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욥기 1 [서막]
1 우스 땅에 욥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흠이 없고 정직할 뿐 아니라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을 멀리하는 사람이었습니다.
2 그는 아들 일곱과 딸 셋을 두었습니다.
3 또한 그는 양 7,000마리, 낙타 3,000마리, 소 500쌍, 암나귀 500마리 외에 종도 많이 있었습니다. 욥은 동방에서 가장 큰사람이었습니다.
4 욥의 아들들은 집집마다 돌아가며 잔치를 벌이곤 했는데 그때마다 세 누이도 초대해 함께 먹고 마셨습니다.
5 이 잔치 기간이 끝나고 나면 욥은 그들을 불러 성결하게 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 그들의 수대로 번제를 드렸습니다. ‘내 자식들이 죄를 짓고 마음으로 하나님을 저주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욥은 항상 이와 같이 했습니다.
6 하루는 하나님의 아들들이 여호와 앞에 와 서 있는데 사탄도 그들과 함께 왔습니다.
7 여호와께서 사탄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어디에서 왔느냐?” 사탄이 여호와께 대답했습니다. “땅에서 여기저기를 왔다 갔다 하다 왔습니다.”
8 그러자 여호와께서 사탄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종 욥을 유심히 살펴보았느냐? 땅 위에 그런 사람이 없다. 그는 흠이 없고 정직한 자로서 하나님을 경외하고 악을 멀리하는 사람이다.”
9 이에 사탄이 여호와께 대답했습니다. “욥이 아무런 이유 없이 하나님을 경외하겠습니까?
10 주께서 그와 그 집안과 그가 가진 모든 것의 사명에 울타리를 쳐 주지 않으셨습니까? 주께서 욥이 손대는 일에 복을 주셔서 그 가축이 땅에서 늘어 가는 것입니다.
11 하지만 주께서 손을 뻗어 그가 가진 모든 것을 쳐 보십시오. 그러면 그가 분명 주의 얼굴에 대고 저주할 것입니다.”
12 여호와께서 사탄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좋다. 그의 모든 재산을 네 마음대로 해도 좋다. 그러나 그의 몸에는 손가락 하나도 대지 마라.” 하시니 사탄이 여호와 앞에서 물러났습니다.
13 하루는 욥의 아들딸들이 맏형의 집에서 잔치를 벌이고 포도주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14 그때 한 심부름꾼이 욥에게 와서 말했습니다. “소들은 밭을 갈고 있고 나귀들은 그 근처에서 풀을 뜯고 있었는데
15 스바 사라들이 갑자기 들이닥치더니 그것들을 빼앗아 가고 종들을 칼로 쳐 죽였습니다. 저만 혼자 피해 이렇게 주인님께 말씀드리러 온 것입니다.”
16 그가 아직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또 한 사람이 와서 말했습니다. “하나님의 불이 하늘에서 떨어져 양 떼와 종들을 다 집어삼켰습니다. 저만 혼자 피해 이렇게 주인님께 말씀드리러 왔습니다.”
17 그가 아직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또 한 사람이 와서 말했습니다. “갈대아 사람들이 세 무리로 떼를 지어 쳐들어와서 낙타들을 빼앗아 가고 종들은 칼로 쳐 죽였습니다. 저만 혼자 피해 이렇게 주인님께 말씀드리러 왔습니다.”
18 그가 아직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또 한 사람이 와서 말했습니다. “주인님의 아들딸들이 맏아드님 댁에서 잔치를 벌이며 포도주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19 그런데 갑자기 광야에서 돌풍이 불어오더니 집의 네 모퉁이를 쳤습니다. 그러자 집이 그 젊은이들 위에 폭삭 내려앉았고 그들이 죽고 말았습니다. 저만 혼자 피해 이렇게 주인님께 말씀드리러
20 이 말에 욥은 벌떡 일어나 겉옷을 찢고 머리털을 밀어 버리고 땅에 엎드려 경배하며
21 말했습니다. “내가 내 어머니의 모태에서 벌거벗고 나왔으니 떠날 때도 벌거벗고 갈 것입니다. 여호와께서 주신 것을 여호와께서 가져가시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양받으시기를 바랍니다.
22 이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욥은 죄를 짓거나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욥기 2
1 또 하루는 하나님의 아들들이 여호와 앞에 와 서 있었는데 사탄도 그들과 함께 와서 그분 앞에 섰습니다.
2 여호와께서 사탄에게 물으셨습니다. “네가 어디에서 왔느냐?” 사탄이 여호와께 대답했습니다. “땅에서 여기저기를 왔다 갔다 하다 왔습니다.”
3 그러자 여호와께서 사탄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종 욥을 유심히 살펴보았느냐? 땅 위에 그런 사람이 없다. 그는 흠이 없고 정직한 자로서 하나님을 경외하고 악을 멀리 사는 사람이다. 그리고 네가 나를 부추겨 아무 이유 없이 망하게 했는데도 그는 아직까지 충성심을 잃지 않았다.”
4 그러자 사탄이 여호와께 대답했습니다. “가죽은 가죽으로 바꾸어야지요! 사람이 자기 목숨을 위해서는 가진 모든 것을 다 내주기 마련입니다.
5 그러니 손을 뻗어 그의 뼈와 살을 쳐 보십시오. 그러면 그가 틀림없이 주의 얼굴에 대고 저주할 것입니다.”
6 여호와께서 사탄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보아라. 그가 네 손안에 있다. 그러나 그 목숨만은 살려 두어야 한다.”
7 그리하여 사탄은 여호와 앞에서 물러가 욥을 그 발바닥에서 머리끝까지 악성 종기가 나도록 쳤습니다.
8 그러자 욥은 잿더미에 앉아서 토기 조각을 쥐고 자기 몸을 긁어 댔습니다.
9 그 아내가 그에게 말했습니다. “아직도 그 잘난 충성심이나 붙들고 있다니! 차라리 하나님을 저주하고 죽어 버려요!”
10 그러나 그가 아내에게 대답했습니다. “정말 어리석은 여자처럼 말하는군. 그래, 우리가 하나님께 좋은 것만 받고 고난은 받지 않겠다는 것이요?” 이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욥은 입술로 죄짓지 않았습니다.
11 욥의 세 친구가 그에게 닥친 이 모든 고난에 대해 듣고는 각각 자기 집을 나섰습니다. 데만 사람 엘리바스와 수아 사람 빌닷과 나아마 사람 소발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슬퍼하고 위로한 마음으로 만나기로 약속했던 것입니다.
12 그들이 멀리서 눈을 들어 보았는데 도무지 욥을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들은 소리 높여 울며 옷을 찢고 하늘을 향해 재를 날려서 자신들의 머리에 뿌렸습니다.
13 그리고 나서 그들은 그와 함께 바닥에 눌러앉아 7일 밤낮을 같이 지냈습니다. 그가 당한 고난이 엄청난 것을 보고 그들은 그에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욥기 3 [욥이 입을 열어 말하다]
1 그 후 욥은 입을 열어 자기가 태어난 날을 저주하며
2 이렇게 말했습니다.
3 “내가 태어난 그날이 사라졌더라면, 사내아이를 배었다고 말하던 그 밤도 없었더라면,
4 그날이 어둠이 됐더라면, 위에 계신 하나님이 신경도 쓰지 않으셨더라면, 그날에 동이 트지도 않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5 어둠과 죽음의 그림자가 그날을 가렸더라면, 구름이 그날 위에 덮였더라면, 그날의 캄캄함이 그날을 엄습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6 그날 밤이여, 어둠이 그 밤을 사로잡았더라면, 그 밤이 한 해의 날에서 빠졌더라면, 그 밤이 어떤 달의 날에도 들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7 오, 그 밤이 잉태할 수 없는 밤이었더라면, 기뻐 외치는 소리가 그 밤에 들리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8 날은 저주하는 자들, 리워야단을 깨울 수 있는 자들이 그 밤을 저주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9 그 밤의 새벽 별들이 어두워졌더라면, 날이 새기를 기다려도 밝지 않고 동이 트는 것을 보지 못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10 그 밤이 내 어머니의 태의 문을 닫지 않았고 내 눈앞에서 고난을 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11 내가 왜 모태에서 죽지 않았던가? 그 배 속에서 나오면서 왜 숨을 거두지 않았던가?
12 나를 받을 무릎이 왜 있었던가? 나를 먹일 유방이 왜 있었던가?
13 그렇지 않았더라면 지금 내가 조용히 누워서 자고 또 쉬었을 텐데.
14 자기들을 위해 폐허를 재건한 이 땅의 왕들과 그 신하들과 함께 있었을 텐데.
15 또는 금을 가진 지도자들, 은으로 집을 가득 채운 지도자들과 함께 있었을 텐데.
16 또는 낙태된 아이처럼, 세상 빛을 보지 못한 아기처럼 돼 있을 텐데.
17 거기는 악인이 소란을 멈추고 지친 사람들이 쉼을 얻으며
18 갇힌 사람들이 함께 쉬고 억압하는 자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이다.
19 거기서는 작은 사람, 큰 사람이 함께 있고 종이 그 주인에게서 놓여 있지 않는가!
20 왜 비참한 사람들에게 빛을 주시고 고통스러워하는 영혼에게 생명을 주시는가?
21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죽음이 오지 않아 숨겨진 보물을 찾는 것보다 더욱 간절히 죽음을 찾다가
22 마침내 무덤에 이르게 되면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하지 않겠는가?
23 하나님의 울타리에 싸여 그 인생길이 숨겨진 사람에게 왜 빛을 주시는 것인가?
24 내가 먹기 전에 한숨이 나오고 내 신음이 물처럼 쏟아져 나오는구나.
25 내가 그토록 두려워하던 것이 내게 닥쳤고 내가 무서워하던 일이 내게 일어났구나.
26 내게 평안도 없고 쉼도 없이 조용함도 없고 그저 고난만 와 있구나.”
욥기 4 [엘리바스]
1 그러자 데만 사람 엘리바스가 말했습니다.
2 “누가 자네에게 말을 걸면 자넨 짜증이 나겠지? 그렇지만 누가 말하지 않고 물어서 있겠는가?
3 생각해 보게. 자네가 많은 사람은 가르쳤고 약한 손을 가진 사람에게 힘을 주지 않았는가.
4 넘어지는 사람을 말로 붙들어 주었고 무릎이 연약한 사람에게 힘을 주지 않았는가.
5 그런데 자네가 이 지경이 됐다고 힘이 빠지고 문제가 생겼다고 힘들어하다니
6 자네의 경외함이 자네의 자신감이었고 자네의 올바르게 사는 것이 자네의 소망이 아니었나?
7 잘 생각해 보게. 누가 죄 없이 망하겠나? 정직한 사람이 끊어지는 일이 어디 있나?
8 내가 본 바로는 죄악을 경작하는 사람, 고난의 씨를 뿌리는 사람은 그대로 거두더군.
9 하나님의 입김에 그들은 망하고 그분의 콧김에 끝장나는 것이네.
10 사자의 포효 소리, 사나운 사자의 으르렁대는 소리는 사라지고 젊은 사자의 이빨은 부러지고
11 늙은 사자가 먹이가 없어 죽고 암사자의 새끼들이 다 흩어져 버린다네.
12 한마디 말이 내게 살짝 들려오기에 내 귀가 좀 들어 보았네.
13 사람들이 깊은 잠에 빠져드는 그 밤의 불안한 꿈속에서
14 두려움과 떨림이 나를 사로잡아 내 모든 뼈를 흔들었다네.
15 그러고 나서 한 영이 내 얼굴 앞에서 지나갔네. 내 몸의 털이 다 쭈뼛 서 버렸지.
16 그 영이 가만히 서 있었지만 나는 그 모습에 한 형상이 서 있고 적막이 흐르는데 내가 어떤 음성을 듣게 됐지.
17 ‘인간이 하나님보다 더 의로울 수 있겠느냐? 사람이 그 창조자보다 더 깨끗할 수 있겠느냐?
18 보라.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종들조차 믿지 않으시고 당신의 천사들조차 허물이 있다 하시는데
19 하물며 진흙집에서 살면서 흙먼지 속에 그 기초를 두며 하루살이처럼 눌려 죽을 사람들이야 오죽하겠는가?
20 그들은 아침에 살았다가 저녁이 되면 멸망하고 아무도 생각해 주는 사람 없이 영원히 멸망하는 법이네.
21 그들의 장막 줄이 뽑히지 않겠는가? 그들은 죽어도 참 지혜 없이 죽는다네.’”
욥기 5
1 “자네에게 대답할 사람이 있다면 지금 불러 보게. 거룩한 이들 가운데 누가 자네를 돌아보겠나?
2 분노는 어리석은 사람을 죽이고 질투는 바보 같은 사람을 죽인단 말이지.
3 어리석은 사람이 뿌리박는 것을 본적이 있는데 그 집이 갑자기 저주를 받더군.
4 그 자식들은 무사한 것과는 거리가 멀어서 성문 앞에서 짓눌리고 있는데도 구해 주는 사람이 없더군.
5 그들이 추수한 것은 배고픈 사람이 먹어 치우되 가시나무에서 난 것까지도 먹고 그 재산은 목마른 사람들이 집어삼킨다네.
6 어려움은 흙먼지에서 나는 게 아니고 고난은 땅에서 생겨나는 게 아니지.
7 그러나 불꽃이 위로만 솟듯이 사람은 고난받기 위해 태어나는 것일세.
8 나 같으면 하나님을 찾아서 하나님께 내 사정을 맡겼을 텐데.
9 그분은 크고도 헤아릴 수 없는 일을 하시고 기적을 셀 수 없이 보이시며
10 땅에 비를 내리시고 밭에 물을 대시며
11 낮은 사람들을 높은 곳에 세우시고 슬퍼하는 사람들을 안전한 곳으로 들어 올리신다네.
12 또 교활한 사람의 계략을 좌절시켜 그 손이 일을 이루지 못하게 하신다네.
13 지혜로운 사람들을 자기 꾀에 빠뜨리시고 간교한 사람의 계획이 뒤틀리게 하시네.
14 대낮에도 그들이 어둠을 맞닥뜨리니 정오에도 밤에 하듯이 더듬고 다닌다네.
15 그러나 그분은 궁핍한 사람들을 칼날과 같은 그들의 입에서 구해 내시고 힘 있는 사람들의 손아귀에서 구해 내신다네.
16 그렇기에 가난한 사람들에게 희망이 있고 불의가 자기 입을 막는 것 아니겠나.
17 이보게, 하나님께서 바로잡아 주시는 사람은 복이 있다네. 그러니 전능하신 분의 훈계를 거절하지 말게.
18 그분은 상처를 주기도 하시지만 또 싸매 주기도 하시고, 다치게도 하시지만 그 손길이 또 치료도 하신다네.
19 그분이 여섯 재앙에서도 자네를 구해 내시고, 아니 일곱 재앙에서도 자네에게 아무 해도 끼치지 않게 하실 걸세.
20 기근 속에서도 그분은 자네를 죽음에서 구속하시고 전쟁에서도 칼의 권세로부터 자네를 구속하실 걸세.
21 자네는 혀의 채찍에서 보호받을 것이고 멸망이 닥칠 때 두려워할 필요가 없을 걸세.
22 자네는 멸망과 기근을 비웃을 것이고 땅의 짐승들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을 걸세.
23 자네가 밭의 돌들과 언약을 맺고 들짐승들이 자네와 잘 어울려 지낼 테니 말이네.
24 자네는 자네 장막에 아무 탈이 없음을 알게 될 것이고, 자네 거처를 살펴보아도 아무것도 잃을 것이 없음을 알게 될 걸세.
25 자네의 자손이 많아지고 자네의 후손이 땅의 풀처럼 될 것을 자네가 알게 될 걸세.
26 때가 되면 곡식 단을 모아들이듯이 자네의 수명이 다해서야 무덤으로 갈 것이네.
27 아, 그렇군. 우리가 고찰해 본 것이니 이 말이 맞을 걸세. 그러니 자네의 유익을 위해 그것을 알았으면 좋겠네.”
욥기 6 [욥]
1 그러나 욥이 대답했습니다.
2 “내 고뇌를 달아 볼 수만 있다면, 내 이 비참함을 저울에 올려 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3 틀림없이 바다의 모래보다 무거울 것이다. 그 때문에 내 말이 경솔했구나.
4 전능하신 분의 화살이 내 속에 박혀서 내 영이 그 독을 마셨으니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이 나를 향해 줄지어 서 있구나.
5 풀이 있는데 들나귀가 울겠는가? 꼴이 있는데 소가 울겠는가?
6 소금 없이 맛없는 음식이 넘어가겠는가? 달걀흰자에 무슨 맛이 있겠는가?
