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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지 / 동천
날좀 봐 주세요
유혹의 관능을 꿈꾸는 얼레지여
내가 있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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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더 열심히 말을 걸고 |
연꽃/이덕규
얼마나 간절했는지, 내 몸속 깊이를 알 수 없는 밤새 노를 저어 천상의 다락방에 올랐던가요 늦잠을 잤던가요, 생애 딱 한 번만 들어갔다 하룻밤에 얼마지요? 숙박비 |
빈 화분/김점용 베란다에 빈 화분이 하나 언젠가 분재에 열중인 사람에게 빈 화분 목숨 붙은 걸 함부로 맡는 법 아니라는데 빈 화분 어찌하여 화분은 |
벚꽃 속에서/고성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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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꽃들의 구치소이다/조연향
꽃의 기억을 가득히 가두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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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은뱅이꽃/권동지
마당가 배추밭 가장자리에 놓고 길러 본 것 같다 어머니도 없고 친구도 없고 나는 바람이 흩뜨려 놓은 넘어진 풀들을 가지런히 세워놓고 싶고 진종일 발길에 채여 넘어질 것처럼 아슬아슬한 |
목련(木蓮)/김경주
삶이 영혼의 청중들이라고 저 목련의 발가락들이 내 연인(戀人)들을 기웃거렸다 이빨을 빨갛게 적시던 사랑이여 나무에 목을 걸고 죽은 꽃을 본다 |
산 할미꽃/고두현
먼 바다 청명한 날엔 |
연꽃의 바깥을 읽다 서안나
나는 입도 없이 고요하다 물결이 흔들릴 때마다 긴 머리카락 풀고 미끄러운 물의 경전을 읽는다 내가 늙어가는 소리 들린다 당신을 떠올리고 지우는 건 마음의 오래된 치유의 기술 침묵은 비천한 사랑에도 향기를 돌게 하여 정인(情人)의 눈빛은 흐릿하고 향기롭다 비서(秘書)를 펼쳐 낡은 주술을 외운다 어둠으로 어둠을 뚫을 것이다 당신은 나의 왼뺨에서 오른 뺨으로 건너간다 나는 썩을 대로 썩은 진흙 손가락으로 당신의 빛나는 등을 어루만진다 천 개의 발로도 떠날 수 없는 첫 마음은 뿌리에 깃들어 왜 웅크려 있는지 당신에 대해 질문하면 물결 속에서 아스피린 냄새가 난다 나는 긴 머리카락을 풀어 비탄의 곡조로 흔들리고 흔들릴 것이다 꽃잎을 여는 건 연꽃의 바깥을 캄캄하게 읽는 일 |
꽃 택배/박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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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에 앉은 나비/엄재국
나는 저 책을 집어 들 수 없어 누가 내 꿈속에 책 한 권 넣어 준 것 같아 잠이 피워 올린 꽃, 그 꿈결에 날아든 단 한 번의 꿈으로 날개 가득 출렁대는 수심을 밤새워 읽고 어느 못된 꿈속을 다녀왔는지 누가 저 책을 다시 읽을 것인가 |
장미/박설희
이 거리는 풍성한 장미 한 다발 까마득한 어둠 끝에 핀, |
하늘매발톱꽃/백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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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정원/신미나 흙냄새 코 밑까지 올라오고 고무함지에 빗물이 떨어져 동그라미 뒤에 또 동그라미 이런 날이 나는 좋아 잎속마다 물방울 피고 또 지는 무심한 손거울이 좋아 유월 지나면 명반가루 빻아 땅에 묻어 두고 수국 꽃잎이 변하는 뜻을 살펴보라고 |
복사꽃 편지/김종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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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또 다른 입구/나희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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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꽃을 꺾다/손창기
그렇게 굽힐 줄 알아야 옆자리가 몰랑몰랑해진다 |
국화잎 베개/조용미
지리산 자락 어느 유허지 바람과 햇빛의 기운으로 핀 하얀 속을 싸서 만든 베개에 한 생각을 죽이면 다른 한 생각이 또 일어나 몸에서 자꾸 산국 향내가 난다 |
번짐꽃/정용화
물을 빨아들인 종이는 흩어져있는 알록달록한 자국들 바람이 불고 햇빛이 다녀간 사이 |
꽃의 역사/유미애
처녀의 손가락을 붙인 방패*와 흑요석 칼이 있으니 나는 한 번도 손톱을 세운 적 없었지 몸 밖으로 나온 적의는 생을 견디는 뿌리의 속임수일뿐 |
꽃의 높이/이영옥 꽃나무는 꽃을 피워 어둠을 밝히고 바람이 불 때마다 젊은 엄마는 열매가 경쾌하게 굴러가는 도약과 웅크림 이전에는 똑같은 머뭇거림이 있다 벌은 달콤한 것을 끝없이 탐하며 보이지 않는 곳마다 통증을 심었고 그날 밤 완전한 낙화를 위해 어떤 동작도 멈출 수 없었다 그러나 덜 익은 꽈리는 뒤늦게 몸을 부풀렸고 사방팔방 흩어져 있던 꽃잎을 상처하나 없이 너끈하게 뛰어 넘었다 |
