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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개혁신학 (제40권 / 2013년)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성령론, 그 윤리적 함의
이상은 ( 서울장신대학교 , 조직신학 )
< 국문초록 >
본 논문은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성령론을 개괄적으로 살펴보고 , 이 요리문답이 가지고 있는 윤리적 함의에 대해서 살펴보고 있다 . 이를 위해 본문의 분석과 더불어 이 요리문답을 연구하고 있는 현대 신학자들의 관 찰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다 .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성령론의 중요성은 여타의 다른 신앙고백전통이나 요리문답과 비교해 볼때에도 확연하게 두드러진다. 성령의 사역에 있어서 이 요리문답은 구원과 칭의의 사역으로부터 선한행위를 통한 하나님의 형상의 완성에 이르는 포괄적인 측면을 다루고 있다. 이러한 성령론에 기반을 두고 본 요리문답이 지닌 윤리적 함의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 우선 윤리의 주체가 인간 “나”가 아니라 삼위일체 하나님에게 있다고 하는 인간중심성에 대한 비판과 우리를 향해 행동하시는 성령의 주체적 사역에 대한 고백이 드러나 있다. 또한 “나” 이전에 공동체를 세우고 시대와 장소를 넘어 성도들을 연합하게 하는 공동체 윤리의 주체로서의 성령에 대해 요리문답은 보여주고 있다 . 또한 요리문답은 성례전과 관련하여 화평과 관용의 정신을 잘 나타내 보여주고 있는데, 이것은 성례전의 주체로서 평화를 실현시키는 영으로서 성령의 역할을 통해 가능한 것이다 . 성례전에 있어서 기독론적 차이가 교파간의 분열을 귀결시킬 수 있었던데 반해서 , 성령의 역할의 강조는 에큐메니칼 정신과 화합의 정신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 이와같은 화합의 의미는 오늘날 교회의 분열 가운데 일치의 정신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좋은 지침을 제공해준다고 할 수 있다 . 더 나아가 성령은 요리문답에서 기독론적 성령론으로서 성도들을 향해 그리스도의 삼중직의 의미를 실현하게 하는 주체로서 나타나고 있다 . 성령의 기름부음의 직분에 대한 해석을 통한 오늘날의 현실 속에서의 역동적 신앙의 삶을 중시하는 관점은 이 요리문답이 지닌 역사 속에서의 생동성에 대해 생각하도록 해준다 .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이 요리문답은 450년 전 작성자들이 생각했던것 이상의 많은 반향을 오늘날에도 일으키고 있으며 , 시대속에서 교회의 길에 대한 숙고와 실천을 위한 기반을 제공해주고 있다.
⁕ 주제어 :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성령론, 공동체, 에큐메니컬, 성례전, 삼중직
Ⅰ . 들어가는 말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신학적 특성을 분석함에 있어서 반드시 거론되는 것이 성령의 사역이다 . 명시적으로 성령의 역할과 사역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이 신학적으로 다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1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에 있어서 성령의 중요성은 우선 다른 요리문답들과 비교해보아도 확연히 드러난다 . 루터교회에서 사용하고 있는 소요리문답이나 아우구스부르크 신앙고백의 성령에 대한 설명과 비교해 볼 때에도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첫번째 문항부터 마지막까지 성령의 포괄적이고 역동적 사역을 보여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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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컨대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에 대한 논문집을 편찬했던 쾨넨 (Coenen) 은 자신의 저술 중에서 한 장을 “말씀과 성령”에 할애한다. Lothar Coenen, “Wort Gottes und Heiliger Geist”, in Handbuch zum Heidelberger Katechismus, ed., Lothar Coenen (Neukirchen-Vluyn: Neukirchener 1963), 81-90. 다음의 연구들에서도 역시 중요한 요소로 이 부분을 설명하고 있다 . 권호덕 , “‘ 하이델베르크 신앙교육서 ’의 신학적 특징에 대한 한 연구 ”, 「 장로교회와 신학 」 4 (2007): 163-203. 이경직 , “ 이신칭의에 대한 올바른 이해 ”, 「 한국개혁신학 」 37 (2013): 48-83.
즉 그것은 구원과 칭의의 사역에서 뿐아니라 성례전과 선한행위를 통한 하나님의 형상의 완성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면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또한 개혁교회의 중요한 신앙고백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과 비교해 볼때에도 , 성령의 언급과 기능은 보다 주체적이고 능동적인면이 강조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 지금까지의 연구에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에서의 성령에 대 한 언급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측면에 집중되어 있는데 , 믿음을 불러일으키고 신자곁에 영원히 머무르는 확신을 주며 , 감사의 의미 안에서 선행을 시작하고 하나님의 형상을 만들어가는 선한행위의 주체가 된다는 점이다. 3 이러한 선행연구들은 종교개혁의 신학의 의미를 해석하여 오늘의 신학적 실천의 기반으로 삼는데 있어서 중요한 공헌을 하고 있다 . 여기에서 더 나아가 다음과 같은 질문이 제기될 수 있다 . 종교개혁 정신에 입각해 작성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오늘날 시대적 요청에 대해서 어떤 윤리적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까? 오늘의 상황 가운데 요리문답의 윤리적 함의는 어떤 것이고 성령 안에서 시작된 “선한행위 는 어떤 방향 가운데에서 생각될 수 있을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 요리문답이 지닌 신학정신이 20세기와 21세기에 여러 신학자들에 의해 재해석되고 개인윤리 뿐아니라 교회의 일치와 세상에서의 그리스도인의 역할을 다루는데 있어서 언급되어 왔다는 점은 우리의 신학적 정황에 시사점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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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이 “위로” 라고 하는 실존적인 질문을 가지고 “비참 ”-“구속 ”-“감사” 의 순서로 전개되는데 비해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의 경우에는 제네바 요리문답과 비슷하게 “인식” 이라고 하는 차원이 중요하게 부각되어 설명되고 있다 . 이에 따라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에서는 구조적으로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행위의 주체로서의 성령이 더 강하게 부각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3 예컨대 다음의 글을 참조할 것. 유해무, 김헌수,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역사와 신학, ( 서울 : 성약 , 2006). 특히 요리문답의 신학적 특성을 다루고 있는 147-70 을 참조 . 이승구 ,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강해 2: 성령의 위로와 교회 ( 서울 : 이레서원 , 2005).
본문에서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에 나타난 성령의 역할과 사역을 중심으로 성령론에 대해서 살펴보고 , 이 성령론은 오늘날 교회와 신자들의 삶에 있어서 어떤 윤리적 함의를 가지는지에 대해서 고찰해보고자 한다 . 이러한 고찰에 있어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을 주목하고 연구하고 있는 현대의 신학자들의 관찰과 주장을 통해서 도움을 받고자 한다.4 아래에서는 우선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성령론의 특징에 대한 고찰로부터 시작한다.
Ⅱ .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성령론
1. “인간”을 향한 삼위일체 하나님의 행위의 주체이신 성령
최근에 바인트커 (Beintker) 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윤리적 정초” 라는 강연을 통해서 서구 현대 전통에서 볼 때 요리문답이 어떤 윤리적 정초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질문한바 있다. 5 여기에서 그는 인간의 선한행위의 근거가 계몽주의에서 주장되었던 것과 같이 이성과 합리에 의해서가 아닌, 인간을 향한 삼위일체 하나님의 행동으로부터 주어질 수 있다는 것을 주목한다 . 여기에서 성령은 삼위일체의 한 위격으로서 인간에게 선한행위를 가능케 하는 주체로 나타난다.
우선 우리가 살펴볼 것은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성령 그 자체를 정의하거나 그 속성에 대해서 설명하는 교의적인 측면이나 사변적인 측면보다 삼위일체 하나님의 인간에 대한 구원의 행위에 대해 지시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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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예컨대 다음과 같은 신학자들의 생각을 주목할 수 있다. Karl Barth, Die christliche Lehre nach dem Heidelberger Katechismus (München: Kaiser, 1949). Eberhard Busch, Der Freiheit zugetan (Neukirchen-Vluyn: Neukirchener, 1998). Michael Beintker, “Der Ansatz der Ethik im Heidelberger Katechismus”, accessed on Aug 28, 2013, available at: www.reformiert-info.de. Hanna Reichel, "Der Christ als Christus?" in Gottes Geist und menschlicher Geist, eds., Gregor Etzelmüller & Heike Springhart (Leipzig: Evangelische Verlagsanstalt, 2013), 25-34.
