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홈스쿨링: '몰입의 즐거움'으로 교수님의 강의를 듣다
청평에 편백나무 향이 은은한 집을 아늑하게 지으신 김재웅 교수님댁에 초대를 받아 그룹 홈스쿨링하는 아이들과 함께 갔습니다. 모르시는 분을 위하여, 김재웅 교수님을 간단히 소개하자면요, 서강대에서 교육학을 가르치시고, 두 딸을 홈스쿨링 하셨으며 대안교육 연대 회장을 하시기도 했구요. '홈스쿨링의 정치학'과 '미국 공교육의 역사 새로보기'로 우수학술 도서상을 받으셨습니다. 그룹 홈스쿨링 하는 아이들과 '홈스쿨링의 정치학'으로 독서토론을 하면서 홈스쿨러의 정체성을 세워나가는 과정을 카페에 포스팅을 했는데요. 선생님이 우연히 보시고 아이들이 기특하다며 저자로서 이곳 홍천의 '풀꽃처럼'에 직접 오셔서 강의를 해주시겠다는 고마운 제안을 해주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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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웅 교수님의 강의를 듣는 중
그 이후로 첫번째 강의는 관점과 교육, 두번째 강의는 갈매기의 꿈(교육학개론의 관점에서) 세번째 강의는 학교와 교육, 네번째 강의는 '엄마는 괴로워'를 읽고, 다섯번째는 '몰입의 즐거움'을 읽고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작년 4월의 만남 이후로 근 일년 동안 두 세달에 한 번씩 귀한 시간을 내주시고 그룹 홈스쿨링 하는 아이들에게 배움의 내재적 가치를 찾아가도록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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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8시간 연습을 하는 발레리나 강수진의 발
이번 다섯 번째 강의는 시카고 대학에서 심리학을 가르치는 미하일 칙센트 미하이의 '몰입의 즐거움'으로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배움의 내재적 가치를 받아들이면 몰입이 가능하다고 교육적으로 설득력있게 말씀해주셨습니다. 우선 발레리나 강수진의 발을 보여주시면서 하루에 8시간씩 발레 연습을 하는 강수진의 몰입에 대한 아름다움을 일깨워 주셨습니다. 몰입(flow)이란 삶이 고조되는 순간에 물 흐르듯이 행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느낌이라고 합니다. 명확한 목표가 주어져 있고, 활동의 효과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으며, 과제의 난이도와 실력이 알맞게 균형을 이루고 있다면 사람은 어떤 활동에서도 몰입을 맛보면서 삶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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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과 무관심의 그래프
과제의 난이도와 실력을 쌓기 위한 인내심을 바탕으로 한 훈련과정이 있어야 몰입을 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룹 홈스쿨링 하는 아이중에 한 아이는 수학 공부를 할때 자신을 들여다 보니 과제 수준은 낮았고, 실력은 중간정도라서 몰입에는 이르지 못하고 각성단계에 머물렀다고 자가진단을 하더라구요. 여하튼 각성과 자신감은 배움을 얻을수 있는 상태입니다.
몰입경험은 배움으로 이끄는 힘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몰입의 가장 반대경험은 무관심이네요, 어떤 아이는 쉬운거 좋아하는 자신은 난이도도 낮고, 실력도 낮은 것을 하려는 습성이 있으니 몰입은 커녕 무관심과 걱정, 권태 주변을 돌 수 밖에 없었다고 자가진단을 하네요. 제대로 배우려면 몰입해야 하니, 과제 난이도 높히기와 그에 걸맞는 실력연마를 피하지 말아야겠다고 자신을 논리적으로 설득하더라구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자신을 변화 시키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장애물은 나 자신이라고 합니다. 심리학자들의 말에 의하면 인간의 삶의 질은 외부조건에 그렇게 휘둘리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물론, 기본적인 의식주가 전제 된 경우이지만요. 연구에 의하면 복권에 당첨된 사람중에는 자신의 삶에 몰입하지 못하고 불행과 심리적 무질서에 빠진 경우가 많으나, 불의의 사고로 장애인이 된 경우에 오히려 그러한 장애를 극복하고 삶의 만족도를 높힌 사례가 훨씬 많았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삶의 공간은 타인의 평가를 받으며 위험과 성장이 가능한 공간인 공적영역과 긴장을 풀고 쉬게 해주는 가정이라는 공간이 있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요즘 이러한 가정이 파괴되어가는 현상이 늘고 있지요. 또 다른 소중한 공간으로 고독의 공간이 있다고 합니다.이 공간은 타인 부재의 절대적인 나만의 내면의 공간인데요. 우울하고 멜랑코리한 loneliness 가 아니라, 내면을 강하게 해주는 solitude 의 공간을 말한다고 합니다.