방안에 핀 동백/홍은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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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정가일
이때 내가 머리를 조아리고 창밖으로 혀를 쭉 빼물고 어둠을 긁어봤다 잠시 |
나팔꽃 화엄 3/이나명
꽃의 향기가 내 코끝 언저리를 맴돌다 폐부 깊숙이 들어와 제 숨을 죽인다 너는 아무 데도 없고 아무 데도 있었다 두 손 가득 받아낸다 |
갈대꽃/차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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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재/이제니
너는 꽃을 뒤집어쓰고 죽어버렸다 붉고 환한 것들은 오로지 재 어둠 속에 어둠이 있었다 뒤를 돌아보는 사람은 쓸쓸한 사람 흔적은 도처에 있었다 꽃은 그림자들의 재 감은 눈으로 무언가를 보고 있었다 뒤를 돌아본다 뒤를 돌아본다 꽃잎 위로 회색이 내려앉고 있었다 |
나목/이선영
바람 불면 간지럽게, 두근거리게, 흔들릴 등燈을 켜듯 내게 살랑 바람 닿으면 웃음 짓고 움직이는 것이 아무 것도 없구나 |
안개꽃, 그 흰 그늘/정 숙
너는 누구를 위한 페이지 터너인가 저 빛나는 주인공들을 위해 영혼 깊은 데서 두드리는 통증, 그 페이지를 |
진달래/윤제림
차멀미 때문에 평생 버스 한번 못 타보고 오는 길에도 꽃자리마다 쉬면서 보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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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련한 수련/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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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백일홍 별사(別辭)
허랑방탕 백일 붉은 꽃 어떤 눈길이 가지 끝으로 꽃잎을 불러내었나 여름은 물약처럼 그늘에서 그늘로 간다 붉은빛은 석 달 열흘의 약속 당신과 나 사이에는 어떤 문장들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꽃그늘 아래 오래 서 있는 사람의 이마가 반듯해서 아프다 유폐(幽閉)란 보고 싶다는 말보다 조금 더 안쪽의 말 꽃잎은 꽃잎 밖으로 얼굴을 내밀지 않는다 당신은 서역의 사람 고요의 한쪽을 흔드는 붉음은 제가 저를 찌르고 지나간 상처 꽃은 허공을 들어 올리는 두 손의 존대법 나는 길에서 만나는 모든 것을 지웠다 삶은 단 한 줄이 모자란 늦은 편지 늘 한 곳이 춥다 당신에게서 침향 냄새가 난다 |
병풍 속의 화원 향일화
가녀린 붓의 흘림체로 일구던 텃밭엔 아이들의 손에 잡히지 않던 나비가 자식들 바람막이로, 수없이 마음 접히며 살았던 |
동백꽃 화인/정재록
아까 다방에서 티켓 끊어 차 배달 나가던 불이 심어놓은 뿌리는 깊고 깊다 그 불씨 한 점 가슴에 묻고 |
불, 꽃, 그리고 장갑/홍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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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는 성실하다/김영승
살구에게서는 사악하다거나 살구는 성실하고 근면하고 비 온 뒤 적당히 갠 아침 그런 생각조차도 성실한 살구에겐 일단 늘어진 가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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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멀미/김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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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산꼭대기 수선화 중창단/서영처
보이죠 저기 산꼭대기 환영하는 보시다시피 우린 구름논을 경작하는 고산족 상수리나무 아래 구름들을 그새 몰래 달아나는 구름 햇살이 끈적한 땀이 목덜미로 당신들은 노래에 실려 건너편 수선집도 아닌데 얼룩무늬를 벗어놓고 저 또한 어둠 속으로 자맥질 하는 |
극진한 꽃밭/안도현
봉숭아 귓속으로 들어가는 말씀 하나도 놓치지 않고 귀걸이를 달고 봉숭아는 서서 내리던 빗줄기는 이 미칠 것 같은 궁금증을 내려놓기 싫어 봉숭아와 나 사이에, |
산수유, 화엄나비떼/정윤천 켜켜이 개켜 두었던 방 안의 것에서부터 흔들리며 널다가 막무가내로 널고 그러고 나면, 이 산중엔 어쩌자고 |
꽃과 꽃 사이/류기봉
여기에 봄비가 있었다. |
화분/이승희
나 이제 늙어서 더 늙을 게 없으니 사각의 흰 스치로폼이 거품을 물고 늘어지는 시간입니다 어두워지길 기다려 뱀처럼 고개를 쳐든 버섯들 아침이면 버섯은 실처럼 가늘어져 내 생은 자꾸만 제목이 바뀌는 책 |
바늘꽃 나무 아래/송유미 1
*재봉틀의 부속 - 시집 『당나귀와 베토벤』에서 |
수레국화 수레/류인서
수레들은 보았네 |
부레 옥잠화/변삼학
젖내를 맡은 것일까 암내를 맡은 것일까 연못 주변이 수런댄다 온갖 수컷들이 앉았다 간 가슴, |
무화과/문 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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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권애숙
