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산책] 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 ⑦
코끝 숨구멍에 삶의 진실 담겨있다
도는 가까이 있다.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 우주의 진실이 모두 그대로 있는 것이다. 가까운 곳이란 어디인가? 바로 코앞에 있다. 콧구멍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숨 속에 있다. 들고나는 숨 속에 생사가 그대로 있다.
그리고 가장 가까이 항상 떠나지 않고 있는 것이 또 있다. 마음이다. 마음의 움직임은 그대로 우주만유의 움직임이다. 마음의 실체를 보고, 마음의 움직임을 조절하고, 마음을 부릴 수 있으면 우주를 내 것으로 하고 우주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
불교의 수행은 가장 확실한 사실을 통해서 가장 확실한 세계를 실증하고 그대로 살아가는 수행이다. 호흡의 들고남은 가장 확실하지 않은가. 마음의 움직임은 일체만유의 주인이 아닌가.
불교의 수행은 가장 가까이 있는 진실을 통해서 내가 주인이 되는 수행이다. 지난호에서는 16특승법을 소개했다. 여기에서도 육문법, 곧 호흡의 들고 남에 정신을 집중하는 방법이 바탕을 이룬다.
이와 같이 호흡은 수행의 가장 기본이 되며, 가장 쉬운 수행법으로서 누구나 다같이 들어갈 수 있는 오묘한 문이다.
따라서 나는 이 호흡을 관하는 전형적인 교설의 일부인 칠각지(七覺支)를 소개할까 한다. 이것은 붓다가 호흡을 설하신 원형 그대로를 알 수 있고 16특승법도 모두 여기에 포함돼있는 것이다. 이것은 팔리어 원전 속에 있는 경이다. 그 이름은 『아나파나사티숫타(Anapanasatisutta)』이다. (이 경의 전체는 졸저 정신세계사 간 <붓다의 호흡과 명상>에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그러면 비구들이여, 어떻게 사념처(四念處)를 수습하고, 어떻게 널리 익혀서 칠각지(七覺支)를 원만히 할 것인가?
비구들이여, 때에 따라서 비구의 몸으로 몸을 따라서 관하면서 전일하게 정진함이 있고, 올바른 앎이 있고, 생각함이 있고, 세간에 있어서의 탐욕과 근심을 조복하여 머문다. 그 때 그의 생각은 세워져서 없어지지 않는다.
비구들이여, 때에 따라서 비구의 생각이 세워져서 없어지지 않으면 그 때에 비구는 염등각지(念等覺支)를 수습하여 그 때에 비구의 염등각지가 원만하게 수습된다. 그는 이와 같이 생각이 있어서 머물면서 저 법을 지혜로써 살펴서 보고, 살펴서 알고 두루 생각하게 된다.
비구들이여, 때에 따라서 비구가 이와 같이 생각이 머물면서 저 법을 지혜로써 자세히 살피고 자세히 알고 두루 생각하면, 그 때에 택법등각지(擇法等覺支)가 비구에게서 부지런히 행해져서 그 때에 택법등각지가 수습되어 원만해진다.
비구들이여, 때에 따라서 비구가 저 법을 지혜로써 살펴보고 자세히 알고 두루 사유하기 위해서 집착 없는 정진을 부지런히 닦으면 정진등각지(精進等覺支)가 닦아져서 그 때에 비로소 정진등각지를 원만히 수습한 것이 된다.
비구들이여, 때에 따라서 비구가 정진을 한결같 애써 노력한 사람에게는 집착이 없는 기쁨이 생한다. 비구들이여, 때에 따라서 비구가 정진에 애쓴 사람에게 집착 없는 기쁨이 생하면 희등각지(喜等覺支)가 이루어진다. 그 때에 비구가 잘 수습하면 원만히 수습된다. 기쁨의 마음에는 몸도 편안하고 마음도 또한 고요하다.
비구들이여, 때에 따라서 비구가 기쁨을 얻어서 몸도 편안하고 마음도 고요하면 경안등각지(輕安等覺支)라 한다. 그 때에 비구에게서 닦아져서 수습되고 원만하게 되면 몸이 평안하고 마음이 안온하여 안락하게 된 것이다.
비구들이여, 때에 따라서 비구에게서 몸과 마음이 고요하면 그 때에 비구에게서 정등각지(定等覺支)가 닦아져서 수습하여 원만하게 된다. 그는 이와 같이 적정에 든 마음을 잘 관찰하여 깨닫는다.
비구들이여, 때에 따라서 비구가 이와같이 마음의 고요함을 잘 관찰할 때에 사등각지(捨等覺支)가 비구에게서 닦아져서 사등각지를 익혀 그 때에 비로소 사등각지는 비구에게서 원만히 된다. 비구들이여 사념처를 이와같이 수습하고 이와같이 널리 닦으면 칠각지를 원만히 하느니라.”
정태혁
동국대 명예교수
[출처 : 법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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