가 척추를 세우려는 이유는 X-ray를 예쁘게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다.
더 오래 걷기 위해서다.
혼자 일어나기 위해서다.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다.
시장에 가고,
가족을 만나고,
자신의 일을 하고,
자신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척추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척추 그 자체가 아니다.
사람의 기능과 삶이다.
각도를 회복한다는 것은 중력과의 관계를 다시 만드는 것이다
제1권에서 우리는 하나의 긴 흐름을 따라왔다.
직립인간
↓
중력
↓
척추의 곡선
↓
척추 각도
↓
무게중심
↓
하중
↓
근육의 보상
↓
신경계의 적응
↓
피로와 기능 저하
↓
통증
그리고 이제 그 흐름을 거꾸로 생각할 수 있다.
기능적인 각도 회복
↓
몸통 위치 개선
↓
무게중심과 중력선의 관계 개선
↓
하중 분산 조건 개선
↓
불필요한 근육 보상 감소
↓
움직임과 보행의 회복
↓
기능의 확대
이것이 내가 말하는 척추 각도 회복이다.
모든 질병을 각도로 치료한다는 뜻이 아니다.
모든 통증이 자세 때문에 생긴다는 뜻도 아니다.
골절은 골절대로 치료해야 하고,
신경 압박은 정확하게 평가해야 하며,
수술이 필요한 환자에게는 수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치료가 무엇이든,
그 사람이 다시 두 발로 일어나 살아가야 한다면 마지막에는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그 사람은 중력 속에서 다시 어떻게 설 것인가?
그 질문을 외면할 수 없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은
《척추는 병이 아니다, 각도다》이다.
병이 없다는 뜻이 아니다.
병명만으로 척추를 모두 이해할 수 없다는 뜻이다.
척추에는 병명 뒤에
각도가 있고,
무게중심이 있고,
하중이 있으며,
근육과 신경계가 있고,
그 모든 것의 끝에 인간의 기능이 있다.
척추 치료에서 각도를 회복한다는 것은 결국
사람이 중력 속에서 다시 자신의 몸을 효율적으로 지탱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제1권은 끝나지만 이야기는 이제 더 깊어진다.
우리는 제1권에서 각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았다.
이제 제2권에서는 한 단계 더 들어가야 한다.
각도가 실제로 어떻게 하중을 바꾸는가.
힘,
거리,
모멘트,
중력선,
근육의 힘,
압박력과 전단력.
척추를 물리학의 언어로 바라볼 차례다.
제2권 《척추 각도 하중의 법칙》
제19장. 중력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작용한다
사람마다 척추는 다르다.
키도 다르고,
몸무게도 다르며,
근육량도 다르다.
누군가는 허리가 건강하고,
누군가는 디스크가 있으며,
누군가는 골다공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작용하는 힘이 하나 있다.
중력이다.
중력은 병명을 구분하지 않는다.
젊은 사람에게만 약하게 작용하지도 않고,
노인에게만 특별히 강하게 작용하지도 않는다.
건강한 척추에도,
아픈 척추에도,
수술한 척추에도,
골절된 척추에도 계속 작용한다.
우리가 잠든 순간에도,
의자에 앉아 있을 때도,
걷고 있을 때도 중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척추의 생체역학을 이해하려면 가장 먼저 이 변하지 않는 힘에서 시작해야 한다.
질병은 수없이 많지만, 중력의 방향은 하나다.
1. 중력은 선택하지 않는다
중력에는 의도가 없다.
이 사람의 척추가 건강한지,
골다공증이 있는지,
수술을 했는지 알지 못한다.
단지 질량을 가진 모든 물체에 작용한다.
지구 표면 근처에서는 사람의 질량과 중력가속도에 의해 무게가 생긴다.
70kg의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몸에는 언제나 그 질량에 상응하는 중력의 힘이 작용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여기서부터다.
같은 중력을 받는다고 해서 몸이 받는 내부 하중까지 같지는 않다.
바로 이 차이가 이 책 전체의 출발점이다.
2. 중력은 같지만 사람은 다르다
두 사람이 있다고 해보자.
