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항하는 잠수함(자료)
충격흡수 효율도 뛰어나 잠수함·방탄복 소재 등 응용 가능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음파탐지기(소나)에 감지되지 않는 인공 물질을 제조하는 원천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이 물질은 누르는 방향에 따라 강도가 천양지차로 바뀌는 특성도 갖고 있어 고성능 충격흡수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서강대 김동철·문준혁 교수팀이 이 같은 '메타물질'(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인공물질)을 만드는 설계안을 고안했다고 25일 밝혔다.
음파탐지기 따돌리는 스탤스 인공물질 모형도
이 성과는 세계적 과학학술지인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 2월3일자에 실렸다.
이 메타 물질은 마이크로 크기 이하로 작게 만들면 음파 등 파동이 어떤 방향으로 접하느냐에 따라 파동의 전달속도가 매우 빨라지거나 느려지는 특성이 생긴다.
이 특성을 잘 활용하면 특정 방향으로는 파동이 물질을 그대로 통과하게 할 수도 있어 소나로 감지할 수 없는 '스탤스 잠수함'의 소재가 될 수 있다.
음파탐지기 따돌리는 스탤스 인공물질 개발한 김동철.문준혁 교수
이 물질은 또 힘을 가하는 방향에 따라 단단한 정도가 최고 130배가 바뀐다. 어떻게 눌러보면 두부처럼 연하다가 다른 쪽에서는 철처럼 단단해진다는 얘기다.
이처럼 강도가 바뀌는 물질은 충격을 흡수하는 효율이 천연 재료보다 훨씬 뛰어나 차세대 방탄복 재료나 보호재로 쓰일 수 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김동철 교수는 "이번에 고안한 설계 기술은 특수 금속, 플라스틱, 도료 등을 만드는 데 쓰일 수 있다"며 "미래 방위산업, 항공우주산업, 자동차산업 등에 작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