7 나는 그것을 건드리기도 싫다. 그런 것을 먹으면 속이 메스꺼워진다.
8 내가 구하는 것이 있는데 하나님께서 내가 바라는 것을 해 주셨으면
9 하나님께서 선뜻 나를 죽여 주셨으면, 그 손을 놓아 나를 끊어 버리셨으면 좋겠다는 것이네!
10 그러면 내가 편안해질 텐데. 그래, 고통 속에서도 기뻐 뛸 텐데. 내가 거룩하신 분의 말씀을 거역하지 않았으니까.
11 내게 무슨 힘이 남아 있어 소망이 있겠는가? 내 마지막이 어떠하겠기에 살아야 하는가?
12 내가 무슨 돌 같은 힘이라도 있단 말인가? 내 몸이 청동이라도 된단 말인가?
13 나 스스로를 도울 힘이 내게 없지 않느냐? 지혜가 내게서 살아지지 않았느냐?
14 전능하신 분을 경외하는 마음을 저버릴지라도 친구라면 고난 받는 사람에게 동정심을 보여야 하는데,
15 내 형제들은 시내처럼, 흘러가는 시냇물처럼 그냥 지나가 버릴 뿐이구나.
16 얼음이 녹아 시냇물이 시커멓게 되고 물속에서 눈이 녹아 넘치게 흘러도
17 날이 따뜻해지면 물이 없어지고 더워지면 그 자리에서 아예 사라져 버리는구나.
18 물길에서 벗어나면 갈 곳 없어 사라지는구나.
19 데마의 대상들이 그 물을 찾고 스바의 상인들도 기다렸다.
20 그들이 바랐기 때문에 당황했던 것이고 거기에 가서는 실망뿐이었던 것일세.
21 이제 자네들도 아무 도움이 안 되네. 내가 무너진 것을 보고는 더럭 겁이 나나 보네.
22 내가 언제 무엇을 좀 달라, 네 재산에서 얼마를 떼어 달라,
23 적의 손에서 나를 구해 달라, 극악무도한 자의 손아귀에서 돈 주고 나를 빼 달라고 하건가?
24 나를 가르쳐 보시게나. 내가 입 다물고 있겠네. 내가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가르쳐 보란 말이네.
25 바른말은 실로 힘이 있는 법이지. 그러나 자네들은 도대체 뭘 나무라고 싶은 건가?
26 자네들이 말을 책잡으려는 것 같은데 절망에 빠진 사람의 말은 그저 바람 같은 것 아닌가?
27 자네들은 고아를 놓고 제비뽑기하고 친구들조차 팔아넘기겠군.
28 그러니 자네들은 조용히 하고 나를 잘 보게나. 내가 자네들의 얼굴에 대고 거짓말이라도 하겠는가?
29 부탁하는데 잘 돌아보고 불의한 일을 하지 말도록 하게나. 내 의가 아직 여기 있으니 다시 행각해 보게나.
30 내 혀에 불의가 있던가? 내 입이 악한 것을 분별하지 못하겠는가?”
욥기 7
1 “사람이 땅에서 사는 것이 고된 종살이가 아닌가? 그 삶이 품꾼의 삶과 다를 바가 무엇이겠는가?
2 종이 땅거미 지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것같이, 품꾼이 하루 품삯을 애타게 기다리는 것같이
3 나도 몇 달 동안 허무한 일을 당하고 비참한 밤이 나를 위해 정해졌다네.
4 내가 누울 때 ‘내가 언제나 일어날까? 밤이 언제 끝날까?’ 하지만 새벽까지 이리저리 뒤척인다네.
5 내 몸은 벌레와 흙더미로 옷 입었고 내 살은 곪아 터졌다네.
6 내 인생이 베틀의 북보다 빠르게 지나가니 소망도 없이 끝나고 마나 보네.
7 내 인생이 바람임을 기억해 주십시오. 내 눈이 다시는 좋은 것을 보지 못할 것 같습니다.
8 지금 나를 보는 눈이 더는 나를 못보고 주의 눈이 나를 찾아도 내가 더는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9 구름이 사라져 없어지듯이 무덤으로 내려가는 자는 돌아오지 않는 법입니다.
10 그가 다시는 자기 집에 돌아오지 못하고 그가 있던 자리도 더는 그를 알지 못할 것입니다.
11 그러므로 내가 입을 다물지 못하겠습니다. 내 영이 이렇게 고통을 받으면서 말하고 내 영혼이 이렇게 쓰라려하면서 원망할 것입니다.
12 내가 바다입니까. 아니면 바다의 괴물입니까? 주께서 왜 나를 감시하십니까?
13 내가 ‘내 침대가 나를 편하게 해 주겠지, 내 보금자리가 내 원망을 받아 주겠지’라고 하면
14 주께서는 꿈속에서 두렵게 하시고 환상으로 무섭게 하십니다.
15 내 영혼이 차라리 질식해서 죽는 게 이런 몸으로 사는 것보다 낫다 싶습니다.
16 나는 사는 게 싫습니다. 영원히 살 것도 아닌데 나를 혼자 내버려 두소서, 내 인생이 허무하기 짝이 없습니다.
17 사람이 무엇인데 주께서 그를 크게 생각하시고 그에게 그렇게 많은 관심을 쏟으십니까?
18 왜 그렇게 아침마다 감시하시고 순간마다 시험하십니까?
19 주께서 언제까지 나를 떠나지 않으시겠습니까? 침을 꼴깍 삼키는 동안만이라도 나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으시겠습니까?
20 오 사람을 감시하시는 분이여, 내가 죄를 지었다 해도 그것이 주께 무슨 일이 되겠습니까? 주께서 왜 나를 과녁으로 삼으셔서 내가 내 자신에게 짐이 되게 하십니까?
21 주는 왜 내 허물을 용서하지 않으시고 내 죄를 없애 주지 않으십니까? 이제 내가 흙먼지 속에 누울 것입니다. 주께서 아침에 나를 찾으셔도 내가 더는 없을 것입니다.”
욥기 8 [빌닷]
1 그때 수아 사람 빌닷이 대꾸했습니다.
2 “자네가 언제까지 그런 말을 하겠는가? 언제까지 거친 바람처럼 말하겠는가?
3 하나님께서 심판을 잘못하시겠는가? 전능하신 분이 정의를 왜곡하시겠는가?
4 자네의 자식들이 그분께 죄를 지었다면 그 죄 때문에 그들을 버리시지 않았겠는가?
5 그러나 자네가 하나님을 간절히 찾으며 전능하신 분께 은총을 구한다면
6 또 자네가 순결하고 정직하다면 지금이라도 그분께서 자네를 위해 직접 일어나 자네의 의의 자리를 회복시키실 것이네.
7 자네의 시작은 보잘것없을지라도 자네의 나중은 심히 창대하게 될 걸세.
8 부탁하는데 이전 세대에게 물어보아 그 조상들이 알아낸 것을 들을 준비를 하게.
9 (우리가 어제 태어나서 아는 것이 없고 이 땅에서의 우리 인생은 그림자에 불과한 것이네.)
10 조상들이 자네에게 가르쳐 주고 말해 주지 않겠는가? 조상들이 마음에서 나온 말로 쏟아 내지 않겠는가?
11 늪 없이 왕골이 자라겠는가? 물 없이 갈대가 자라겠는가?
12 아직 푸른색이 돌아 꺾을 때가 되지 않았는데도 다른 풀보다 먼저 시들어 버리지 않는가?
13 하나님을 잊고 사는 사람의 운명도 마찬가지라네. 하나님 없는 사람의 소망은 망해 버릴 것이네.
14 그가 바라는 것은 끊어질 것이고 그가 의지하는 것은 거미줄 같을 것이라네.
15 그가 자기 집에 기대어도 집이 서 있지 못할 것이고 그가 단단히 붙잡아도 집이 버티지 못할 거란 말일세.
16 그가 해 아래의 싱싱한 식물같이 새 가지가 정원 가득 뻗어 나오고
17 그 뿌리가 서로 얽혀 바위 더미를 두르고 돌 속에서도 자리를 찾지만
18 만약 그 자리에서 뽑히면 그 자리도 ‘너를 본 적이 없다’고 하며 밀어낼 것이네.
19 이보게, 이것이 그런 길의 기쁨이나 그 땅에서는 다른 것이 자랄 것이네.
20 분명히 하나님께서는 온전한 사람을 버리지도 않고 악을 행하는 사람을 도와주지도 않는 분이시라네.
21 그리하여 그분이 자네 입을 웃음으로 채우시고 자네 입술을 기쁨으로 채우실 것이네.
22 자네를 미워하는 사람들은 수치로 옷 입고 악한 사람의 장막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네.”
욥기 9 [욥]
1 그러자 욥이 대답했습니다.
2 “그 말이 맞는 줄은 나도 물론 아네. 그러나 인생이 어떻게 하나님 앞에 의로울 수 있겠는가?
3 제 아무리 그분과 따져 보려 해도 천에 하나도 대답할 수 없을 것이네.
4 그 지혜가 심오하고 그 힘이 막강하니 그분을 거역하고도 잘된 사람이 누구겠는가?
5 그분이 진노해 산들을 옮기도 뒤집으시더라도 그들은 알지 못한다네.
6 그분은 땅을 그 자리에서 흔드시고 그 기둥을 떨게 하시며
7 그분이 해에게 명령하시면 해가 뜨지 않으며 별빛까지도 봉인해 버리신다네.
8 그분은 혼자 하늘을 펴시고 바다 물결을 밟으신다네.
9 그분은 북두칠성과 삼성과 묘성과 비밀의 남쪽 방을 만드신 분,
10 알 수 없는 큰일들을 하시는 분, 셀 수 없이 많은 기적을 보이시는 분 아닌가.
11 그분이 내 곁을 지나가셔도 내가 보지 못하고 그분이 내 앞을 지나가셔도 내가 깨닫지 못한다네.
12 이보게, 그분이 빼앗아 가시면 누가 막겠는가? 그분께 ‘무엇을 하십니까?’라고 누가 물을 수 있겠는가?
13 하나님께서 진노를 억누르지 않으시면 라합을 돕는 무리들도 그분 아래 굴복하거늘
14 하물며 내가 어떻게 그분께 대답할 수 있겠는가? 내가 도대체 무슨 말을 골라 그분과 논쟁하겠는가?
15 내가 의인이었어도 그분께 감히 대답하지 못하고 다만 내 재판자에게 간구할 뿐 아니겠나.
16 내가 그분을 불러 그분이 내게 응답하셨다 해도 나는 그분이 내 음성을 듣고 계시리라고 믿지 못하겠네.
17 그분이 폭풍으로 나를 상하게 하시고 아무 이유 없이 내게 많은 상처를 내시니 말이네.
18 숨 돌릴 틈도 없이 쓰라린 고통으로 나를 채우신다네.
19 힘으로 하자니 그분은 힘이 세시고 재판으로 하자니 누가 그를 불러내주겠는가?
20 내가 아무리 나를 정당화해도 내 입이 나를 정죄할 것이요, 내가 아무리 스스로 온전하다 해도 내 입이 내 죄를 증명할 것이네.
21 내가 온전하다 해도 내가 나 자신을 알 수가 없으니 내가 살아 있다는 게 정말 싫을 뿐이네.
22 모든 게 다 똑같은 게야. 그러게 내가 말하지 않던가? 그분은 온전한 사람이나 악한 사람이나 마찬가지로 멸망시키신다고 말일세.
23 재앙이 갑자기 닥쳐 죽게 돼도 그분은 죄 없는 사람이 시험당하는 것을 비웃으실 것이네.
24 이 땅이 악한 사람의 손에 떨어져도 그분은 그 땅의 재판관들의 얼굴을 가리실 것이네. 그분이 아니면 대체 누구겠는가?
25 내 인생이 달리는 사람보다 빨라서 좋은 것을 보지도 못하고 날아가 버리는구나.
26 내 인생이 갈대배와 같이 빨리 지나가며 먹이를 보고 날아 내리는 독수리와 같이 쏜살같이 지나가는구나.
27 내가 ‘내 원통함을 잊어버리고 내 무거운 짐을 떨어내고 웃음을 보이리라’해도
28 아직도 내 모든 고난이 두렵습니다. 주께서 내가 죄 없다고 하지 않으실 줄 내가 알기 때문입니다.
29 내가 정녕 악한 사람이라면 왜 이처럼 헛되이 고생을 해야 합니까?
30 내가 눈 녹은 물로 몸을 씻고 잿물로 손을 깨끗이 씻어도
31 주께서 나를 시궁창에 빠뜨리실 것이니 내 옷마저도 나를 싫어할 것입니다.
32 그분은 나와 같은 사람이 아니시니 내가 그분께 대답할 수도 없고 서로 대면하여 시비를 가릴 수도 없구나.
33 우리를 중재할 누군가가 있어 우리 둘 사이에 그 손을 얹어 줄 이도 없구나.
34 그분의 회초리가 내게서 사라지고 그분에 대한 두려움이 나를 짓누르지 않기를 바라노라.
35 그러면 내가 그분을 두려워하지 않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지금 그런 위치에 있지 않구나.”
욥기 10
1 “인생 살기가 정말 괴롭구나. 그러니 내 원통함을 터뜨리고 쓰라린 내 마음을 토로할 것이다.
2 내가 하나님께 말씀드립니다. 나를 정죄하지 마시고 주께서 무슨 이유로 내게 이러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3 주께서 손으로 지으신 나는 억압하고 멸시하시면서 도리어 악인이 꾀하는 일은 좋게 보시는 것이 선한 일입니까?
4 주께 있는 것이 육신의 눈입니까? 사람이 보듯이 보십니까?
5 주의 날이 사람의 날과 같습니까? 주의 해가 사람의 해와 같습니까?
6 내 잘못을 찾고 내 죄를 탐색하시다니요!
7 주께서는 내가 악하지 않은 것을 아시고 나를 주의 손에서 빼낼 자가 없음도 아십니다.
8 주의 손이 나를 만들고 나를 두루 다듬어 주셨는데 이제 와서 나를 멸망시키시려 하십니까?
9 주께서 나를 진흙같이 빚으셨다는 것을 잊지 마소서.나를 다시 흙으로 돌려보내시렵니까?
10 주께서 나를 우유같이 쏟아 붓고 치즈같이 굳히지 않으셨습니까?
11 내게 가죽과 살로 옷 입히시고 뼈와 힘줄로 짜서 나를 만들지 않으셨습니까?
12 주께서 내게 생명을 주시고 은총을 베푸셨고 나를 돌보시고 내 영혼을 지키셨습니다.
13 주께서 이런 것들을 주의 마음에 숨겨 두셨지요. 주께서 이를 염두에 두고 계심을 내가 압니다.
14 내가 죄를 지으면 주께서 지켜보시고 내 죄악에서 나를 면해 주지 않으십니다.
15 내가 악하다면 내게 재앙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내가 의인이어도 고개를 들지 못합니다. 수치와 고난을 지긋지긋하게 겪고 있습니다.
16 내가 머리라도 들면 주께서 사자처럼 나를 사냥하시며 다시 내게 권능을 보이십니다.
17 주께서 나를 대적하는 증인들을 새로 세우시고 주의 진노가 내게 더해가고 있으니 군대가 번갈아 나를 칩니다.
18 어째서 주께서 나를 모태에서 끌어내셨습니까? 아무 눈에도 띄지 않게 죽어 버렸다면 좋았을 것입니다!
19 내가 차라리 없었어야 했는데! 차라리 모태에서 무덤으로 바로 갔어야 했는데!
20 이제 내 인생도 얼마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 끝내 주십시오. 나를 내버려 두어 잠시나마 편안하게 해 주십시오.
21 내가 돌아오지 못하는 곳, 어두침침한,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땅에 가기 전
22 어둠 그 자체의 땅, 죽음의 그림자와 혼돈의 땅, 빛조차 어둠 같은 그런 땅으로 가기 전에 그리해 주십시오.”
욥기 11 [소발]
1 나아마 사람 소발이 대꾸했습니다.
2 “말이 많으니 대답은 해야 하지 않겠는가? 말 많은 사람을 의롭다 하겠는가?
3 속 빈 자네의 말에 사람들이 잠잠히 있겠는가? 자네가 비아냥거리는데 자네를 망신 줄 사암이 없겠는가?
4 자네가 ‘내 주장은 순수하고 나는 주가 보시기에 깨끗합니다.’ 하는군.
5 그러나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고 그 입술을 열어 자네를 치시기를 빌 뿐이네.
6 그분이 자네에게 지혜의 비밀을 보여 주시기를 바라네. 지혜는 양면을 갖고 있다네. 하나님께서 자네의 죄 가운데 얼마를 잊어 주셨음을 알게나.
