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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성지순례
2015년 4월20일 비
오후3시30분 하망동성당 출발, 아내가 전송 나오다. 준비는 많이 했지만 무언가 모자란 듯 설레고,
함께할 일행들이 처음만난 사람들은 아니건만 아직은 낯설다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순례 길을 간다는 생각은 제대로 나지 않는다.
이 순례를 마치면 나의 얼굴은 밝고 미소 짓는 얼굴이 될 것이고 함께하는 모든 이 와는
순례의 동반자임을 같이 느끼게 될 것이다.
이 순례길 에서 나를 발견하고 나를 만나고 싶다.
내가 누구인가를 다시 알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진정으로 나 자신을 사랑 할 수 있도록
각성과 자성의 시간이 되고 싶다. 또한 살아오면서 나 자신과 나에게 상처를 줬던 사건과 사람.
많은 기억들을 용서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2015년 4월21일
장소: 바르셀로나
몇 시간을 왔는지 모른다. 인천에서 두바이를 거쳐 바르셀로나에 도착하였다. 하루 꼬박
비행기를 타다. 캄캄한 한 밤중의 기내, 머리는 산발, 모두가 끙끙거리며 힘들어 하면서 가고 있다.
여기에 함께한 마음들이 같은 마음으로 가는 것일까? 기어이, 왜 저렇게 가고 싶어 할 까? 하는 생각도 든다.
기내 음식시간, 항상 맥주와 와인, 위스키를 전부 주문한다. 이럴 땐 알콜이 최고야 라는 듯이 욕심을 부린다.
별로 하지도 못하는 영어, 혼자 촐랑거리며 짧은 단어를 나열한다. 여승무원에게, 어린 중생이여...
비행기는 마침내 쿵쾅쾅 거리며 착륙한다. 에밀레이트 항공, 이름이 ‘꿈의 궁전’ 이라나...
하여튼 기분 좋게 착륙한다. 이베리아 페닌슐라에.
바르셀로나
아마도 화장실이 딸린 버스인 것 같다. 11일 동안 우리가 타고 다닐 대형 고급버스다. 바르셀로나 성가정 성당에서 미사참례,
에스파냐 천재건축가 ‘가우디’가 설계를 시작한 1882년부터 지금까지 지어지고 있다. 규모에 감탄하다. 미사 때 부모, 가족, 친지들을 위해 기도하였다. 떠나올 때 ‘성지순례 가면 저를 위해도 기도해 주셔요’ 하시던 복지관 두 분 수녀님도 기억하였다. 첫날 첫 미사 후 해안가에 있는 식당에서 석식을 와인과 함께하였다. 맛은 별로였지만 좋은 기분으로 시내 TOUR를 하고 HOTEL로 들어왔다. 너무 피곤하여 씻고 바로 자다. 가져온 술 어떻게 마셔야 하나 하면서 그냥 잠들어 버렸다. 새벽에 일어나다. 새벽1시다. 큰 침대에 혼자서 여행기를 쓴다. 눈물이 흐르고 콧물도 흐르다. 잃었던 감성이 되살아 난 것일까? 글자를 쓸 수가 없다. 슬프고 괴로움의 눈물은 아니다. 아주 오래전 은사시간에 한없이 흘렸던 감사눈물, M∙E교육 때 까닭 없이 주체 할 수 없이 자꾸만 하염없이 흘렸던 생각이 난다. 감사합니다. 잠은 오질 않고, 내일 무엇을 입을까 고민하는 나를 보고 있다. 첫 날 밤이다.
2015년 4월22일, 10시까지흐리다 비오고, 갬
장소: 몬세랏, 사라고사
여행 3일차
아침에 덜렁 혼자 일어나 식사를 하기위해 호텔식당으로 내려가다. 가끔 혼자 내려가 대열에 끼이는 쑥스러움을 여기서도 겪는다.
둘이서 자고 내려간 사람들은 잠시 내가 겪는 어색함이 덜 했겠지
아내가 생각난다. 어디 돌아다닐 땐 혼자 가지 말라고... 근데, 인생은 어차피 홀로가 아닌가? 홀로 선택하여 마지막엔
혼자 가야만 하는 길이 아닌가?
