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홍성교회를 개척한 뒤 교회당 건립을 위한 꿈을 가지고 계획을 세웠다. 김호영 집사의 배려로 옛 가옥을 한 채 구입하여 교회관리인을 위한 방 한 칸과 부엌을 남겨놓고 나머지는 모두 헐어서 집회장소로 사용했다. 그런데 본래 건물이 너무 낡아 붕괴할 위험이 있었다. 교회당 건축의 시급성을 느꼈다.
때마침 선교부는 선교전략지를 선정하여 땅도 구입하고 예배당도 지어 교회를 개척하는 정책을 펴고 있었다. 지방회에서 개척한 교회들도 보조해주었다. 나는 일단 선교부에 교회당 건축보조를 신청했다. 그리고 교회당을 세울 위치를 찾았다. 현 교회위치에서 가까운 곳에 적당한 장소가 있었다. 시간이 있는 대로 그곳을 밟고 다니면서 교회부지로 허락해달라고 기도했다. 이렇게 기도한 지 1년이 지났다.
나는 어느 날 내가 살고 있는 집주인 김교성 씨(홍성읍에서 건재약방을 경영)를 만나서 교회부지로 정하고 기도하는 그 땅의 소유주를 알아보았다. 땅 주인은 홍성 부자 이한기라는 사람이었다. 그는 자기가 살 주택을 짓기 위해 샘까지 팠다고 했다. 그러므로 그 부지를 매입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순간 낙심했다. 그럼 이 때까지 내 기도는 허공을 친 것인가? 차라리 애초 땅주인을 알아보고 기도했다면 좋았을 것을... 잠시 허탈감에 빠졌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하니 내가 진정으로 기도했다면 주님께서 다른 곳이라도 좋은 곳을 허락하실 것이라 믿고 기다리기로 했다.
약 2개월 뒤 어느 날 김교성 씨가 찾아와 그 집을 매입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한기 씨가 서울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데, 사업상 급전이 필요해서 홍성에 있는 모든 땅을 다 팔기로 했다는 것이다. 나는 서둘러 계약했다. 그리고 때마침 선교부로부터 보조금이 나와서 1956년 4월에 그 땅을 구입할 수 있게 되었고, 교회명의로 등기이전을 마쳤다. 곧이어 교회당 건축에 착수하여 그 해 10월에 준공했다. 나는 다음과 같은 성구를 떠올렸다: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무엇이든지 기도하고 구하는 것은 받은 줄로 믿으라. 그리하며 너희에게 그대로 되리라”(막 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