7 자네가 아무리 연구해도 하나님을 알아낼 수 있겠는가? 자네가 전능하신 분을 완전히 찾아낼 수 있겠는가?
8 하늘보다 높은데 자네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지하 세계보다 깊은데 자네가 무엇을 알 수 있겠는가?
9 재 보자면, 땅보다 길고 바다보다 넓단 말일세.
10 그분이 두루 다니시며 사람을 잡아서 재판을 여시면 누가 그분을 막을 수 있겠는가?
11 그분은 허황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알아보시는데 악을 보고 분간하지 못하시겠는가?
12 미련한 사람이 지혜로워지기를 기다리느니 차라리 들나귀가 사람 낳기를 기다리는 게 나을 걸세.
13 그러나 만약 자네가 마음을 다잡고 그분께 지네의 손을 뻗으면
14 만약 자네의 손에 있는 죄를 치워 버리고 어떤 악도 자네의 장막 안에 있지 못하게 하면
15 자네가 흠 없이 얼굴을 들 수 있을 걸세. 자네가 굳게 서서 두려워하지 않을 걸세.
16 자네가 고난을 잊어버릴 것이니 기억하더라도 고작 흘러간 물 같을 걸세.
17 그리고 자네의 나날들이 정오의 빛보다 환할 것이고 어둠은 아침같이 밝아질 걸세.
18 자네는 이제 괜찮아질 것이네. 아직 희망이 있으니 말이야. 그래 자신을 잘 추스르고 편히 쉬게 될 걸세.
19 자네가 누울 때도 아무도 두려움을 주지 않을 것이고 많은 사람이 자네의 비위를 맞추려고 애쓸 것이네.
20 그러나 악인의 눈은 앞을 보지 못하고 피할 길이 없을 것이며 그 소망은 숨이 끊어지는 것뿐일세.”
욥기 12 [욥]
1 그러자 욥이 대답했습니다.
2 “참으로 자네들만 사람이로군. 그러니 자네들이 죽으면 지혜도 죽겠군!
3 그러나 자네들과 마찬가지로 내게도 통찰력이 있다네. 내가 자네들보다 못하지는 않다네. 그래, 이런 것들을 누가 모르겠는가?
4 하나님을 부르고 응답을 받던 내가, 참, 내 친구들에게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구나. 의롭고 정직한 내가 웃음거리가 됐구나!
5 평안하게 사는 사람은 재앙을 멸시하나 그 발이 곧 미끄러질 사람에게는 그 재앙이 덮치는 법일세.
6 강도들의 장막의 일이 잘되고 하나님의 진노를 자아내는 사람들이 무사한 것은 하나님께서 그들의 손에 풍성하게 주셨기 때문이네.
7 하지만 짐승들에게 물어보게나. 자네들에게 가르쳐 줄 것이네. 공중의 새들에게 물어보게나. 자네들에게 말해 줄 테니.
8 아니면 땅에 말해 보게나. 자네들에게 가르쳐 줄 테니. 그것도 아니면 바다의 고기들이 자네들에게 알려 줄 것이네.
9 여호와의 손이 이 일을 하셨다는 것을 이 모든 것들 가운데 그 어떤 것이 모르겠는가?
10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의 목숨이 그 손에 달려 있고 모든 사람의 호흡이 그 소에 달려 있는 것이네.
11 귀가 말을 듣지 못하겠는가? 입이 맛을 보지 못하겠는가?
12 나이 든 사람들에게는 지혜가 있고 장수한 사람들에게는 통찰력이 있는 것이네.
13 지혜와 힘은 하나님께 있는 것이고 계략과 통찰력도 그분의 것이네.
14 보게나. 그분이 부수신 것은 다시 세울 수 없고 그분이 가둬 놓은 사람은 석방되지 못하는 법이네.
15 이보게. 그분이 물을 막으시면 가뭄이 생기고 그분이 물을 보내시면 땅에 홍수가 생기는 법이네.
16 힘과 지혜는 그분께 있는 것이니 속는 사람과 속이는 사람이 다 그분의 것이지 않은가.
17 그분은 계략을 꾸미는 사람들을 맨발로 끌고 가시고 재판관들을 바보로 만드시고
18 왕들의 띠를 푸시고 그 허리를 조이신단 말일세.
19 또 제사장들을 벌거벗겨 끌고 가시고 힘 있는 사람들을 무너뜨리시며
20 신실한 사람의 말을 제거하시고 노인들의 통찰력을 빼앗아 가시며
21 통치자들에게 멸시를 쏟으시며 권세자의 권세를 약하게 하신다네.
22 또 어둠의 깊은 것을 밝혀내시고 죽음의 그림자를 빛 가운데로 끌어내시지 않는가!
23 민족들을 일으켰다가도 멸망시키시고 민족들을 확장시켰다가도 다 흩어버리신다네.
24 세상의 지도자들의 마음을 빼앗아 버리시고 그 백성들이 길 없는 광야에서 방황하게 하시고
25 그들이 빛도 없는 어둠 속을 더듬고 다니게 하시고 술 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게 하신다네.”
욥기 13
1 “아, 내 눈이 이 모든 것을 보았고 내 귀가 듣고 깨달았다네.
2 자네들이 아는 것을 나도 아니 나는 자네들보다 못하지 않다네.
3 정말 전능하신 분께 말하고 싶다네. 하나님께 좀 따져 묻고 싶다네.
4 그러나 자네들은 거짓말을 지어내는 자들이니 자네들은 모두 쓸모없는 의사들일세!
5 자네들이 모두 입 좀 다물고 있었으면 좋겠군! 그가 차라리 지혜롭겠어.
6 내 변론을 듣고 내 입술의 항변을 들어들 보게나.
7 자네들이 악하게 말하는 게 하나님을 위해서인가? 자네들이 속 빈 말을 하는 게 그분을 위해서인가?
8 자네들이 그분의 편을 들겠다는 것인가? 자네들이 하나님을 위해 논쟁하겠다는 것인가?
9 그분이 자네들을 살펴보셔도 좋겠나? 사람이 사람을 속이듯이 자네들도 그분을 속일 수 있겠나?
10 자네들이 쓸데없이 편을 가르면 그분이 틀림없이 자네들을 꾸짖으실 거야.
11 그분의 뛰어남이 두렵지 않은가? 그분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자네들에게 임하지 않겠는가?
12 자네들이 말하는 격언은 잿더미 같고 자네들의 변론은 진흙 벽에 써 놓은 것에 불과하네.
13 그러니 이제 조용히 하고 내가 말하는 대로 내버려 두게. 무슨 일이 내게 일어나도 좋네.
14 내가 왜 내 이로 내 살점을 물고 내 손으로 내 목숨을 끊겠나?
15 그분이 나를 죽이신다 해도 나는 그분을 신뢰할 것이네. 그러나 그분 앞에서 내 사정을 밝힐 것이네.
16 그분 또한 내 구원이 되실 것이네. 위선자들은 그분 앞에 감히 나오지 못할 것이니 말이네.
17 내 말을 잘 듣고 내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게나.
18 이보게. 이제 재판받을 준비가 다 됐네. 내가 무죄가 될 것으로 알고 있네.
19 누가 나에게 시비를 걸고 다투겠는가? 그렇다면 나는 입을 다물고 차리라 죽고 말겠네.
20 이 두 가지만은 내게 허락해 주십시오. 그러면 내가 주로부터 숨지 않을 것입니다.
21 주의 손을 내게서 멀리 가져가시고 주의 두려움으로 나를 두렵게 하지 마십시오.
22 그리고 나를 부르십시오. 내가 대답하겠습니다. 아니면 내가 말하겠으니 주께서 대답해 주십시오.
23 내가 저지른 잘못과 지은 죄가 얼마나 많습니까? 내 허물과 내 죄를 알려 주십시오.
24 왜 주의 얼굴을 숨기시고 나를 주의 적으로 여기십니까?
25 주께서 낙엽을 괴롭히시겠습니까? 마른 겨를 쫓아다니시겠습니까?
26 주께서 내 쓰라린 과거를 기록하시고 내 어린 시절의 죄를 상속받게 하십니다.
27 주께서 또 내 발을 차꼬에 채우시고 내 모든 길을 뚫어지게 지켜보며 내 발자국을 제한하시니 말입니다.
28 그러니 사람이 썩은 것처럼 쇠약해지고 좀먹은 옷 같습니다.”
욥기 14
1 “여자가 낳은 사람은 사는 날이 얼마 되지 않고 고난으로 가득해
2 꽃처럼 피어났다 시들어 버리고 그림자처럼 덧없이 사라지는데
3 주께서 그런 사람을 눈여겨보시겠습니까? 주께서 나를 데려가 심판하시겠습니까?
4 누가 더러운 것 가운데 깨끗한 것을 낼 수 있겠습니까? 아무도 할 수 없습니다!
5 사람이 사는 날이 정해져 있고 그 달 수가 주께 있는 것을 보면 주께서 사람이 넘을 수 없는 한계를 정해 주신 것입니다.
6 그러니 그가 쉴 수 있도록 눈을 떼 주십시오. 그가 일꾼처럼 그날을 채울 때까지 말입니다.
7 나무는 베일지라도 다시 싹이 돋고 부드러운 가지가 또 나오리라는 희망이 있습니다.
8 땅속에서 그 뿌리가 늙고 그 밑동이 흙 속에서 죽는다 해도
9 물 기운이 있으면 그 싹이 돋아나고 새로 심은 듯이 가지가 나옵니다.
10 그러나 사람은 죽으면 사라집니다. 참으로 사람이 숨을 거두면 온데간데없이 사라집니다.
11 바다에서 물이 사라지고 강이 잦아들어 바짝 마르게 되는 것같이
12 사람도 한번 누우면 일어나지 못합니다. 하늘이 사라질 때까지 일어나지 못하고 그 잠에서 깨어나지 못합니다.
13 오, 주께서 나를 무덤에 숨기시고 주의 진노가 지나갈 때까지 나를 감추시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주께서 내게 시간을 정해 주시고 나를 기억하신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14 사람이 죽으면 다시 살 수 있겠습니까? 내게 정해진 모든 날 동안 나를 내가 회복될 날이 오기만을 기다릴 것입니다.
15 주께서 불러만 주신다면 내가 주께 대답하겠습니다. 주께서는 손수 만드신 것을 간절히 바라실 것입니다.
16 주께서 지금 내 발걸음을 세고 계시니 주께서는 내 죄를 뒤쫓지 않으시고
17 내 허물을 자루 속에 넣어 봉하시고 내 죄를 꿰매어 덮어 주실 것입니다.
18 그러나 산이 무너져 내리듯이, 바위가 그 자리에서 옮겨 가듯이,
19 물이 둘들을 닳게 하듯이, 급류가 땅의 흙먼지들을 쓸어버리듯이, 주께서는 사람의 소망을 없애 버리십니다.
20 주께서 사람을 영원히 이기시니 그가 사라집니다. 주께서 그의 낯빛을 바꾸시고 멀리 보내십니다.
21 그 아들들이 영광을 누려도 그는 알지 못하며 그들이 비천해져도 그는 알지 못합니다.
22 그는 그저 자기 몸의 고통만 느낄 뿐이요, 자기를 위해서 슬피 울 수 있을 뿐입니다.”
욥기 15 [엘리바스]
1 그러자 데만 사람 엘리바스가 대꾸했습니다.
2 “지혜로운 사람이 헛된 지식으로 대답하겠는가? 동쪽 바람으로 그의 배를 채우겠는가?
3 말도 안 되는 소리로 논쟁하겠는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말로 싸우겠는가?
4 그래, 자네가 하나님 경외하기를 내던져 버리고 하나님 앞에 기도하기를 그치고 있네.
5 자네 죄가 자네 입을 가르쳐서 교활한 사람의 말만 골라 하고 있네.
6 자네의 입이 자네를 정죄하지 내가 정죄하는 게 아니네. 자네 입술이 자네에게 불리하게 증언하는 거야.
7 자네가 첫 번째로 태어난 사람이며 자네가 산보다 먼저 만들어졌는가?
8 자네가 하나님의 비밀을 들었으며 자네만 지혜를 알고 있는가?
9 우리는 모르고 자네만 아는 게 무엇인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실을 자네만 깨달은 게 무엇인가?
10 우리 가운데는 백발의 노인들도, 나이가 많은 사람들도 있고 자네 아버지보다 훨씬 나이 많은 사람들도 있네.
11 하나님의 위로가 충분하지 않던가? 부드러운 말씀조차도 충분하지 않던가?
12 어찌하여 자네가 이토록 흥분해 눈을 치켜뜨고
13 영으로 하나님을 원망하고 입으로 그런 말들을 쏟아 내는가?
14 사람이 무엇이라고 깨끗할 수 있겠나? 여자가 낳은 자가 무엇이라고 의로울 수 있겠는가?
15 이보게. 그분은 그분의 거룩한 사람들을 신뢰하지 않으신다네. 진정 그분 보시기에는 하늘도 깨끗하지 않다네.
16 그런데 하물며 죄악을 물마시듯 들이키는 추악하고 부패한 사람이야 오죽하겠는가!
17 내 말을 들어 보게. 내가 설명해 주겠네. 내가 본 것을 말해 주지.
18 지혜로운 사람들이 그 조상들에게서 들은 것을 숨김없이 전해 준 것이네.
19 그 조상들에게만 그 땅이 할당됐고 그 어떤 이방 사람도 그들 가운데로 지나가지 못할 때였네.
20 악한 사람은 일평생 고통을 당하게 돼 있고 억압자는 그 햇수가 자기에게 쌓이게 돼 있네.
21 소름끼치는 소리가 그 귀에 들리고 잘돼 가는 것 같을 때 멸망자가 그를 덮칠 것이네.
22 그는 어둠에서 벗어나기를 바라지 못하고 칼을 기다리고만 있는 것이네.
23 그는 먹을 것을 찾아 미친 듯이 돌아다니며 ‘어디 있나?’ 하고 어둠의 날이 바로 코앞에 닥쳤음을 알고 있다네.
24 고난과 고뇌가 그를 두렵게 하고 싸울 태세를 갖춘 왕처럼 그를 덮칠 것이라네.
25 그가 하나님께 주먹을 휘두르고 전능하신 분 앞에서 자기 힘을 다지며
26 목을 세우고 강한 방패를 가지고 그분을 향해 달려들었기 때문이네.
27 그 얼굴에 기름기가 가득하고 그 허리에 살이 피둥피둥 쪘어도
28 그는 황폐한 마을, 아무도 살지 않는 집, 돌무더기가 돼 버릴 집에서 사는 것이네.
29 그가 부자가 되지 못하고 그 재산이 남아 있지 않을 것이고 그 땅에 뿌리박지 못할 것이네.
30 그는 어둠에서 떠나지 못할 걸세. 불꽃이 그 가지들을 말리고 그분의 일감에 그가 사라져 버릴 것이네.
31 속아 넘어간 그가 헛것을 믿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네. 그러면 그 보상이 또 헛것이 될 테니 말이야.
32 그의 때가 이르기 전에 그 일이 다 이루어질 것이고 그 가지는 푸를 수 없을 것이네.
33 아직 익지 않은 열매가 떨어지는 포도나무 같이 꽃이 떨어져 버리는 올리브 나무 같을 것이네.
34 위선자들의 무리는 자식을 낳지 못할 것이고 뇌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장막은 불탈 것이네.
35 그들은 악행을 잉태해 재난을 낳으며 그 뱃속은 기만을 준비하고 있는 것일세.”
욥기 16 [욥]
1 그러자 욥이 대답했습니다.
2 “나도 그런 것들은 많이 들어 보았네. 자네들이 위로하고 하는 말이 다 형편없네.
3 쓸데없는 말에 끝이 있겠나? 그렇게 말하는 저의가 무엇인가?
4 하긴 자네들이 나 같은 상황이라면 나도 자네들처럼 말했을지 모르지 나도 자네들에게 그럴듯한 언변을 늘어놓고 쯧쯧 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을지 모르지.
5 하지만 입으로 자네들을 격려하고 내 입술을 움직여 자네들을 위로했을 걸세.
6 말을 해도 고통이 가시지 않고 입을 다물어 보아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7 이제 주께서 나를 지치게 하시고 내 온 집안을 황폐케 하셨습니다.
8 주께서 나를 피골이 상접하게 만드셔서 증거로 삼고 내 여윈 모습도 내게 불리한 증거가 됩니다.
9 부께서 진노로 나를 찢으시고 나를 미워하시며 이를 가시고 나의 원수가 돼 나를 노려보십니다.
10 사람들이 입을 쩍 벌리고 달려들고 수치스럽게 내 뺨을 치며 한통속이 돼 나를 적대시하니
11 하나님께서 나를 경건치 않은 사람들에게 넘기시고 악인의 손아귀에 던져 넣으셨습니다.