그룹 홈스쿨링 하는 아이들 중에는 고독을 즐기는 방법을 잘 모르고 혼자 있으려 하지 않았다는 고백을 하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한나 아렌트는 행동적 삶과 반성적 삶에 대해서 이야기 했습니다. 주로 외향형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외부 중심의 삶에, 내향형인 사람들은 내부 중심적인 삶에 치우친다고 합니다. 혼자 있는 걸 견디지 못하는 학생은 재능을 개발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하네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한가지 성향만으로는 사회적 관계망에서 살아갈 수가 없으니 자신안에 잠재되어 있는 내외향을 고르게 발달시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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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후 이야기 나누기
여가는 기회이며 함정이라는 단락에서는요, TV를 남달리 많이 보는 사람은 좋은 직장에도 못 다니고 인간관계도 원만치 못한 경향을 보인다는 조사가 나왔는데요.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몰입경험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몰입경험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은 책을 많이 읽고 TV를 적게 보는 사람이며, 몰입경험을 가장 적게 하는 사람은 책은 거의 안 읽고 TV로 소일하는 사람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우리 청소년들이 여가를 이렇게 수동적으로 보내서는 안되겠습니다. 자신의 여가활동을 보다 능동적인 활동으로 바꿔서 여가에서도 몰입의 즐거움을 누리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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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오리전골로~
강의가 끝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교수님이 오리전골을 사 주셔서 맛있게 먹고 홍천 집으로 돌아오니 어느덧 밤이 되었습니다. 그날 밤은 여러가지로 충만한 밤으로 그룹 홈스쿨링 하는 아이들은 체험일기를 쓰고 잠이 들었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김재웅 교수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그룹 홈스쿨링 하는 아이의 체험일기 한 편을 올립니다.
몰입의 즐거움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삶의 공간을 세부분인 공적영역,가족,고독의 공간으로 나눌 수 있다. 가족이란 편안하고 안락하게 해주지만 최근들어 가족위기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다행히 우리집은 다툼이 가끔은 있지만 안정적인 집인 것 같다.ㅎ
그리고 고독의 공간이 매우 중요한데, 영어로 고독이란 여러단어가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고독은 solitude를 뜻한다. 즉 즐거운 고독~ 하지만 나는 고독을 즐기는 방법을 잘 모르고 혼자 있으려 하지 않은다. 이게 갑자기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고독을 즐기기 보단 사람을 좋아하는데엔 외향적이여서 그런부분이 있지만, 사람에겐 외향성과 내향성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사람마다 어떤 성향이 조금 더 강함에 차이에 따라 나뉘어지는 것이다. 무조건 외향적이라고 해서 내향적인 부분이 없진 않다라는 말을 듣고 나도 내향적인 부분에 좋은 점들을 배우면서 내향적인 면도 키워야 겠다. 고독이 그렇게 중요한건지 잘 몰랐는데 요즘들어 깨닫고 있는 것 같다.
이어서 몰입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몰입을 하기 위해선 조건이 몇가지 있다. 우선 심리적 엔트로피를 극복하는게 최우선인듯 하다. 나도 이걸 극복하지 못해서 애를 쓰긴 하지만 아빠의 말씀대로 소처럼 행동한다면 이걸 극복하고 몰입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이야기를 하면서 생활의 달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 프로그램에 나온 사람들은 놀라울정도로 일의 요령을 터득하고 하루하루 재미있게 사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되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얼마나 노력을 했을까..몰입을 하기 위해선 실력도 필요하다. 요즘에 가장 몰입이 안되는 과목이 수학인데, 내 생각에 몰입의 조건 그래프로 따져 보았을때 현재 감정이 불안감이다. 불안감엔 과제가 매우 많고, 능력이 적을때 생기는 일인데, 아마 내가 능력이 되지 않으니 재미가 없고 또 안풀리니 불안해서 몰입이 되지 않은 것 같다. 처음엔 몰입같은건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몰입을 하기 위해서 나 역시 열심히 노력해야 될 것 같다. 김재웅 교수님이 강수진 발레리나의 발을 보여주셨는데, 그녀의 발은 굳은살이 안베긴데가 없고 험하다. 하지만 그녀의 발은 아름답다.나도 그녀처럼 나의 일에 열정을 다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 그룹 홈스쿨러의 강의 후 일기-
첫댓글 저는 가끔 각성을 했던 것 같아요..하지만 아직 몰입의 경지까지는 안 갔던 것 같구요..ㅠ
요즘엔 자기전에 5분씩 저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있어요..처음 해보는거라 좀 낯설고 무섭기도 하더라구요 ㅋ
내향형을 키우면서 저의 재능을 발전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재능부터 찾구요..ㅠ)
나도 이제 글쓰기의 몰입으로 가 볼려고..난이도를 더욱 높히고 실력을 쌓는 공부를 더 하기로 했다는^^
왜 무서워? 자책이 아니라 성찰이라고 너가 말했잖어.
