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성삼재에서 고리봉(1,248M), 만복대(1,433M)를 잇는 만복대 능선. 이 능선은 완만할뿐 아니라 등산로 주변에 억새가 무성하게 자라 억새산행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억새로 뒤덮인 이 구간을 성삼재에서 바라보면 주변의 단풍과는 사뭇 다른 완연한 늦가을 색을 이룬다.
산행은 성삼재 휴게소에서 시작한다. 휴게소에서 심원으로 내려가는 729번 도로 좌측으로 북쪽을 향해 뻗은 뚜렷한 능선이 보이는데 이 능선이 만복대로 이어진다. 능선상에는 2개의 우뚝솟은 봉우리가 있는데, 앞의 것은 고리봉이고 뒤에 것은 만복대이다.
심원 방향의 729번 도로를 따라 5-10분을 내려가면 좌측으로 빨간 표지기를 만날 수있다. 이 표지기를 따라 10분을 오르면 헬기장에 다다른다. 헬기장에서 서면 등산로가 난 방향으로 고리봉, 만복대가 보이고 우측으로는 반야봉과 노고단이, 좌측으로는 구례군 산동면이 내려다 보인다. 이러한 주변경관은 산행이 끝날때까지 계속 지표가 되며 등산로 또한 만복대까지 외길로 이어져 능선만 따라가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등산로는 넓고 뚜렷하나 주변의 키큰 나무들이 등산로를 가리고 있어 이들을 헤치면서 걸어거야 한다. 따라서 앞뒤사람의 간격을 두고 걷는것이 좋다. 첫 헬기장서 고리봉까지는 30분 정도 걸린다. 두개의 낮은 봉우리를 오르내리며 멀리 반야봉과 숨박꼭질하다보면 어느새 고리봉에 이른다. 드문드문 억새가 보이기 시작하다가 고리봉을 우회하여 두 번째 헬기장이 내려다 보이는 위치에 서면 만복대까지 펼쳐진 억새부터 능선은 S를 그리며 만복대 정상까지 막힘없이 이어져 있어 억새의 장관을 만끽할수있다. 고리봉 아래 헬기장에 내려서서 휴식을 취하고 나면 만복대 자락까지는 억새 물결속에 파묻혀 45분쯤 걸어 2개의 헬기장을 더 지나면 만복대 정상이 눈앞에 보인다. 정상에 오른 등산객들이 보이고 말소리가 들려오긴 하지만 정상까지는 아직 30여분을더 걸어야 한다. 작은 헬기장 하나를 지나 산등성이를 오르면 정상 백미터 아래에서 갈림길이 나타난다. 우측길이 샘터로 가는 길인데, 표지기나 이정표는 세워져 있지 않다. 중식을 하거나 하산길을 대비해 물을 담고자 한다면 이곳에서 쉬는 것이 좋다.
50미터를 우회하면 우물이라고 쓰인 팻말이 세워진 곳에 샘이 있다. 이 샘은 수량이 풍부하지 않기 때문에 건조기에 산행할때는 물이 마를 것을 감안하여 전적으로 의지해서는 안된다. 샘터에서 마지막 헬기장을 지나면 10분만에 만복대 정상에 도착한다. 이곳에서는 멀리 지리산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그 끝에 천왕봉이 아득히 보인다. 하산로가 될 북쪽능선의 정령치 너머 세걸산까지도 조망되는데 그곳은 올라온 억새능선길과 달리 단풍으로 화려하다.
만복대 정상에서 40분만에 정령치에 이를 수 있으며 여기서 산행은 끝난거나 다름없다 남원으로 나가는 버스를 타려면 정령치를 통과하는 도로를 따라 고기리나 달궁까지걸어서 가든지 지나가는 차를 잡아타야 한다. 걸으면 1시간이 더 걸린다. 달궁으로 하산하는 다른 코스로 계곡등산로를 택할수 있다. 그러나 이길은 등산로가 희미하므로 시간이 충분하지 않는 이상 피하는 것이 좋다.
지리산 만복대 억새는 10월초부터 피기 시작하여 10월20-25일이면 만개한다. 이후 보름간 더 억새를 구경할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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