12 나는 평안하게 살고 있었는데 주께서 나를 산산이 부숴 버리셨습니다. 내 목을 잡고 나를 흔들어 산산조각 내며 나를 그 표적으로 삼으셨습니다.
13 주의 화살이 나를 사방에서 두루 쏘았고 사정없이 내 콩팥을 둘로 찢었으며 내 쓸개를 땅바닥에 쏟아 놓으셨습니다.
14 주께서는 상처에 또 상처가 나게 나를 깨뜨리시고 용사처럼 내게 달려드십니다.
15 나는 굵은베를 기워 내 살 위에 덮었으며 내 뿔은 먼지 속에 처박혔습니다.
16 내 얼굴은 하도 울어서 벌겋게 됐고 내 눈꺼풀에는 죽음의 기름자가 드리웠습니다.
17 그러나 내 손은 여전히 불의와 상관이 없고 내 기도도 순결합니다.
18 오 땅이여, 내 피를 덮지 말아 다오. 내 부르짖음이 머물 곳이 없게 하라!
19 보라. 지금도 내 증인이 하늘에 계시고 내 보증인이 높은 곳에 계신다.
20 내 친구들은 나를 비웃지만 내 눈은 하나님께 눈물을 쏟아 놓는다.
21 사람이 자기 친구를 이해 간구하듯 하나님과 함께한 사람을 위해 누군가가 간청한다면!
22 몇 년이 지나면 나는 영영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날 것이다.”
욥기 17
1 “내 기운이 없어졌고 내 수명이 다했으니 무덤이 나를 위해 준비돼 있구나.
2 조롱하는 사람들이 내 옆에 있지 않느냐? 내 눈이 그들의 분노를 쳐다보고 있지 않느냐?
3 이제 놓아주시고 친히 나를 위해 보증해 주십시오. 나와 손바닥을 마주 칠 사람이 누구겠습니까?
4 주께서 그들의 마음을 닫아 깨닫지 못하게 하셨으니 그들을 높여 주지도 않으실 것입니다.
5 한 몫 받으려고 친구를 험담하는 사람은 그 자식들의 눈이 멀게 될 것입니다.
6 그분이 나를 사람들의 웃음거리로 삼으셨으니 사람들이 내 얼굴에 침을 뱉습니다.
7 내 눈이 슬픔으로 침침해지고 내 몸의 모든 지체들은 그림자 같구나.
8 정직한 사람은 이 일에 놀라고 죄 없는 사람은 위선자들 때문에 격동할 것이다.
9 그러나 의인은 자기 길을 갈 것이요, 깨끗한 손을 가진 사람들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10 그러나 너희 모두는 돌아오라. 내가 너희 가운데 지혜로운 사람을 찾지 못하겠노라.
11 내 인생이 지나갔고 내 계획과 내 마음의 생각마저도 부서졌도다.
12 그들이 밤을 낮으로 바꾸니 어둠으로 인해 비치 짧구나.
13 내가 바라는 것이 있다면 무덤으로 내 집을 삼는 것이요, 어둠 속에 내 침대를 깔아 놓는 것이로다.
14 내가 무덤에게 ‘너는 내 아버지다’라고 말하고 벌레에게 ‘내 어머니, 내 자매다’라고 했도다.
15 그러니 내 소망은 어디 있느냐? 내 소망을 누가 보겠느냐?
16 내 소망이 나와 함께 무덤으로 내려가겠느냐? 나와 함께 흙 속에 묻혀 버리겠느냐?”
욥기 18 [빌닷]
1 그러자 수아 사람 빌닷이 대꾸했습니다.
2 “자네 도대체 언제까지 말을 할 건가? 정신 좀 차리게. 우리도 말 좀 하세.
3 어떻게 우리가 짐승 취급을 받고, 자네 눈에 그렇게 비열하다고 여겨지는 것인가?
4 분노로 스스로를 갈기갈기 찢어 놓는 자여, 자네가 땅을 황무지로 만들겠는가? 바위를 그 자리에서 옮기자는 것인가?
5 악인의 등불은 꺼지고 그 불꽃은 타오르지 않을 걸세.
6 그 장막에서는 빛이 어두워지고 그 곁의 등불도 함께 꺼질 걸세.
7 그 힘찬 발걸음이 약해지고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갈 걸세.
8 그 발은 스스로 그물에 걸리고 그 올가미에 빠지게 되지.
9 그의 발꿈치는 덫에 걸리고 올가미가 그를 얽어맬 걸세.
10 그를 잡으려고 땅에 올가미가 놓여 있고 그가 가는 길에 덫이 놓여 있다네.
11 사방에서 그를 무섭게 하며 그가 발걸음을 뗄 때마다 끝없이 따라다닌다네.
12 그는 굶주려 힘이 빠질 것이고 파멸이 그 곁에서 준비하고 있다가
13 그 힘 있던 살을 파먹고 죽음의 장자가 그 힘을 삼키고 말 걸세.
14 그의 자신감은 그 장막에서 뿌리째 뽑히고 공포의 왕에게로 끌려갈 걸세.
15 그의 장막에서 사는 것 가운데 그의 것은 하나도 없을 것일세. 그가 사는 곳에는 유황이 뿌려질 걸세.
16 그 뿌리는 밑에서부터 말라 버리고 위로는 가지들이 잘릴 걸세.
17 그에 대한 기억은 이 땅에서 사라져 없고 그 이름은 거리에서 존재하지 않을 걸세.
18 그는 빛에서 어둠으로 빠져들고 이 세상에서 쫓겨날 걸세.
19 그는 그 백성들 가운데 아들도, 후손도 없을 것이며 그가 살던 곳에는 남은 사람이 아무도 없을 걸세.
20 그 선대가 두려움에 싸였듯이 그 후대가 그 운명을 보고 놀랄 걸세.
21 악한 사람의 집은 반드시 그렇게 되고 이것이 바로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사는 곳일세.”
욥기 19 [욥]
1 그때 욥이 대답했습니다.
2 “자네들이 언제까지 내 영혼을 괴롭히고 말로 나를 갈가리 찢어 놓겠는가?
3 자네들이 열 번이나 나를 비난하는구나. 나를 의심하고도 부끄러워하지 않는구나.
4 내가 정말 잘못을 했다 하더라도 내 잘못은 내 문제일 뿐일세.
5 자네들이 진정 나를 짓밟아 높아지려하고 나를 꾸짖어 고발하려거든
6 하나님께서 이미 나를 거꾸러뜨리시고 그 그물로 나를 둘러싸셨음을 이제 알게나.
7 보라. 내가 아무리 잘못됐다고 부르짖어도 응답이 없고 아무리 크게 부르짖어도 공정한 처분이 없다네.
8 그분이 내 길을 가로막아 지나가지 못하게 하셨고 내 길에 어둠을 깔아 놓으셨다네.
9 내게서 명예를 벗기시고 내 머리의 면류관을 빼앗아 버리셨다네.
10 그분이 사방으로 나를 치시니 내가 죽는구나. 내 소망을 송두리째 뽑아 버리셨다네.
11 그분이 나를 향해 진노의 불을 켜시고 나를 당신의 원수같이 여기시는구나.
12 그 군대가 한꺼번에 나와 나를 향해 진군해 내 장막 주위에 진을 치는구나.
13 그분이 내 형제들을 내게서 멀리 두셨으니 내가 아는 사람들이 나를 완전히 외면한다네.
14 내 친척들이 다 떠나고 내 친구들도 나를 잊었다네.
15 내 집에 살던 사람들과 내 여종들이 나를 낯선 사람 취급하니 나는 그들이 보기에 이방 사람이라네.
16 내가 내 종을 불러도 대답하지 않으니 오히려 내가 입으로 애걸했다네.
17 내 아내도 내 입김을 싫어하고 내 형제들도 나를 혐오스러워했다네.
18 심지어 어린아이들까지도 나를 경멸하며 내가 일어났더니 나를 비웃었다네.
19 내 손을 털어놓는 친구들도 다 나를 싫어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도 내게서 고개를 돌렸다네.
20 나는 이제 가죽과 뼈만 남았고 겨우 잇몸만 남아 있구나.
21 자네들, 내 친구들아, 너희는 나를 불쌍히 여기라. 나를 불쌍히 여기라. 하나님의 손이 나를 치셨으니 말이다.
22 자네들이 왜 하나님이 하시듯 나를 핍박하는가? 내 살로 배부르지 않았는가?
23 내 말이 기록된다면! 오, 그게 책에 쓰여진다면!
24 철필과 납으로 바위에 영원히 새겨진다면!
25 내 구속자가 살아 계시고 그분이 결국에는 이 땅 위에 서실 것을 나는 알고 있다네.
26 내 살갗이 다 썩은 뒤에라도 내가 육신을 입고서 하나님을 뵐 걸세.
27 내가 그분을 뵐 것이요, 내 두 눈으로 그를 뵐 걸세. 내 간장이 내 안에서 타들어 가는구나.
28 자네들은 ‘우리가 그를 무엇으로 칠까?’, 또 ‘문제의 뿌리는 그에게서 찾을 수 있다’라고 말하는군.
29 자네들은 칼을 두려워하게. 진노는 칼의 징벌을 부르기 때문일세. 그러고 나면 자네들은 심판이 있음을 알게 될 걸세.”
욥기 20 [소발]
1 그러자 나아마 사람 소발이 대꾸했습니다.
2 “어쩔 수 없이 내 생각을 토로해야겠군. 참 답답하다.
3 나를 모욕하고 훈계하는 말을 듣고는 내 영이 깨닫는 바가 있어 대답할 수밖에 없구나.
4 자네는 옛날부터 내려온 이 일을 알지 못하는가? 사람이 이 땅에 살게 되면서부터
5 악인의 승리는 짧고 위선자의 기쁨은 순간이라는 것 말일세.
6 그 뛰어남이 하늘을 찌르고 그 머리가 구름에 닿는다 해도
7 그는 자기 똥처럼 영원히 스러지는 법일세. 그를 본 사람들이 ‘그가 어디 있느냐?’ 할 걸세.
8 그는 꿈처럼 날아가 버려 더 이상 찾을 수가 없을 것이며 정녕 밤에 보는 환상처럼 사라져 버릴 걸세.
9 그를 본 눈이 다시는 그를 못 볼 것이고 그가 살던 곳도 다시는 그를 보지 못할 걸세.
10 그 자손은 가난한 사람에게 은혜를 구하겠고 가난한 사람의 손이 그들의 재물을 되찾을 걸세.
11 그 뼈는 젊은 기운으로 가득 찼었지만 그 기운도 그와 함께 흙먼지 속에 누울 걸세.
12 악이 그 입에 달아 그가 그것을 혀 밑에 숨기더라도
13 그가 그것을 아끼고 아껴서 버리지 못하고 입속에 물고 있더라도
14 그가 먹은 것은 뱃속에서 변해 그 안에서 독사의 독이 돼 버릴 걸세.
15 그는 자기가 삼킨 재물을 뱉어 낼 걸세. 하나님께서 그것들을 그 뱃속에서 토해 내게 하실 걸세.
16 그가 뱀의 독을 빨고 독사의 혀가 그를 죽일 걸세.
17 그는 흐르는 시내, 꿀과 젖이 흐르는 시내를 보지 못할 걸세.
18 그는 그토록 애를 써도 자기는 먹지 못하고 돌려주어야 하고 자기가 장사해서 얻은 이익을 누리지 못할 걸세.
19 그가 가난한 사람들을 억압하고 내버려 두었으며 자기가 짓지도 않은 집을 강제로 빼앗았기 때문일세.
20 그 뱃속이 편안할 날이 없을 것이고 그가 원하는 어떤 것도 갖지 못할 걸세.
21 그가 삼킬 만한 것이 아무것도 남지 않고 그리하여 그가 잘되는 것을 누구도 볼 수 없을 걸세.
22 그는 풍족한 중에도 모자라고 모든 악한 사람의 손이 그를 덮칠 걸세.
23 그가 자기 배를 치우려고 할 때 하나님께서는 그를 향해 타오르는 진노를 쏟으시고 그가 먹고 있는 가운데 비 같이 퍼부으실 걸세.
24 그가 철 무기를 피해 도망치겠으나 강철로 된 활이 그를 관통할 걸세.
25 그가 몸에서 그 화살을 빼내면 번쩍거리는 화살촉이 그 쓸개에서 나올 것이고 그리하여 공포가 그를 덮칠 걸세.
26 그의 비밀스러운 곳에 모든 어둠이 드리우고 피우지도 않은 불이 그를 태워 버리며 그 장막에 남은 것을 삼켜 버릴 걸세.
27 하늘이 그의 죄를 드러내고 땅이 그를 대적해 들고 일어날 걸세.
28 그 집이 융성해지기를 그치고 그분의 진노의 날에 그 재물들이 떠내려갈 걸세.
29 이러한 것이 하나님께서 악인에게 주신 몫이요,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정하신 유업일세.”
욥기 21 [욥]
1 그러자 욥이 받아 대답했습니다.
2 “내 말을 잘 들어 보게. 이것으로 자네들의 위로를 삼으시게.
3 내가 말하는 동안 좀 참고 있다가 내 말이 끝나면 조롱하게나.
4 내가 사람을 원망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내가 어떻게 괴롭지 않을 수 있겠나?
5 나를 잘 보고 놀라게. 자네들의 손으로 입을 막게.
6 나는 이것을 생각하면 끔찍해서 몸서리가 쳐진다네.
7 어떻게 악인은 그렇게 세력을 키우면서 늙을 때까지 계속 사는 건가?
8 그들의 눈앞에서 그 자식들이 그들과 함께 굳건히 서고 그 자손들도 그렇게 되면서 말일세.
9 그 집들은 안전하고 두려울 게 없으며 하나님의 매도 그들 위에는 있지 않다네.
10 그 수소는 문제없이 번식하고 그 암소들은 유산하는 일 없이 새끼를 낳는다네.
11 그들은 자기 자식들을 양 떼처럼 내보내고 그 어린 자녀들은 춤을 춘다네.
12 그들이 탬버린과 하프를 쥐고 피리 소리에 즐거워하고 있다네.
13 그들은 부유한 나날을 누리다가 한순간에 무덤으로 내려간다네.
14 그런데도 그들은 하나님께 ‘우리를 내버려 두십시오! 우리는 당신의 길을 알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15 전능자가 누구이기에 우리가 그를 섬겨야 합니까? 그에게 기도해서 얻을게 무엇입니까?’라고 말한다네.
16 그들의 복이 그들의 손에 있다 않으며 악한 사라들의 계획은 내게서 멀다네.
17 그런데 악인의 등불이 꺼지는 일이 몇 번이나 있었는가? 그들에게서 재난이 몇 번이나 닥쳤는가? 하나님께서 진노해 슬픔을 안겨 주시던가?
18 그들이 바람 앞의 짚과 같이, 폭풍에 휘날리는 겨와 같이 된 적이 있는가?
19 ‘하나님께서 그 범죄를 쌓아 두셨다가 그 자식들에게 갚는다’고 하지만 그에게 갚아 주어야 그가 깨닫게 되리라.
20 그 눈이 그 멸망을 보게 되고 전능하신 분의 진노를 마셔야 할 걸세.
21 그가 달수가 다해 죽게 되면 제집에 무슨 관심이 있겠는가?
22 하나님께서 높은 사람들도 심판하시는데 누가 하나님께 지식을 가르칠 수 있는가?
23 어떤 사람은 죽을 때까지도 기력이 정정해 행복하고 평안하게 삶을 마친다네.
24 그의 몸은 기름기가 넘치고 그 뼈는 골수로 미끈거린다네.
25 그런데 어떤 사람은 좋은 것은 누린 적이 없이 죽을 때도 고통 가운데 죽는다네.
26 이들이 다 같이 흙 속에 누울 것이요, 구더기가 그들 위에 득실거리지 않겠는가.
27 자네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나를 해하려고 자네들의 속셈을 다 잘 알고 있다네.
28 자네들이 말하기를 ‘그 대단하던 사람의 집이 어디 있는가? 악한 사람들이 살던 곳이 어디 있는가?’하는데
29 자네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묻지 않았는가? 그들이 한 말을 자네들이 깨닫지 못했는가?
30 악인이 멸망의 날에 목숨을 부지하고 진노의 날에도 살아남는다고 말하지 않던가?
31 누가 그 얼굴에 대고 어쩌고저쩌고하겠는가? 그가 한 일에 대해 누가 갚겠는가?
32 그가 무덤으로 실려 갈 것이고 사람들이 그 무덤을 지켜 줄 것이네.