5 Michael Beintker, “Der Ansatz der Ethik im Heidelberger Katechismus”. 이 원고는 2007년 뮌스터의 개혁신학 여름강좌에서 행한 강의 내용을 담고 있다 .
6 요리문답의 성령론의 유래에 대해서는 많은 추측이 있다 . 슈투름 (Sturm) 은 자신의 저서 "청년 우르시누스“ 에서 요리문답의 성령론의 멜랑히톤의 여러 저술들과의 연관성에 대해서 입증한 다. Erdmann K. Strum, Der junge Zacharias Ursin (Neukichen-Vluyn: Neukirchener, 1972). 비어마는 전체적으로 멜랑히톤을 비롯한 여러 주변 신앙고백과 공통요소가 있음을 지적한다. Lyle Bierma, The Doctrine of the Sacraments in the Heidelberg Catechism (New Jersey: Princeton Theological Seminary, 1999). 랑 (Lang) 은 전체적으로 칼빈의 영향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 곳곳에 멜랑히톤적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다. August Lang, Heidelberger Katechismus und vier verwandten Katechismen (Leipzig: Deichertsche, 1907), LXXVII. 야콥스는 전반적으로 개혁교회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는 면에서 관찰하고 있다. Paul Jakobs, Theologie reformierter Bekenntnisschriften (Neukirchen: Neukirchener, 1959). 필자의 견해로는 전체적으로 칼빈의 영향 이나 개혁주의적인 성격의 성령에 대한 측면이 많이 나타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 이 요리문답의 성격이 전체적으로 아우구스부르크 신앙고백에 칼빈과 멜랑히톤의 주석을 입혔다는 비어마의 견해는 정당하다고 보기 힘든데, 전체적인 흐름과 분위기에서 개혁주의의 정신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 또한 멜랑히톤 자신이 일반명제들 (Loci Communes ) 의 판을 거듭할수록 개혁주의의 입장에 접근해 갔으며 아우구스투스 신앙고백 수정판 이후에는 보다 강하게 개혁주의적 입장을 받아들였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성령의 첫번째 역할은 삼위일체적인 구원의 사역에서의 경륜적 주체로 설명될 수 있다 . 즉 신론과 인간론의 대비되는 구조를 통해서 우리는 성령의 사역을 먼저 만나게 된다 . 한편으로 성령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한 위격으로서 사도신경을 해설하는 23문을 통해서, 그리고 24문과 25문을 통해서 설명되고 있다. 7 그러나 우리가 성령에 대한 처음 설명과 만나는 것은 첫번째 문항이다 . 여기에서 성령은 그리스도의 영으로서 그가 이루신 구원의 은혜에 대해 영생을 확신하도록 하는 분으로 설명되고 있다. 즉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삼위일체론은 시작부터 그 목적에 따라 순서에 있어서 “성부”-“성자”-“성령”의 엄격한 순서를 취하지 않는다 . 오히려 구조적인 면에 있어서 시작부터 “성자”가 “성부”보다 먼저 나오는 순서처럼 보인다. 8 내용적으로 볼 때에 , 이 1부는 일반적으로 멜랑히톤의 전거를 따라 구성되었다고 주장되곤 하는 “율법을 통해 드러난 인간의 비참함”(usus elenchticus legis)에 대해서 거론하는 것으로 시작되는 부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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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여기에서 성령에게 돌려진 기능은 “성화”라고 할 수 있다고 우르시누스는 밝힌 바 있다 . Zacharias Ursinus, The Commentary of Zacharias Ursinus on the Heidelberg Catechism, 원광연 역 ,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해설 ( 서울 : 크리스챤다이제스트 , 2006), 219.
8 Wilhelm Neuser, “Die Erwählungslehre im Heidelberger Katechismus”, ZKG 75 (1964), 322. Wilhelm Neuser, Die Tauflehre des Heidelberger Katechismus (München: Chr. Kaiser 1967), 18.
이러한 형식과 더불어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전체적으로 “비참 ”-“구원”-“감사”의 형태로 진행된다. 9 부쉬에 의하면 이러한 삼중의 형태는 궁극적으로 “하나님” 스스로에 의한 “인간”에 대한 행위의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 10 즉 하나님은 원래 인간을 선하고 그의 형상을 따라 창조했다. 인간이 하나님을 창조주로 인식하고 그를 사랑하고 그를 더불어 그 와 더불어 산다면 그는 죄를 향한 동기를 가질 이유가 없다 (6 문 ). 그러나 현실은 인간이 죄를 지은 상태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 은 타락 이후에도 “공의의 그리고 긍휼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11 문 ). 그리고 이 “아버지”는 “아들”을 통해서 구원의 사역을 감당한다 . 여기에서 아들의 사역은 곧 아버지의 사역이며, 곧 성령의 사역이라고 하는 삼위일체론적인 구조가 곧 요리문답의 기본구조를 이룬다 . 따라서 요리문답은 성령에 대해서 우선적으로 인간의 구원과 위로라고 하는 측면에서 다루는 경륜적 측면으로부터 시작한다.
성령의 두번째 측면은 성화의 주체로서 나타난다 . 이러한 구원의 경륜적 측면은 이제 삼위일체의 각 위격의 사역과 상응해서 다시 교차적으로 설명되고 있다 . 이것이 다시 창조, 구원, 성화라고 하는 세 부분으로 구성된 하나님의 사역과 상응한다 (24-25 문 ). 즉 하나님에 대한 “믿음”은 이제 선한행위의 근거가 된다 (91 문 ). 요리문답에 따르면 이 “믿음”은 성령이 가지고 온다 (65 문 ). 따라서 성령은 “믿음” 을 가지고 온다는 면에서 선한 행위의 근거가 되며 , “감사”의 두려움을 가지고 온다는 면에서 선한행위의 근거가 된다 (63 문 ). 또한 성령은 하나님의 은총과 성령의 탄원을 향한 기도를 향한 길 (116 문 ) 안에서 성화의 사역의 주체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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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일반적으로 멜랑히톤이 영향을 미쳤다고 하는 주장들에도 불구하고 비어마는 이 삼중구조의 유래에 대해서 전적으로 멜랑히톤의 영향으로 볼 수 없는 16세기 요리문답의 흔한 공통구조 였다고 설명한다. Lyle Bierma, An Introduction to the Heidelberg Catechism , 신지철 역 ,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입문 ( 서울 : 부흥과 개혁사 2012), 164-75.
10 Busch, Der Freiheit zugetan, 21-22.
즉 , 성령은 인간에 대한 경륜적 측면에서는 “그리스도”-“하나님”-“성령”의 순서로 행위의 주체가 되시고 , 위격에 대한 설명에 있어서는 성화의 주체로 설명되지만 궁극적으로는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객관적 사역을 “믿음 ”(21 문 )을 통해 주관적으로 현실화시키고, 그를 선한행위로 이끌어간다는 면에서 이 두 측면은 합일에 이른다. 11
이와같이 요리문답은 삼중의 인식형태를 취함을 통해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역사 , 행위에 대한 인식을 이야기하고, 그 행위가 삼위일체론적으로 이해될 수 있다는 것 , 그리고 그것이 추상적 하나님 인식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성화의 삶으로 이끌고 가는 것을 담고 있다는데 구조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 이를 부쉬는 “인간에 대한, 그리고 인간을 위한 그리고 그와 더불어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사역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요약한다. 12 이것을 잘 보여주는 질문이 곧 53문이다 . “ 성령에 대하여 그대는 무엇을 믿습니까?” “첫째로, 그는 성부와 성자와 함께 참되고 영원하신 하나님이시라는 것이요, 둘째로, 그가 내게도 주신 바 되어 나로 하여금 참된 믿음으로 그리스도와 그의 모든 은덕에 참여하게 하시며 , 나를 위로하시며 , 또한 영원토록 나와 함께 거하신다는 것입니다.”
성령에 의해 시작된 이러한 선한행위의 일은 곧 “감사”의 삶과 결부된다 (2 문 , 86 문 ). 13 이러한 감사에서 비롯되는 선한행위는 한편으로는 율법의 제삼용법 (usus tertius legis) 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요리문답은 선한 행위는 우리가 하나님의 율법에 일치하게 행동하는 것이라고 정의된다고 밝히며 (91 문 ), 하나님의 율법은 모든 신자들에게 엄격하게 선포되어야 하는것 또한 중요하다고 밝힌다(115 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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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그리스도의 객관적 사역을 주관적으로 실현시키는 성령에 대한 설명은 다음의 해석에서 받아들인 개념이다. Karl Barth, Die christliche Lehre nach dem Heidelberger Katechismus, (München: Kaiser 1949), 25.