오늘 순례지는 몬세랏과 사라고사
이냐시오성인, 베네딕또 수도원, 바실리카 성당의 검은 성모. 처음 들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보니 대단하다. 검은 목각 성모님을 보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세계 각처에서 찾아오고 있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성모님께 침구하다. 짧은 순간의 압축된 기도였지만, 나, 가족, 형제, 친지를 위해 빌어 주심을 기원하였다. 바실리카 성당 작은 별관성당에서 우리끼리의 두 번째 미사봉헌 시간, 옆 자리 자매님의 소리 없는 훌쩍거림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고, 어떤 의미인지, 보지 않고, 듣지 않고도 자연스레 공감하다. 부모님과 장인을 위해 미사예물을 올리다. 미사 후 대열과 함께 천천히 협곡의 기암괴석과 거대한 풍경, 동굴로 이루어진 파노라마에 감탄하며 내려오다. 멀리 피레네 산맥이 보인다. 오후에는 사라고사로 이동. 이동 중 점심식사가 예약된 인구2만 정도의 작은 도시에 잠시 내린다. 우리 같으면 큰 도시에서 떨어진, 이를 테면 풍기정도의 작은 읍 정도이지만 동네는 깨끗하고 도시 풍으로 여유가 있다. 중앙정부 혜택이 골 고르지 않은 우리와는 차이가 난다. 이 멀리 떨어진 이국땅 조그만 식당에 단체 예약 팀이 전부였고, 그 3팀 모두가 한국의 다른 곳에서 온 한국사람 들이다. 많은 생각이 든다.
사라고사에 도착.
야고버 성인이 성모님의 명을 받고 조그만 성당을 지었는데 지진으로 무너지고 다시 세운 것이 이 필라르 대성당. 이 기적으로 사라고사는 스페인 성모신앙의 최대중심지가 됨.
미사는 계속 이어지고, 자유시간 임에도 구경은 잠시 접고 우리 몇몇은 스페인어미사에 참례. 옛날 내가 어렸을 때 봤던 미사방식 그대로, 사제가 장괘틀 안에서 십자가를 향하여 미사 드리는 감회로운 모습. 아침미사에서도 영했지만, 성체도 한 번 더 영하다. 노인 참례자들이 대부분인데, 모두가 경건한 표정으로 무릎 꿇어 장괘 인사하는 모습이 인상적. 성당천정 일부는 GOYA의 작품이란다. 사진 찍다가 제제도 당하지만 그래도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다. 여기서도 가족과 나를 아는 모든 이에게 복을 청하다. 밤 10시쯤 잠들고 새벽2시에 깼다. 내일 위해 다시 자야지
2015년 4월23일, 맑다 흐림
장소: 루르드
치유의 땅 루르드 가는 날, 유럽 성지순례 기회가 매우 드물었던 40년 전, 이미 여기 순례길을 갔다 오신 아버님과 여러 방면으로 루르드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마음은 설렌다. 사라고사를 뒤에 두고 가는 길은 과연 아름답다. 만년 설산 피레네산맥을 지나는 경관은 더욱 아름답지만 파노라마 사진을 만들기는 너무 어렵다. 길가의 모든 주택이 아름답다. 어느 하나 전원주택이다. 우리 같으면 전부 펜션, 호텔로 변신 되어 있을 법도 한데, 사람 사는 곳 같다. 풍요의 땅. 프랑스, 5시간 걸려 루르드에 도착하다. 파리에서 TGV를 타면 5시간 걸린다고 한다. 그 곳 주재하시는 포항 성심수녀회 소속 수녀님이 안내를 해 주신다. 벨라뎃다 성인, 원죄 없이 잉태된 자의 대성당, 비오10세의 지하대성당, 오늘도 대성당안의 작은 성당에서 봉헌 미사를 갖는다. 내 곁에 있는 육체적, 정신적 치유가 필요한 사람들을 기억하고 치유를 청했다. 박물관을 관람하고 지하 대성당에서 성체강복 시간을 가졌다. 목요일 임에도 수 천 명의 순례객 들이 모여 있다.
성체강복시간, 젊은 벙어리 흑인 청년이 잘 나오지도 않는 목소리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된다. 치유를 바라는 가 보다. 마음이 무겁다. 저 청년에게서 비치는 고통의 모습에 비하면 나의 고통은 어떠한가? 내가 바라는 치유의 기도는 무엇인가?