33 골짜기의 흙덩어리가 그를 부드럽게 덮어 줄 것이고 셀 수 없는 사람들이 그보다 앞섰듯이 모든 사람이 그 위를 따를 것이네.
34 그러니 자네들이 대꾸하는 게 다 거짓인데 그렇게 지껄인다고 내게 위로가 되겠는가!”
욥기 22 [엘리바스]
1 그때 데만 사람 엘리바스가 대꾸했습니다.
2 “사람이 하나님께 도움이 되겠는가? 아무리 지혜롭다고 해도 하나님께 도움이 되겠는가?
3 자네가 의롭다는 게 전능하신 분께 어떤 기쁨이 되겠는가? 자네 행위가 흠 없었다고 해서 그분이 무엇을 얻겠는가?
4 자네가 그분을 경외했기 때문에 그분이 꾸짖으셨단 말인가? 그래서 자네를 심판하신다는 건가?
5 자네 악함이 큰 것 아닌가? 자네 죄악이 끝이 없는 것 아닌가?
6 자네는 이유 없이 형제에게 담보를 요구했고 사람들의 옷을 벗겨 버렸네.
7 또 자네는 지친 사람에게 물을 주지 않고 굶주린 사람에게 빵을 주지 않았네.
8 권세 있는 사람이 땅을 얻었고 존귀한 사람이 거기 살았네.
9 또 자네는 과부를 빈손으로 보냈고 고아들의 팔을 꺾어 버렸네.
10 그렇기 때문에 지금 올가미가 자네를 둘러싸고 있고 갑작스러운 공포가 덮치는 것이네.
11 아니, 너무 어두워 자네가 앞을 볼 수 없고 홍수가 자네를 덮고 있는 것이네.
12 하나님께서 하늘 높은 곳에 계시지 않은가? 높은 곳에 별들이 얼마나 높은지 좀 보게!
13 그런데 자네는 ‘하나님이 어떻게 아시겠나? 그분이 이런 먹구름을 뚫고 심판하시겠나?
14 빽빽한 구름이 그분을 가려 보실 수 없고 하늘을 이리저리 돌아다녀도 우리를 보지 못하신다’고 하니
15 악인이 밟은 전철을 자네가 밟으려는 것인가?
16 그들은 때가 되기 전에 끊어졌고 그 기초가 홍수에 쓰려가 버렸네.
17 그들이 하나님께 ‘우리를 떠나 주십시오’라고 했고 ‘전능하신 분께서 우리를 위하여 무엇을 하실 수 있겠습니까?’라고 했다네.
18 하지만 그분은 그 집들을 좋은 것으로 채워 주셨네. 그러나 악인의 계획은 나와는 거리가 멀다네.
19 의인들은 보고 즐거워하고 죄 없는 사람은 그들을 보고 웃는다네.
20 ‘우리가 가진 것은 끊어지지 않았지만 그들의 재물은 불이 삼켜 버렸다’고 할 것이라네.
21 자네는 그분과 화해하고 맘을 편히 하게. 그러면 자네에게 좋은 일이 올 것이네.
22 부탁하는데 그분의 입에서 나오는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그분의 말씀을 자네 마음에 차곡차곡 쌓아 두게.
23 자네가 전능하신 분께 돌아가고 죄악을 자네 장막에서 치우면 다시 회복될 걸세.
24 황금을 티끌 위에 버리고 오빌의 금을 시내의 자갈들 위에 버리게.
25 그리하면 전능하신 분이 자네 보물이 되고 자네에게 귀한 은이 될 것이네.
26 그러면 자네는 전능하신 분 안에서 기쁨을 찾게 되고 자네 얼굴을 하나님께로 들게 될 걸세.
27 자네가 그분께 기도할 것이고 그분이 자네 말을 들으실 걸세. 그리고 자네는 그 서원한 것을 지키게 될 걸세.
28 또한 마음먹는 일이 이루어질 것이고 자네의 길에 빛이 비칠 걸세.
29 사람이 낮추어질 때 네가 높여지게 되리라고 하지 않는가? 그분은 겸손한 사람을 구원하신다네.
30 그분은 죄 없는 사람을 풀어 주시니 자네 손이 깨끗하다면 풀려날 걸세.”
욥기 23 [욥]
1 그러자 욥이 대답했습니다.
2 “오늘까지도 내 쓰라린 원망은 계속되는 구나. 내가 당한 일이 너무 심해서 신음 소리도 나오지 않는구나.
3 오, 내가 그분을 어디서 찾을지 알 수만 있다면! 내가 그분의 거처에 갈 수만 있다면!
4 내가 그분 앞에서 내 사정을 내놓고 내 입을 할 말로 채웠을 텐데.
5 그분이 내게 뭐라고 대답하실지 알고 그분이 내게 하시는 말씀을 곰곰이 생각했을 텐데.
6 그분이 엄청난 힘으로 나를 반대하실까? 아닐세. 그분은 오히려 귀를 기울여 들어 주실 걸세.
7 정직한 사람이라면 그곳에서 그분과 변론할 수 있을 것이네. 그리고 나의 심판자로부터 영원히 구원을 받을 것이네.
8 그러나 내가 앞으로 가도 그분이 게시지 않고 뒤로 가도 그분을 찾을 수 없구나.
9 그분이 왼쪽에서 일하고 계실 때도 그분을 뵙지 못하고 그분이 오른쪽으로 돌이키시나 도무지 만나 뵐 수 없구나.
10 그러나 그분은 내가 가는 길을 아시는데 그분이 나를 시험하시고 나면 내가 순금같이 나올 것이다.
11 내 발이 그분의 발자취를 딛고 옆길로 새지 않았으며 그분의 길을 지켰다네.
12 나는 그분의 입술의 계명을 떠나지 않았고 그분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을 꼭 필요한 양식보다 귀하게 여겼네.
13 그러나 그분이 정하신 뜻이 있는데 누가 바꾸겠는가? 그분은 무엇이든 원하시면 그대로 하시는 분이네.
14 그분을 나를 위해 정하신 일을 이루시고 또 그분께는 아직도 그런 계획이 많이 있다네.
15 그래서 내가 그분 앞에서 이렇게 괴로워하고 내가 그분을 생각하며 두려워하는 것이라네.
16 하나님께서 나를 낙심케 하시고 전능하신 분이 내게 어려움을 주시는구나.
17 그러나 내가 어둠 앞에서도 끊어지지 않았네. 그분이 내 얼굴을 어둠으로 덮지 않으셨다.”
욥기 24
1 “어찌하여 전능하신 분이 시간을 정하시지 않았을까? 그분을 아는 사람들이 왜 그분의 날을 보지 못하는 것인가?
2 사람들이 경계를 표시하는 돌들을 치우고 양 떼를 훔쳐다가 자기들이 치면서
3 고아의 나귀를 몰아내고 과부의 소를 담보로 잡으며
4 궁핍한 사람을 길에서 몰아내고 그 땅의 가난한 사람을 숨어 살게 하는구나.
5 가난한 사람들이 광야의 들나귀처럼 먹을 것을 얻으려고 일거리를 찾아 나서는구나. 광야가 그들과 그 자식들을 위해 먹을 것을 낸다.
6 그들은 들판에서 알곡을 모으고 악인의 포도원에서 남은 것을 주우며
7 옷이 없어 벌거벗은 채로 밤을 지내고 추위에도 덮을 것이 아무것도 없구나.
8 산에 내리는 소나기로 흠뻑 젖고 쉴 곳이 없어 바위를 안고 있구나.
9 어떤 사람들은 고아를 품에서 빼앗아 가고 가난한 사람에게서 담보를 잡고 있다.
10 그들을 옷 없이 벌거벗고 다니게 하고 굶주린 사람에게서 곡식 단을 빼앗아 간다.
11 그들이 담 안에서 기름을 짜고 포도주 틀을 밟지만 여전히 목마르다.
12 사람들이 성 밖에서 신음하고 상처받은 영혼들이 부르짖으나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잘못을 묻지 않으신다.
13 빛을 거역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들은 그 길을 알지 못하고 그 길에 머물러 있지도 않는가.
14 살인자는 새벽에 일어나 가난하고 궁핍한 사람들을 죽이고 밤이 되면 도둑같이 되는구나.
15 간음하는 사람의 눈도 역시 해가 지기를 기다리며 ‘어떤 눈도 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라고 하며 얼굴을 가린다.
16 그들은 낮에 보아 둔 집을 어둠이 깔리면 부수고 들어가니 빛을 알지 못한다.
17 그들에게는 아침이 한밤과 마찬가지다. 그들은 짙은 어둠의 두려움에 친숙한 사람이로다.
18 그들은 물 위에 빨리 떠내려가고 그들의 산업인 밭은 땅에서 저주를 받아 자기 포도원에 갈 일이 없게 되는구나.
19 더위와 가뭄이 눈 녹은 물을 말려 버리듯 무덤도 죄지은 사람들을 그렇게 한다.
20 그런 사람을 낳은 모태가 그를 잊어버리고 벌레들이 그를 달게 먹고 다시는 기억되지 않고 사악함이 나무처럼 부러져 버릴 것이다.
21 그런 사람은 아이 못 낳는 여자를 학대하고 과부에게 선을 베풀지 않는다.
22 그러나 그분은 그 능력으로 세력가들을 끌어가시니 그분이 일어나시면 어느 누구도 생명을 확신할 수 없을 것이다.
23 그분은 안전을 보장해 주시는 것 같지만 그 눈은 항상 그들의 길을 보고 계신다네.
24 그들은 잠시 동안 높여졌다가 곧 없어지고 낮추어진다. 다른 모든 사람처럼 끌려 나와서 곡식 이삭처럼 베이게 되는 것이라네.
25 만약 그렇지 않다고 해도 나더러 거짓말한다고 반박하고 내 말이 헛소리라고 할 사람이 누구겠냐?”
욥기 25 [빌닷]
1 그때 수아 사람 빌닷이 대꾸했습니다.
2 “주권과 위엄이 그분께 있으니 그분이 높은 곳에서 평화를 세우신다.
3 그분의 군대를 셀 수 있겠는가? 그 빛이 일어나면 누가 받지 않겠는가?
4 그렇다면 사람이 어떻게 하나님 앞에서 의로워질 수 있겠는가? 여자가 낳은 사람을 어떻게 깨끗하다고 하겠는가?
5 하나님 보시기에는 달도 밝지 않고 심지어는 별들도 맑다고 할 수 없는데
6 하물며 벌레 같은 사람이야, 구더기 인생이야 오죽하겠는가!”
욥기 26 [욥]
1 그러자 욥이 대답했습니다.
2 “자네들이 힘없는 사람을 잘도 도왔구나! 약한 팔을 잘도 구해 냈구나!
3 자네들이 지혜 없는 사람에게 무슨 조언을 했다는 건가? 큰 깨달음이라도 가르쳐 주었다는 건가?
4 자네들이 누구에게 말해 주었다는 건가? 누구의 영이 자네들에게서 나왔는가?
5 죽은 사람들이 물속에서 떨고 거기 살고 있는 것들도 그러하다.
6 하나님 앞에서는 무덤이 훤히 드러나고 멸망의 구덩이도 가릴 게 없다.
7 그분은 허공에 북쪽 하늘을 펼쳐 놓으시고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땅을 매달아 놓으신다.
8 그분은 물을 두터운 구름으로 싸시지만 구름이 그 밑에서 터지는 일은 없다.
9 또 그 보좌 앞을 가리시고 그 위에 그분의 구름이 펼쳐 놓으신다.
10 그분은 수면에 수평선을 그어 빛과 어둠의 경계가 되게 하신다.
11 그분이 꾸짖으시면 하늘 기둥이 흔들리고 깜짝 놀란다.
12 능력으로 바다를 잠잠하게 하시고 지혜로 라합을 쳐부수신다.
13 그 숨결로 하늘을 맑게 하시고 손으로 달아나는 뱀을 찌르셨도다.
14 오, 이런 것들은 그분이 하신 일의 일부분일 뿐이라네. 그분에 대해 듣는 것은 희미한 소리일 뿐이라네. 과연 권능에 찬 우렛소리를 누가 깨달을 수 있을까!”
욥기 27 [친구들에게 하는 욥의 마지막 대답]
1 욥이 계속해서 비유를 들어 말했습니다.
2 “내 의를 빼앗아 가신 하나님, 내 영혼을 힘들게 하신 전능자께서 살아 계시는 이상,
3 내 안에 아직 숨이 붙어 있고 하나님의 숨결이 내 코에 남아 있는 이상,
4 내 입술이 악을 말하지 않고 내 혀가 속이는 말을 내뱉지 않겠네.
5 나는 결단코 자네들이 옳다고 말하지 않겠네. 내가 죽을 때까지 나의 온전함을 포기하지 않겠네.
6 내가 나의 의로움을 굽히지 않을 것이고 내가 살아 있는 한 내 마음이 나를 원망하지 않을 걸세.
7 내 원수들이 악인처럼 되고 내게 들고 일어난 사람들이 불의한 사람처럼 될 것이네.
8 위선자가 얻은 게 있다고 한들 하나님께서 그 영혼을 가져가시는데 무슨 소망이 있겠는가?
9 그에게 고난이 닥친다고 하나님께서 그 부르짖는 소리를 들으시겠는가?
10 그가 전능하신 분을 기뻐하시겠는가? 그가 항상 하나님을 부르겠는가?
11 내가 하나님의 권능을 자네들에게 가르쳐 주겠네. 전능하신 분의 뜻을 감추지 않겠네.
12 자네들이 다 이것을 직접 보고도 왜 그렇게 헛소리만 하고 있는가?
13 하나님께서 악인에게 정하신 몫, 억압자들이 전능하신 분께 받을 기업은 이것이네.
14 그 자식이 많더라도 칼에 죽을 운명이요, 그 자손들은 결코 배불리 먹지 못할 것이네.
15 살아남더라도 질병으로 죽어 묻힐 것이고 그 과부들은 울지도 못할 것이네.
16 그가 은을 흙먼지처럼 쌓아 두고 옷을 진흙더미처럼 쌓아 두더라도
17 그가 쌓아 놓은 것은 위인이 입고 그 은은 죄 없는 사람들이 나눠 가질 것이네.
18 그가 지은 집은 거미집 같고 파수꾼이 지어 놓은 초막 같을 것이네.
19 그가 부자가 돼 누워도 그것으로 마지막이요, 눈을 뜨고 나면 모든 것이 없어지고 말 것이네.
20 공포가 물처럼 그를 덮치고 폭풍이 밤에 그를 휩쓸어 가며
21 동쪽에서 바람이 불어 그를 낚아채가되 폭풍처럼 그가 살던 곳을 휩쓸어 갈 것이네.
22 하나님께서 그를 아끼지 않으시고 던져버리시리니 그 손으로부터 도망치려고 안간힘을 쓰겠지.
23 사람들이 그를 보고 손뼉을 치고 비아냥거리며 그를 내쫓을 것이네.”
욥기 28 [막간 : 지혜는 어디에서 얻는가?]
1 “은을 캐내는 광산이 있고 금을 정련하는 제련소가 있다네.
2 철은 땅속에서 캐내고 동은 광석에서 제련해 내는 것인데
3 사람은 어둠의 끝까지 가서 구석구석 찾아서 광석을 캐낸다네.
4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인적이 드문 곳에 갱도를 파고는 줄을 타고 매달려서 외롭게 일을 하는구나.
5 땅으로 말하면 그 위에서는 먹을거리가 자라지만 그 밑은 불로 들끓고 있고
6 사파이어가 그 바위에서 나오고 그 흙먼지 속에는 사금도 있도다.
7 그 길은 솔개도 알지 못하고 매도 보지 못했으며
8 그 길은 사나운 짐승들도 밟은 적이 없고 사자도 지나간 적이 없도다.
9 사람은 그 바위에 손을 대고 산을 뿌리째 파헤치며
10 그 바위를 뚫어 물길을 내고 그 눈으로 모든 보물을 찾아내며
11 강을 둑으로 막고 숨겨진 것들을 훤히 드러낸다.
12 그러나 지혜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겠는가? 통찰력은 어디에 있는가?
13 사람은 그 가치를 알지 못하니 사람 사는 땅에서는 그것을 찾을 수 없다.
14 깊은 물은 ‘그것은 내 안에 없다’고 하고 바다도 ‘내게는 없다’고 말하는구나.
15 그것은 금으로 살 수 없고 은으로도 그 값을 치를 수 없으며
16 오빌의 금으로도, 귀한 루비나 사파이어로도 그 가치를 당할 수 없다.
17 금이나 유리에 비할 수 없고 순금 세공품과도 바꿀 수 없으며
18 산호나 수정은 말할 것도 없으니 이는 지혜의 값은 진주 이상이기 때문이다.
