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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원규군은 또래 남학생들이 모두 빠지기 쉬운 게임마니아의 과거를 딛고 최상위권으로 오른 케이스다. 부모님의 조언도 있었지만 외고 탈락의 충격이후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통해 게임의 늪에서 빠져나왔다. /사진=신승희 기자 pablo@veritasnews.kr |
정군은 늘 잘해왔던 게 아니다. 고교 입학 전까지는 부모님과 마찰을 빚을 만큼 심각한 게임마니아였다. 지망했던 외고에 불합격하고 아버지의 진지한 조언을 받아 게임을 끊는 데 성공했다. “중3 겨울방학 때 게임멤버들에게 고등학교 진학하면 게임을 안 하겠다고 통보하고 나왔다. 서라벌고 진학 후에는 아버지께서 ‘최선을 다해서 최대한의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 시험해봐라.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보고 어쩔 수 없다면 게임을 하라’고 조언하셨다. 최선을 다한 결과는 모든 과목 1등급이었다. 게임을 끊는 것은 처음이 중요한 것 같다. 억지로 하는 것보다는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최상위권의 실력을 갖춘 정군의 학습법은 충실한 내신공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내신과 모의고사를 따로 생각하지 않는다. “내신을 포기하고 모의고사만 푸는 학생들이 있다. 내신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 정시를 노리는 학생들이 쓰는 전략이다. 좋지 않다. 내신에서 열심히 하면 모의고사는 뒤따라 온다. 국어의 경우 모의고사에서 사자성어 문제를 많이 틀리는데, 내신에서 전부 보는 사자성어다. 한번은 모의고사에 ‘수원수구’(誰怨誰咎)가 나왔는데 오답률이 높았다. 내신을 준비하면서 외웠던 것이 기억나 바로 풀었다. 모의고사는 내신의 심화다. 내신을 열심히 안 하고 모의고사만 하겠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단계별/시기별 다양한 문제풀이로 수학실력 향상
모의고사에서 수학 100점을 놓치지 않고 있지만 대부분의 문과학생들이 그렇듯 수학에서 가장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학원과 인터넷강의를 오가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았다. “1학년1학기에는 야간자율학습을 월/수/금요일 하고 화/목요일에는 학원을 갔다. 학원을 다녔지만 맞지 않았다. 2학기 때는 야자를 모든 요일로 확대했다. 학원대신 신승범 인터넷 강의를 들었다. 10시에 야자가 끝나고 집에 가서 씻고 쉬면 11시였다. 그 때부터 한 시간 정도 분량의 강의 1강을 수강하고 자정 즈음에 잠에 들었다. 이 방법이 괜찮은 것 같았다. 3강 분량이 신승범 강사 실강에서 하루 분의 수업인데 1강씩 3회에 나눠 들으면 학교에 수강한 분량을 복습하고 집에서도 복습할 수 있어 좋았다.”
시험기간에 임박해 수학공부를 하는 것이 불가능한 만큼 시험일정에 맞춰 선제적으로 공부했다. “수학은 몰아치기가 안 되므로 내신 시험기간이 아닌 때에 공부해야 한다. 평소 시험범위에 들어가는 문제집을 풀고 인강을 들어놓아야 한다. 내신 3주전부터는 암기과목을 하고 수학은 점심시간이나 자습시간에 문제를 풀면서 감을 되살리는 공부를 했다.”
수학공부는 단계별/시기별로 공부해가며 다양한 문제를 푸는 데 주력했다. “처음에는 ‘개념원리’로 개념을 잡고 ‘개념원리RPM’을 풀었다. RPM은 문제풀이에 익숙해지도록 도움을 준다. 신승범 강의를 들으면 개념서를 하나 구입해 풀고 ‘고쟁이’(고득점 쟁취)를 풀라고 한다. 그런데 고쟁이를 바로 풀면 어렵다. RPM은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풀고 익숙해지는데 도움을 준다. RPM에서 기본 유형에 익숙해지면 고쟁이는 신유형이 많아 대비가 가능하다. 이렇게 선행을 하고 내신 수학을 공부할 때는 ‘쎈’(좋은책 신사고)과 ‘일품’(좋은책신사고)을 풀었다. ‘블랙라벨’(진학사)까지 풀 때도 있었다. 사람마다 학습법은 다른데, 다양한 문제를 푸는 방법을 선택했다. 많이 풀수록 자신감이 생긴다.”
