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연기자그룹의 빅토르 위고 원작, 윤여성 예술감독, 국민성 각색, 박장렬 연출의 <레 미제라블>을 보고
공연명 레 미제라블
공연단체 50대연기자그룹
작 빅토르 위고
각색 국민성
연출 박장렬
공연기간 12월19일~30일
공연장소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관람일시 12월22일 15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서울연극협회 50대연기자그룹의 빅토르 위고 원작, 윤여성 예술감독, 국민성 각색, 박장렬 연출의 <레 미제라블>을 관람했다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은 <빠리의 노트르담(Notre Dame de Paris)>과 함께 빅토르 위고(Victor-Marie Hugo, 1802~ 1885)의 걸작이다.1776년 미국의 독립 전쟁의 발발과 함께 프랑스에서도 대혁명이 일어나 부르봉 왕조가 폐지되고 민주적인 공화정 정부가 들어서게 된다. 이때 나폴레옹이 등장해 유럽 정치권을 좌지우지하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그가 워털루 전투에서 패하자 프랑스는 부르봉 왕가의 후손인 루이 필립을 최고 통치권자로 옹립해 왕정으로 복귀한다. 하지만 왕정에 불만을 품은 공화정 지지파들은 호시탐탐 제 2의 프랑스 혁명을 꾸미고 있었는데, <레 미제라블>은 바로 이러한 프랑스의 시대적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정치 소용돌이는 경제성장을 저해시키고, 대다수의 민중은 극심한 생활고로 고통을 겪게 되니, “비참한 사람들”이라는 뜻의 <레 미제라블>은 장 발장 뿐 아니라, 당시 프랑스 민중전체에 붙인 대명사라고 할 수 있다.
<레 미제라블>은 연극 뿐 아니라, 뮤지컬, 그리고 수많은 영화로 제작되었는데, 원작을 소재로 한 영화 중 가장 주목을 받았던 작품은 1957년 장 폴 르 샤느와 감독의 영화로, 장 가뱅과 다니엘 다리유, 버나드 블리어가 출연해, 세계인의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1982년에 개봉한 로베르 오센 감독의 <레 미제라블은 리노 벤추라, 루이스 사이그너, 미셀 부크, 장 카르메가 출연했으나, 장 가뱅 출연작만큼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1995년 <남과 여>의 클로드 를르슈 감독의 <20세기 레미제라블>은 장 폴 벨몬도, 미셸 부예나, 알렉산드라 마티네스가 출연해 역시 호평을 받았다. <레 미제라블>의 첫 영화는 1934년 에 제작된 리처드 볼레라 위스키가 감독한 영화로, 명배우 프레드릭 마치(장발장)와 찰스 로톤(자베르)의 명연기로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1998년에는 빌 어거스트 감독과 리엄 니슨, 제프리 러시, 우마 셔먼이 출연한 영화가 대중의 흥미를 진작(振作)시켰고, 2000년대에는 조시 데얀 감독과 제라르 디 빠르디유, 크리스티앙 클라비에, 존 말코비치, 비르지니 르도엥 주연의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필자의 기억에 남아있다.
2011년에는 뮤지컬 영화 <오페라의 유령>을 제작한 캐머런 매킨토시가, 톰 후퍼를 감독으로 선정하고, 휴 잭맨을 장 발장으로, 러셀 크로우를 자베르로, 앤 헤서웨이, 헬레나 본 햄 카터, 제프리 러시 등이 출연한 최초의 뮤지컬 영화 <레 미제라블>을 만들어 세계에 선을 보였다.
