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교회의 모임에 대한 이해와 설명
손재익 목사 (한길교회)
서론
우리교회의 공식 모임은 주일 두 차례, 평일 한 차례다. 주일에는 오전 11시와 오후 3시, 평일에는 평일 중 하루의 오후 8시에 모인다(현재는 교회의 상황을 고려하여 평일의 모임은 하지 않고 있다).
우리교회는 왜 이렇게 모이고 있는가? 그리고 시간은 왜 그렇게 정했는가? 바른 이해를 통해 교회를 든든히 세워가야 할 것이다.
본론
1. 모임의 최소화
한길교회는 현재 주일에만 두 차례 회집한다. 오전 11시와 오후 3시. 그 외에 초등학생을 위한 성경공부(1시), 새로 오신 분을 위한 공부가 점심 애찬 이후에 있고, 몇몇 회의(확대운영위원회, 재정보고)를 한다. 이 외에는 다른 모임이 전혀 없다. 원래는 평일에도 1번 모이는 모임이 있었으나 현재는 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하는 기본적인 이유는 ‘자주 모이는 것’을 피하기 위함이다. 자주 모이는 것을 피하는 이유는 신자 각자에게 맡겨진 삶도 중요하기에 많은 모임을 만드는 것은 조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교회는 모이는데 익숙하다. 각 교인마다 다르긴 하지만, 교회의 입장에서는 모임이 거의 매일 있다. 주일오전, 오후예배, 수요기도회, 금요기도회, 새벽기도회, 구역모임, 전도회모임 등이 가장 기본인데, 거의 매일 모인다. 조금만 열심 있는 성도라면 거의 매일 교회당에 가야한다. 그러다보니 정작 성도의 삶이 없다. 매일매일의 교회중심의 실제적 삶도 중요하지만, 주어진 삶에 충실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우리교회는 그렇게 하는 것에 대해 강한 문제의식을 갖기에 모임을 최소화하려고 했다(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평일 모임”이라는 소책자에 더 자세히 나와 있다).
그러다보니 주일 오전 11시, 주일 오후 3시로 정한 것이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한 것일까? 한 두 가지 이유가 아니라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2. 오후예배 시간을 3시로 정한 이유
1) 주일을 하루 동안 거룩하게 보내기 위함
2) 예배를 단순히 해치우는(?) 것이 되지 않기 위해
3) 설거지 봉사자를 위해서
4) 교육부서 모임 및 각종 회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5) 교제를 위해서
6) 새로운 인간관계라는 이유
7) 최소한의 모임을 통해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해
8) 위와 같은 이해를 가진 분들이 정착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약간.
9) 앞당기면 다시는 늦추기는 쉽지 않다는 점도 고려.
3. 교회, 성도의 교제 공동체
오늘날의 시대는 개인주의화된 시대다. 혼자서 밥 먹는 것이 익숙하고, 혼자서 스마트폰과 함께 하는 것이 익숙한 시대다. 그런 시대에 우리 그리스도인이 살고 있다. 이러한 시대를 사는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교회는 대안공동체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교회란 단순히 종교활동을 위한 모임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이고, 주님 안에서 가족이다. 그래서 사도신경은 “거룩한 보편교회와 성도의 교제”를 믿는다고 고백하며, 그에 근거하여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제26장 “성도의 교제에 관하여”의 제2절에서는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공적인 신앙고백을 통해 성도가 된 자들은 하나님을 예배하고, 상호간의 덕을 세우기 위해 신령한 봉사를 하며, 또한 각자의 능력과 필요에 따라 서로 간에 물질적인 짐들을 덜어줌으로써, 거룩한 친교와 교제를 유지해야 한다.......”
4. 우리교회의 모이는 전체 시간
솔직히 말해서 우리교회는 다른 교회에 비해서 매우 적게 모인다. 횟수만 적은 것이 아니다. 절대적 시간도 매우 짧다. 주일 오전 11시에 모여서 주일 오후 4시 즈음 마치는 것이 전부다. 1주일 144시간 중 이동시간을 포함하면 7-8시간 정도다.
만약 주일 오후예배 시작시간을 앞당기고, 다른 모임을 더 만들게 될 경우 어떻게 될까? 이동시간을 포함하면 사실 시간은 훨씬 길어진다. 이동자체만을 위해서도 왕복 1시간 이상이 걸릴 뿐만 아니라, 가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사실은 시간은 더 길어진다. 예컨대, 주일오전 11시에 드리고 주일오후는 2시에 드리는 대신 평일에도 7-8시에 모이면, 전체 시간은 8시간이 된다. 더 길어지는 것이다. 주일 시간을 1시간 앞당겼지만 오히려 1시간 더 늘어나는 것이다.
이런 걸 염두에 두고 다른 날의 모임은 최소화하고, 주일 모임에서 많은 것을 누리려고(?) 한 것임을 기억해 주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밀양파서교회나 대구로뎀교회는 오후 5시에 예배를 드리고 흩어진다. 대구에 있는 화원언약교회는 오후 2시에 오후예배를 드리지만, 모든 순서는 5시가 되어야 마친다. 포항샘터교회는 5시에 오후예배를 드리고 모든 순서는 8시가 되어야 마친다. 게다가 이 교회들은 주일 외에도 모인다.
주일 오전 11시에 모여서 오후 4시에 헤어지는 모임이 전부인 우리교회가 오히려 자주 모이는 교회에 비해서는 실제로 교인들이 소모해야 하는 시간은 매우 적다.
결론
한길교회의 모임은 교회의 본질인 ‘예배, 교육, 교제’를 위해 구성되었다. 이런 점들을 염두에 두고 시간을 짠 것이다.
우리교회가 서로 사랑하고, 살피고, 아끼면서, 서로 밀고 끌어주는 모습들이 계속해서 나타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제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본질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우리교회 교인 모두가 잘 이해하고 교회를 세워주시리라 믿으면서.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오직 권하여 그 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 (히 10:25)
첫댓글 지난 7월 24일에 있었던 강의안입니다. 강의안 일부만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