둘 다 체중이 60kg이다.
한 사람은 몸통을 비교적 세운 상태로 편하게 서 있다.
다른 사람은 흉추가 많이 굽고 머리와 몸통이 앞으로 나와 있다.
두 사람에게 작용하는 중력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신체 분절이 놓여 있는 위치는 다르다.
그러면 중력선과 관절축 사이의 관계도 달라지고,
몸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근육의 힘도 달라질 수 있다.
즉 차이를 만드는 것은 중력이 아니라
중력을 받는 신체의 조건이다.
3. 중력은 수직으로 작용한다
사람이 앞으로 굽는다고 중력도 앞으로 기울어지는 것은 아니다.
중력은 계속 아래쪽으로 향한다.
변하는 것은 몸이다.
몸통이 앞으로 이동하고,
머리가 앞으로 이동하며,
관절축의 위치가 변한다.
그 결과 동일한 중력선이 신체 각 분절과 맺는 관계가 달라진다.
이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흔히
“몸이 앞으로 굽으니까 중력이 앞으로 당긴다.”
라고 표현하지만,
정확하게는 중력의 방향이 달라진 것이 아니다.
몸이 중력선에 대해 달라진 위치에 놓인 것이다.
4. 중력은 무게를 만든다
중력이 질량에 작용하면 우리는 그것을 무게로 경험한다.
머리에도 무게가 있다.
팔에도 무게가 있다.
흉곽에도 무게가 있고,
복부에도 무게가 있다.
따라서 척추 위에는 하나의 단순한 무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여러 신체 분절의 질량이 각 위치에서 중력의 영향을 받고 있다.
이 질량들이 어디에 위치하는지가 척추 생체역학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무게는 얼마인가도 중요하지만, 어디에 있는가도 중요하다.
5. 같은 물건도 위치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
5kg짜리 물건을 가슴에 붙이고 들어보자.
그다음 같은 물건을 팔을 앞으로 뻗어 들어본다.
물건의 질량은 변하지 않았다.
중력도 변하지 않았다.
그런데 두 번째가 훨씬 힘들다.
왜일까?
물건의 무게가 몸의 회전축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다.
이때 회전시키려는 효과, 즉 모멘트가 커진다.
척추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상체의 질량 중심이 척추의 관절축에서 멀어지면 같은 중력이라도 더 큰 외부 굴곡 모멘트를 만들 수 있다.
중력은 같지만 지렛팔이 달라진 것이다.
6. 척추에서 중요한 것은 ‘중력 × 거리’다
척추의 부담을 단순히 체중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람의 몸에서 중력이 만드는 회전 효과는 단순화하면 힘과 거리의 관계로 생각할 수 있다.
힘이 같아도 회전축에서 멀어지면 회전 효과가 증가한다.
그래서 몸통이 앞으로 기울수록 신전근이 더 많은 힘을 요구받을 수 있다.
몸무게는 그대로인데 허리가 더 힘들 수 있는 이유다.
7. 젊은 사람에게도 중력은 똑같다
20세와 80세에게 중력은 다르게 작용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나이가 들수록 중력을 이기기 힘들다고 느낄까?
변한 것은 중력이 아니라 몸이다.
근육량과 근력이 줄 수 있고,
관절의 유연성이 감소하며,
균형 능력이 떨어지고,
척추의 정렬도 변할 수 있다.
골밀도가 낮아질 수도 있다.
즉,
중력은 그대로인데 중력에 대응하는 능력이 달라진다.
이것이 노화와 중력의 관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관점이다.
8. 골다공증에서도 중력은 바뀌지 않는다
골다공증이 생겼다고 중력이 더 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달라지는 것은 뼈가 힘을 감당하는 능력이다.
건강한 뼈가 견딜 수 있었던 하중이,
골강도가 감소한 뼈에서는 상대적으로 더 큰 위험이 될 수 있다.
특히 골다공증성 척추압박골절이 발생하여 척추체의 형태가 변하면 또 다른 변화가 생긴다.
