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설 피아노 소나타 23번 f 단조 “열정”(Op. 57)은 루트비히 판 베토벤이 1804년부터 1806년 사이에 작곡한 피아노 소나타로 프란츠 판 브룬스비크 백작에게 헌정되었다. 21번 “발트슈타인”(Op. 53), 26번 “고별”(Op. 81a)과 함께 베토벤 중기의 가장 뛰어난 피아노 소나타 세 작품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초판은 1807년 2월에 빈에서 출판되었다.
초기 작품인 8번 “비창”은 베토벤이 직접 이름 붙였으나, 이 곡의 “열정”(Appassionata)이라는 별명은 1838년에 연탄(連彈, 네 손)을 위한 편곡을 출판했던 함부르크의 출판업자 크란츠가 붙인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체르니가 비난했듯이 작곡가의 허락도 받지 않은 <열정>이라는 이름(단순히 열정이라 부르기에는 너무나 위대한 소나타이다)은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1838년 피아노 2중주용으로 편곡된 악보에 처음으로 쓰였는데, 그것은 이러한 제명이 붙어있는 쪽이 그 악보를 살만한 사람들에게 호소력이 있으리라는 출판업자의 계산이 깔렸던 결과였다.
이 소나타는 대체로 같은 무렵에 이미 착수되고 있던 다단조의 교향곡 <운명> 등과 함께 베토벤의 작품 중에서도 특히 격렬한 음악이며, 피아노 소나타 중에서는 <함머클라비어(1817~18년)> 이전까지는 가장 격렬한 작품이다. 베토벤은 1803년경에 귀가 완전히 들리지 않게 되었는데, 이 열정 소나타는 그가 작곡과정에 느꼈던 정서적인 혼란을 반영한 것임이 분명하다.
■ 곡 해설 및 감상
이 소나타는 모든 소나타 가운데서도 가장 짜임새를 자랑하고 있는데, 제1 및 제3의 두 알레그로 악장은 주로 으뜸음 가운데 있는 음 위에 쌓아 올리고 있으며, 감7화음을 많이 쓰고 있어서 투쟁적인 정열이 열풍처럼 불어대고 그 한 가운데에 엄숙한 안식의 제2악장이 깊은 표정으로 누워있다. 베토벤이 피아노 소나타에서 제1악장의 제시부의 반복을 페지한 것도 이 <열정>소나타가 그 효시라 할 수 있다. 로망 롤랭은 “열정의 마음, 탄탄한 턱과 위쪽을 노려보는 날카로운 눈빛, 고뇌로 단련된 불굴의 기백이 그대로 다가오는 것처럼 여겨지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 구성 이 곡은 3개 악장으로 구성되었으며, 전 곡을 연주하는데 대략 24분이 소요된다. I. Allegro assai II. Andante con moto - attacca III. Allegro ma non troppo - Presto
◐제1악장 알레그로 아사이 바단조 12/8박자. 소나타 형식 (9:35) 피아니시모로 시작하여 피아니시모로 끝나는 극히 긴장도가 높은 음악. 제1주제는 땅 밑에서 머리를 드는 듯이 모습을 나타내며 특징 있는 트릴을 가지고 있다. 제1주제의 동기와 격렬한 화음에 의한 무시무시한 경과구를 지나 내림가장조의 제2주제가 노래된다. 이 주제는 빛과 희망에 빛나는 아름다운 선율로 제1주제와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는데, 형태는 제1주제와 매우 유사하다. 제시부의 반복은 없고, 제1주제의 전개에 들어가 매우 극적으로 발전해 간다. 다음에 경과부의 악장이 전개되고, 다시 제2주제가 뚜렷한 모습을 나타낸다. 코다는 그 무렵의 베토벤의 작품이 그러했듯이 거대함을 지닌다. 제1,제2주제에 이어 포르티시모로 극적인 카덴차로 들어간다. 요란한 진행을 거쳐 제2주제, 제1주제를 다루면서 잠잠해 가듯이 악장을 끝맺는다.
◐제2악장 : 안단테 콘 모토 내림라장조 3/4박자. 변주곡 형식 (6:35) 주제와 3개의 변주로 이루어지는 조용한 곡. 격렬한 투쟁적인 정신은 오히려 이 광대한 감개를 깃들인 악상 속에 매몰되어 가는 운명에 있는 듯이 느껴지기조차 한다. 주제는 8마디의 악절을 각각 반복하는 2부 형식으로 선율선은 평범하지만 그지없이 아름답다. 제1변주는 외손에 특징적인 싱커페이션을 수반하는 간단한 변주이다. 제2변주에서는 오른손이 16분 음표로 무너져 그 속에 주제의 선율을 변형시키며, 왼손은 단순한 선을 그리며 흐른다. 제3변주에서는 다시 잘게 32분 음표가 되고, 주제 선율은 좌우 양손에서 진행되어 간다.
◐제3악장 : 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 바단조 2/4박자. 소나타 형식 (8:20) 제2장에 계속해서 이 악장으로 들어가 격렬한 감7화음의 연타로써 시작한다. 매우 이상하게도 후반부만 계속해서 반복되는 영구운동에 가까운 소나타 알레그로이다 격렬한 열정의 폭풍, 대지를 뚫고 한 없이 높은 하늘로 치솟아 엉키듯이 혹은 우르르 밀려들듯이 뇌우를 퍼붓는 매우 장엄하고 화려한 효과가 전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