오늘 저녁 성모찬송 촛불행사를 위해 한국대표로 한국어 성가를 부를 사람 3명을 추천 받는다고 GUIDE 수녀님이 이야기 하신다. 성가대에 소속된 내 이름이 거론된다. 굳이 사양하고 싶지 않아 가만히 있으니 추천 되었다. 수 천 명의 촛불 행열로 거행된 행사, 우리 팀3명과 다른 지방에서 온 3명이 ‘원죄없이 잉태하신 마리아 대성당’ 앞 단상에서 한국대표로 약5분간 AVE MARIA 성모찬송 노래를 5절까지 부르다. 성가대엔 모두 10여개국 정도가 참여 한 것 같다. 나에겐 생애 큰 영광이고 축복의 시간이었다. 행사가 끝나고 각자 움직이는 시간, 밤 12시에 성모동굴에서 미사가 있다. 싸늘한 날씨에 망설이다가 끝까지 참례한 성모동굴 앞 성시간, 경건과 깊은 묵상의 혼자만의 시간, 정말 잘한 선택 이었다. 물통2개를 구입하여 기적의 생수를 받았다 ‘너희는 이 물을 받아 마시고, 이 물로 씻어라’ 동생, 처가 식구들도 특별히 기억하였다. 내일 아침에는 온 몸을 담그는 침수를 하게 된다. 내가 기억하는 모든 이들이 치유의 은사를 받기를 기원하는 날이다.
2015년 4월24일(금), 맑음
장소: 루르드, 로욜라, 부르고스
(다음날 산티아고 가는 bus에서 기록)
온몸 침수를 위해 일찍 나서다. 침수장은 을씬년스럽다. 밖은 아름다운 분위기는 아니지만 아침햇살이 좋다. 여러 작은 별로 장식된 팔각형 파란 모자를 쓴, 수도자인 듯 한 모습의 봉사자가 멀리 파란 언덕길에서 CLIENT에게 아침햇살과 바람을 쐬어 주는 광경에서 천사의 모습을 본다. 침수가 시작된다. 봉사자들의 표정에서 진정성이 느껴진다. 불어로 무어라 정성스레 이야기 하지만 알아들을 수 없고, 대충 짐작하니 성모께 소원을 빌어 달라고 하라는 듯하다. 물속으로 들어갔다. 찬 기운이 온 몸에 번지면서 가볍고 상쾌한 기운이 닿는다. 그들에게 몸을 맏겼다. 다시 가족 건강을 기원했다. 목과 팔, 폐,귀,허리,다리, 통풍, 내 주위에 육체적 불편을 겪는 모든 사람들을 생각하며 그들의 치유를 청하였다.
‘마시고 씻어라’ 하였던 루르드 성모께.
이제 다시 로욜라로 출발. 이냐시오성인의 발자취를 찾아 SPAIN으로 COME BACK. 성인의 자란환경, 성장배경, 예수회 창설 등의 관련 유적을 돌아보면서 로욜라 작은 성당에서 미사참례. 가족건강을 위해 기도. 로욜라를 떠나 2시간 지나 부르고스에 도착하고, 밤10시쯤 호텔 정원 대형 파라솔 안에서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피해, 순례 시작 후 처음으로 와인 파티. 담소하면서 하루를 끝내다. 매일 저녁 한 잔 씩 하면 좋으련만 ...
2015년 4월25일(토), 맑은 후 비 옴
장소: 부르고스, 레온, 산티아고
스페인 영웅 엘시드가 잠든 부르고스 대성당에서 미사참례.
와서∙보고∙떠나라 신부님강론. 순례자의기도, 순례 안에서 당신께 머무르게 하시고, 서로 사랑하게 하시어, 앞으로의 모든 날이 순례의 은혜로 인도되게 하소서. 그리하여 말씀의 진리안에 살게 하소서. 오늘도 미사도중 감격인지, 아픔인지 누군가 옆에서 눈을 훔치고 있는 듯하다. 레온으로 이동. 성당 곳곳의 STAINED GLASS가 너무 아름답다. 옛 수도답게 도시가 안정되고 품위 있어 보인다. 중식으로 중식을 먹다. 양식보다는 중식이 우리 입에 맞는 모양이다. 다들 좋아 한다. 산티아고로 출발.
