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6월 22일 월요일, 맑음. 덥다.
이제 볼로냐(Bologna)다. 볼로냐는 이탈리아 북부 내륙에 있는 대학 도시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으로 알려진 볼로냐 대학교가 있는 곳이다. 12시가 넘어서 볼로냐 중앙 역(Bologna Centrale)에 내렸다.
볼로냐 중앙역은 볼로냐 시의 전략적 위치로 인해, 이탈리아 북부지역 기차선로에서 중요한 허브 역할을 한다. 볼로냐 역은 1980년 8월에 85명의 사망자가 생긴 초대형 폭탄 테러를 겪었다.
이로 인해, 이탈리아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는, 볼로냐 역은 대형 테러 공격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시금석이 된 역이다. 1980년의 이 테러 공격은 이탈리아의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는 볼로냐 대학살(Strage di Bologna)로 흔히 불린다.
이 테러 공격은 이탈리아의 네오 파시스트 활동가들에 의해서 이루어졌다고 사람들이 믿고 있다. 역사는 작은데 상가들이 가득하다. 지하 통로를 통해 밖으로 나와 숙소(Hotel Ideale)를 찾아간다. 역에서 500m 정도 거리다.
걸어서 찾아가는데 덥다. 아파트가 아니라 호텔이라고 해서 예약을 했다. 그리고 24시간 프런트가 있다고 했는데 도착해보니 아파트다. 프런트에도 사람이 없고 문은 굳게 닫혀있다. 마침 대문으로 나오는 젊은이가 있어서 체크인을 부탁했다.
젊은이는 주인과 통화를 해서 우리 핸드폰으로 절차를 밟아 주었다. 여권을 복사해서 보내고 체크인 정보를 받았다. 어렵게 철문, 대문 방문을 여는 정보를 핸드폰으로 받았다. 정말 들어가기 힘들다.
고맙게도 돕는 천사들이 나타나 출입이 가능하게 되었다. 2개의 숙소를 예약했는데 이것도 핸드폰으로 작동하여 열고 닫는다. 2호실과 7호실을 받았다. 건물이 뜨거워 재빨리 에어컨을 틀었다. 시설은 깔끔하게 되어있는 호텔이다.
주방이 없다. 아파트는 주방이 있어서 편리한데 여기는 호텔이다. 우리 포터를 이용해서 누룽지를 끓이고 콩장과 멸치조림으로 점심을 먹었다. 아내가 속이 편하지 않단다. 문 여는 방법을 몇 번 연습해 보고 볼로냐 구경을 나섰다.
볼로냐에 대해서는 공부한 것이 없어서 중심광장, 마조레(Piazza Maggiore)광장을 향해 걸어가기로 했다. 숙소 가까이에 있는 볼로냐 시장(Mercato Albani)의 허술한 막사를 들러본다. 많은 가게가 문을 닫고 있다. 아직 문이 열리지 않았다.
볼로냐 역(Bologna Centrale)으로 들어가 역사를 통과해 나간다. 대중교통 버스 정류장도 있고 택시 승강장도 있다.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광장(Piazza delle Medaglie D'Oro)에 붙어있는 긴 상가 건물로 들어간다.
형수 눈에 젤라또 가게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젤라또를 하나씩 입에 물었다. 속이 불편한 아내에게 미안했다. 이탈리아에서 6번째 젤라또다. 상가 건물에는 커다란 식당(Bologna Food Gallery)에 손님이 북적댄다.
실내와 테라스 공간이 화려하다. 음식 그림이 이름과 함께 눈에 들어온다. 볼로냐의 전통 파스타 토르텔리니(Tortellini)다. 한국의 물만두 비슷하다. 볼로냐에서 주로 먹는 토르텔리니는 이탈리아 만두국이라 생각하면 된다.
기념품 가게에는 볼로냐를 알리는 특징들이 가득 들어있다. 머그잔에는 산 루카 성당이 박혀있다. 상가 건물을 벗어나면 광장이 나온다. 광장의 주인공은 성문(Porta Galliera)이다. 중세에 볼로냐를 지켰던 성의 북쪽을 담당하는 성문이다.
포르타 갈리에라는 이탈리아 볼로냐 시의 옛 중세 외곽 성벽의 문이었다. 남아 있는 모든 문 중 가장 장식이 풍부한 문이라고 한다. 이 문은 1659년에서 1661년 사이에 건축가 바르톨로메오 프로발리아의 설계로 지어졌다.
내부 출입구는 경치 좋은 바로크 양식의 정면을 가지고 있으며, 외부 출입구는 방어적 군사 역할을 강조하는 문이다. 아주 오래되 보이는 성곽(Castello di Galliera)도 살짝 보인다.
포르타 갈리에라와 몬타뇰라 공원 사이에 자리 잡은 이 유적은 볼로냐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성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지만, 이 기초를 보는 것만으로도 도시의 강렬한 독립 정신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갈리에라 성(Castello di Galliera)은 중세 시대에 교황청이 볼로냐에 세운 웅장한 요새로, 도시 지배의 상징이었다. 이 성이 빠르게 파괴된 것은 교황 권력으로부터 볼로냐의 독립을 상징하는 사건이 되었다.
갈리에라라는 이름은 주변 지역의 이름에서 유래했으며, 아마도 설립자와 관련된 가문이나 마을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추정된다. 계단(Scalinata del Pincio)도 광장 한 편을 차지하고 있다.
비아 인디펜덴차와 몬타뇰라 공원을 연결하는 아름답고 그림 같은 계단이다. 이 건축물은 19세기 후반 도시에서 가장 중요한 시민 프로젝트 중 하나로, 건축 디자인과 볼로냐의 역사적 정체성을 강조하는 조각 프로그램을 결합한 작품이다.
그 위치는 의도적이며, 계단은 중세 갈리에라 요새와 성벽 유적 옆으로 올라간다. 포르타 갈리에라가 근처에 서 있어 새로운 시민 기념물이 도시의 오래된 방어 구조물에 직접 고정되어 있다.
몬타뇰라 공원(iardino della Montagnola)과 이어진다. 이제 마조레 광장을 향해 걸어간다. 특이하게도 같은 간격으로 배열된 기둥으로 받친 지붕이 덮인 길로 걸어간다.
볼로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거대한 회랑(포르티코) 덕분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우산 없이 낭만적인 산책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도시로 사랑받고 있다. 붉은 건물들 사이로 끝없는 회랑 ‘포르티코(Portico)’를 만나게 된다.
회랑이 계속 이어진다. 신기하다. 비와 햇살을 가려주는 이 친절한 지붕은 13세기의 풍요가 남긴 흔적이란다. 넘쳐나는 학생과 상인들을 수용하기 위해 집을 길 쪽으로 확장하며 만들어진 통로다.
사적인 공간과 공적인 공간이 절묘하게 타협한 인류학적 풍경이다. 고단한 삶의 소나기를 피하게 해 주었고, 뜨거운 시련의 볕을 가려주던 그 그늘들이 생각난다.
이제는 가장 아늑한 회랑이 되어가고 있음을 볼로냐의 붉은 길 위에서 새삼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