12 Busch, Der Freiheit zugetan, 22.
13 Bierma,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입문 , 178. 랑 (Lang) 은 감사를 개혁교회의 중요한 특성을 이룬다고 설명한다. Lang, Heidelberger Katechismus und vier verwandten Katechismen, LXXIX-LXXX, LXXXI-LXXXII.
구원의 은혜는 곧 감사와 찬양의 은혜로 이어진다고 하는 면에서 이것은 곧 성화의 길로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여기에서 “감사”를 다루고 있는 86문의 두 번째 부분은 “실천적 삼단논법 (syllogismus practicus) 이라는 명칭하에 잘 설명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야콥스는 지적한다. 14 즉 , “그리스도 안에 있는 형상 (Ebenbild) 을 향한, 성령을 통한 거듭남으로부터의 삶”에 대한 것이다 . 15 이러한 삶 자체가 하나님의 선한 일에 대한 감사의 입증과 찬양이 되는 것이며 , 복음의 틀안에서 나타난 율법은 그리스도의 성취안에서의 율법이 된다 . 그리스도 안에서 일어난 율법의 성취는 옛 사람이 죽고 새 사람이 살아나는것 안에서 성립되며 , 선한 행위는 살아있는 믿음 안에서 입증된다 . 선한 행위는 곧 믿음에 포함되어 있고 , 믿음과 분리되지 않는다 .
이러한 감사의 행위가 가지는 윤리적 함의에 대해서 바인트커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 우선 인간은 선한 사역에로의 능력을 향한 해방으로 전개되며 , 하나님의 계명의 지평안에서 기쁨을 가진 삶을 향해 나타난다 16 (86-113 문 ). 이것은 또한 감사의 삶에서 이어지는 “기도”의 의미와 다르지 않다 (116-129 문 ). 기도는 가장 “숭고한 부분 ”(vornehmste Stueck) 으로 나타나거나, 혹은 “감사의 가장 중요한 형태 ”(116 문 )로 나타난다 . 17 다음으로, 인간중심성의 윤리에 대한 반론이 주어진다. 바인트커에 따르면 계몽주의 이후 19 세기의 의미에서 강조된 인간중심적 윤리는 여기에서 분명하게 빛이 바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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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Jakobs, Theologie reformierter Bekenntnisschriften (Neukirchen-Vluyn: Neukirchener 1959), 76. 노이저 역시 86문이 실천적 삼단논법을 다룬다는 의견을 피력한다 . Neuser, “Die Erwählungslehre im Heidelberger Katechismus”, 323.
15 야콥스는 칼빈에게서 다루어졌던 실천적 삼단논법이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에서는 확정된 형태로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Jakobs, Theologie reformierter Bekenntnisschriften, 76.
16 Beintker, “Der Ansatz der Ethik im Heidelberger Katechismus”.
17 Beintker, “Der Ansatz der Ethik im Heidelberger Katechismus”. 이렇게 본다면 기도 역시 교의학적으로 그리고 윤리적으로 관찰되어야 할 것이라고 바인트커는 주장한다 . 그 근거는 첫째로 , 그리스도인의 윤리적 행위의 근거가 하나님께 기인하고 있어야 하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며 , 두 번째로는 그리스도인의 윤리적 행위가 사실상 하나님에 대한 역동적 대화의 관계 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 이러한 의미에서 감사와 기도는 계몽주의 이후에 인간 윤리의 근거를 인간 이성으로부터 찾았던데 대해서 , 인간 주체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 나의 몸과 육신이 사나 죽으나 나에게 속해 있지 않다고 하는 ”(1 문 ) 사실에 대한 인지로부터 시작한다고 파악한다 .
우리는 선한 행위를 할 수 있는데 , 우리의 이성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기 때문이 아니라 “ 그리스도께서 그의 피로 우리를 구속하셨고 , 그의 성령으로 그의 형상을 따라 우리를 새롭게” 하셨기 때문이다 (86 문 ). 여기에서 단지 행위만이 아니라 행위에서 나오는 감사 또한 “ 그리스도법 ”(Christonomie)적으로 설명된다고 그는 주장한다. 윤리의 근거는 인간이 신으로 돌이킴을 통해서 주어지며 , 이것은 오로지 하나님에 의해 해방됨을 통해서만 가능해진다는 것을 우리는 알게 된다 . 즉 “인간은 하나님의 성령을 통해서 다시 태어나야 하며”(8 문 ), 옛 인간은 죽고 새로운 인간으로 부활해야 하며 (88 문 ), 그리스도께서 자유로운 양심과 더불어 이생에서 죄와 악마에 대항해서 싸우도록 한다 (32 문 ). 인간은 그의 윤리적 문제에 있어서 홀로 있지 않고, 인간의 “영적인 부활” 이라는 새로운 실존과 더불어 시작된다는 측면이 강조된다. 18 다음으로, 적극적 선한행위와 하나님과 이웃을 향한 행위가 가능해진다 19 (90 문 ). 이것은 인간의 자율성으로부터 주어질 수 없는 부분이다 . 요리문답이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은 오히려 인간의 본성은 타락 이후에 하나님과 이웃을 미워하도록 성향지워져 있다는 점 (5 문 )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요리문답의 윤리의 핵심은 “그리스도법”에 따라 사는데 있다고 파악하며 , 이 요리문답은 “그리스도법적 윤리” 라고 부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20 이러한 면에서 1문과 86문은 상응하며 이의 실천을 담고 있는 요리문답의 성령론은 “나” 를 넘어서 이웃 을 향해 반향을 일으키는 성령론적 특성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요리문답의 교회론을 고찰할 때 보다 확실한 윤곽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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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Beintker, “Der Ansatz der Ethik im Heidelberger Katechismus”. 이 인간은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나님 안에서 기쁨을 가지며, 의욕과 사랑을 갖는데, 하나님의 의지에 따라서 모든 선한 행위 안에서 살고자 하는 것을 갖는다.”
19 바인트커에 따르면 “기쁨”이라는 단어는 여기에서만 나오는데 , 이것은 당위나 의무에 서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그리스도인으로서 지키는 데에서 오는 기쁨 속에서의 윤리를 말한다.” Beintker, “Der Ansatz der Ethik im Heidelberger Katechismus”. 이러한 의미에서 감사와 기쁨이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에서의 윤리의 특징을 이룬다고 말한다.
20 야콥스 역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인간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인간 "(32 문 ) 이며, "칭의"(60 문 ) 와 "성령의 인간"(70 문 )이라고 설명한다 . Jakobs, Theologie reformierter Bekenntnisschriften, 80.
2. “나”의 극복과 공동체를 세우시는 성령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이 가지는 중요한 특성은 “나” 를 넘어서 공동체를 선택하시고 역사하시는 성령의 사역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21 이것은 한편으로는 공동체의 관계로 들어가는 것을 강조하는데 , 이 공동체는 우선적으로는 인간 “나” 가 성령을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 속으로 들어가는 신학적 의미에서 고찰될 수 있다. 둘째로는 성령론과 결부된 교회론적 측면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구원론을 교회론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다루고 있는 요리문답의 구조적 특성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22
첫번째에 대해서는 부쉬의 설명이 도움이 되는데 그는 다음과 같이 파악한다. 첫번째 문항은 53 문항과 내용적 결부를 가지는데, 이것이 말하는 것은, 우리가 그리스도에게 속했다는 점이며, 성령께서 우리를 그리스도에게 참여하게 하시며, 그를 우리에게 자신의 것이 되게 하시고 우리는 그분 자신의 것이 되도록 하신다 . 이러한 성령의 사역을 그는 “우리와의 관계안에 놓으시는” 하나님으로 설명한다. 23 이것을 다시 자세히 설명한다면, 성령께서는 우리에게 그리스도를 그의 선행과 더불어 가까이 놓으시며, 그것은 곧 십자가에서 우리를 위해 보여주신 공의와 긍휼, 그리고 부활에서 계시된 사랑으로부터 우리가 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24 우리가 그에게 속했다는 것은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그의 성령을 통해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것을 말한다 . 그리고 우리는 그의 성령을 통해서 거듭나며, 이것이 곧 “하나님의 형상”(86 문 )의 내용이 된다고 부쉬는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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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바르트는 요리문답에 대한 38년 강의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개별 그리스도인의 실존을 단지 공동체의 실존에 대한 이어지는 문장 안에서만 언급한다.” Barth, Einführung in den Heidelberger Katechismus, 79.
22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의 책을 참조하자, Jakobs, Theologie reformierter Bekenntnisschriften, 68-69.
