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식하고
진지한 사람이야 이어갈 ‘고사성어’ 가 많겠지만, 우리네처럼
궁색한 사람은 가끔 말문을 닫게 마련이다.
‘성어의 세계’ 는 깊고 넓음을 지향한다. 과거에 이미 쓰여
자리 잡은 고사성어를 음미 하는 것은 그래서 유익한 일이다.
성찰과 자신에 대한 지적 경계가 뒤따라야 성어를 쓰는 맛이
살아 날텐데, ‘깊은성찰’ 없이 섣부르게 내 비친 造語[조어 : 만
들어낸 말 ]는 세련된 맛이 떨어진다.
그러나 관용어가 되어 버린 고사성어도 태초에 탄생 하는 순
간이 있었을 것이고, 따라서 새로 생기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를테면 애교로 봐 줄만한 고스톱 (난 고스톱을 좋아 하진 않는
다) 판 ‘낙장불입(한 번 내놓은 패는 거둬 들일 수 없다)' 도 케케묵은
경구도 아니요, 뼈 있는 고사성어도 아니지만, 일상 생활에서
엿보며 유쾌하게 바라보기에는 모자람이 없을 듯하다.
‘어르신 바둑지도’ 를 하다 보면 대국 할때 가끔 무르시는 분이
계시다.
젊었을 때 습관이 그대로 배어 있어서인데, 종종 시비 거리가
되곤 하니 고칠 일이다.
바둑 ‘기본규칙’ 에는
첫째, 서로 한 번씩 번갈아 가며 착수한다.
둘째, 착수 (이미둔) 한 돌은 옮길 수 없다, 라고 되어 있다.
一手不退 [일수불퇴: 한 수(手) 도 물리지 아니 한다 ↔ 一手
無退 일수무퇴: 한 수(手) 도 물릴 수 없다. ]란 한 번 둔 수는 물
릴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이니, 좋은 습관을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