척추 각도가 달라지고,
몸통이 앞으로 이동할 수 있으며,
그 결과 중력과 척추 사이의 역학적 관계가 더 불리해질 수 있다.
즉 골다공증에서는
뼈의 강도 감소와 역학적 조건 변화가 함께 중요하다.
9. 골절 이후에도 중력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척추압박골절이 발생했다고 중력이 잠시 멈추는 것은 아니다.
환자가 침상에서 일어나 앉는 순간,
다시 서는 순간,
걷기 시작하는 순간 중력은 계속 작용한다.
그래서 골절 치료에서는 손상된 뼈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회복 단계에서는 이 사람이 다시 중력 속에서 어떻게 안전하게 서고 걸을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골절은 치료할 수 있지만 중력은 퇴원하지 않는다.
환자는 결국 다시 중력 속으로 돌아가야 한다.
10. 수술을 해도 중력은 남는다
수술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불안정한 척추를 고정하고,
신경 압박을 제거하며,
변형을 교정할 수 있다.
그러나 수술이 성공했다고 중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수술 이후에도 환자는 서야 하고,
걷고,
앉고,
일상생활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남아 있는 척추와 주변 관절, 근육은 계속 중력에 대응해야 한다.
따라서 수술 후 회복에서도 정렬,
근육,
균형,
보행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
수술은 구조를 바꿀 수 있지만, 중력과 살아가는 문제까지 자동으로 해결하지는 않는다.
11. 누워 있으면 편한 이유
허리가 아픈 사람이 누우면 편하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하나의 중요한 차이는 직립 상태에서 요구되던 중력에 대한 자세 유지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는 것이다.
누워 있으면 몸 전체가 넓은 면적으로 지지된다.
신전근이 몸을 세우기 위해 계속 같은 방식으로 일할 필요도 줄어든다.
그래서 일부 기계적 통증과 피로는 감소할 수 있다.
이 사실은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서 있을 때만 힘들다면 중력과 자세의 관계를 반드시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12. 앉아 있어도 중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앉으면 다리가 쉬기 때문에 편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척추는 여전히 중력의 영향을 받는다.
오히려 앉는 자세에 따라 골반과 요추의 정렬이 달라지고,
몸통이 앞으로 굽으면 상체 질량의 위치도 변한다.
따라서 장시간 앉아 있는 것 역시 척추의 중요한 하중 환경이다.
서 있는 자세와 앉아 있는 자세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중력을 받아들인다.
중력은 사라지지 않고 조건만 바뀐다.
13. 걷는 순간 중력은 더 복잡해진다
가만히 서 있을 때도 중력은 작용한다.
그러나 걷기 시작하면 힘의 환경은 더 복잡해진다.
몸의 무게중심이 계속 이동하고,
한 발에서 다른 발로 지지면이 바뀌며,
지면반력이 발을 통해 위쪽으로 전달된다.
근육은 몸통과 골반을 안정시키고,
척추는 여러 방향의 움직임을 조절한다.
따라서 보행은 단순히 정적 하중의 문제가 아니다.
중력과 움직임이 만나는 동적 과정이다.
14. 중력은 근육을 필요하게 한다
중력이 없다면 직립 자세를 유지하기 위한 근육 활동도 지금과는 전혀 다를 것이다.
우리는 중력 속에서 서 있기 때문에 근육이 필요하다.
신전근은 몸통의 전방 굴곡을 제어하고,
하지 근육은 무릎과 고관절을 안정시키며,
발목 근육은 미세한 흔들림을 조절한다.
즉 중력은 부담이면서 동시에 우리 근골격계가 기능하도록 만드는 자극이다.
그래서 중력을 나쁜 힘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문제는
몸이 중력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있는가이다.
15. 중력은 뼈를 약하게만 하는 힘이 아니다
적절한 기계적 부하는 뼈의 유지에도 필요하다.
움직이지 않고 오랫동안 하중을 받지 않으면 뼈와 근육 모두 약화될 수 있다.
따라서 척추질환이 있다고 무조건 중력을 피하는 것이 답은 아니다.
