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어르신은 마을회관에서 또래 어르신들과 담소를 나누고, 점심을 함께 만들어 먹는 것을 하루의 낙으로 삼았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장기화되자 집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답답함과 무기력함을 느끼게 됐다. 이런 어르신을 본 손녀가 불 지피는 영상을 생각없이 보고 있으면 불안한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다며 ‘멍 때리기’를 권유했다. ‘영상을 쳐다보는 게 무슨 도움이 될까?’ 싶었던 어르신은 장작이 타는 영상을 보고 왠지 모를 편안함을 느꼈다. 황 어르신처럼 멍 때리기로 불안한 마음은 잠시 내려두고 명상의 시간을 가져보자.
힐링 휴식으로 떠오르고 있는 ‘멍 때리기’
‘멍 때리기’는 아무런 생각 없이 눈앞에 보이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방법을 말한다. 한때 ‘멍 때리기 대회’가 열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는데, 요즘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우울감과 스트레스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불안한 마음을 해소하기 위한 힐링 휴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보통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이 뇌에 도움이 될 것이라 여기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멍 때리기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아 명상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가만히 생각을 비우는 동안 심장박동수가 일정하게 유지되고, 뇌에 휴식을 줘서 새로운 에너지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마음 다스리기에 도움 되는 ‘불멍’과 ‘향멍’
멍 때리기는 집에서도 간단히 실천해볼 수 있다.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집 안에 가만히 앉아있는 것이다. 이때 향초나 인센스 스틱을 피운 뒤 향기를 맡는 ‘향멍’, 타오르는 장작불을 바라보는 ‘불멍’, 어항에 있는 물고기를 바라보는 ‘물멍’ 등 멍 때리기의 종류도 다양하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방식을 골라보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숲속을 걷거나 모닥불을 피우는 등 다양한 주제의 영상이 많기 때문에 유튜브 등으로 보고 싶은 영상을 찾아 틀어놓아도 된다.
자칫 멍 때리기라고 해서 무조건 가만히 앉아있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점심을 먹고 졸음이 몰려올 수 있는 오후 시간에 잠시 바깥으로 나가 산책을 즐기며 자연 풍경을 바라볼 수도 있고, 반려식물을 가꾸며 생각을 비워낼 수도 있으니 여러 방법으로 멍 때리기를 해본다면 마음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하루 15분 이상 멍 때리는 것은 좋지 않아
하지만 멍 때리기를 너무 오래하는 것은 좋지 않다. 멍 때리기는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마음의 휴식을 주기 위한 것이므로 시간을 정해두고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멍을 때리며 휴식을 취하는 것이 당장의 고민을 없애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현실의 문제에서 도피하는 수단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생각을 비워낸다고 무조건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멍 때리기로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힌 뒤, 현실의 문제들을 돌아보는 것이 좋다. 뇌를 휴식시키면서 건강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멍 때리기로 바쁜 하루 속에서 잠시나마 여유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
집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멍 때리기, 이렇게 시작해보세요!
<노인장기요양보험 웹진 2021년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