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비 하우스(Lyabi Khauz)는 실크로드의 관문인 부하라는 행상들의 숙소인 ‘라비 하우스’를 중심으로 도시가 조성됐다. ‘하우스’는 호수(연못)라는 뜻이다. 전설에 의하면 ‘하우스(Khauz)’는 연못(호수)을 의미하는데, 숙소 앞 에 놓였던 대형 연못은 격변하는 시대를 지나면서도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설에 따르면 17세기 부하라 지역의 지배자였던 ‘나지르 지반 베기(Nadir Divan-begi)’는 이곳에 큰 연못을 만들고 싶어 땅 주인 여자 에게 땅을 팔길 요청했다. 하지만 단칼에 거절당했고 심술이 난 그는 그녀의 집 밑으로 운하를 지나가게 만들었다. 이후 물이 범람해 집이 떠내려갈 위기에 처하자 결국 그녀는 땅을 팔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얄궂은 사연이 전해지는 연못은 1620년에 완성됐다.
큰 돌로 군더더기 없이 마감된 연못의 네 모퉁이는 묵직한 고목들이 에워싸 유구한 세월을 노래한다. 실크로드의 추억은 마을 주민과 여행자의 일상으로 이어져 찻집과 식당도 하나둘 둥지를 틀었다. 야외 테이블에서 도피를 쓰고 아틀라스를 걸친 채 차를 마시는 모습. 쨍한 파란 하늘과 초록빛 물소리가 더해 져 더없이 한가롭다. 사람들로 붐비고 활기가 넘쳤던 흔적은 오늘도 변함없이 행인을 불러 세운다. 산책하듯 어슬렁어슬렁 걸으면 ‘굼바스(고 전적인 상가 건물)’로 향하게 되는데, 이슬람 양식의 돔 건물이 이국적인 매력을 드러낸다.
이곳에선 우즈베키스탄의 손맛이 돋보이는 기념품과 예술 가위, 수자니, 악기, 양탄자를 파는 상점도 구경할 수 있다. 연못은 1620년에 완성되었으며, 연못의 옆으로 수로가 나 있다. 옛날에는 부하라에 약 100개의 하우스(연못)이 있었다고 한다.
이 라비하우스를 둘러싸고 세 개의 유명한 건물이 있는데 쿠켈다쉬 메드레세 는 16세기의 건물로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큰 이슬람 학교이며, 나디르 디만베기 메드레세 또한 16세기의 것으로 순례자들의 숙소로 쓰였던 곳이다. 나머지 하나인 나디르 디만베기 칸아카는 라비 하우스와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겨울 모스크이다. 식사 때 이곳을 찾으면 한적한 호숫가에서 이곳 주민들과 함께 섞여 식사할 수 있다.
사각형으로 조성된 라비 하우스 둘레에는 오래된 뽕나무가 심겨져 있으며 거의 고목이된 거목 세 그루가 ‘ 1477년에 심은 뽕나무’라는 팻말이 걸려있다. 뽕나무가 540여 년 동안 부하라의 중심가에 잘 보존되어온 까닭은 실크로드가 중국의 비단이 중앙아시아를 거쳐 서양으로 거래된 길이라고 한다면 중국의 종이가 서양으로 유통된 길을 페이퍼 로드(종이의 길)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초의 종이는 105년 중국의 채륜에 의해 발명되었다. 중국에서 발명된 종이는 실크로드를 통해서 중앙아시아와 서양으로 거래되었으며, 아주 고가의 상품이었다고 한ㄷ. 타슈켄트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코란이 중국의 종이라는 것만 보아도 당시 중국의 종이는 최고의 인기 상품이었다. 탈레스 전투로 제지법이 사마르칸트에 전해지고, 중국에서 뽕나무를 가져와서 뽕나무 껍질로 만들게 되어 중국 종이와 같은 질 좋은 종이를 생산하게 되었다. 종이의 원료가 되는 뽕나무는 중앙아시아에서 소중한 나무로 대접받게 되었으며, 실크로드의 중심도시인 부하라에서 뽕나무가 오래전부터 재배된 이유도 제지법의 전파되면서 부하라에서도 종이가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