23 Busch, Der Freiheit zugetan, 183.
24 Busch, Der Freiheit zugetan, 183.
두번째에 대해서는 교회론적 측면에서 파악할 수 있는데 , 우선은 구원론적 측면과 결부해서 이해할 수 있다 . 야콥스는 요리문답이 교회론을 사도신경의 구조에 상응해서, 성령론과 결부해서 설명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25 교회에 대한 질문 (54 문 )은 우선적으로 기독론적 내용, 즉 아들에 대한 내용과 더불어 제기되는데 , 아들은 선택, 모음, 보호와 보존 가운데에서 교회의 주체가 되신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요리문답에서의 교회론에 있어서 교회에 대한 어떠한 교의적, 사변적 질문이 제기되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주께서 무엇을 하시는지에 대한 진술이 주된 주제가 된다는 점이다. 26 한편으로는 교회의 일치, 즉 포괄적이고, 진정으로 에큐메니컬한 신자들의 일치가 아들의 손에 따라 이루어진다. 다른 한편으로 진정한 믿음이 있는 곳에서 신자는 성령과 말씀을 통해 교회의 지체로서 존재함을 알게 된다. 27 여기에서 성도는 자신의 구원이 교회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안다 . 비록 “예정”(Praedestination, Erwählung)이라는 개혁교회 의 전통적인 교리가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에서 명시적으로 누락되어 있기는 하지만, “선택” 이라고 하는 신학적 의미는 교회론적 진술안에 전제되어 있다는 것에 야콥스나 노이저의 관찰은 일치된다.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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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Jakobs, Theologie reformierter Bekenntnisschriften, 68.
26 Jakobs, Theologie reformierter Bekenntnisschriften, 68.
27 Jakobs, Theologie reformierter Bekenntnisschriften, 69.
28 노이저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에 “예정” 에 대한 설명이 빠져 있다는 것을 주목하며, 그 명시적인 누락에도 불구하고 신학적인 의미에서는 보완이 되어 있다는 입장을 피력한다. 여기에서 구원론과 교회론의 결부는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그에 따르면 “예정된” 혹은 “선택된”이라는 말은 우르시누스의 소요리문답(Catechismus Minor )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과 같이 정확한 의미에서 “예정” 혹은 “세계의 정초 앞에서” (ante jacta mundi fundamenta )라고 하는 형식과 같은 것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또한 칼빈적인 의미에서의 영원한 결의 (decretum aeternum )과 같은 의미에서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에 “모든 선택된 자들과 더불어 나를 ” (52 문 ) 그리고 “선택된 공동체” (54 문 )과 같은 맥락에서 예정의 사상이 나타난다. 여기에서는 성령에 의한 공동체의 선택의 우선이라고 하는 신학적 원칙이 중요하게 받아들여진다. Neuser, “Die Erwählungslehre im Heidelberger Katechismus,” 313.
29 Jakobs, Theologie reformierter Bekenntnisschriften, 69.
이들이 적절히 관찰하는 바와 같이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고 그리스도를 통한” 선택 안에 기초를 두고 있다. 29 선택된 것은 공동체이며, 오로지 그 안에 개별 신자들이 있는 것이다. 교회공동체가 영원을 향해 그리고 능동적인 섬김을 향해 선택되며, 야콥스에 따르면 교회에 대한 질문이 “공동체”라고 하는 것은 개혁교회의 특질을 이룬다고 파악한다. 즉 여기에서는 노이저가 밝히듯, 내가 선택되었다고 하는 “나” 중심의 신학이 아니라 교회의 선택이라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여기에서 중요한 신학적 초점은 선택하는 그리스도와 더불어 선택을 이루시는 성령께 있다. 30 즉 구원에 있어서 핵심은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구원을 성령께서 나에게 주시며, 그분이 나의 곁에 영원히 머물 것이라는 것이 요리문답의 고백이다. 여기에서는 성령이 곧 선택된 백성을 믿음으로 이끄는 주체가 된다. 즉 예정은 궁극적으로 성령의 사역이며, 인간의 측면에서는 “고백하는 나”의 측면으로 보충되어 나타난다. 31 동시에 성령이 나를 선택하셨다는 사실은 나의 지평을 확대해서 공동체를 지향하게 만든다 . 부쉬는 성령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자녀들로서 “연대적으로 ”(solidarisch) 만든다고 설명하며, 하나님의 자녀들은 복수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며 단수형태의 의미에서 성령을 아는자는 잘못 아는 것이라고 적절히 지적한다. 32 그에 따르면 성령은 우선 우리를 그분과 연관을 가지게 만들며, 이것은 또한 하나님의 자녀의 공동체와 연대성 안으로 세우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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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Neuser, “Die Erwählungslehre im Heidelberger Katechismus,” 314.
31 Neuser, “Die Erwählungslehre im Heidelberger Katechismus,” 314-15. 이러한 면에서 “위로”의 의미 역시 재해석될 수 있다. 노이저에 따르면 “위로”를 받아들이는데 있어서 요리문답은 특별한 입장을 보여준다. 그에 따르면 “위로”라는 말이 언급되는 질문들은 항상 선택이라는 말과의 연관하에 등장한다. 여기에서 이 “위로”는 선택된 가운데 나온 위로이며, 그 주체는 그리스도이시며 이것을 영원한 삶으로 확정해주시는 것은 “성령을 통하여” 이다 . Neuser, “Die Erwählungslehre im Heidelberger Katechismus,” 317.
32 Busch, Der Freiheit zugetan, 184.
33 Busch, Der Freiheit zugetan, 186.
이러한 의미에서 그릇된 체계 속에 있는 교회의 형태를 지양하며 참된 교회공동체를 지향하게 하며, 여기에서 심판자는 성령 이 될 수밖에 없다고 그는 설명한다. 34 또한 교회는 장소와 시대에 제한을 받는 것이 아니라 , 그리스도의 사랑을 통해 전파되는 하나의 에큐메니컬한 교회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에큐메니컬한 측면은 또한 성례전에 대한 설명과 결부해서 연합과 화합의 정신을 세우는 것을 지시하고 있다.
3. 성례전을 통해 화평을 실현시키시는 성령 : 화평과 에큐메니컬의 윤리
성례전은 단순히 보이는 표징과 표징된 것, 혹은 표와 인에 대한 신학적 이론만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 에큐메니컬과 화평의 윤리를 말한다면,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성례전은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35 클루스터 (Klooster) 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을 가리켜 “가장 에큐메니컬적이고 모든 개혁 요리문답과 신앙고백 중에서 가장 사랑받는”다고 밝힌 바 있다 . 36 오늘날 우리가 요리문답의 성령론을 통해서 자기 제한성과 공동체성의 강조를 살펴본다면, 성례전을 통한 에큐메니컬한 정신과 교회일치의 정신을 주목할 수 있다.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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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Busch, Der Freiheit zugetan, 186.
35 Bierma, The Doctrine of the Sacraments in the Heidelberg Catechism: Melanchthonian, Calvinist, or Zwinglian? (New Jersey: Princeton Theological Seminary 1999), 41.
36 Fred H. Klooster, Heidelberg Catechism (Grand Rapids: Calvin Theological Seminary, 1981), 120.
37 여기에서 말하는 “에큐메니컬”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우리는 16세기 당시에 칼빈이 이미 참된 신앙의 일치를 지향하는 가운데, 교회일치 사상을 실천했음을 보여주었던 사실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 또한 여기에서 중요시된 개념은 그리스도에 대한 참된 신앙고백과 말씀을 중심으로 한 본질적 일치였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칼빈의 교회일치운동에 대해서는 다음의 글을 참조 하라. Michael Weinrich, Die Reformation und die Oekumene heute , 조용석 역 , 종교개혁과 현대 오이쿠메네 , ( 서울 : 한들 , 2010), 116-52. 또한 다음 책을 보라. 박경수 , 교회의 신학자 칼뱅 , ( 서 울 : 대한기독교서회 , 2009), 101-102.
우리는 한편으로 이와같은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에큐메니컬한 성격이 기원적으로 팔츠의 정치적, 지리적 상황 가운데 화평을 이루기 위한 목적에서 탄생한 것이라는 관찰을 고려할 수 있는데 , 이러한 관찰은 요리문답의 성립을 역사적 , 정치적 맥락에서 객관적으로 관찰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적절하다. 38 실제로 이 요리문답의 작성자들은 특정교파의 신학적 이해를 뛰어넘는 공통의 합의를 도출하고자 신학적 노력을 기울였으며, 이러한 노력은 특히 성례전의 작성의 과 정에서 실현되었다. 39 비어마가 지적하고 있는 것과 같이 요리문답이 지니고 있는 이러한 합의적 요소로 인해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신학자들이 자신들의 교파 혹은 신학적 목적에 따라 요리문답의 성례전의 전통에 대해 자의적 해석을 하는 면도 있었지만, 그것은 역으로 생각해서 요리문답이 지닌 장점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40 즉, 요리문답의 성례전론이 지니고 있는 합의적 측면으로 인해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정치적으로나 교회실천적으로 당대 여러 교파들로부 터 환영을 받았다. 41 이러한 성공에 근거하여 비어마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화평적”인 성격을 높게 평가한다 .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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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그 기원과 특성에 대해서는 다음의 글을 참조하라. Christoph Strohm, "Der Übergang der Kurpfalz zum reformierten Protestantismus" in: 450 Jahre Reformation in Baden und Kurpfalz, ed., Udo Wennemuth (Stuttgart: Kohlhammer, 2009), 87-109.