‘산티아고 가는길’ 오래전부터 많이 상상하고, 책도 보고, 진짜 오고 싶어 했던 길이다. BUS로 가는 길이지만 감회롭다. 1시간 정도의 시간이 주어진 길을 걸으며. 순례자들과 인사도 나누고, 사진도 찍다. 책에서만 보았던 단어 알베르게, 조개껍질 표식을 지나며 예전에 상상했던 ‘산티아고 가는길’ 을 실제 걷고 있다. 꼭 가봐야 할 길 이라 생각 했는데 한 걸음 밟아 보았기에 다시 올 마음이 덜 하지 않을까 하면서 걷는다. 순례길 한 가운데 서있다. 이제 반이 지나간다. 무엇이 보이고 무엇이 느껴지는가?
2015년 4월26일(일), 비온후 흐림
장소: 산티아고, 파티마
어젯밤 혼자 돌아다니지 말라는 GUIDE 말을 무시하고, 혼자 산티아고 DOWN TOWN을 헤메다. 콤포스텔라 성당을 찾아 무작정 나갔다. 지도도 없이 밤은 어두워지고 이슬비는 내리는데, 사람은 많지만, 영어 쓰는 사람을 못 만나 헤메다가 나 만큼이나 영어를 못하는 젊은 아가씨의 안내표정을 보고 길을 잘못 들었구나 하고 돌아왔다. 오늘 숙소에서 콤포스텔라 가는데 10분 걸리는 거리를, 한 시간 이상 헤메다 찾지도 못하고 돌아 온 것이다. 나의 생의 순례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으며, 얼마나 더 이 길에서 헤메 이어야 하나? 나는 길을 걷고 있다.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나의 종착역은?
산티아고 성당에서 주일을 맞다. 제1독서를 하였다. ‘너희 집 짓는 자들에게 버림 받았지만 모퉁이의 돌이 되신분’ ‘그분 말고는 없다’ 베드로. 산티아고를 떠나 파티마 향한다.
옛 명성답게 유럽 전통국가의 향기가 난다. 와인으로 유명하고, 해안도시의 중심인 보르도를 경유하다. 보르도에서 중식시간을 갖다. 사람들이 넉넉하고 여유롭다. 파타마 성당에 도착하기 직전 성물마켓에 들르다. 약100 EURO 정도 사용하다. 거의 묵주를 구입하다. 루시아, 히야신타 프란치스코의 생가를 방문하다. 1917년 처음 성모발현 이래 오랜 증빙기간을 거쳐 오늘에 이르다. 성모여 나의 머리와 생각을 평안케 하소서. 방문중에 기도하다. 파티마 광장. 밤9시, 광장에서 촛불미사 행열에 참여하다. 루르드와 사뭇 다른 분위기.
차분하게 치러진다. 우중에서 긴 행열이 이루어진다. 성모님의 당부는, 속죄, 로사리오기도를 자주하라.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기도와 고행, 성직자를 위해 기도, 세계 모든 사람들이 티 없는 성모성심께 봉헌하며, 속죄와 영성체를 요구하였고, 그에 대한 댓가로 더 끔직한 세계전쟁을 피할 수 있고, 러시아의 회개와 세계평화를 가져다주고 많은 영혼을 구원해 줄 것을 약속했다. 파티마의 밤이 지나간다.
2015년 4월27일(월), 맑음
장소: 알바데 또르메스, 아빌라
파티마성당에서 새벽6시 미사를 봉헌하고 나오는 아침공기가 상쾌하다. 성녀 대 데레사의 무덤이 있는 또르메스로 이동. 성녀 데레사는 많은 수도원을 창설하였으며 까르멜 수도회등 수도원 개혁에 많은 힘을 썻다 함. 성녀의 심장과 오른팔이 또르메스 가르멜에 보관되어있음. 또르메스는 강을 옆에 낀 조용한 마을이지만 지리적, 전략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여 인접국가간 서로침입하고 대치상태가 많았던 경계지역. 데레사 수녀님의 눈이 너무 아름다웠고, 그 미모에 매혹된 귀족들의 청원도 많았으나, 슬기롭게 이겨나가고, 그런 귀족들에게도 건설자금을 지원 받았으며, 그런 행위도 하느님의 뜻으로 생각했다는 이야기가 여운을 남긴다. 대 데레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어느덧 아빌라에 도착. 88개의 기둥과 중세의 성곽이 가장 완벽하게 남아있는 스페인의 가장 높이 있다는 도시 아빌라에 도착하고 여장을 풀었다. 쇼핑, 아이쇼핑도 하고 늦은 저녁엔 몇몇이서 DOWN TOWN BAR로 나가 커피와 생맥주를 마시며 흥건이 취하다.