19 그것은 에티오피아의 토파즈에 비할 수 없고 순금으로 가치를 따질 수도 없다.
20 그렇다면 지혜는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통찰력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21 그것은 모든 생물의 눈에 숨겨져 있고 공중의 새에게도 감추어져 있다.
22 멸망과 죽음이 말하기를, ‘우리가 그 이름만을 소문으로 들었다’고 하는구나.
23 하나님께서 지혜의 길을 헤아리시고 그분만이 지혜가 어디 있는지 아신다.
24 그분은 땅 끝을 보시고 하늘 아래 모든 것을 보신다.
25 그리하여 바람의 세기를 정하시고 물의 양을 재신다.
26 그분이 비에게 명령하시고 천둥의 길을 내셨을 때
27 그때 그분은 지혜를 보시고 그에게 말씀을 건네시며 그를 굳게 세우시고 시험해 보셨다.
28 그러고는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주는 경외하는 것이 지혜요, 악에서 떠나는 것이 명철이다.’”
욥기 29 [욥의 마지막 변론]
1 욥이 계속 비유를 들어 말했습니다.
2 “내가 지나가 버린 달들과 같이 될 수만 있다면 하나님께서 나를 지켜 주시던 그날과 같이 될 수만 있다면!
3 그때는 그분의 등불이 내 머리를 비추고 그 빛으로 내가 어둠 속을 걸어갔었는데!
4 하나님과의 친밀한 사귐이 내 집에 있던 내 한창때와 같을 수만 있다면!
5 그때는 전능하신 분이 여전히 나와 함께 계시고 재 자식들이 내 주위에 있었다.
6 내 발자취가 버터로 씻겼고 바위가 내게 올리브기름을 쏟아 부었다.
7 그때는 내가 성문으로 나갔고 거리에 내 자리를 만들었으며
8 청년들은 나를 보고 옆으로 비키고 노인들은 일어서서 나아오고
9 높은 사람들은 말을 멈추고 손으로 자기 입을 막았다.
10 귀족들이 소리를 죽이고 그 혀는 입천장에 달라붙었으며
11 누구든 내 말을 듣기만 하면 나를 축복하고 나를 보기만 하면 나를 인정했었다.
12 내가 울부짖는 빈민과 도와줄 사람없는 고아를 구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13 죽어 가는 사람도 나를 축복했고 과부의 마음이 나 때문에 기뻐 노래했었다.
14 내가 의를 옷 삼아 입었고 공의가 내 겉옷이요, 내 면류관이었다.
15 내가 눈먼 사람들에게는 눈이 됐고 발을 저는 사람에게는 발이 됐으며
16 가난한 사람에게는 아버지 같은 존재였으며 또 무슨 문제가 생기면 해결해 주었고
17 악인의 턱을 깨뜨리고 그 이 사이에 물고 있는 것을 다시 찾아 주기도 했었다.
18 그러고는 내 생각에 ‘나는 내 집에서 죽을 것이요, 내 날들은 모래알처럼 많구나.
19 내 뿌리가 물가로 뻗어 나갔고 내 가지들에는 밤새 이슬이 맺혔구나.
20 내 영광은 날로 새로워지고 내 활은 내 손에서 계속 새 힘을 얻는구나’라고 했다.
21 사람들은 내 말을 귀 기울여 듣고 내 조언을 잠잠히 기다렸다.
22 내가 말을 끝내면 그들은 더 말하지 않았는데 내 말이 그들 귀에 이슬같이 내려앉은 까닭이다.
23 그들이 나를 기다림이 마치 비를 기다리는 것 같았으며 또한 봄비를 기다리듯이 입을 벌리고 있었다.
24 내가 그들에게 웃어 보이면 그들은 어리둥절해했고 내 낯빛이 일그러지게 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
25 내가 윗자리에 앉아서 그들의 길을 지시해 주었고 군대를 거느린 왕처럼 슬피 우는 사람을 위로해 주었다.”
욥기 30
1 “그러나 이제는 나보다 젊은 사람들이 나를 조롱하는구나. 내가 전에 그 아버지들을 양 지키는 개들만큼도 못하다고 여겼는데.
2 그래, 그들도 다 늙었는데 그 손의 힘이 내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3 그들은 궁핍과 기근으로 피골이 상접해 메마른 땅과 황무지에서 방랑하며
4 떨기나무 숲에서 쓴 나물을 캐 먹으며 싸리나무 뿌리를 뜯어 먹고 살았다.
5 사람들이 도둑을 쫓듯 그들에게 소리를 질러 대면 그들은 사람들 사이에서 쫓겨나
6 골짜기 절벽에, 땅굴에, 바위굴에 살곤 했다.
7 그들은 떨기나무 숲에서 나귀처럼 소리 지르고 가시나무 아래 모여 있었다.
8 그들은 어리석은 사람의 자식들이요, 밑바닥 인생의 자식들로, 제 땅에서 쫓겨난 인간들이었다.
9 그런데 이제 그 자식들이 나를 두고 노래를 불러 댄다. 내가 그들의 조롱거리가 됐다.
10 그들이 나를 싫어하고 멀찍이 떨어져서 망설임 없이 내 얼굴에 침을 뱉는다.
11 그분이 내 활시위를 느슨하게 풀어놓고 나를 괴롭히시니 그들마저 내 앞에서 굴레를 풀어 던지는구나.
12 내 오른쪽에는 저 젊은이들이 일어나 내 발을 밀쳐 내고 나를 대항하며 멸망의 길을 가는구나.
13 저들이 내 길을 흠집을 내고 누구의 도움도 없이 나를 잘도 무너뜨리는구나.
14 성벽 틈으로 들어오는 것처럼 몰려들어오는 폭풍처럼 나를 덮치는구나.
15 공포가 나를 엄습하며 내 영광은 바람처럼 지나가고 내 행복도 구름처럼 사라져 버리는구나.
16 이제 내 영혼이 속에서 쏟아져 버리고 고통의 나날이 나를 붙들었다.
17 밤이 되면 뼈가 쑤시고 뼈를 깎는 아픔이 끊이지 않는다.
18 엄청난 힘이 내 옷을 잡아채는구나. 내 옷깃같이 나를 휘감는구나.
19 그분이 나를 진흙 속에 던지셨고 내가 흙덩이처럼, 잿더미처럼 돼 버렸다.
20 내가 주께 부르짖는데도 주께서는 듣지 않으시며 내가 일어서도 주께서는 나를 보아 주지 않으십니다.
21 주께서 이토록 내게 잔혹하셔서 주의 강한 손으로 나를 치십니다.
22 또 나를 들어 바람에 날아가게 하시고 폭풍으로 나를 쓸어버리십니다.
23 나는 주께서 모든 살아 있는 것에게 정해진 집, 곧 죽음으로 나를 끌고 가실 것을 압니다.
24 그러나 사람이 망해 가면서 어찌 손을 뻗지 않겠습니까? 재앙을 당할 때 어찌 도움을 청하지 않겠습니까?
25 내가 고난당하는 사람들을 위해 울어 주지 않았던가? 내 영혼이 가난한 사라들을 위해 안타까워하지 않았던가?
26 내가 선을 바랐는데 악이 왔고 빛을 기다렸는데 어둠이 왔구나.
27 내 속이 끓고 편하지 않았다. 고난의 날들이 내게 닥쳤기 때문이다.
28 내가 햇빛도 비치지 않는 곳에서 울며 다니다가 회중 가운데 서서 도움을 청하게 됐다.
29 내가 자칼이 형제가 됐고 타조의 동무가 됐구나.
30 내 피부가 검게 그을리고 내 뼈는 고열로 타들어 가는구나.
31 내 수금 소리는 통곡으로 변하고 내 피리 소리는 애곡으로 변해 버렸다.”
욥기 31
1 “내가 내 눈과 언약한 것이 있는데 어떻게 처녀에게 한눈을 팔겠는가?
2 그리한다면 위에 계신 하나님께 무슨 몫을 받으며 높은 곳에 계시는 전능하신 분께 무슨 기업을 받겠는가?
3 불의한 사람에게는 파멸이, 악한 일을 저지른 사람에게는 재앙이 닥치지 않겠는가?
4 그분이 내 길을 보시고 내 발걸음을 다 세지 않으시는가?
5 내가 잘못된 길로 갔거나 내 발이 속이는 데 빨랐는가?
6 그랬다면 내가 공평한 저울에 달려서 하나님께서 나의 흠 없음을 알게 되시기를 바란다.
7 내 발걸음이 바른 길에서 벗어났거나 내 마음이 내 눈이 바라는 대로 이끌렸거나 내 손이 어떠한 오점이라도 묻어 있다면
8 내가 심은 것을 다른 사람이 먹어도 좋고 심지어는 내 곡식들을 뿌리째 뽑혀도 좋을 것이다.
9 내 마음이 여자의 유혹에 빠져 내 이웃집 문 앞을 기웃거리기라도 했다면
10 내 아내가 다른 남자의 곡식을 갈아 주고 다른 남자가 그와 누워도 좋을 것이다.
11 이런 것은 극악무도한 죄요, 심판받아 마땅한 죄일 것이다.
12 이런 것은 멸망하기까지 태우는 불이니 나의 모든 소출을 뿌리째 뽑아 낼을 것이다.
13 내 남종이나 여종이 나에 대해 원망이 있을 때 내가 그들의 말을 무시해 버렸다면
14 하나님께서 일어나실 때 내가 어떻게 하겠는가? 내게 찾아와 물으실 때 내가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15 나를 모태에서 지으신 분이 그들도 짓지 않으셨는가? 우리 모두를 모태에서 지으신 분이 같은 분이 아니신가?
16 내가 가난한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지 않았거나 과부의 눈으로 실망케 했던가?
17 나만 혼자 내 몫을 먹고 고아들과 나누어 먹지 않았던가?
18 실상은 내가 젊을 때부터 아버지처럼 고아를 키워 주었고 나면서부터 과부를 돌보아 주었다.
19 내가 옷이 없어 죽어 가는 사람이나 덮을 것이 없는 궁핍한 사람을 보고도
20 내 양털 이불로 그를 따뜻하게 해 주어서 그들이 진실로 나를 축복하지 않았던가?
21 내가 성문에서 나를 도와줄 사람이 있는 것을 보고 내 손을 들어 고아를 쳤다면
22 내 팔이 어깨에서 떨어져 나가고 내 팔의 관절이 부러져도 좋다.
23 나는 하나님의 재앙이 두렵고 그분의 위엄 때문에도 그런 짓은 하지 못한다.
24 내가 금을 신뢰했다면, 순금에게 ‘너는 내 의지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면,
25 내가 내 많은 재물 때문에 내 손으로 많이 얻었다고 기뻐했다면,
26 내가 빛나는 해를 보거나 달이 훤하게 뜨고 지는 것을 보고
27 내 마음이 은근히 유혹 당했거나 내 손에 스스로 입을 맞추었다면,
28 이런 것도 심판받아 마땅한 죄다. 내가 높이 계신 하나님을 부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29 내가 나를 미워하는 사람이 망한다고 기뻐하거나 그에게 닥친 고난을 흐뭇해한 적이 있는가?
30 실상 내가 그 영혼을 저주하며 내 입으로 죄지은 적이 없다.
31 내 장막 안에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지 않던가? ‘그가 주는 고기를 먹고 배부르지 않은 사람을 보았느냐?’라고.
32 그러나 내 집 문이 항상 열려 있었으므로 낯선 사람이라도 거리에서 밤을 지내지 않았다.
33 내가 아담처럼 내 악을 마음속에 숨겨 허물을 덮은 적이 있는가?
34 내가 많은 사람을 두려워하거나 집안의 멸시를 무서워해 잠잠히 있고 밖에도 나가지 않은 적이 있는가?
35 누가 내 말을 좀 들어 주었으면! 여기 나의 서명이 있으니 전능하신 분께서 내게 응답하셨으면! 내 대적이 쓴 고소장이라도 있었으면!
36 그러면 내가 분명 그것을 내 어깨에 걸치고 관처럼 머리에 쓰고는
37 내 모든 발걸음을 그분께 낱낱이 고하고 왕족처럼 그분께 다가갈 것이다.
38 내 땅이 나에 대해 원망하거나 내 밭고랑이 불평한다면,
39 내가 값을 치르지도 않고 그 수확을 삼켜 버려서 소작농의 목을 조르기라도 했다면.
40 밀 대신 찔레가 나오고 보리 대신 잡초가 나와서 좋다.” 욥이 이렇게 말을 마쳤습니다.
욥기 32 [엘리후]
1 이렇듯 욥이 스스로 의롭다고 생각하자 이 세 사람이 더 이상 대꾸하지 않았습니다.
2 그러나 람족 출신인 부스 사람 바라겔의 아들 엘리후는 화가 불끈 솟았습니다. 그가 욥에게 화가 난 것은 자기가 하나님보다 의롭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3 또 세 친구들에게도 화가 났는데, 그것은 그들이 욥에게 반박할 것이 없으면서도 정죄하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4 엘리후는 그들이 자기보다 나이가 많기 때문에 그들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5 그런데 세 사람이 더 이상 답변을 하지 못하는 것을 보자 화가 났던 것입니다.
6 그리하여 부스 사람 바라겔의 아들 엘리후가 대답했습니다. “나는 나이가 어리고 여러분은 연세가 있으시니 내가 두려워서 감히 내가 아는 것을 말씀드리지 못하고
7 ‘나이가 말해 주겠지. 나이가 들수록 지혜가 생기는 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8 그러나 깨달음을 주는 것은 사람 속에 있는 영이요, 전능하신 분의 입김이더군요.
9 어르신들만이 항상 지혜로운 것은 아니고 나이 든 사람만이 올바르게 판단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10 그러므로 내가 말하는 것을 잘 들어 보십시오. 나도 내 의견을 말하겠습니다.
11 보십시오. 여러분이 얘기하시는 동안 내가 기다렸고 여러분이 할 말을 찾는 동안 그 논리를 내가 들었습니다.
12 물론 여러분의 말씀을 나는 주의 깊게 들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가운데 한 분도 욥의 잘못을 증명하지 못했고 여러분 가운데 한 분도 그가 하는 말에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13 그러니 ‘우리가 지혜를 찾았다.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를 반박하실 것이다’라고 하지 마십시오.
14 사실 욥과 내가 논쟁을 했다면 여러분이 한 말처럼 그에게 대답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15 그들이 놀라 대답이 없고 할 말을 잃었습니다.
16 그들이 묵묵부답으로 서 있으니 더는 못 기다리겠습니다.
17 나도 내 할 말을 하고 나도 내 의견을 말해야겠습니다.
18 내가 할 말이 가득 차서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습니다.
19 보십시오. 내 속이 마개를 꼭꼭 막아 놓은 포도주 같고 새 가죽 부대와 같아서 곧 터지려고 합니다.
20 내가 말해야 속이 후련하겠습니다. 내 입술을 열어 대답해야겠습니다.
21 나는 아무 편도 들지 않고 사람에게 아첨하는 말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22 어차피 나야 아첨하는 말을 할 줄 모르니까요. 그런데 한다면 나를 지으신 분이 나를 곧 데려가실 것입니다.”
욥기 33
1 “이제 욥이여, 내 말을 듣고 내가 하는 모든 말에 귀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2 보십시오. 내가 입을 열고 내 입의 혀가 말을 시작합니다.
3 내 말은 정직한 내 마음에서 나오고 내 입술은 아는 것을 솔직하게 쏟아낼 것입니다.
4 하나님의 영이 나를 지으셨고 전능하신 분의 숨이 내게 생명을 주셨습니다.
5 그러니 할 수만 있다면 내게 대답하십시오. 일어나서 할 말을 한번 준비해 보십시오.
6 보십시오. 나도 하나님 앞에서 당신이나 마찬가지며 나 또한 진흙으로 빚어진 사람입니다.
7 보십시오. 내가 어떻게 겁을 줘도 당신이 놀라지 않고 내가 어떻게 해도 당신을 짓누르지 못할 것입니다.
8 그러나 내가 듣는 데서 당신이 분명히 말했습니다. 나는 당신이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9 ‘나는 죄도 없고 잘못도 없다. 나는 결백하며 불의도 없다.
10 그런데 하나님께서 내게서 흠을 잡으시고 나를 당신의 원수로 여기신다.
11 그분이 내 발에 차꼬를 채우시고 내 모든 길을 가까이서 감시하신다‘고 하더군요.
12 보십시오. 내가 말하겠습니다. 이 점에 있어서 당신은 옳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사람보다 크시기 때문입니다.
13 어찌하여 당신은 그분을 거역해 다툽니까? 하나님은 하시는 일을 굳이 설명하지 않으십니다.