저도 수학과 영어의 몰입으로 갈거에요 ㅎ
그렇긴 한데 하다보니 또 자책으로 가고 또 계속 그렇게 되더라구요.
오늘은 꼭 성찰을 제대로 해보겠어요..ㅠ
TV를 남달리 많이 본 사람이 좋은직장도 갖지 못하고 인간관계도 제대로 할 수 없다니,충격적인 결과이군요.ㅠ
저도 수동적인 여가에서 벗어나려고 계속 노력해야겠어요.ㅎ
그러면 능동적 여가 뭐하기로 했어? 명확한 목표와 정확한 규칙 신속한 피드백이 필요하다는데..일단 뭘 할지 정해야 할 듯^^
제일 간편하게 할 수 있는 등산을 능동적 여가로 택해야겠어요^^ㅎ
교수님 강의를 듣기 전에 각성까지는 경험을 그래도 해본 것 같은데 몰입의 경험은 해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요즘에는 차차 경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강의를 들은 후에는 저에 대하여 생각하는 것이 너무 자기성찰이 아니라 자기걱정에 치우쳐있다고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ㅠ 꼭 변화할께요...! 휴가 때도 계속 수동적 여가를 탈출하려고 하겠습니다^^
걱정, 불안은 몰입으로 가기 전에 심리적 엔트로피 높은 상태인 듯^^
휴가때 탁구, 볼링 하는 거, 보기 좋더라~
몰입을 방해하는 존재군요... 꼭 없애도록 할 것 입니다^^
최근에 들어서 몰입하는 경우가 많은 것같은데 그수준이 제나이에 낮는 것을 하고 있어서 몰입이라고 하기는 애매한 것 같아요../ I라고 해서 외향형은 없다고 생각하지 말고 외향도 키우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구나, 수준을 더 높혀야겠네. 아줌마도 글쓰기 수준을 더 높히는 공부를 하고, 글쓰기에 시간 투입을 더욱해서 몰입도를 높히려고 한다는^^..아줌마도 외향형 키워 왔는데, 더 키워야겠지?
저도 모든 곳에 무관심한 것 같은데 실력도 키우고 그에 맞는 난이도도 높여 몰입의 가능성을 최대로 하겠습니다.
그리고 저도 고독을 싫어해서 그런지 제 재능을 아직도 모르겠어요...
자기목적성이 강한 청소년은 행복감은 적어도 목표 달성에 대한 집중력이 높고 삶에 만족도가 높으며 가족과 대화 시간이 많다고 하더라. 공부의 영역을 넓히고 공부 자체를 즐기고 힘든 자기연마를 피하지 않고 해내다 보면 성찰의 회로도 생겨서 고독도, 재능도 저절로 따라오지 않을까나?
풀꽃처럼 가족들에게 좋은 시간을 마련해 주신 김 재웅 교수님 고맙습니다. 유지맘 _()_
놀라운 인연에 감사하지요.^^
지금까지 풀꽃 아이들과 함께 공부한 책들은 제가 서강대에서 학생들에게 소개하는 책들입니다.
풀꽃 청소년들은 대학 수준의 공부를 한 셈이지요.
생각보다 잘 따라오고 있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됏나~" 하는 체험은 누구에게나 다 있을 것입니다.
언제 어떤 일에 빠져드는지 잘 생각해 보면, 얼마든지 몰입의 즐거움을 누구나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몰입은 우리를 더 나은 배움으로 이끌고, 이런 경험이 많으면 그만큼 우리의 삶이 풍요로워지는 것이 아닐까요?
따뜻한 봄날, 풀꽃으로 한번 방문할게요~
몰입은 우리를 더 나은 배움으로 이끈다는 말씀이 무척 와 닿습니다. 두 어달 몰입하면서 살았는데, 그 에너지가 저에게 또 다른 배움의 장으로 가게 해주는 거 같아요. 그 날 참 좋았습니다, 그러한 시간이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들도 몰입에 대한 감을 키워나가고 있답니다. 봄날에 뵙겠습니다, 선생님^^
아이들에게 몰입에 대한 감을 키워나갈 수있게 좋은체험에 시간을 마련해주신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