39 야콥스는 요리문답이 다른 개혁교회 요리문답보다 개혁신학의 특징이 덜 선명해 보이는 이유를 사실상 “팀작업”의 소산이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Jakobs, Theologie reformierter Bekenntnisschriften , 59. 비어마 역시 위원회의 작품이라고 본다. 이에 비해서 랑 (Lang)은 개혁주의의 영향이 강하게 반영되어 있다고 파악하며 , 노이저는 랑과 비슷한 입장을 취하면서 우르시누스가 큰 영향을 차지했고, 많은 부분에서 (108 문 ) 그의 소요리문답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파악한다 . Neuser, “Die Tauflehre des Heidelberger Katechismus”, 7. 그러나 노이저는 우르시누스의 소요리문답 또한 사실상 위원회의 작품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40 성찬론 각 문항 (65-82 문 ) 의 집중적 연구를 통해 비어마는 실제로 성찬론의 각 문항들이 멜랑히톤, 칼빈, 혹은 불링어의 입장에서 자기의 요소가 속해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을 밝힌다. Bierma, The Doctrine of the Sacraments in the Heidelberg Catechism, 19-20.
41 Bierma, The Doctrine of the Sacraments in the Heidelberg Catechism, 37-39.
42 Bierma, The Doctrine of the Sacraments in the Heidelberg Catechism 41-42. 또한 John I. Hesselink, “The dramatic story of the Heidelberg Catechism,” in Later Calvinism, ed., W. Fred Graham (Kirksville Mo: Sixteens Century Journal Publishers, 1994), 288.
그러나 만일 비어마가 관찰하고 있는것과 같이 요리문답의 성례전의 특성을 역사배경적, 정치적 측면에서 고찰하고 “화평적” 측면만을 높게 평가하고자 한다면 이는 요리문답의 성례전이 가지는 신학적 함의를 부분적으로만 이해하는 것일 수 있다. 43
실제로 요리 문답이 가지고 있는 이와같은 다양성 속의 일치, 화평의 목표의 성공은 사실상 요리문답의 성령론으로부터 주어질 수 있다. 44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야콥스가 암시를 주고 있다. 그는 요리문답이 교회에 대한 질문을 성령론과 더불어서 연관을 짓도록 하면서 믿음의 진술로 받아들인다는 점을 주목한다. 즉 여기에서 핵심이 되는 것은 성례전을 비롯한 교회의 일들에 있어서 성령이 주체가 되신다는 점이다.
그에 따르면 요리문답은 교회는 기본적으로 “성령” 과 “말씀” 에 의해 산다고 고백하고 있으며, 이 둘이 함께 작용함을 통해 증거로 나타나는 것을 중요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45 여기에서 말씀은 항상 선포의 말씀이며, 성례전적 순간은 곧 말씀의 순간으로서, 성령의 임재 안에서 그리스도의 현존이 일어나는 순간이다. “ 성례전은 볼 수 있는 말씀이고, 말씀은 들을 수 있는 성례전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말씀과 성령의 사건이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성례전론은 이러한 면에 있어서 성공을 거두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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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성례전론이 어떤 특정 신학적 전통에도 배타적으로 속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하는 비어마의 입장은 다음과 같이 간략히 살펴볼 수 있다. 예컨대 그는 73문, 79문에서 나타나는 그리스도의 피와 성령의 병렬이 칼빈의 제네바 요리문답에 나타나는 개혁주의 적인 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이것은 멜랑히톤이나 불링어에게서도 나타나는 것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며, 76문과 79문의 영적 임재설을 표방하는 개혁주의적 문답의 내용 역시 멜랑히톤에게서 나타나고 주장한다 . 이러한 식으로 비어마는 개혁주의적 성격을 나타내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는 모든 요소들이 사실상 다른 교파의 요리문답에도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통해서 사실상 65-82 문의 중요한 테마들이 멜랑히톤, 칼빈, 츠빙글리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요소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Bierma, The Doctrine of the Sacraments in the Heidelberg Catechism, 16-20. 한편으로는 개혁주의적 입장에서 볼 때는 비어마의 주장에 대해서 물론 반박이 필요하겠지만, 본 논문에서는 이를 주된 주제로 다루지 않는다. 이에 대해서 요리문답의 성례전론이 기본적으 로 개혁주의 요리문답의 특성을 잘 고수하고 있는 것을 설명하는 많은 입장들이 있다. 예컨대 권호덕 교수는 성례전론을 기독론과 연관지어 설명하면서 성찬론의 47문 -48문이 “칼빈주의자들이 말하는 바깥”(Extra Calvinisticum ) 으로 발전했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특성이 개혁파 신앙고백서의 공통점이라고 설명한다. 권호덕 , “‘하이델베르크 신앙교육서’의 신학특징에 대한 한 연구 ”, 191.
44 이와는 약간 다른 맥락에서 비어마는 성례전을 설명하는 66문의 내용이 칼빈주의적 맥락에 있음을 설명하려고 시도한 학자들의 견해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바빙크, 리처즈, 헤세 등이 지적하는 66문의 칼빈주의적 특성은 성례의 집행에 있어서 공동체의 역할보다 하나님의 역할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발견된다 . 이러한 견해는 한편으로 정당하다고 그는 밝히고 있다 . Bierma, 하이 델베르크 요리문답 입문 , 191-92.
45 Jakobs, Theologie reformierter Bekenntnisschriften, 70.
이러한 야콥스의 설명은 적절한데, 그는 요리문답이 제공하는 설명, 즉 이러한 사건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은 성령께서 신자들에게 설교와 거룩한 복음을 통해서 역사하시며 거룩한 성례전의 사용을 통해서 확증을 시켜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것을 주목한다 (65 문 ). 46 이러한 의미에서 설교단과 성례단이 하나의 사건에 참여함을 통해 성례전의 성취라고 하는 의미가 달성된 것을 그는 주요하게 파악한다. 또한 성령이 세례와 성찬을 통해 상징되는 “골고다” 와 “부활절” 을 합일시키는 주체가 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게 파악한다 . 요리문답이 말하는 것과 같이 피와 그리스도의 영으로 씻겨졌다는 것은 곧 죄의 용서가 이루어진다는 것이고 성령을 통해서 거듭나고 그리스도의 지체로 거룩해진다는 것이다. 47 이와같이 성령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형식적 차이를 능가할 수 있게 된다. 야콥스의 견해를 받아들인다면, 개혁주의의 입장은 요리문답의 형태의 측면에서는 합의점을 위해 개념적으로는 양보를 해준 것처럼 보이지만 성령론적 입장에서 자신들의 신학적 의미는 관철시켰다고 할 수 있다.
노이저 역시 요리문답의 성례전에서 성령의 기능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이를 분석적으로 다루고 있 다. 48 그에 따르면 우선 설교와 성찬은 기본적으로 성령의 사역이다. 성령께서 설교를 통해서 믿음을 일으키시며, 성찬을 통해서 그를 확정지으신다 (65 문 ). 세례의 약속의 말씀은 죄용서를 말씀하시며, 이것은 성령을 통한 새로워짐 (Erneuerung)에 속해 있다 . 49 여기에서 노이저에 따르면 요리문답은 철저하게 “말씀 - 성령 - 믿음 - 관계” 안에서 사고를 하고 있다. 50 또한 죄용서를 다루는 72문 역시 우리의 죄가 그 리스도의 피와 성령을 통해서 씻겨지는 것을 강조하는 중요한 표현으로 성령의 주체성을 설명해주는 부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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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Jakobs, Theologie reformierter Bekenntnisschriften, 70.
