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있으면 두려울 것이 없었지
황금도 부럽지 않을 만큼 눈부신 웃음을 만들 수 있었으
니까
카우보이 비밥을 흥얼거리며
흘러내리는 꿀 같은 오후의 샴페인 골드 햇살을 담았지
이제 나는 뚜벅뚜벅 걷는다
굴러떨어지는 순간에도 손을 꼭 잡고 있어서 미소를 지
었어
시큼한 돌에 찍히고 부러진 다리를 절뚝이며
울지 마 잘될 거야 몇 알의 박하를 너의 입에 넣어주며
나머지 박하는 내가 긁어올 것이라 말했지만
wish you are here
이제 나는 뚜벅뚜벅 걷는다
함께 걸었던 거리와 네가 있어야 할 자리를 검게 칠하다가
까맣게 타버린 개암을 대신 걸었다
풍경이 썰물처럼 너에게로 달려가고 있었지
고개를 돌렸지만 타버린 개암의 냄새는 반쪽 심장을 터
지게 했어
나는 얼굴에서 웃음을 거두었다
아름다운 옷 대신 노파의 허물을 뒤집어썼다
투명하고 찝찔한 피가 줄줄 흘렀다
흐르도록 내버려 두었다
울지 마 잘될 거야 몇 알의 박하를 너의 입에 넣어주며
나머지 박하는 내가 긁어올 것이라 말했지만
울지 마 잘될 거야 막힘없는 하늘이 가만히 등을 토닥여
주지만
나는 안다
나는 뚜벅뚜벅 걷는다
하지만 까만 개암길로는 도저히 갈 수가 없다
네가 검게 변한 얼굴과 손만 남았다 할지라도
wish you are here
ㅡ 불한당들의 모험 / 곽은영
문학동네 시인선 031 (20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