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두바이에서는 매년 3월 두바이클래식이라는 경마가 열린다. 올해는 3월28일 나드알세바 경마장에서 영국 국적의 알무타와켈이 우승(2000m), 상금 300만달러(약36억원)를 받았다. 내년에는 3월25일 대회가 열릴 예정인데, 총상금이 600만달러로 늘어 1등은 360만달러(약 43억원)를 챙기게 된다.
두바이클래식은 좀 특이한 경마다. 관중이 마권을 사지 않는다. 오로지 잘 달리는 말만 구경하면 된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상금을 많이 주는 것은 세이크 모하메드 왕자 덕이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을 나온 모하메드왕자는 세계 경마계에서 주목 받는 인물이다. 국방장관으로 있으면서 두바이 월드컵을 창설했다. 현재 영국을 비롯해 세계 8곳에 말 생산 목장을 갖고 있다. 소유 경주마도 약 400마리가 되는 다국적 마주이기도 하다. 씀씀이도 커 83년에는 미국 켄터키 키니랜드 경매장에서 노던댄서 새끼 한 마리를 1000만달러(약120억원)에 사 서러브레드 경매사상 두번째 기록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가 경마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것은 영국 상류사회의 상징인 마주집단에 참여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석유로 쌓은 부를 바탕으로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위상을 높이려는 의도가 더 크다. 워낙 상금이 많으니까 전세계의 내로라 하는 말과 마주들이 군침을 흘리며 두바이를 찾을 수밖에 없고, 이는 아랍에미리트와 두바이의 홍보효과로 나타난다. 경마를 통한 국익 확보의 대표적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