14 사실은 하나님께서 한두 번 말씀하시지만 사람이 깨닫지 못하는 것입니다.
15 사람이 꿈을 꿀 때나, 밤중에 환상을 볼 때나, 침대에서 깊은 잠에 빠졌을 때
16 하나님께서 사람의 귀를 열고 그들이 받을 교훈을 거기에 인 치시고
17 사람으로 하여금 그 행실에서 돌아서게 하시고 교만하지 않도록 하십니다.
18 그 영혼을 구덩이에서 지키시고 그 생명이 칼에 쓰러지지 않게 하십니다.
19 또는 병상에서 당하는 고통이나 뼈마디가 쑤시는 고통을 징벌로 주기도 하십니다.
20 몸이 말라서 살을 찾아볼 수 없게 되고 보이지 않던 뼈가 불거져 나올 것입니다.
21 이렇게 그 영혼이 무덤 가까이 이르고 그 목숨이 파괴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갑니다.
22 그러다가 1,000명의 천사 가운데 하나가 그 곁에서 해석자가 돼 그에게 무엇이 옳은지 말해 줄 것입니다.
24 그리하여 그에게 자비를 베풀고는 ‘그를 구해서 구덩이에 내려가지 않게 하여라. 내가 그를 위해 대속 물을 찾았다’고 말씀하실 것입니다.
25 그렇게 되면 그 몸이 어린아이의 몸처럼 새롭게 되고 그 어린 시절처럼 회복될 것입니다.
26 그가 하나님께 기도해 그분의 은총을 받고 그가 하나님의 얼굴을 보고 기뻐 외칠 것입니다.
27 그가 사람들을 보고 말합니다. ‘내가 죄를 짓고 옳은 것을 왜곡시켰는데 그분은 나를 벌하지 않으셨습니다.
28 그분이 그 영혼을 구해 구덩이에 내려가지 않게 하셨고 그래서 내 생명이 빛을 보게 됐습니다’라고.
29 정말 이런 일들은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종종 하시는 일입니다.
30 사람의 영혼을 구덩이에서 돌이키시고 생명의 빛을 비추어 주시는 것 말입니다.
31 오, 욥이여! 내 말을 잘 듣고 잠잠히 계십시오. 내가 말하겠습니다.
32 할 말이 있다면 하십시오. 나야말로 당신이 옳았기를 바라는 사람이니 어디 말해 보십시오.
33 그렇지 않다면 내 말을 듣고 잠잠히 계십시오. 내가 당신에게 지혜를 가르치겠습니다.”
욥기 34
1 그러고는 엘리후가 말을 이었습니다.
2 “지혜로운 분들이여, 내 말을 들으십시오. 학식이 많은 분들이여, 내 말에 귀 기울이십시오.
3 혀가 맛을 보듯이 귀는 말을 분별합니다.
4 무엇이 옳은지 우리 스스로 분별해 봅시다. 무엇이 선하지 함께 알아봅시다.
5 욥이 ‘나는 의롭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내 공의를 빼앗아 가셨다.
6 내가 옳은데도 아니라고 해야겠나? 내가 죄가 없는데도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고 합니다.
7 누가 욥처럼 하나님을 조롱하는 말을 물마시듯 하겠습니까?
8 그는 악을 행하는 사람들과 친구로 지내고 악한 사람들과 어울려 지냅니다.
9 ‘사람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게 다 무슨 소용이냐?’라고 말합니다.
10 그러니 지각이 있는 분들이여, 내 말을 들으십시오. 악은 행하는 것은 하나님과 거리가 멀고 불의를 저지르는 것은 전능하신 분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입니다.
11 그분은 사람이 행한 대로 갚으시고 사람이 살아온 대로 대하십니다.
12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절대로 악을 행하지 않으시고 전능하신 분께서는 절대로 공의를 왜곡하지 않으십니다.
13 누가 땅을 그분께 맡기기라도 했습니까? 누가 온 세상을 그분 손에 두기라도 했습니까?
14 만약 그분이 마음먹고 그 영과 숨을 거두신다면
15 모든 육신은 다 같이 숨을 거두고 사람은 흙먼지로 돌아갈 것입니다.
16 당신이 지각이 있다면 이것을 들어 보십시오. 내가 하는 말에 귀 기울이십시오.
17 공의를 미워하는 분이 다스리시겠습니까? 의로우신 전능자를 당신이 정죄하겠습니까?
18 그분은 왕에게라도 ‘나는 쓸모없는 인간이다’, 귀족들에게도 ‘너희는 불결하다’고 못하시겠습니까?
19 그분은 통치자라고 편을 들어 주지 않으시고 부자라고 해서 가난한 사람보다 더 생각해 주지 않으십니다. 그들 모두가 그분의 손으로 지으신 것들이니 말입니다.
20 그들은 순식간에 죽습니다. 백성들은 한밤중에 재앙을 만나 사라집니다. 아무리 장사라도 손 하나 대지 않으시고 없애 버리실 수 있습니다.
21 그분의 눈이 사람의 행위를 지켜보시고 하는 일마다 일일이 살펴보십니다.
22 거기에는 악을 행하는 사람이 숨을 만한 어둠도, 죽음의 그림자도 없습니다.
23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다른 권리를 주지 않으셨습니다. 그저 하나님의 심판으로 들어가야 할 뿐입니다.
24 그분은 세력가들을 수도 없이 산산조각 내시고 그들 대신 다른 사람들을 그 자리에 세우십니다.
25 그분이 그들의 행위를 아시기 때문에 밤중에 그들을 엎어 멸망하게 하시는 것입니다.
26 그분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드러나게 그들을 악하다고 치십니다.
27 그들이 그분에게서 등을 돌려 그분의 길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28 이렇게 해서 가난한 사람들의 부르짖음이 하나님께 올라가고 결국 고난당하는 소리를 그분이 들으십니다.
29 그러나 그분이 잠잠히 계신다 해도 누가 문제 삼겠습니까? 그분이 그 얼굴을 가리신다면 누가 그분을 뵙겠습니까? 어떤 민족이든 어떤 사람이든 마찬가지입니다.
30 이는 경건하지 못한 사람이 다스리지 못하게 하고 또한 백성들이 함정에 빠지지 않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31 사람이 하나님께 ‘내가 벌을 받았습니다. 더는 죄를 짓지 않겠습니다.
32 그러니 내가 보지 못하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 내가 잘못했다면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까?
33 당신이 반대한다고 해서 그분이 당신 생각대로 갚아 주시겠습니까? 내가 아니라 당신이 선택할 일입니다. 그러니 당신이 아는 것을 말해 보십시오.
34 지각 있는 사람이라면 내게 말할 것입니다. 지혜 있는 사람이라면 내 말을 들을 것입니다.
35 ‘욥이 무식하게 말을 하니 그 말에는 지혜가 없다’고 말입니다.
36 내가 바라는 것은 욥이 악한 사람처럼 대답했으니 끝까지 시련을 받는 것입니다!
37 그는 죄를 짓고 거기에다 반역까지 했습니다. 우리 가운데서 박수를 치고 하나님을 대적하는 말들을 자꾸 하고 있습니다.”
욥기 35
1 엘리후가 이어 말했습니다.
2 “당신이 ‘내가 하나님보다 의롭다’고 하다니 그게 옳다고 생각합니까?
3 당신이 ‘그것이 내게 무슨 유익이 있습니까? 내가 죄를 깨끗이 없애면 얻을 것이 무엇입니까?’라고 했으니 말입니다.
4 내가 당신과 당신 친구들에게 대답하겠습니다.
5 우러러 하늘을 보십시오. 당신보다 훨씬 높이 있는 구름을 보십시오.
6 당신이 죄를 짓는다면 그분께 무슨 영향이 있겠습니까? 당신의 죄가 많다 해도 그분과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7 당신이 의롭다 해서 그분께 무엇을 드리겠습니까? 그분이 당신 손에서 무엇을 얻으시겠습니까?
8 당신의 악은 당신 같은 사람에게 해를 끼치고 당신의 의도 인간들에게나 영향을 줄 것입니다.
9 사람들은 억압이 심해지면 울부짖게 되며 힘 있는 사람들의 팔에 눌려서 부르짖습니다.
10 그러나 아무도 ‘나를 지으신 하나님이 어디 계시냐? 밤에 노래하게 하시고
11 땅의 짐승들보다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시며 우리를 공중의 새들보다 더 지혜롭게 하시는 분이 어디 계시냐?’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12 그들이 거기에서 부르짖어도 아무 대답이 없는 것은 악한 사람들의 교만 때문입니다.
13 그들의 헛된 간구를 하나님께서 듣지 않으시고 전능하신 분께서 주목하지 않으시는 것입니다.
14 당신이 ‘그분을 뵐 수 없다’고 할지라도 그분 앞에 심판이 놓여 있으니 당신은 그를 기다리십시오.
15 하나님은 벌을 주시지 않으시며 죄를 짓는다 해도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으신다고 생각하시지요?
16 그러니 당신 욥이 입을 열어 헛된 말을 하고 알지도 못하는 말을 자꾸 하는 것입니다.”
욥기 36
1 엘리후가 계속 말했습니다.
2 “조금만 더 참아 주면 하나님 대신 해야 할 말을 들려 드리겠습니다.
3 내가 멀리서 지식을 가져와서 나를 지으신 분께 의를 돌려 드릴 참입니다.
4 내 말은 진정 거짓말이 아니니 온전한 지식을 가진 이 사람이 당신과 함께 있습니다.
5 하나님은 전능하시지만 누구도 멸시하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힘과 지혜에 있어서 전능하십니다.
6 그분은 악인의 생명을 보존하지 않으시고 억눌린 사람의 권리를 보장하시며
7 의인에게서 눈을 떼지 않으시고 왕과 함께 왕좌에 앉혀 영원히 세우고 높이십니다.
8 그러나 만일 그들이 사슬에 매여 있거나 고난의 끈을 단단히 묶여 있다면
9 그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그들이 해 온 범죄를 깨닫도록 말씀해 주시는 것입니다.
10 그분은 또 그들의 귀를 열어 교훈을 듣게 하시고 그들에게 죄에서 돌아서라고 명령하십니다.
11 만약 그들이 순종하고 그분을 섬기면 그날들 동안 번영하고 그 연수만큼 즐겁게 살겠으나
12 만약 순종하지 않으면 칼에 쓰러지고 아무것도 모르는 채 죽을 것입니다.
13 그러나 불경한 사람들은 마음속에 분노를 쌓아 놓고는 그분이 그들을 묶어도 도와 달라고 부르짖지 않습니다.
14 그들은 젊어서 죽고 그 목숨이 남창들처럼 끊어질 것입니다.
15 그분은 가난한 사람들을 그 고난에서 구해 주시고 억압당하는 가운데 귀를 열어 주십니다.
16 그러므로 그분은 당신을 고난의 입에서 꺼내 고난이 없는 넓은 데로 옮겨 주셔꼬 당신의 식탁에는 기름진 음식으로 가득 채워 주셨습니다.
17 그러나 당신은 악인이 받을 심판으로 가득합니다. 심판과 공의가 당신을 붙들고 있는 것입니다.
18 엄청난 분노로 일을 그르치지 않도록 하십시오. 속전을 많이 바친다고 용서받는 것은 아닙니다.
19 당신의 재물, 아니 금이나 다른 어떤 힘도 당신을 고난에서 구해 내지 못할 것입니다.
20 사람들이 그 있던 곳에서 사라져 버리는 그런 밤을 기다리지 마십시오.
21 삼가 악을 생각하지 마십시오. 당신은 고난이 아니라 악을 선택한 것입니다.
22 보십시오. 하나님의 권능이 심히 크니 누가 그분처럼 가르치겠습니까?
23 누가 그 길을 그분께 정해 주었습니까? 누가 그분께 ‘주께서 잘못했다’고 말하겠습니까?
24 당신은 사람들이 늘 노래해 왔듯이 그분이 하신 일을 찬양해야 함을 기억하십시오.
25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았습니다. 사람이라면 아무리 멀리서도 볼 수 있습니다.
26 보십시오. 하나님이 얼마나 위대하신지! 우리는 그분을 알지 못하고 그분의 연수를 헤아릴 수조차 없습니다.
27 그분은 물을 증발시켜서 끌어 올리시고 그것으로 빗방울을 만드십니다.
28 구름이 그것을 떨어뜨리면 모든 사람 위에 내리는 비가 됩니다.
29 그분이 어떻게 구름을 펼치시는지, 어떻게 그 장막에서 천둥소리를 내시는지 누가 알겠습니까?
30 보십시오. 그분이 번갯불을 펼치시고 바다의 밑바닥을 덮으십니다.
31 그분은 이런 것들로 백성을 심판하시며 먹을 것을 넉넉하게 공급해 주십니다.
32 두 손에 번개를 쥐시고 과녁을 맞히라고 명령하십니다.
33 천둥소리가 폭풍이 올 것을 암시하니 심지어 가축까지도 그것이 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욥기
1 “이러니 내 마음도 떨리고 펄쩍펄쩍 뛰는 것입니다.
2 잘 들어 보십시오. 천둥 같은 그분의 음성, 그 입에서 나오는 우레 같은 소리를 말입니다.
3 그 소리를 모든 하늘 아래 펼치시고 번개를 땅 끝까지 보내십니다.
4 그런 뒤에 천둥과 같은 위엄 있는 음성이 울려 퍼지고 그분의 위엄 있는 목소리가 우렁차게 물려 퍼집니다.
5 하나님께서는 놀라운 음성을 울리시며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엄청난 일들을 하십니다.
6 그분은 눈에게 ‘땅에 떨어지라’고 명하시고 비에게도 ‘억수로 쏟아지라’고 명하십니다.
7 그분은 모든 사람의 손을 봉해 사람으로 하여금 그분이 하시는 일을 알게 하십니다.
8 그러면 짐승들이 굴에 들어가 그 자리에 그래도 있게 됩니다.
9 남쪽에서는 태풍이 나오고 북쪽에서는 한기가 나옵니다.
10 하나님의 입김에 서리가 내리고 넓디넓은 물이 얼어붙습니다.
11 또 두터운 구름을 물기로 적시시고 번개 구름을 널리 퍼뜨리시니
12 구름은 그분의 계획대로 운행되는 것으로, 땅의 온 지상에서 그분이 명령하시는 대로 수행합니다.
13 그분이 징벌을 내리실 때나 혹은 땅을 위해서나 혹은 은총을 베푸실 때도 비를 내리십니다.
14 오, 욥이여! 이 말을 들어 보십시오. 가만히 서서 하나님의 기이한 일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15 하나님께서 언제 구름을 움직이시고 그 번갯불을 내시는지 압니까?
16 구름이 어떻게 공중에 잘 매달려 있는지, 지식이 완전한 분의 이런 기이한 일들을 알기나 합니까?
17 남쪽에서 바람이 불어와 땅이 고요해지고 당신 옷이 어떻게 따뜻해지는지 압니까?
18 당신이 그분과 함께 부어 만든 거울처럼 단단한 하늘을 펼칠 수 있습니까?
19 우리가 그분께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가르쳐 주십시오. 도무지 캄캄해 무엇이 무엇인지 알 수 없습니다.
20 하고 싶은 말이라고 그분께 다 고하겠습니까? 삼킴을 당하고 싶어서 말한단 말입니까?
21 사람들이 구름 속의 빛을 보지 못할 때도 있지만 바람이 지나가면 다시 맑아지는 법입니다.
22 북방에서 금빛이 나오고 하나님께는 두려운 위엄이 있습니다.
23 우리는 능력이 크신 전능하신 분께 나아갈 수 없습니다. 그분의 심판이나 무한한 공의는 왜곡될 수 없습니다.
24 그러므로 사람이 그분을 경외하는 것입니다. 그분은 스스로 지혜롭다는 사람을 거들떠보지도 않으십니다.”
욥기 38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다]
1 그때 여호와께서 회오리바람 가운데서 나타나 욥에게 대답하셨습니다.
2 “알지도 못하면서 말로 이치를 어둡게 하는 사람이 누구냐?
3 너는 대장부처럼 허리를 묶고 나서라. 내가 네게 물을 테니 내게 대답해 보아라.
4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 네가 어디 있었느냐? 아는 게 있으면 말해 보아라.
5 누가 그 크기를 정했느냐? 네가 아느냐? 또 누가 그 위에 줄을 쳤느냐?
6 그 단단한 기초는 무엇 위에 세웠느냐? 모퉁잇돌은 누가 놓았느냐?
7 그때 새벽 별들이 함께 노래하고 모든 천사들이 기뻐 외치지 않았느냐?
8 바닷물이 모태에서 빠져나오듯 쏟아져 나올 때 누가 문을 닫아서 그것을 막았느냐?
