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활
정석현
까마득한데
하늘의 문이 열리고
삼베 바지에 걸어 다니며
때론 실수하면서 글을 쓰셨단다
팔활 위의 구활 선생의 옛날 무수저 시대의 얘기로 지난 시절을 캐셨다.
산이 흐르고 들판이 흐르는 세월 속에
직업의 선택은 후회되지만
싻 바늘의 소설은 막걸리가 익었다.
인생 틈새에 문학 친구들이 메우고
여행길에서 다시 태어나는 용기는 사랑하는 용기임을
열 번 이상 찍어 보란다
계곡의 피라미는 돌무더기 위에 익어서 갔고
수없는 원고지 글은 활자가 되어
신문에 연일 연재가 되어 독자 눈에 아롱거려
피의 소리는 아버지를 만나는 강이 되어
콧대 높은 현대문학의 익은 맛있는 과일을 따게 되었다
화환이 복도 두 바퀴가 도는
출판 기념회는 밤이 깊어 갔단다
선배들의 풍류를
시,주, 섹,풍,수 를 넣어
엄마의 손맛에 담아
독자들을 위해 가끔 바다를 찾아간단다.
2017년 6 월 3 일 구활(선생님의 말씀 중에서)
문학기행
몽실한 동백 열매는 해풍에 익어가고
혈식으로 제사를 모시는 충무공의 역사를 익혀 본다.
통영. 2 백석 시비
음식 바람 사람의 짭짤한 맛을 음미하며
저녁거리를 걱정 해 본다
박경리 문학관
약국집 딸들은 시집가고 없고
옛날 그 집에 들러 바느질을 하며
홍합을 입에 넣고
우주 망상 속의 아름다운 당신을 생각해 본다.
통영의 작은 출판사
문학의 봄날을 지나 초여름
모두가 한곳을 바라볼 때
전혁림 미술관에서 추상적인 감각을 맛본다.
김춘추 유품 전시관
사미정을 기다리며
겨울 속의 천사를 만나 샤갈의 마을에 눈을 맛보고 싶구나
시원하게 불어오는
해풍을 꼭 안고 나는야
삼행시에 볼펜을 굴려 본다.
하윤주 - 과거를 묻지 마세요 (나애심) |음악을 들으려면 원본보기를 클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