미술작품 중 <레 미제라블>을 표현한 그림으로는 1888년 폴 고갱(Eugène Henri Paul Gauguin, 1848~1903)이 자화상에 <레 미제라블>이라는 제목을 붙여 반 고흐(Vincent Willem van Gogh, 1853~1890)에게 준 그림이 유명하다. 타히티에서 말년을 홀로 보낼 수밖에 없었던 자신을 “비참한 사람”으로 묘사해, 많은 사람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레 미제라블> 연극은 <장 발장>이라는 제목으로 1958년,전남 고흥군 소록도 국립소록도병원에서 한센 병 환자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당시 한센 병 환자들 중에는 한아운 시인처럼 문학과 예술에 출중한 기량을 가진 인물이 많았기에, 그들만의 힘으로 2시간 남짓한 공연이 이루어졌고, 공연은 대성공을 거두어 천 여 명의 관객이 감탄과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출연자들에게 갈채를 보냈다 <영화인 김갑의 선생 자료제공>
2011년에 이어 2012년에 마련된 서울연극협회 50대연기자그룹의 <레 미제라블>은 도입에 배경 막 쪽의 벽면이 양쪽으로 열리면서 강렬한 역광을 등에 받으며, 출감(出監)하는 장 발장의 모습에서 연극이 시작된다. 그가 첫발을 내딛는 도시는 우중중하고 허름한 건물이 즐비하게 서있고, 빈곤한 모습의 민중만 길거리를 배회하는 곳이다.
장 발장은 군중 속에서 배고픔을 하소연하지만, 그의 호소를 귀담아 듣는 사람은 없다. 장 발장은 의외에 인물인 미리엘 주교의 구원으로 식사와 잠자리 제공을 받는다. 그 밤 장 발장은 주교관의 은제식기를 배낭에 꾸려 넣고 줄행랑을 친다. 하지만 경찰에게 붙잡히고, 주교에게 끌려온다. 주교는 은제식기를 자신이 선물한 것이라며, 장 발장의 손에 은제 촛대까지 쥐어준다.
주교관을 나서는 장 발장에게 주교의 선행이 하나의 깨달음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타고난 도벽은 우연히 등장한 한 어린이가 떨어뜨린 동전까지 자신의 발로 밟고, 어린이의 애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울려 돌려보내는 일이 발생한다. 바로 이성을 찾은 장 발장은 자신의 행위를 후회하고, 개과천선(改過遷善)과 함께 바르게살기로 천지신명(天地神明)께 맹세한다. 그러나 어린이는 사라져 버린 지 오래다. 향후 장 발장은 그 어린이의 모습과 동전을 죽을 때까지 가슴에 품고 다닌다.
세월이 흐르고, 장 발장은 공장주로 성공하고 한 도시의 시장이 된다. 한편 자베르가 그 도시의 경찰서장으로 부임해 오고, 가석방된 장 발장이 자신의 감시를 피해 종적을 감춘 것에 책임감을 느꼈던 자베르는 시장인 장 발장과의 대면에서 그를 단번에 알아보고, 가석방 기간 중 보호감찰을 피해 도주한 인물로 검찰에 고발한다. 마침 장 발장이라는 의외에 인물이 나타나고, 법정에서 장 발장의 감옥동기들은 장 발장과 흡사한 모습의 인물을 진짜 장 발장으로 오인하고 수긍하는 증언한다. 그때 장 발장이 등장해 자신이 진짜 장 발장임을 고백하고, 3,4일의 여유를 달라고 부탁하고 기일이 경과한 후에는 스스로 찾아오겠노라 약속하고 법정에서 사라진다.
장발장은 자신의 공장에서 일하던 한 병약한 미혼모의 죽음으로, 그녀의 딸 코제트를 대신 데려다 기르겠다는 약속을 한 적이 있기에, 장 발장은 코제트를 찾으려고 떠난 것이다.
코제트는, 건달이자 부량배인 테나르디에 부부의 손에 맡겨져, 혹사당하고 있고, 장 발장은 비싼 양육비를 지불하고, 코제트를 데리고 행방을 감춘다.
10년 뒤, 수도원에서 은거하고 있던 장발장과 코제트는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들어낸다. 성년이 된 미모의 코제트는 귀족의 자제 마리우스라는 청년의 눈에 들게 되고 두 젊은이는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하지만 마리우스의 할아버지인 질르노르망은 자신처럼 귀족가문이 아닌 평범한 집안의 여식을 탐탁치 않게 생각한다.
한편 테나르디에부부는 장 발장을 곧바로 알아보고 부량배들과 함께 그를 납치해 거액의 돈을 뜯어내려한다. 그 현장에 자베르가 부하들과 급습하고, 장 발장은 바로 행방을 감춘다. 자베르는 그가 장 발장임을 알아차린다.
