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912462 박동연
좋은 평론 선정하기
<우리 부엌칼은 어디에> 박찬일 음식칼럼니스트
옛날 어머니가 밥하시던 사진 한 장을 우연히 보았다. 사극에 나오는 그런 칼이다. 검은색에 날만 희게 번뜩이던. 약간 환도처럼 굽어있어서 숭덩숭덩 무언가 썰 때 리듬감이 있었던 것 같다. 어머니께 여쭤보니 칼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다. 요즘 장터에 가면 이런 칼이 보인다. 조선 칼, 한국 칼 또는 그냥 부엌칼이라는 이름의.
요새 요리에 관심 있는 사람이 많아져서인지 칼도 눈길을 많이 받는다. 인터넷 칼 전문점은 꽤 매기가 좋은 것 같고, 명성이 높은 전북 남원의 어느 장인이 만드는 칼을 사려고 했는데 구할 수가 없다. 매진이다.
한 가지 의문. 한국의 부엌칼은 어떤 계통을 가지고 있을까. 지금 대장간이나 명인이 만드는 그런 칼이 적어도 수백년의 전통을 잇고 있는 것일까. 옛 그림을 보면 궁중 연회나 고위 관료의 잔치에 숙수들이 칼로 요리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대체로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모양이다. 길이와 폭은 제각각인데, 칼등이 약간 호를 그리며 칼끝이 버선코처럼 솟아 있다. 그림으로는 우리가 부엌칼이라고 하는 모양과 비슷해 보인다. 문제는 소재며 제작방식이다. 한 전문가는 ‘참쇠’가 아주 튼튼하고 강해서 질 좋은 부엌칼을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한데 참쇠가 무엇인지, 그 소재로 누가 칼을 만드는지, 만든다면 어떻게 구해 쓸 수 있는지 알 길이 없다.
산업화 대량생산 시대는 많은 것을 바꾸어놓았다. 부엌살림도 마찬가지여서 소재며 모양, 전통이 많이 변했다. 양은이 무쇠를 밀어내고 다시 스테인리스의 시대가 온 것은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오랜 일제강점기, 미국 문화가 조리도구에 미친 영향도 엄청나다. 우리가 쓰는 부엌살림의 상당수가 일본과 서구형 제품이다. 독일에서 1920년대에 시작된 근대적인 부엌을 ‘프랑크푸르트 부엌’이라고 하는데 한국인은 여기서 파생된 표준적인 부엌구조에서 살림한다. 그러니 도구도 서양식이게 마련이다. 먹는 음식은 여전히 반찬과 김치, 국과 찌개를 놓는 전통방식인데 그걸 만드는 부엌구조는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칼도 마찬가지여서 서양식 아니면 일본식이다. 서양식은 대개 독일제품을 으뜸으로 친다. 과연 사실인지 알 수 없는 신화 같은 게 존재한다. 신혼살림으로 아주 비싼 독일 칼 세트를 사는 게 당연시된다(사놓고 쓰지 않는 칼은 왜 이리 많은지). 요리사들은 또 달라서 요새는 일본 칼이 득세한다. 인터넷에서 파는 전문가용 칼은 일본 제품이 휩쓴다. 특히 두들겨서 만드는 단조(鍛造) 칼은 수백만원씩 하는 게 흔하다. 한 세트가 차 한 대 값이라고도 한다.
화가 김홍도의 사실적인 풍속화인 대장간 그림에서 쇠를 식히고 달궈가며 두들기는 단조 장면을 보자니, 그 좋은 기술로 만드는 우리 칼의 맥락은 어떻게 된 것일까 궁금해질 뿐이다. 도구에는 국적이 없고 질이 좋으면 쓰는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 칼은 어디 갔는지 그 역사라도 좀 알고 싶다. 좋은 우리 칼이 있다는데 어떻게 사야 할지도 모르겠고.
https://m.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303100300035
<좋은 평론으로 선정한 이유>
1. 글의 초점을 하나로 잡았고, 그 초점에 있어서 본인의 경험이나 우리의 일상 속의 모습들 언급하였다. 이는 글을 읽을 때 초점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2. 초점 선정에 대한 이유를 알려줌으로서 설득력이 생겼다.
3. 위의 이해도와 설득력을 바탕으로 본인의 경험을 독자들에게 알림으로서 공감을 이끌어 내어 글의 신뢰도를 높였다.
<평론의 outline 작성하기>
1. 조선 칼, 한국 칼, 또는 그냥 부엌 칼
어머니의 사진 속 칼을 보며 생각한 본인의 경험으로 초점이 ‘한국 칼’임을 전달.
2. 한국 칼에 대한 의문점, 칼에 대한 요즘의 문화
요즘 요리가 유행함에 따라 칼도 관심을 가짐.
의문점: 한국 부엌칼의 계통.
옛 그림을 보고 한국 칼의 모양새와 전통을 알 수 있음, 현재와 유사.
‘참쇠’가 튼튼하고 강해서 좋은 칼을 만들 수 있음.
하지만 누가 어떻게 만들고 구할 수 있는지 알 길이 없음.
산업화 대량생산으로 많은 변화가 있음.
일본과 미국의 문화가 우리의 조리도구에도 영향을 줌.
음식은 한국 정통방식을 여전히 고수함, but 조리도구나 부엌의 구조는 서양식임.
이에 따라 칼과 같은 도구들도 서양식 or 일본식.
가정에서는 서양식 독일제품이 으뜸으로 여겨짐.
요리사들은 일본 칼이 으뜸으로 여겨짐, 가격은 만만치 않음.
3. 한국 칼의 행방
김홍도의 풍속화인 대장간 그림에서 쇠를 식히고 달구며 두들기는 ‘단조’ 장면을 볼 수 있음.
좋은 우리의 기술로 만들어지는 한국 칼의 맥락에 대한 의문을 해결 할 길이 없음.
도구는 질이 좋으면 사용하는 것이 맞지만, 우리 칼의 역사, 구할 방법 등을 알고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