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버스> 사랑하기엔 너무도 외로운 사람들
맛깔나는 영화여행/2009 건방떨기
2011-06-26 13:34:40
<2009년 3월 12일 / 청소년관람불가 / 102분>
<존 카메론 미첼 감독 / 출연 : 숙인 리, 폴 도슨, 린지 비미시, PJ 드보이>
희한하다. 동성애를 다룬 영화라 불편할 줄 알았는데, 오프닝의 불편함만 조금 감수한다면 전혀 불편하지가 않다. 불감증에 걸린 한 여자 커플상담가가 동성애자인 두 남자를 상담을 한다. 그들의 문제가 무엇인지 모른다. 성에 관한 것인지, 교류에 관한 것인지. 그녀의 이름은 소피아다. 소피아는 그들을 한 사람씩 대면한다. 하지만, 문제의 초점은 그들의 상담내용이 아니다. 제이미와 제임스의 사랑관계, 그리고 소피아의 불감증. 그로 인해 그들이 겪게 되는 시련을 영화는 잔잔하게 그려나간다.
남성 커플은 어느 **바로 소피아를 안내하게 되고, 그녀는 거기서 또한 **전문가 세브린을 만난다. 그녀는 한때 배우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녀들은 또한 서로에게 인생 파트너로서의 동반자 관계를 맺게 된다.그러나, 영화는 쉽게 이른바 <육체적인 관계>를 허용하지 않는다. 그것은 소피아에게도, 세브린에게도 또한 제임스와 제이미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겉만 훑었을 뿐, 깊은 관계를 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쉽게 얘기해 그들은 완전한 사랑을 하지는 않는다. 그저 있는 듯 마는 듯, 보일 듯 말 듯한 성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그들은 진정한 오르가*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12살의 떄의 세상을 돌아보죠.. 난 아직도 같은 세상을 찾고 있어요"
제임스는 세브린에게 이와 같은 말을 남긴다. 어쩌면, 그것이 영화가 찾고 있는 세상인지도 모른다.
내가 12살 때는 어떠했는가. 12살이면,... 국민학교때던가 (지금은 초등학교라 불리우는....국민학교였다...) 중학생이 되기 바로 전이었던 것 같군. 이제 고학년이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과 약간의 설레임. 그러나, 절정에 이르기에는 한참 모자란 나이. 아직은 더 뛰어놀고 싶고, 세상에 대해 알고 싶은 게 많은 나이. 하지만, 현실의 벽을 뛰어넘지 못하고 나를 가두어야만 했던 시기.어쩌면, 제임스도 그런 시기를 살았을지 모른다.영화는 보여주지 않는다. 등장인물들의 과거의 삶들을. 그 대신 그들의 상처를 현실에서 느끼게 해준다. 그들이 어떤 상처를 받았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히 느낄 수 있다. 그들의 상처는 현실에 분명한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그들이 상처를 치료하는 방식은 아주 일시적이라는 것을.
영화가 끝나갈 무렵.
끝내 주인공들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찾아간다. 소피아의 남편 로브는 세브린에게 부탁해 구속당하는 데에서, 제임스는 제이미가 아닌 다른 사람을 찾아갔으며, 소피아는 바다가 보이는 훤한 곳에서 혼자서 자*를 하며 절정을 맛본다. 그리고, 그 순간. 도시는 정전에 휩싸인다. 그들의 삶이 절정을 맛보는 순간, 그러나 그 행복의 환상은 순간적으로 사라져버리고 마는 것이다.
- 우리는 상처를 참아요, 웃음을 가장하죠.
- 눈물로 얼룩진 길이 있어요. 내 두려움을 달래줄 수 있나요.?
- 나를 옆으로 비켜세우고 나의 노력을 인정할 수 있나요?
- 당신의 마지막 호흡이 시작될 때 마음껏 들이켜봐요
- 마지막엔 우리 모두 얻을 거예요.
- 당신의 마지막 호흡이 시작될 때 당신 속의 악마만이 친구가 될 거예요.
- 마지막엔 우리 모두 얻을 거예요.
하지만 그들은 그 순간의 절정을 위해 처절하게 고민하고 노력한다. 영화는 그 방식을 보여주기 위해 다소 과감하고 다소 퇴페적일 수도 있는 시도를 하기는 했지만, 하지만, 어쨌든 그들은 저마다의 두려움을 서로서로의 정체성을 인정하며 같이 호흡함으로서 극복해 나간다.
영화의 마지막,
도시의 불이 하나 둘 밝혀지면서 영화는 끝이 나긴 했지만, 그들은 아직도 길 위에 서 있다.그들은 그들이 추구하고 선택한 자신의 방법들이 진정 옳기를 바라면서, 노래를 들으면서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하지만, 그들은 사랑하기엔 너무도 외로운 사람들이다. 그들은 아직 상처를 움켜쥔 채 놓아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영화가 주고 싶은 진정한 메시지인가 보다. 동성애자나 성적으로 소외되어 있는 사람들들 볼 때, 이제 그 사람의 성적인 정체성을 논하기에 앞서,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숱한 방황과 상처를 보아야 한다고 영화는 말하고 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