한편 프랑스 민중은 왕당파와 공화당파로 나뉘어 싸우고, 마리우스는 귀족가문의 후예답지 않게 공화당파에 앞장서 싸운다. 자베르는 공화당파 진중 속에 잠입했다가 발각되어 사형에 처해질 운명에 놓인다. 그때 장 발장이 등장해 자베르를 석방시켜준다. 왕당파의 총공격으로 마리우스가 총탄에 쓰러진다.
장 발장은 마리우스를 등에 업고 빠리의 거대한 지하배수로를 통해 탈출을 시도한다. 배수로 속에서 장 발장은 테나르디에에게 돈을 주고 탈출지도를 구한다. 그러나 곧 경찰대에 붙잡혀 절대절명(絶代絶命)의 위기에에 빠진다. 그 때 자베르가 나타나 장 발장을 풀어준다. 장 발장은 마리우스를 업고 수로를 빠져나온다.
자베르는 경찰서장으로서의 곧이 곧 대로의 편협한 삶과 전과자인 장 발장의 사랑으로 베푸는 삶을 비교하고, 자존감의 상실과 수치심과 후회로 결국 자결하고 만다.
대단원에서 장 발장은 한 공원의 조그만 벤치에 앉아 있다. 장 발장의 희미해져 가는 의식 속으로 한 어린이가 다가오고, 자신에게 동전을 빼앗겼던 바로 그 어린이 손에 평생 간직했던 동전을 쥐어주고는, 다시는 깨어나지 못할 깊은 꿈나라로 향한다.
합창곡인 “비참한 사람들”, “바리게이트 씬” 등의 노래는 극의 흐름과 적절하게 부합되어 장면 장면을 100% 살려낸 명곡으로 관객의 기억 속에 깊이 간직된다.
장 발장으로 강희영, 자베르로 고인배, 차재성, 주교로 박웅, 최병규, 테나르디에로 박팔영, 김춘기/ 테나르디에 부인으로 이명희, 노영화, 질르노르망으로 오현경, 문영수, 최상규, 질르노르망양으로 도영희, 국장으로 박기산, 박상규, 한근욱, 맹인집시 이재희/ 신부 한필수, 수녀 고경혜, 유진희, 노부인 창녀 권남희, 마글루아부인 조문경, 홍부향, 경위 김인득, 정슬기/ 여반장 이용녀, 정이주/ 바티스틴 유진희, 코스파유 김명중/ 바스크 송현석/ 마리우스 김윤태, 김명/ 코제트 박소정, 에포닌 박혜영, 팡틴 김정현, 앙졸라 원종철, 쿠르페라크 윤도훈, 장교 정종훈, 페이버릿 김진영, 리스톨리에 신주호, 제핀 송지나, 죄수 경찰 김휘연, 여직공 유진영, 톨로미에스 송현섭/ 파뫼유 임형섭, 가브로슈 정예찬, 이지훈, 집시여인 이가을, 한량 패거리 정종훈, 콩프헤르 장정학, 달리아 조예현/ 프티제르베 조성범, 어린 코제트 정예진, 민예닮/ 어린 에포닌 강혜린, 윤예진, 주교 홍창진신부, 아코디언 이선백 등이 출연해 탁월한 기량과 열연으로 관객의 갈채를 받았다.
무대디자인 엄진선, 음악 박진규, 조명디자인 최형오, 의상디자인 손진숙, 안무 박호빈, 협력연출 무대감독 이성구, 연출부 김남영, 조명오퍼 김형수 박세준 천명환, 무대제작 백 스테이지 풀굿 대표 이상수, 소품제작 아트컴퍼니 날개 대표 강민숙, 분장디자인 오픈스테이지 대표 김종한, 박효정, 조은혜, 김은진, 박희경, 석필선, 사진 강현, 웹디자인 전성욱, 인쇄물제작 엠에이씨24, 광고제작 모티브, 등 스텝 모두의 열정과 노력이 하나가 되어 예술감독 윤여성, 빅토르 위고 원작, 국민성 각색, 박장렬 연출의 <레미제라블>을 인간의 심성과 영혼을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하도록 만드는 감동만점의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12월 22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