이제 순례일정도 종반을 향한다.
아빌라의 데레사! 맨발의 데레사! 예수의 데레사! 대 데레사!
환몽중 강생계단에서 예수님을 만났는데 ‘당신은 누구신가요?’ 하고 물은 데레사 수녀에게
‘나는 데레사의 예수이다’ 라고하자 데레사는 ‘저도 예수님의 데레사입니다’ 라고 대답,
대 대레사의 이름이 거기에서 유래되었다고...
2015년 4월28일(화), 맑음
장소: 똘레도
똘레도 대성당과 산토로매 성당을 순례
‘나도 예수님의 데레사’입니다 라고 응답한다.
대 데레사의 목소리다. 정체성, 존재의미, 나를 찾아 나를 만나고 싶어 찾아온 나에게 들려주는 메시지. 오늘도 매일매일 수련과 수양이 필요하다는 느끼는 자신이지만 내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완덕을 찾는 답시고 헤매이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것 만 것으로도 소중한 가르침을 받는다..
감사 합니다. 이제 순례의 여정도 마무리를 지어야 할 때다. 내가 멈추고 싶다고 멈출 수 있는 여정이 아니지 않는가? 지나온 길은 지울 수가 없고 앞으로 갈 길을 위해 조용히 침묵하면서 준비 해야겠다. 오늘 지향은 내 인생에 있어서 상처를 준 사람들을 위해 바치다.
2015년 4월29일(수), 맑음
장소: 마드리드 왕궁, 스페인 광장, 마요르 광장
마드리드 왕궁에서 화려함의 극치를 보았고, 마드리드 구 시가지와 신 시가지의 중간지점인 스페인 광장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동상 근처에서 아내와 가족을 위해 머플러를 구입하고, 가죽제품 아이 쇼핑을 하면서 구 시가지의 중심인 마요르 광장에서 머물다.
아침 미사 시 ‘ 주님 그 물을 제게 주십시오’ 강론을 생각하면서
저녁 일정을 변경하여 플라맹고 공연을 보러가다. 1명의 GUITAR, 1명의 소리꾼, 3명의 춤꾼이 혼연일치되어 노래하는 모습에 애잔함, 슬픔의 극치를 보다. 플라맹고의 배경과 정서, 공연의 설명을 들은 터라 가슴이 너무 아파 더 이상 볼 수 없을 지경. 집시의 생활, 표정이 너무 진지하고 슬픈 미소로 공연을 끝낸다. 집시의 인생과 나의 인생과 무엇이 다른가? 순례길 마지막 밤이다. 많은 것을 보고 느끼기에 충분 한 듯하다. 피곤하지만 잠은 오질 않는다. 모든 짐을 내려 놓은 이렇게 좋은 혼자의 시간을 갖을 수 있음에 감사 드린다. 또한 지금의 내가 있기 까지 나를 만들어 준 모든 사람과 환경에도 감사 드린다.
2015년 4월30일(목), 맑음
장소: 마드리드
마지막날 아침. 마드리드 대 성당에서 감사 미사를 바치다. 아내건강을 위해 지향하다.
아쉬움을 안고 마드리드 공항을 향해 출발하다. 3개국 13개지역을 11박12일의 일정 그 곳에서 매일 우리는 함께 머무르며 영원 한 시간을 다스리는 그 분의 현존을 느끼려 노력했다
유혹 중에 있는 마음을 바로 잡으며 서로 사랑하게 하시고 앞으로의 모든 날이 이 순례의 은혜로 인도되게 하시며 진리안에 사는 삶이 되도록 하소서 아멘 * 순례자의 기도 *
새로운 순례를 할 것이다.
EK 322 기내에서 쓰다. 끝.
* 후기
함께 순례 한 지도 6개월이 지났습니다.
순례하면서 매일 일정과 느낌을 간단히 적었드랬습니다
잊어버린 지난 일정의 정리가 필요하다는 분의 요청도 있었고, 정리를 하다보니
아련한 추억으로만 돌리기가 아쉽고, 옮기면서 그 장소에 가 있는 듯 하여 졸필인지
알면서도 공유하고 싶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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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비오형님
새삼스럽고 어제 도착한 느낌이
나네요
^^