47 Jakobs, Theologie reformierter Bekenntnisschriften, 72.
48 Neuser, “Die Tauflehre des Heidelberger Katechismus,” 16-20.
49 Neuser, “Die Tauflehre des Heidelberger Katechismus,” 36.
50 Neuser, “Die Tauflehre des Heidelberger Katechismus,” 36.
이 문항은 그리스도의 피와 죄용서, 혹은 성령과 죄 용서를 말씀하는 각각의 성경적 전거를 종합한 선언이기 때문이다 . 그에 따르면, 성경적 전거에는 “그리스도의 피를 통해 씻겨진다는 말씀”( 계 1,5; 7,14) 이나 “깨끗게 된다 ”( 요일 1,7; 히 7,4)는 말씀 혹은 우리 하나님의 영을 통해 씻겨진다 ( 고전 6.11)는 표현이 따로 있긴 하지만, 이것이 종합된 형태는 요리문답을 통해서 나타나고 있다. 51 한편으로 성령에 대한 진술에 있어서 70문에서처럼 “피”에는 칭의가 “성령”에는 성화가 돌려지고 있는것 같지 보이기도 하지만 ( 또한 86문 , 115문 ), 다른 한편으로는 성례전에서 “피와 성령”이 함께 죄용서를 “가르치고”, “확증을 주는” 기반과 수단과 힘을 제공한다. 52
이처럼 요리문답의 성령은 성례전의 주체로서, 그리고 구원의 확실성을 보증하는 주체로서 교파적 차이를 넘어 받아들여졌다 . 이를 통해 요리문답은 한편으로는 충돌을 일으킬 수 있는 갈등점을 피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성령을 통한 사역을 통해 다양한 교파가 합의 할 수 있는 에큐메니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 이와같이 성령의 사역을 강조하는 것은 에큐메니컬한 입장에서 볼 때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 왜냐하면 그리스도론적 주제에 집중을 한다면 성찬론에 있어서 합의가 도출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53 위격에 대한 논의나 특정 용어 사용에 집중을 한다면 신학적 논쟁이 생길 수 있고, 우르시누스의 대요리문답에서는 사용하고 있는 “실체 ”(substantia )와 같은 용어를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의도적으로 누락을 시키기도 했다.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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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Neuser, “Die Tauflehre des Heidelberger Katechismus,” 19. 노이저에 따르면 성례전 에 있어서 성령의 역할을 강조하는 입장은 예컨대 유아세례의 경우를 통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난 다 . 그에 따르면 유아세례가 가능한 근거는 그들이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 성령이 주체가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믿음을 가져오는 성령과 약속의 주체로서의 성령이 중요하게 부각 된다.
52 Neuser, “Die Tauflehre des Heidelberger Katechismus,” 20.
53 성례전론과 관련해서 다른 문항보다 보다 분명한 개혁주의적 입장을 취하는 80 문항은 뒤에 삽입된 것으로 생각되곤 한다 . 참고적으로 성찬론에 대한 논의는 기독론을 중심으로 논의될 때 대체로 분열의 역사를 가지고 왔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성령론적인 접근은 이 부분을 보 완해주는 특별한 기능을 수행한다.
54 Bierma, The Doctrine of the Sacraments in the Heidelberg Catechism , 23. 비어마는 불링어쪽에서 이 개념의 사용을 지속적으로 반대했다는 것을 지적한다.
그러나 성령론으로 이 부분을 보완하고, 성령을 세례와 성만찬에서 중심주제로 보완을 한다면 이 문제는 극복의 길을 찾을 수 있다 . 적어도 요리문답은 이러한 부분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여기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어떤 특정 전통을 뛰어넘는 성령론적 공통점을 신학적 장점으로 부각시킨 것이 요리문답의 성례전론으로 볼 수 있다 . 우리는 이러한 “화평적” 고 에큐메니컬한 성격을 오늘날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인가를 질문하게 된다. 이러한 부분에서 성례전에 대한 벨커의 설명은 요리문답이 가지는 신학적 의의를 오늘날 신학적 입장에서 보여주는 에큐메니컬적 함의를 지시하고 있다. 55 그는 요리문답 문항들 (75문 , 79문 )을 언급하며, 성례전에서 나타나는 떡을 취함과 받아들임, 참여는 높은 공동체 경험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며, 여기에서 “우리를 위해 준” 그리고 “여러 사람을 위해 흘린”이라고 하는 표현으로 드러난 “확실성”이 그리스도의 구체적인 성례전적 현재와 결부되어 집약적 공동체 경험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지적한다. 56 이 성찬식은 우리를 근본적으로 하나님 앞에서 평등하며, 하나님 앞에서 서로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주는 장소라고 그는 밝힌다 . 또한 모든 시대와 세계 도처에 있는 교회를 연결시켜주며, 역으로 공동체들이 자신이 처한 시대와 장소에서 확증의 경험을 충만하게 부어주는 사건으로 나타나 게 한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성령이 가지고 오는 에큐메니컬한 일치는 오늘의 교회현실에 대해서 지침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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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Welker, Was geht vor beim Abendmahl (Gütersloh: Gütersloher 2005), 137.
56 Welker, Was geht vor beim Abendmahl , 137-39. 또한 다음을 참조 . Welker, Gottes Offenbarung (Neukirchen-Vluyn: Neukirchener 2012), 275.
57 부쉬 역시 비슷한 의견을 표명한다. 화체설과 공재설에 대해 비판적으로 언급하는 80 문항에 대해서도 부쉬는 그 본질적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 성찬에서 사안이 되는 것은 “우리가 ... 십자가에서의 ... 예수 그리스도의 단회적인 희생을 통해서 모든 우리의 죄로부터 완전한 용서를 받았다는 것이며, 우리가 성령을 통해서 그리스도께 접붙여졌다는 것이다.” Busch, Der Freiheit zugetan, 213.
4.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실현시키는 성령 : 삼중직 (munus triplex)의 의미와 성도의 직분
인간을 향한 구원의 사실을 깨닫게 하시는 경륜의 주체, 선한 행위와 성화의 주체이신 성령, 그리고 “나” 를 넘어서 공동체를 지향하게 하고 교회 공동체의 에큐메니컬한 특성을 강조하는 요리문답의 성령론과 더불어 우리는 이제 부름받은 시대의 한가운데에서 어떻게 선한행위의 실현을 이끌고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 질문하게 된다. 이러한 질문은 그리스도론적으로 정향되어 있는 요리문답의 설명을 주목하게 한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성령론은 구조적으로 그리스도론과 결부된 성령론을 지향하고 있으며, 이는 요리문답 전체의 구조적 특징을 이루고 있다. 그리스도론과 결부해서 요리문답은 우선 성령을 통해 그리스도가 잉태된다는 것을 밝힌다 . 그리고 부활승천하신 그리스도는 성령 을 보내신다. (49문 ) 성도는 “보증” 으로 보내신 성령으로 인해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는 저 위의 것을 구하고 땅의 것을 구하지 않게 된다 . 여기에서 그리스도께서 보내시는 영을 통해 주어지는 영원한 약 속을 향한 지향의 삶은 현실에 있어서 어떤 신학적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 이러한 그리스도 중심적인 성령의 특성은 현대에 와서 바르트를 통해서 주목되었다. 그는 우선 요리문답이 가지고 있는 그리스도 중심성의 신학이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감춰진 하나님 혹은 절대적 하나님(Deus absconditus, Deus absolutus )으로 나타나지 않도록 만들어준다고 설명한다. 58 하나님은 여기에서 언제나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으로 받아들여지고, “그의 말씀 안에서 계시된” (25, 26, 95, 117문 ) 하나님으로 나타나신다. 이것은 곧 바르멘 신학 선언의 의미와 공명을 일으키는 신학적 원리가 되고, 다른 한편으로 그리스도 안에서의 선한 일이 교회 안에, 교회의 담장 안에 머무르지 않는 선언을 담고 있는 것이라고 밝힌다.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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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Barth, Die christliche Lehre nach dem Heidelberger Katechismus, 20.
59 Barth, Die christliche Lehre nach dem Heidelberger Katechismus , 20. 바르트는 여기에서 요리문답의 선한행위가 교회안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이는 부분에 대해서는 수정이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 나아가 하나님의 자유 안에서의 은총을 위해 자유가 주어진다는 것을 밝히면서, 이렇게 주어진 자유는 “행동을 향한 자유” 를 의미한다고 밝힌다. 60 이러한 신적 그리고 인간적인 자유는 우선적으로 교회 안에서 만난다고 설명하며, 이 공동체에 대한 복음의 신뢰가 중요한 사안이 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성도들의 섬김을 통해 하나님의 이름이 찬양을 받아야 한다고 바르트는 밝힌다.
