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초 22기 60주년 모임 축하의 글
금광평 넓은 들을 뜰악을 삼고 장안재 낙락장송 기상을 삼아~~
백학이 넘나드는 드넓은 벌판에 자랑할사 구정교 여기 빛나네~~<하략>
구정초 22기 후배님들이 지금도 꾸준히 모임을 갖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감동이 밀려옵니다.
내가 18기니 나보다 4년 후배님들로,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는데 아직도 동기들이 정기모임을 갖는다니 복이 많은 분들입니다. 우리 동기들은 거의 세상을 등졌는데....
우선 구정초 22기 동문님들 항상 건강하시고, 즐거운 나날 보내시기를 기원(祈願)합니다.
우리의 모교 구정초등학교가 있는 학산마을은 역사의 고장일뿐더러 뛰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다.
대관령 줄기가 흘러내려 칠성산을 이루고 남쪽으로 흐르다 우뚝 솟은 봉우리가 금광리 앞에 있는 만덕봉(萬德峰)이다. 태백준령 법왕사 골짜기(칠성골)와 큰골에서 흘러내린 물줄기가 모이면서 칠성지(七星池)를 이루고, 어단리를 지나 금광리(金光里)로 흐르는 어단천(於丹川)은 동막골(東幕谷)에서 흘러내리는 개울물과 합쳐져 금광평 남쪽으로 흐르는데 금광천(金光川)이다.
칠성지에서 학산(鶴山)으로 흐르는 것을 학산천(鶴山川)이라 부르는데 삿갓재를 지나 모산봉(母山峰) 아래에서 여찬리에서 흘러내리는 섬석천(剡石川)과 만나 납돌(申石), 월호평(月呼坪/오리똘) 들판을 지나 동해 남항진(南港津)으로 흘러간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학산과 여찬리 사이의 왕고개와 장안재(長安峙) 근처 소나무밭에 학(鶴/왜가리)이 둥지를 틀고 근처를 날아다니는 평화의 마을, 역사의 마을로 불리던 곳이 학산(鶴山)이다.
그런데 교명 구정(邱井)은 한자를 풀이하면 ‘언덕 위의 우물’이라는 의미인데 학산천에서 보면 제법 언덕 위에 있는 우리 구정초에는 바로 그 우물이 있는 곳이었다. 언덕 위다 보니 두레박을 내려뜨려 퍼올리는 우물로 상당히 깊었다. 이 언덕 위의 우물(邱井)에 대한 의미도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생략한다.
학산의 금광평(金光坪)은 태백준령에서 흘러내린 하천(河川)이 산지(山地)에서 평지로 흘러나올 때 곡구(谷口)를 중심으로 동심원상의 등고선을 갖고 형성되는 충적(充積) 지형을 선상지(扇狀地)라고 하는데 흡사 부채(扇)를 펼쳐놓은 모양의 지형을 이루어 생긴 말이 선상지(扇狀地)라는 단어이다.
우리나라의 선상지(扇狀地)를 살펴보니 ①강릉 금광평(金光坪), ②충북 제천(堤川), ③경주시 안강(安康), ④경북 경주시, ⑤경주시 입실(入室), ⑥울산시 가천(加川), ⑦경북 청도(淸道), ⑧대구 월배(月背), ⑨경남 합천 적중(赤中), ⑩전남 구례 천은사(泉隱寺), ⑪전남 구례 화엄사(華嚴寺), ⑫경남 사천(泗川), 그리고 ⑬경남 삼천포(三千浦) 선상지(扇狀地)로 모두 13곳이라고 한다.
우리 구정초 교가에 나오는 ‘금광평 넓은 들을 뜰악(마당)을 삼고~~’를 보면 이 학산 금광평이 우리나라에서 첫 번째로 꼽히는 선상지(扇狀地)이니 구정초에서 공부한 우리는 정말 복 받은 사람이다.
학산의 또 하나의 자랑은 꽤 꽃이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예전에는 학산을 ‘학(鶴)과 꽤’의 마을로 부를 만큼 학과 꽤나무가 많았다.
강릉지방 말인 ‘꽤’는 일명 ‘오얏’, ‘왜지’, ‘고야’ 등으로 불리고, 경상도에서는 ‘왜추’라고 부른다던가....
봄철이 되면 마을은 온통 꽤 꽃으로 새하얗게 꽃밭을 이루었고, 흰 날개를 활짝 펴고 비상(飛翔)하는 우아한 학(鶴)의 모습과 어울려 학산은 백색(白色)의 천국(天國)으로 불리기도 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대한제국(大韓帝國) 시기 국화(國花)를 이화(李花)로 삼고 온갖 나라를 상징하는 모든 것에 이화의 꽃문양을 새겼는데 이것이 바로 오얏(李:오얏 이)으로 바로 우리나라 토종자두, 즉 강릉말로 꽤다. 다시 생각해 보면 우리 고향 학산은 국화(國花)의 마을이었던 셈이니 놀라운 우리의 복이다.
학산의 역사는 굴산사지(崛山寺址), 범일국사(梵日國師) 탄생지, 학바위 전설, 눈물바위 전설, 학산 오독떼기(강원도 지정 무형문화재 제5호), 뭉구니골(文群谷) 이야기 등 한도 끝도 없고, 학산 출신 뛰어난 인물들로는 정주교님(제헌국회의원), 조순박사(국무총리), 정욱님(대원미디어 회장) 등등...
우리 학산(鶴山)은 박사가 총 38명 나왔고, 특히 교육자 출신이 많아서 현재까지 초중고 교장 및 대학교수를 40여 명이나 배출한 마을로 ‘선비 마을, 박사마을’ 이라 불리기도 하는 자랑스러운 고향이다.
모두 잘 아시는 사실들이니 설명은 생략하고 이만 졸필.... 남은 여생 건강하게 행복하게 삽시다.
<구정초 18기 백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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