퍼질러 앉아 우리도 한 술 뜨자 한 소쿠리 뜨거운 보리밥을 이고 끓는 것은 꽃이 된다 |
제비꽃/황진성
무덤가 앉은뱅이 재개발 주택 부서진 벽돌에 끼여 어질머리 바람 뿌리째 뽑혀 허공에 날리다 구름이 건네줄 한 방울 물에 목말라 아얏, 제비꽃을 밟았다 |
조팝꽃 나라/이은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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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라일락/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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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단꽃 이불/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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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양귀비/이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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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낙원 2/박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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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탄생/윤의섭
어떤 기다림은 질병이다 그러니 너는 얼마나 아름답단 말인가 머리를 남쪽으로 두고서야 겨우 잠이 든다 |
수선화/성동혁
2. 나는 내 등이 보인다 3. 4. 5. 집에 가는 꿈을 꾼다 6. |
꽃들의 말/이상인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입을 쩍쩍 벌리고 어우러졌는데 나는 가만히 다가가서 하나, 둘 엿듣다 왔지요 매화꽃 피면 매화가 하는 말 알아듣고 진달래꽃 피면 그 붉은 말 알아듣고 찔레들 모여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면 그 향기 나는 하얀 말들 알아듣고 고개 끄덕끄덕, 함께 웃으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어요 꽃들 속에는 여러 겹의 기쁨과 마음을 살짝 켜면 들리는 여러 편의 노래도 숨겨져 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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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와 주먹/김지녀
장미가 피었다 서른한 번째 밤이 되기 전에 주먹은 조금 더 커져 있다 오늘 밤은 길어서 오늘 밤, 장미는 다시 필 거야 |
대정 수선화/조 정
돌아가지 않겠다는 약속 받아내려 소용없지 일 획 일 획 가시 울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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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꽃 그림/고영민
그만 자자 그만 자자 모란꽃 큰 잠속으로 이젠 만나 볼을 부빌 수 없는 겹잎의 그만 자자 |
물꽃/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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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꽃 이원국
모깃불에 쫓기어 호롱불 따라 장독대 옆 울에서 피었든 상사화, 백합은 어머니 가슴에서 나는 향기 산자락에 핀 도라지꽃을 보니 보랏빛 꽃이 좋아 지금, 그 시절로 돌아가 |
수련//유승희 결코 아니 오심은 햇살 자르르 퍼진 정녕, 이러할진대 |
개망초 예요//유승희 있잖아요. 나는, 이글대는 불볕 염천이면 여기 저기 지천으로 흔해빠져 행복에 겨워하는 |
무꽃 / 崔明雲 흔히들 그래요 하지만, 투명한 눈과 같이 장미꽃은 독톡한 향기 때문에 마치 아이를 보듬는 |
꽃 진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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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초를 아시나요 / 崔明雲 당신과 난 인동초랍니다 처음 만났을 때 피울 때도 한 쌍의 금은화요 |
연꽃 - 박 광 호 -
잎마다 그 진주 같은 진흙탕 속에서도 오염되지 않고 어지러운 세상에 세속에 연연치 않고 |
감꽃이 필 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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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씨 꽃 이원국
내 것이 중하면 "것" 이라는 건 열리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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