택함받은 성도들이 일으키는 그리스도 중심성의 삶의 반향이 교회 공동체로부터 세상을 향해 지향해 나가야 한다는 이와같은 바르트의 주장은 한편으로 칼빈적인 전통에서 보거나 우르시누스 자신의 설명에 비추어 볼 때 개혁주의 전통의 맥을 계승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61 칼빈과 그의 후계자들은 교회공동체로 부름받은 그리스도인들의 세상을 향한 자세에 대해 지속적인 강조를 해온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우르시누스 자신은 요리문답 123문 “그의 나라가 임 하옵시며 ” 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면서, 그의 나라는 우선적으로 택함받은 공동체를 지칭하며, 이 공동체는 어두운 세상 가운데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확산시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62 다른 한편으로 바르트는 이 삶의 반향은 교회의 담장을 너머 지향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현대적 상황 속에서의 해석으로 요리문답을 끌어 들이고 있다.
여기에서 그리스도론과 결부된 성령론의 신학적 함의, 그리고 실천적인 측면으로 확장된 논의에 대해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이 제공하는 다른 중요한 함의는 “그리스도의 삼중직”(munus triplex Christi)에 대한 관찰로부터 주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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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Barth, Die christliche Lehre nach dem Heidelberger Katechismus, 21.
61 Ursinus,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해설 , 983-90.
62 물론 우르시누스는 오늘날 거론되는 하나님 나라 개념이나 사회복음, 혹은 선교와 같은 개념을 염두에 두고 설명을 하고 있지는 않다. 이에 대해서 우리는 우르시누스가 이미 기독교국 가가 성립해 있는 유럽사회를 배경으로 신학을 전개했고, 그의 관심사가 칼빈이나 멜랑히톤과 같이 종교개혁 이후에 진리를 향한 투쟁에 놓여 있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최근의 연구에서 라이헬 (Reichel)은 “전체적으로 칼빈적 전통에 서있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성령론에 대해서 거론하면서 성령의 역할이 삼중직의 역할과 잘 연결되어 설명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63 그에 따르면 우선 요리문답에서 그리스도론과 성령론이 구조적으로 서로 의존관계에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한 사실이다. 64 즉 요리문답 31문은 명시적으로 “그리스도”라는 명칭에 대해 질문하면서 성령론적 연관을 시키고 있다 . “그는 왜 그리스도, 즉 기름부음 받은 자로 불립니까?” “그의 말씀과 영으로 우리를 통치하시며 우리를 변호하시고 , ... 성령으로 기름부음을 받은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 이 질문과 답에 따르면 그리스도는 스스로 권위를 입고 등극하시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역사를 통해서, 즉 성령의 기름부음을 통해서 취임하신다. 그 이름 그대로 “기름부음을 받은 자” 인 것이다. 이 성령의 기름부으심의 역사는 왕, 제사장, 예언자로 그리스도의 직분이 설명되는 것을 통해 나타난다. 역으로 그리스도께서는 이제 그의 성령을 통해서 역사하시며, 현존하신다. 즉 성령은 “그리스도의 영”으로 지칭되며, 항상 그리스도의 객관적 사역과 더불어 주관적 사역의 주체로 등장한다. 65 때로 이 두 위격은 주체를 바꾸어 사역하시는 것처럼 설명되기도 하지만 , 궁극적으로는 동시에 신자들을 향해서 역사하고 있다.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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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Reichel, “Der Christ als Christus?”, 27.
64 이것은 기본적으로 칼빈의 전통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깔뱅의 성령론”을 다룬 논문에서 최윤배는 다음과 같이 밝힌다. “깔뱅에게 성령과 그리스도가 함께 속하듯이 , 성령의 사역과 그리스도의 사역도 함께 속한다 . 깔뱅은 성령의 사역과 그리스도의 사역을 상호 분리시키지 않는다. 최윤배 , 성령론 ( 서울 : 장로회신학대학교출판부 2010), 211. 또한 부처와 칼빈의 성령론을 비교하는 가운데, 삼중직을 이들 신학의 중요한 특성으로 다루면서 칼빈에게 있어서 삼중직이 성령 론으로 드러나는 중요성에 대해서 적절히 밝히고 있다. 최윤배 , 깔뱅신학입문 ( 서울 : 장로회신학 대학교출판부 2012), 65-75.
65 Busch, Der Freiheit zugetan, 22. Barth, Die christliche Lehre nach dem Heidelberger Katechismus, 25.
66 부쉬는 다음과 같이 밝힌다 . “성령은 예수 그리스도의 영이다 . ... 그리스도 안에서 하 나님은 우리와 관계를 맺고, 성령 안에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자신에 대한 관계를 맺는다. 성령의 사역은 말하자면 정확히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에 상응한다. 성령의 사역은 우리로 하여금 우리와 관계를 맺으시는 하나님에게로 상응하는 것으로 넣는것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사역에 상응한다. Busch, Der Freiheit zugetan, 180.
이와같은 삼중직의 내용에 대해서 라이헬은 우선 중세로마카 톨릭을 비롯한 다양한 인간의 교권을 중심으로 세우는 이론에 대해서 그리스도의 왕직을 강조함을 통해 하나님의 주권의 특성을 강조하는 신학으로 세우고자 했던 종교개혁의 정신, 특히 칼빈의 정신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67 그리스도의 왕직은 인간의 모든 권력욕구에 대한 비판으로서 신적인 왕직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오직 그리스도만이 “유일한”, “영원한”, “기름부음 받은” 왕 (31문 )으로 지칭되어야 하며, 그의 직분은 “유일하게”, “온전하게” (30문 ) 이루어진 것이다. 또한 왕직의 설명은 약자를 보호하고 백성을 보호하며 강화하는 책임적 의무를 생각하게 한다. 68 선지자로서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계시하시는 교사로서의 사역을 감당하시고, 제사장으로서 자신을 희생으로 내어주시며 중보와 희생의 일을 감당하셨다는 사실 또한 신자의 삶에 지침을 준다. 69 삼중직은 한편으로는 인간적인 힘을 향한 욕구에 제한을 가하고 , 모든 개별적 직분들이 내용적으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합일을 이루는 특성을 갖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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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John Calvin, Institutes of the Christian Religion , 원광연 역 , 기독교강요 ( 서울 : 크리스챤다이제스트 , 2003), II, 15. ( 이후 Institutes로 인용함 ) 기독교 강요에서 칼빈은 왕직이 가진 중요한 특성으로 그리스도의 주권 , 백성에 대한 보호와 이 직분이 이 지상에서 우리의 투쟁에 소망을 주는 것임을 강조한다 . 이러한 해석은 본 문답이 담고 있는 내용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 또한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칼빈의 1545 년 제네바 요리문답 42문을 참조하라 . 우르시누스가 해설한 31문과 32문에 대한 해설 역시 같은 맥락을 보여주고 있다 . Ursinus,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해설 , 305-306.
68 Calvin, Institutes, II. 15. 4. Calvin, Institutes , II. 15. 5. Ursinus,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해설 , 305.
69 이러한 삼중직의 중요성에 대해서 바르트는 독일 제 3 제국이 절정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던 38년도에 행한 요리문답에 대한 강의에서 해석해내고 있다 . 그는 특히 요리문답 스스로가 왕 직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서술을 하는 측면을 중시하면서, 왕직으로부터 공의의 정신을 읽어내며, 이에 바탕을 두고 하나님과의 공동체 내에서 그리스도인의 삶을 설명하고자 한다. Barth, Die christliche Lehre nach dem Heidelberger Katechismus , 9. 이러한 바탕 위에서 바르트는 그리스도 인의 삶은 직접적, 실천적, 정치적 결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왕적 차원에서 살펴 본 공의의 강조는 우리에 대한 그리스도의 행위 안에서 그가 이루신 의에 따라서 , 그리고 “그의 영의 전달”(Mitteilung seines Geistes)에 따라 이 실천적 목표에 도달하는데, 그 안에서 우리는 더욱더 죄에 대해 죽고, 칭의의 삶으로 변화되게 된다. Barth, Die chrisliche Lehre nach dem Heidelberger Katechismus , 11. 믿음을 통한 그리스도를 향한 참여는 삶을 타협적 자세에 두지 않고 고백하고 투쟁하도록 이끌어간다 . 즉 바르트는 삼중직을 중심으로 그리스도론과 성령론을 집약시킴으로써 “교의학과 윤리학의 합일” 을 이루고자 시도하고 있다 .