급성 손상에서는 보호가 필요하지만,
회복 단계에서는 점진적으로 다시 체중을 지지하고 움직이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중력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다.
중력을 감당할 수 있는 몸을 회복하는 것이다.
16. 좋은 정렬은 중력을 이기는 것이 아니다
흔히 바른 자세를 중력을 이기는 자세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인간은 중력을 이길 수 없다.
중력은 항상 존재한다.
좋은 정렬은 중력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중력이 만든 힘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근육이 지나치게 과로하지 않고,
관절에 불필요한 모멘트를 줄이며,
여러 구조가 하중을 나누어 감당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좋은 정렬은 싸움이 아니라 효율적인 협상에 가깝다.
17. 두 사람의 차이는 ‘중력’이 아니다
같은 나이,
같은 체중,
비슷한 병명을 가진 두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은 잘 걷고,
다른 사람은 오래 서지 못한다.
이 차이를 설명할 때
“중력 때문이다.”
라고만 말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두 사람 모두 같은 중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차이는
척추 각도,
무게중심,
근력,
근지구력,
관절가동성,
균형,
신경계,
통증,
보상 전략 등에 있다.
즉 중력은 공통 조건이고,
사람의 몸은 변수다.
18. 질병보다 먼저 존재하는 힘
디스크라는 병명이 생기기 전에도 중력은 있었다.
협착증이 생기기 전에도 중력은 있었다.
골다공증이 생기기 전에도,
압박골절이 생기기 전에도 중력은 계속 몸에 작용하고 있었다.
그래서 척추질환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려면 질병이 생긴 순간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수년 또는 수십 년 동안 몸이 어떤 정렬과 움직임으로 중력을 받아왔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질병은 어느 날 진단되지만, 생체역학은 매일 누적된다.
19. 중력은 공평하지만 결과는 공평하지 않다
중력은 누구에게나 같은 물리법칙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결과는 사람마다 다르다.
좋은 근력과 균형 능력을 가진 사람,
척추의 유연성이 남아 있는 사람,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은 중력에 더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반대로 근력이 크게 감소하고,
정렬이 무너지며,
골밀도가 낮고,
움직임까지 줄어든 사람에게 같은 중력은 더 부담스러운 기계적 환경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중력은 공평하다.
그러나 중력을 받아들이는 몸의 조건은 공평하지 않다.
20. 바꿀 수 없는 것과 바꿀 수 있는 것
우리는 중력을 바꿀 수 없다.
나이도 되돌릴 수 없다.
이미 발생한 일부 구조적 변형도 완전히 되돌리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바꿀 수 있는 것이 있다.
근력을 개선할 수 있고,
균형을 훈련할 수 있으며,
움직임을 회복할 수 있다.
그리고 가능한 범위에서 척추와 몸통의 정렬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
즉 치료의 핵심은 바꿀 수 없는 중력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바꿀 수 있는 신체 조건을 개선하는 것이다.
중력은 하나지만 하중은 하나가 아니다
이 장에서 가장 중요한 구분은 이것이다.
중력과 하중은 같은 말이 아니다.
중력은 모든 사람에게 작용하는 기본적인 외력이다.
하지만 실제 척추에 만들어지는 하중은
몸의 질량,
척추의 각도,
무게중심의 위치,
모멘트암,
근육의 힘,
움직임,
외부에서 드는 물건 등 여러 요소가 결합해 만들어진다.
그래서 같은 중력 속에서도
누군가는 편하게 서고,
누군가는 힘들게 버틴다.
중력이 달라진 것이 아니다.
힘이 전달되는 조건이 달라진 것이다.
제2권에서는 바로 그 조건을 하나씩 해부할 것이다.
우리는 이제 중력이 몸에 들어와 어떻게 ‘무게’가 되고,
그 무게가 어떻게 척추에 ‘하중’으로 전달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질병은 수없이 많지만 중력은 하나다.
그러나 그 하나의 중력이 몸 안에서 만들어내는 하중은 자세와 각도에 따라 달라진다.
다음 장에서 그 차이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제20장. 중력은 무게가 되고 하중으로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