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계삼관이란 진리의 세계인 법계를 관찰하는 세 가지를 말합니다.
첫째는 진공절상관(眞空絶相觀)으로 모든 것이 다 공해서 일체의 상(相)이 전부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이사무애관(理事無碍觀)으로 진공절상관에서 모든 것이 공하여 일체의 쌍이 떨어졌으나 여기에 이르면 도리어 이치와 사물이 걸림이 없이 원융무애하기 때문에 이사무애라고 합니다.
진공절상을 앞에 놓은 것은 만법 성상(性相)의 자체가 진공절상임을 바로 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체만법이 공하여 상이 다 끊어지면 자연히 서로 융통하고 무애하게 되어 이사무애관이 성립됩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세번째의 주변함용관(周變含用觀)이라는 사사무애법계(事事無碍法界)가 성립하는 것입니다.
법계삼관은 본래 두순화상이 세운 것인데 여기에 대한 자세한 해석을 청량국사(淸凉國師;738-839)가 하였으며, 다시 뒤에 규봉(圭峯;780-841)스님이 해설한 것도 있습니다. 두순스님은 화엄법계관을 진공절상관, 이사무애관, 주변함용관의 삼관(三觀)으로 분류했는데, 청량국사처럼 사법계(事法界)를 따로 세우지 않은 것은 이사무애관 가운데 사법계와 같은 내용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청량국사는 사법계를 따로 세워서 사법계. 이법계. 이사무애법계. 사사무애법계의 네 가지로 분류한 것입니다.
(1) 진공관(眞空觀)
첫째는 진공관이니, 첫째는 회색귀공관(會色歸空觀)이요, 둘째는 명공즉색관(明空卽色觀)이요, 셋째는 색공무애관(色空無碍觀)이요, 넷째는 민절무기관(泯絶無奇觀)이다.
第一眞空觀이니 一은 會色歸空觀이요 二는 明空卽色觀이요 三은 色空無碍觀이요,四는 泯絶無奇觀이라 (華嚴法界玄鏡: 大正藏 45 p. 673 上)
첫째, 회색귀공관은 색이 공으로 돌아가는 것을 관하는 것이니 색즉시공이요,
둘째, 명공즉색관은 공이 곧 색임을 밝히는 관이니 공즉시색이요,
셋째, 색공무애관은 색과 공이 걸림이 없음을 관하는 것이니
색과 공이 쌍조하여 쌍존하는 것입니다.
넷째, 민절무기관은 민절(泯絶)하여 모든 것이 붙을 수 없는
관이니 색과 공이 쌍차하여 쌍민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색과 공이 서로 상즉(相卽)하고 존민(存泯)하여 위에서 설명한 네 가지 조건을 구비해야만 참으로 진공(眞空)이라는 것이 두순스님의 견해입니다.
색과 공이 서로 바라볼 때 이에 많은 뜻이 있다. 처음은 색을 모아 공에 돌아감이니 속(俗)이 곧 진(眞)임을 밝힌 것이고, 두번째는 공이 곧 색임을 밝힌 것이니 진이 곧 속임을 나타낸 것이요, 세번째는 색과 공이 걸림이 없으니 이제(二諦)가 같이 나타남을 밝힌 것이고, 네번째는 민절하여 붙을 곳이 없으니 이제가 모두 없어짐을 밝힌 것이다.
만약 삼제(三諦)에 배대하면 처음은 진제요, 두번째는 속제요, 맨뒤의 둘은 중도제일의제(中道第一義諦)이다. 만약 삼관(三觀)에 배대하면 처음은 공관(空觀)이요, 두번째는 가관(假觀)이요, 세번째와 네번째는 중도(中道)이다. 세번째는 쌍조로서 중도를 밝힌 것이고 네번째는 쌍차로써 중도를 밝힌 것이다. 삼관의 뜻이 있지만 삼관이 융통함은 진공뿐임을 밝힌 것이다.
色空이 相望함새 及有多義하니 初는 會色歸空이니 明俗卽故眞이요 二는 明空卽色이니 顯眞卽是俗이요 三은 色空無碍니 明二諦雙現이요 四는 泯絶無奇니 明二諦俱泯이니라 若約三諦하면 初卽眞諦요 二卽俗諦요 後二는 則中道第一義諦이니라 若約三觀하면 初卽眞空觀이요 二卽假觀이요 三四卽中道니라 三卽雙照明中이요 四卽雙遮明中이니 雖有三觀意이나 明三觀融通이 爲眞空耳이라.
이 대목은 앞의 두순스님 견해에 대한 청량국사의 해석입니다. 앞에서 진공을 네 가지로 말할 때는 구존(俱存)과 쌍민(雙泯)한 것으로써 논했지만 지금은 구존쌍민이라 하면 으레 중도제일의제인 쌍차쌍조를 뜻하므로 청량국사는 더 자세하게 진공이 중도라는 것을 밝힌 것입니다.
진속이제(眞俗二諦)는 일체법을 진제와 속제의 둘로 구분한 것입니다. 여기에 나오는 진.속이란 말하자면
진(眞)은 체(體)가 되고 공(空)이 되고 이(理)가 되며,
속(俗)은 용(用)이 되고 가(假)가 되고 사(事)가 됩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