진정한 왕이자 제사장, 예언자로서 그리스도 께서 그분의 충만함 안에서 그에게 속한 자들을 위해 스스로 겸비한 가운데 스스로를 내어주신것 안에 삼중직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역으로 그리스도론적으로 주어진 직분의 분화와 교회직분적 제도화는, 위계적, 기능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왕, 예언자, 선지자의 직분론에 입각해 설명되는 주체를 향한 신자의 믿음을 통해 그리스도에게로 집약된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흥미로운 것은 31문 에 이어지는 32문에서 곧바로 성도들을 향한 실천적 의미의 촉구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70 32문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왜 당신은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으로 일컬어질 수 있습니까?” 그 답은 다음과 같 이 주어지고 있다. “나는 믿음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지체가 되며 , 그를 통해서 그의 기름부음에 참여하기 때문입니다. ... 이 삶 안에서 죄와 악마에 대항하여 싸우고, 그 이후에는 영원 안에서 그와 더불어 모든 피조물을 다스리기 위함입니다.” 구조적으로 볼 때 여기에서 특이한 것은 31 문에서 삼중직의 직분이 각각 거론되고 있으면서도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나” 를 이야기하는 32문에서는 그 각각의 역할이 설 명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71 이것은 이 요리문답보다 약간 이른시기에 작성된 칼빈의 제네바 요리문답 (1545) 이 각각의 삼중직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동시에 “그리스도에게 속한 자”들에 대한 각각의 직분의 의미를 설명해 놓은 것과 비교해볼 때 차이가 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72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체적인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는 점은 제네바 요리문답에서나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에서 공통점으로 볼 수 있으며,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그 종합적인 측면과 더불어 이 생에서의 투쟁과 벌이고 그와 더불어 영원 안에서 모든 피조물을 다스리는 의미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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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바르트는 38년 강의에서 32문에 대해 31문과의 연관관계 가운데 전체 요리문답 가운데 가장 중요하고 가장 길잡이가 되는 문항이라고 밝히고 있다. Barth, Einführung in den Heidelberger Katechismus, 9.
71 Jakobs, Theologie reformierter Bekenntnisschriften , 67. 김헌수는 요리문답의 구조를 핵심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설명에서는 수정이나 보완을 요하고 있다. 유해 무 , 김헌수 ,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역사와 신학 , 156.
72 제네바 요리문답의 삼중직은 그리스도의 삼중직을 설명하는 34문에서 39문, 성도들을 향한 각각의 직분의 의미를 설명하는 40문에서 44문. 종합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45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73 제네바 요리문답에서는 이 투쟁의 부분이 왕직에 집중되어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네바 요리문답 42문을 참조하라 .
31문과 결부된 32문의 위치와 역할에 대해서 야콥스는 그리스도의 사역에 대한 삼중직의 질문이 직접적으로 그리스도인들에게 연결되어 설명되고 있는것, 그리고 삼중직이 그리스도인됨을 규정하고 “예수의 공동체의 그리스도인들 안에서, 즉 선포, 감사 그리고 종말론적으로 연관지어진 주권안에서” 사는 것이 특징적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74 이것은 성도들에 대해 기름부음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성령의 사역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와같은 성령의 사역에 참여하는 것에 부름받은 성도들의 윤리적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75
Ⅲ . 나가는 말
위에서 살펴본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성령론을 내용적인 면에서 우선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 우선 우리는 우리를 향해 “위로”를 주시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경륜의 주체로서의 성령, “믿음”을 주시고 성화의 길로 이끄시는 주체이신 성령, 영원히 성도 곁에 머물러 계시며 약속과 확신을 주시고 “감사”의 삶 가운데에서 기도를 통해 역사하시는 성령, 끊임없이 하나님의 형상을 닮아가도록 이끌어 주시는 성령을 생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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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Jakobs, Theologie reformierter Bekenntnisschriften, 67.
75 최근에 벨커는 이러한 삼중직에 대한 논의를 연장하면서, 삼중직의 형태는 단지 그리 스도의 직분을 넘겨받는 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직분에 따라 삼중의 형태로 지향하는 그리스도인의 행위로 나타날 것을 지향하며,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나라의 삼중형태를 지향하는 신학으로 재해석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언급한다 . 그리고 여기에서 요청되는 것은 부활한 그리스도의 현실성 속에서의 성령 안에서의 제자들의 삶이라고 밝히고 있다. 요리문답의 삼중직에 대해서 우리는 이와같은 논의에 비추어 그 적용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Welker, Gottes Offenbarung, 195-233.
그리고 이를 넘어서 우리는 선택받은 “나” 이전에 공동체를 세우고 시대와 장소를 넘어 성도들을 연합하게 하는 공동체윤리의 주체로서의 성령, 나를 넘어 타자를 향한 윤리의 주체로서의 성령, 성례전 가운데에서 흩어진 교회들을 연합으로 이끄는 에큐메니컬 공동체의 주체로서의 성령, 그리고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객관적 사역을 부름받은 성도들 가운데에서 주관적으로 실현시켜 나가시는 세상을 향해 역사하시는 성령을 볼 수 있다. 이 요리문답이 담고 있는 이러한 성령의 모습은 450년전 작성되었던 요리문답이 항상 성도들과 교회가 서있는 세상의 컨텍스트 가운데에서 새롭게 해석되고, 믿음의 문제에 대해 부딪힐 때마다 항상 그리로 되돌아가 질문하게 하는 역동성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오늘날까지도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유럽의 개혁교회 뿐아니라 세계 각국의 교회에서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중요한 요리문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편으로 우리는 이 요리문답을 항상 재해석하고 의미를 발굴하고 자신들의 신학적 정황 가운데 적용하고자 하는 신학적 논의들을 통해서 전통과 현재의 대화를 끝없이 시도하는 신학적 노력을 주목할 수 있다. 또한 이와 더불어 신앙고백의 중요한 전통을 바탕으로 개인적 차원에 머물지 않고 세상속에서의 교회와 신앙의 책임을 논하는 차원으로 이끌고 가고자 하는 신학적 노력을 주목할 수 있다. 이러한 논의들 가운데에 요리문답의 성령론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이 요리문답은 작성자들이 애당초 생각했던것 이상으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많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으며, 시대 속에서 교회의 길에 대한 숙고와 실천을 위한 기반을 제공해주고 있다 . 믿음을 가진 개인들의 차원에 있어서나 교회의 차원에 있어서나 요리문답은 그들의 직분과 사명과 윤리적 책임에 대해서 지침을 제공해주는데, 그것은 이 요리문답이 그 출발과 답을 항상 우리를 위해 행동하시는 하나님에게서 찾았기 때문이며,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객관적 사역을 시대와 장소를 넘어 실현시키시는 성령론적 실현에서 찾았기 때문이다. 만일 우리가 “위로”라는 시작점으로부터 “비참”-“구속”-“감사”라고 하는 요리문답의 의미를 오늘의 윤리적 삶 가운데에서 찾는다면, “사나 죽으나 우리가 그리스도에게 속해 있음을” 확증해주시 , 영원까지 동행하시며 성도의 삶을 이끌어가시는, 요리 문답이 고백하는 성령을 통해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Abstract>
The Pneumatology of the Heidelberg Catechism: Its Ethical Implication
Sang-Eun Lee
(Seoul Jangsin University, Systematic Theology)
This paper purports to research the Pneumatology of Heidelberg Catechism and its ethical implication. It deals with the text of the Catechism and, to do this, it uses help from the perspectives of the current theologians who study its implication in contemporary situation. When it comes to Pneumatology, this Catechism shows the importance of the role of the spirit more than any other documents of the Reformation. It deals with the works of spirit comprehensively, namely from the works of justification and sanctification to the achievement of meaning of the shape of God (imago Dei) through performing good works of the renewed person. From this perspective, we can describe the ethical implication of this catechism as following. First, it shows the criticizing attitude against the anthropocentricity with the ethics of the liberal theology, whereas it maintains that we can seek the ground of the ethics in the economical acting of the holy spirit who enables us to accomplish the ethics, as a person of the trinity. It also shows the position and the work of the spirit as the ethical subject who establishes the community before electing the human subject "I" as the redeemed one, and unifies the saints over the boundaries of the era and locations, namely as the subject of the unity in diversity. The spirit initiates to produce the peace and tolerance, as its sacraments doctrine shows. While the chrisotogical difference in the sacrament brought conflicts between various denominations, the emphasis on the role of the spirit could make it possible that the reconciliation between parties and ecumenical consensus could be achieved. Furthermore the spirit in the Catechism, like the christological-spirit, appears as the subject who makes it possible that the saints practicize the implication of the triple cure (munus triplex) in their own positions. Considering the description of the role and works of the spirit, we can evaluate value of this Catechism in the contemporary days. So we can see that this Catechism still has the echoes in current situation more actively than what the drafters planed originally, and it demonstrates us the way for the practice of the church confronting the challenge from its era.
Key words : Heidelberger Catechism, Pneumatology, Community, Eccumenical, Sacrament, munus tripl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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