문제를 풀 때는 맞혔는지 틀렸는지는 물론 맞혔지만 애매한 경우, 어려운 문제 등도 모두 표시해 완벽학습을 위해 노력했다. “자신의 풀이를 연습장에 풀어서 남겨둔다. 풀이 과정에서 어려운 문제, 답이 맞긴 하지만 이상하다 싶은 문제, 풀어내긴 했는데 정석적인 방법이 아니면 모두 표시했다. 틀린 것은 틀린 대로 체크했다. 체크했던 문제는 자신의 풀이와 해답지 풀이를 비교해야 한다. 틀린 문제 외에도 애매한 경우를 모두 체크하는 것은 그냥 넘어갈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10개의 문제를 풀면 틀린 것은 3~4개밖에 안 된다. 그러면 나머지 6~7개 중에서 애매하게 풀어낸 것들을 모두 넘어가게 된다. 모두 다시 보는 것이 중요한데, 그때그때 체크해야 한다. 나중에 보면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수시대비-교내프로그램 적극 이용
은행원이었던 부모의 영향으로 경제/경영 쪽에 관심이 많은 정군은 경영컨설턴트가 희망직종이다. 교내지원을 받아 경제신문을 만들고 있는 정군은 주변 고교와 연합, 학술세미나를 열기도 한다. 정군이 다니는 서라벌고와 혜화여고 영신여고가 연합해 만든 IFEL(Interaction of Future Economic Leaders)에서 활동한다.
동아리활동 외에도 방과후 수업을 통해 전공적합성을 대비하고 있다. 경제수학 아카데미를 통해 TESAT 1급도 취득했다. “학교에서 ‘서라벌 아카데미’라는 방과후 수업을 하고 있다. 국어 수학 영어 과목은 기본적으로 열고 있으며 미술 체육 음악 연극 등의 분야도 개설된다. 동아리학생들과 상경계열 진학희망자들이 경영/경제 쪽에 능통하신 수학선생님께 요청 드려 ‘경제수학 아카데미’를 개설했다. ‘경제학 들어가기’(이준규 저)라는 원론을 가지고 수업을 진행한다. 한 파트의 강의가 끝나면 집에가서 다음 주까지 파트와 관련된 문제를 만들어와야 한다. 문제를 내고 나면 감수를 해줘야 하는데 선생님께서 봐주셨다. 기회비용에 대해 공부했다면 기회비용에 대한 문제를 누가 더 어렵게내는지와 같은 활동도 했다. 문제를 모아서 문집을 만들기도 했다. 원론은 혼자 공부하기 어려운데 여럿이서 공부하면서 끝낼 수 있어 좋았다. 다같이 TESAT 시험을 보기도 했는데 기출문제를 딱히 보지 않았지만 1급이라는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다.”
‘자기소개서 경진대회’ ‘나의 주장 발표 대회’ ‘토론 대회’ 등의 교내 대회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수시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 수상실적도 생기지만 참여하면서 성장하게 되는 점이 좋다고. “자기소개서 경진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다. 그 동안 해왔던 활동을 정리하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내기만 하면 첨삭을 해준다는 점에서 좋다. 무슨 상을 받는 것이 중요하기 보다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어떻게 쓰면 안 되는지, 활동을 할 때 어떤 부분의 심혈을 많이 기울여야 하는지 등을 조언해주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된다. 학교에 대회가 많은데 ‘나의 주장 발표 대회’와 ‘토론 대회’에 나갔다. 2년 동안 대회를 참여하면서 프레젠테이션능력 리더십 협동능력을 많이 배우게 됐다. 고1 때 성적이 좋아 학교의 권유로 나가게 됐는데 탈락했다. 앞에 나가서 말하는 것을 못했다. 계속 하다 보니 앞에 나가서 말하는 것도 계속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동아리 시간에도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하고 동아리 연합에서도 세미나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나랑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무엇이든 하다 보니 익숙해졌다. 2학년 때는 나의 주장 발표 대회 2위, 토론대회 대상을 탔다. 특히 1학년 때 토론대회에서는 처참하게 탈락했는데, 자꾸 연습하면서 실력이 늘고 있음이 느꼈다. 2학년 때는 3명이 팀을 꾸려 CEDA방식이라고 해서 입론 반론 결론으로 각자의 역할을 배분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각자의 역할이 중요하고 서로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커뮤니케이션이 늘고 팀장이면 리더십 능력이 는다. 문과 공부가 달달 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학교/사회에 갔을 때 협동능력 리더십이 중요하다. 그것을 배우게 된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자료출처:베리타스알파 (2014.02.04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