9 그때 내가 구름을 바다의 옷으로 삼아 짙은 어둠으로 그것을 둘렀고
10 내가 그것의 한계를 정해 그 문과 빗장을 세우고
11 ‘너는 이만큼까지만 오고 더는 나오지 말라. 네 도도한 물결이 여기서 멈출 것이다’ 하지 않았느냐?
12 네가 아침에게 명령을 내린 적이 있느냐? 새벽에 그 자리를 알게 해서
13 그것이 땅 끝을 붙잡고 악인을 그 가운데서 흔들어 떨쳐 낸 적이 있느냐?
14 땅이 도장 찍힌 진흙처럼 변하고 만물이 옷처럼 나타났도다.
15 악인에게서 그 빛이 거둬지며 그 높이 든 팔은 부러진다.
16 네가 바다의 근원에 가 본 적이 있느냐? 깊은 물 밑으로 걸어 본 적이 있느냐?
17 죽음의 문이 네게 열린 적이 있느냐? 죽음의 그림자의 문들을 본 적이 있느냐?
18 땅이 얼마나 드넓은지 깨달은 적이 있느냐? 네가 이 모든 것을 안다면 말해 보아라.
19 빛의 근원지로 가는 길이 어디냐? 어둠이 있는 자리는 어디냐?
20 네가 그것들을 제자리로 데려갈 수 있느냐? 그것들의 집으로 가는 길을 아느냐?
21 너는 그때 이미 태어난 몸이니 물론 알겠지! 네가 살아온 날이 얼마나 많으냐?
22 네가 눈의 창고에 들어가 본 적이 있으며 우박의 창고를 본 적이 있느냐?
23 그것은 내가 고난의 때를 위해, 전쟁과 전투의 날을 준비해 놓은 것이다.
24 해가 뜨는 곳에 가 본 적이 있느냐? 동풍이 어느 쪽으로 흩어지는지 네가 아느냐?
25 누가 폭우가 빠지는 수로를 파며 우레의 길을 냈느냐?
26 사람이 살지 않는 땅, 아무도 없는 광야에 비를 내리고
27 황폐하게 버려진 땅을 비옥하게 해 연한 풀에서 싹이 나게 하느냐?
28 비에게 아버지가 있느냐? 누가 이슬방울을 낳았느냐?
29 얼음이 누구의 태에서 나왔느냐? 하늘에서 내리는 서리는 누가 냈느냐?
30 물이 돌처럼 딱딱하게 굳고 깊은 물의 수면이 얼어붙는다.
31 네가 북두칠성을 묶을 수 있느냐? 네가 오리온의 줄을 풀 수 있느냐?
32 네가 때에 따라 별자리를 낼 수 있느냐? 곰 자리와 그 별들을 인도할 수 있느냐?
33 네가 하늘의 법칙을 아느냐? 네가 땅을 다스리는 주권을 세울 수 있느냐?
34 네 소리를 구름까지 높여 스스로 홍수로 뒤덮이게 할 수 있느냐?
35 네가 번개를 보내 번개가 가면서 ‘우리가 여기 있다’고 말하게 할 수 있느냐?
36 누가 속에 지혜를 두었느냐? 누가 마음속에 지각을 주었느냐?
37 누가 지혜롭게도 구름을 셀 수 있느냐? 누가 하늘의 물병들을 쏟을 수 있느냐?
38 티끌이 뭉쳐서 진흙이 되고 그 덩어리들이 달라붙게 할 수 있느냐?
39 네가 사자를 위해 먹이를 사냥하겠느냐? 베고픈 어린 사자를 배부르게 하겠느냐?
40 그것들이 굴에 웅크리고 있고 덤불속에 숨어 기다리고 있을 때 그렇게 하겠느냐?
41 까마귀 새끼들이 하나님께 부르짖고 먹이가 없어 돌아다닐 때 누가 그 까마귀를 위해 먹이를 주겠느냐?”
욥기 39
1 “너는 산양이 언제 새끼를 낳는지 아느냐? 암사슴이 새끼 배는 것을 네가 알 수 있느냐?
2 몇 달 만에 만삭이 되는지 네가 아느냐? 또 언제 새끼를 낳는지 아느냐?
3 산양들이 웅크리고 앉아 그 새끼를 낳으면 그 산고가 끝난다.
4 그 새끼들이 무럭무럭 자라 들판에서 강해지면 그 곁을 떠나서 돌아오지 않는다.
5 누가 들나귀를 풀어 주었느냐? 누가 그 묶인 줄을 풀어 주었느냐?
6 내가 광야를 들나귀에게 주어 집으로 삼고 소금기 있는 땅을 거처로 삼게 했다.
7 들나귀는 마을의 북적댐을 보고 비웃고 나귀 모는 사람의 소리도 무시한다.
8 산지가 그의 초장이니 푸른 것이 있는 데마다 찾아다닌다.
9 들소가 너를 기쁘게 섬기겠느냐? 네 구유 옆에서 가만히 있겠느냐?
10 네가 들소를 밭고랑에 줄로 묶어 둘 수 있느냐? 그것이 네 뒤에서 골짜기를 경작하겠느냐?
11 들소가 힘이 세다고 네가 의지하겠느냐? 네가 들소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겠느냐?
12 네가 네 곡식을 가져와 타작마당에 모으는 일을 들소에게 맡기겠느냐?
13 타조가 재빠르게 날갯짓을 한다마는 그 날개와 깃털이 황새만은 못하지 않느냐?
14 타조는 그 알들을 땅에 낳고 흙 속에서 따뜻하게 되도록 내버려 두고
15 누가 발로 밟든, 들짐승이 깨뜨리든 상관 않고 잊어버린다.
16 타조는 자기 새끼가 제 것이 아닌 듯 신경을 쓰지 않는다. 산고가 헛수고가 되는 것쯤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17 이는 나 하나님이 타조에게서 지혜를 없애고 지각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18 그러나 타조가 그 몸을 높이 쳐들고 뛸 때는 말과 그 기수를 우습게 여기는 법이다.
19 네가 말에게 힘을 주었느냐? 휘날리는 갈기를 그 목에 둘러 주었느냐?
20 네가 말이 메뚜기처럼 잘 뛰게 할 수 있느냐? 그 위엄 있는 콧소리가 무섭지 않느냐?
21 말은 앞발로 땅을 치며 그 힘을 과시하고 무장한 사람들을 맞으러 달려간다.
22 말은 두려움을 비웃고 무서움을 모르며 칼을 보아도 뒤를 보이지 않으니
23 화살통과 번쩍이는 창과 단창이 그 앞에서 흔들려도
24 말은 힘차게, 무섭도록 한달음에 내달리고 나팔 소리도 개의치 않는다.
25 나팔 소리가 울리면 말은 콧소리로 ‘히히힝!’ 하고는 멀리서부터 싸움 냄새를 맡고 장군들의 우레 같은 소리와 함성을 듣는다.
26 매가 떠올라서 남쪽으로 그 날개를 뻗고 나는 것이 네 지혜로 인한 것이냐?
27 독수리가 하늘로 날아오르고 높은 곳에 그 둥지를 만드는 것이 네 명령으로 인한 것이냐?
28 독수리는 바위에 살고 바위틈과 든든한 장소에 있으면서
29 거기에서 먹이를 찾되 그 눈은 멀리서도 먹이를 볼 수 있다.
30 그 새끼들도 피를 빨아 먹으니 주검이 있는 곳엔ㄴ 독수리가 있다.”
욥기 40
1 여호와께서 또 욥에게 말씀하셨습니다.
2 “전능자와 싸운다고 그를 가르치겠느냐? 하나님을 나무라는 사람아, 대답해 보아라!”
3 그러자 욥이 여호와께 대답했습니다.
4 “보십시오. 저는 보잘것없는 사람입니다. 제가 어떻게 주께 대답하겠습니까? 손으로 입을 막을 뿐입니다.
5 한 번 내가 말했었지만 대답하지 않을 것이며 두 번 말했지만 다시는 하지 않겠습니다.”
6 그러자 여호와께서 회오리바람 가운데서 욥에게 말씀하셨습니다.
7 “너는 이제 대장부처럼 허리를 동여매어라. 내가 네게 물을 테니 너는 대답하도록 하여라.
8 네가 내 판결을 무너뜨리겠느냐? 네가 나를 비난해서 의롭게 되려느냐?
9 네게 하나님의 팔 같은 팔이 있느냐? 네게 하나님같이 우레 같은 음성이 있느냐?
10 그렇다면 영광과 위엄으로 자신을 장식하고 존귀와 아름다움으로 옷 입어라.
11 네 극에 달한 분노를 쏟아내고 교만한 사람을 보고 그를 낮추어라.
12 교만한 사람을 다 눈여겨보아 그를 낮추고 악인은 그 서 있는 곳에서 밟아 버려라.
13 그들을 모두 한꺼번에 흙먼지 속에 묻어 버리고 그 얼굴들을 몰래 싸매 두어라.
14 그때가 되면 네 오른손이 너를 구원할 수 있음을 내가 직접 인정할 것이다.
15 소처럼 풀을 먹는 베헤못을 보아라. 내가 너를 지었듯이 그것도 지었다.
16 보아라. 그 힘은 허리에 있고 그 강함은 배 근육에 있다!
17 꼬리는 백향목처럼 흔들리고 돌 같은 허벅지 힘줄은 서로 연결돼 있으며
18 뼈들은 놋으로 된 관 같고 뼈대는 철빗장 같다.
19 그것은 하나님의 피조물 가운데 제일가는 것이어서 그것을 지은 이가 칼을 쥐어 주었고
20 모든 들짐승들이 노는 그 산들이 그것을 위해서 먹을 것을 내느니라.
21 그것은 연꽃잎 아래, 늪지대의 갈대숲 사이에 누우며
22 연꽃잎 그늘이 그것을 가려 주고 시냇가의 버드나무가 그것을 둘러싸느니라.
23 보아라. 강물이 넘쳐도 놀라지 않으며 요단 강 물이 불어서 입에 차도 태연하도다.
24 그것이 보고 있을 때 누가 그것을 잡아 갈고리로 그 코를 꿸 수 있느냐?”
욥기 41
1 “네가 리워야단을 낚을 수 있느냐? 끈으로 그 혀를 묶을 수 있느냐?
2 그 코를 줄로 꿸 수 있느냐? 그 턱을 갈고리로 꿸 수 있느냐?
3 그것이 네게 빌로 또 빌겠느냐? 네게 점잖은 말로 말하겠느냐?
4 그것이 너와 언약을 맺겠느냐? 네가 그것을 평생 노예로 삼겠느냐?
5 네가 새 같은 애완동물로 삼겠느냐? 네 딸들을 위해 그것을 묶어 두겠느냐?
6 어부들이 그것으로 잔치를 벌이겠느냐? 상인들 사이에서 그것을 나누겠느냐?
7 네가 그 가죽을 쇠꼬챙이로 찌를 수 있느냐? 그 머리를 작살로 찌를 수 있느냐?
8 네가 그것에 손을 대 보아라. 얼마나 혼이 났는지 기억하며 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9 보아라. 그것을 굴복시키겠다는 생각은 어림도 없으니 그것을 보기만 해도 아찔하지 않느냐?
10 그것을 감히 자극할 만큼 용맹한 사람은 없다. 그런데 누가 내 앞에 설 수 있겠느냐?
11 나를 막아서서 내가 갚아야 한다고 하는 사람이 누구냐? 하늘 아래 있는 것이 다 내 것이다.
12 그 사지와 그 힘과 그 튼튼한 뼈대를 내가 말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13 누가 그 가죽을 벗길 수 있느냐? 누가 두 겹 비늘 사이를 뚫겠느냐?
14 누가 감히 그 얼굴 문을 열겠느냐? 그 둘러 난 이빨이 무시무시하니 말이다.
15 그 비늘은 단단히 봉인된 듯 붙어 그 자랑이 된다.
16 비늘이 서로 꽉 붙어 있어서 바람도 통하지 않는다.
17 그것들이 서로 단단히 조여 있고 함께 붙어 있어 떨어지지 않는다.
18 그가 재채기를 하면 빛이 번쩍이고 그 눈은 새벽의 눈꺼풀 같다.
19 그 입에서는 횃불이 나오고 불꽃이 튀며
20 그 코에서는 연기가 나오니 펄펄 끓는 냄비나 가마솥에서 나오는 것 같다.
21 그 숨은 숯에 불을 붙이고 그 입에서는 불꽃이 나온다.
22 그 목에는 힘이 있으니 그 앞에서는 경각하게 된다.
23 그 살갗이 서로 연결되고 견고해 움직이지 않는다.
24 그 마음은 돌처럼 단단하며 맷돌의 아래짝같이 단단하다.
25 그것이 일어나면 용사라도 두려워하고 그것이 부수어 대면 기가 꺾인다.
26 칼이 닿아도 힘을 쓰지 못하고 창이나 화살이나 작살도 아무 소용이 없다.
27 그것은 철을 짚처럼 다루고 청동을 썩은 나무처럼 취급한다.
28 화상을 쏘아도 도망치지 않으며 무릿매 돌도 겨와 같이 날려 버린다.
29 몽둥이도 지푸라기쯤으로 여기고 창을 던지는 것을 보고도 피식 웃는다.
30 그 뱃가죽은 들쑥날쑥한 질그릇 조각 같고 진흙 위에 타작 기계처럼 자국을 내는구나.
31 그것은 깊은 물을 솥 끓이듯 하고 바다를 기름 솥 끓이듯 한다.
32 또 가고 난 자취에 빛나는 길을 남기니 사람이 보기에 깊은 물이 백발 같다고 여긴다.
33 땅 위에 그 같은 것이 없으니 그는 두려울 것 없이 지어졌다.
34 모든 교만한 것을 다 쳐다볼 수 있으니 모든 교만한 자식들이 다스리는 왕이다.”
욥기 42 [욥]
1 그러자 욥이 여호와께 대답하며 말했습니다.
2 “나는 주께서 모든 일을 하실 수 있고 계획하신 일은 무엇이든 이루신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3 잘 알지도 못하고 주님의 뜻을 가린 자가 누구입니까? 내가 알지도 못하는 일들을 말하고 너무 기이해서 알 수 없는 일들을 내가 내뱉었습니다.
4 간구하오니 들어 주십시오. 내가 말하겠습니다. 내가 여쭙겠으니 대답해 주십시오.
5 내가 주에 대해 지금까지 내 귀로만 들었는데 이제 내 눈으로 주를 보게 됐습니다.
6 그래서 내가 스스로 한탄하며 티끌과 재를 뒤집어쓰고 회개합니다.”
[끝막]
7 여호와께서는 욥에게 이 말씀을 마치시고 나서 데만 사람 엘리바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와 네 두 친구에게 진노했다. 너희는 나에 대해 내 종 욥처럼 말하지 않았다.
8 그러므로 너희는 수소 일곱 마리와 숫양 일곱 마리를 가지고 내 종 욥에게 가서 너희 자신을 위해 번제를 드려라. 내 종 욥이 너희를 위해 기도해 줄 것이다. 그러면 내가 그 기도를 받아들여 너희의 어리석음대로, 너희가 나에 대해 내 종 욥처럼 옳은 말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갚지 않겠다.”
9 그러자 데만 사람 엘리바스와 수아 사람 빌닷과 나아마 사람 소발은 여호와의 말씀대로 했고 여호와께서는 욥의 기도를 받으셨습니다.
10 욥이 그 친구들을 위해 기도를 마치자 여호와께서는 욥의 상황을 돌이키셨고 전에 있었던 것보다 두 배로 더해 주셨습니다.
11 그러자 그 모든 형제들과 자매들과 전에 알고 지냈던 사람들이 그에게 와서 그 집에서 함께 먹었습니다. 여호와께서 그에게 보내신 모든 고난을 위로하고 달래며 각각 은 한 조각과 금가락지를 욥에게 주었습니다.
12 여호와께서는 욥의 말년에 초년보다 더 많은 복을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양 1만 4,000마리, 낙타 6,000마리, 소 1,000쌍, 암나귀 1,000마리를 갖게 됐습니다.
13 그는 또 일곱 아들과 세 딸도 얻었습니다.
14 그는 큰 딸을 여미마, 둘째 딸을 굿시아, 셋째 딸을 게렌합북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15 온 땅에서 욥의 딸들만큼 아름다운 여인들은 찾아볼 수 없었고 그 아버지는 아들들에게 준 것처럼 딸들에게도 유산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16 이후로 욥은 140년을 더 살면서 아들들과 손자들, 나아가 4대 자손까지 보았습니다.
17 그러고 나서 욥은 나이 들어 수명이 다해 죽었습니다.
첫댓글 2023년 4월 17일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